현장스케치

현장스케치 02 - 베트남 빈딘성을 다녀오다

글_이충국 대표(㈜래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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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협은 지난 11월 21부터 24일까지 4일간 베트남 빈딘성 정부의 초청으로 열린 ‘베트남 빈딘성 산업·투자 시찰단’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난 5월, 산기협과 베트남 빈딘성 인민위원회가 산기협 회관에서 공동개최했던 ‘베트남 빈딘성 진출·투자 세미나’의 후속답방 프로그램으로, 이번 시찰단에는 (주)래트론을 비롯한 15개사 18명이 참가했고, 주한 베트남 대사관 직원이 동행하여 현지 진출 및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래트론(이하 래트론)은 온도센서, 초음파 디바이스, 칩 배리스터(전자기기용 정전기 방지 부품), 유연히터 등을 제조하여 배터리, 자동차, 디지털 가전 분야에 공급하는 소재부품 기업이다.

소재부품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쉬운 일은 아니다.

래트론도 과거 중국에 진출해서 막연한 도전을 위한 비용을 지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경험을 발판삼아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공급망상에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곳은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베트남이 그러하다.


빈딘(Binh Dinh)성에 대한 이해

빈딘성은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성도(省都)는 퀴논(Qui Nhon)시이다.
 
퀴논시는 북부 하노이에서 약 1,100㎞, 남부 호치민에서 700㎞, 중부 다낭에서 300㎞ 떨어져있으며 빈딘성과 퀴논시의 인구는 각각 150만 명, 30만 명이다.

베트남은 1∼4개 지역 그룹 중 지역별 최저임금 제도를 실시하는데, 빈딘성은 인건비가 가장 저렴한 4지역 그룹에 해당한다.

어업, 임업, 축산업이 주력산업이며 공업을 육성하고자 여러 개의 공단을 조성하고 있다. 퀴논시는 항구와 공항을 갖추고 있고, 2개의 종합대학이 있다.

현재 빈딘성 및 퀴논시와 네트워킹이 가장 활발한 국내 기관은 서울시 용산구청이다.
 
용산구청은 20년 넘게 퀴논시와 자매결연하고 있으며, 퀴논시 현지에 용산 국제교류사무소를 개소했다.
 
또한 세종학당과 협력하여 현지 학생 300명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매년 1명씩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에서 파견근무 중인 사무소장님과 직원분들이 동행하여 프로그램을 지원해준 덕분에 더욱 알찬 시간이 되었다(용산국제교류사무소 전화: 070-4215-5711).


투자대상 지역1- 뇬호아(Nhon Hoa) 공단

‘베트남 빈딘성 산업·투자 시찰단’ 프로그램이 개최된 둘째 날 퀴논시에서 공항방면 외곽에 위치한 뇬호아(Nhon Hoa) 공단을 방문했다.

282㏊(약 86만 평) 규모의 이곳은 1차 분양을 통해 국내외 가축사료공장들이 대거 입주해있고, 임업, 어업 관련기업과 알루미늄, 건설기기, 철강 등 토목건축 관련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내년에는 2차 분양을 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의 사료공장도 방문했는데, 이곳은 2017년 CJ제일제당이 베트남 내에서 6번째로 준공한 공장이다.

올해 2월 준공을 시작으로 현재 가동률이 90%에 이르고 있으며, 2020년에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내수 중심의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국민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육류 소비량이 매년 증가한다고 하니 현지 경쟁이 치열해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대상 지역2- 뇬호이(Nhon Hoi) 공단

프로그램 셋째 날에는 뇬호이(Nhon Hoi) 공단을 방문했다.

630㏊(190만 평)규모의 이 공단은 퀴논 시내에서 해안 쪽으로 다리 건너 바로 보이는 지역에 자리해 업무편의성과 직원채용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현재 1차 분양을 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 목재 및 농수산물 가공, 철강업체들이 입주한 상태이고, 의약품, 석유화학 등의 업체도 입주할 예정이다.
 
맞은편 퀴논 시내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번성하는 베트남이 느껴진다.


빈딘성 진출의 전망과 과제

빈딘성의 대표적 상장업체인 PISICO사를 방문했다.
 
목재를 채취하여 칩으로 만든 후 95%를 미국과 유럽에 화력발전용, 제지용으로 수출한다.

이 밖에 항구관리, 목재가구생산, 케이블방송, 부동산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 이다.

아직 한국에는 진출하지 못했고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 밖에 빈딘성 방문기간 동안 묵었던 FLC호텔을 보며 개발사인 베트남 FLC그룹이 현지에 리조트 등을 건설하며 빈딘성을 휴양 관련 지역으로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국내기업이 해외 진출 시 고려해야할 사항으로는 첫째, 현지 공장 운영을 위한 인력, 전기, 용수, 물류사정 둘째, 산업클러스터 인프라인 부자재, 소모품, 치공구 구매와 폐수·폐기물 처리 등의 용이성 셋째, 단순 수출이 아닐 경우 현지 고객 접근성 넷째, 현지 관공서의 기업 친화성 등을 들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베트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빈딘성은 인민위원회 위원장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한 현지 공장 운영과 현지 관공서 친화성은 기대해볼만 하다.

하지만 산업클러스터 인프라와 현지 고객 접근성 차원에서는 아직 준비된 지역은 아니어서 대기업이 진출하여 종합적인 기반을 만들기에는 좋으나, 중소기업이 진출하려면 조금 더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수출을 위한 단순 임가공 산업이라면 지역 내 고급인력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아주 탐나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