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 스타트업의 IT 역량,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 3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정성철 대표 동아엑스퍼츠
지난 호에서 스타트업 IT 시스템 구축 방법, 커뮤니케이션, 콜래보레이션, 코어 비즈 시스템 중에서 플랫폼 관리, 메이커스, 물류 서비스에 관해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코어 비즈 시스템 영역인 마케팅, 영업 영역에 대해 제대로 된 모습을 먼저 설명하고 자금, 인력 제약성 및 시급성 등을 고려하여 당장 갖춰야 할 역량을 제언한다.
고객 관리(CRM): 실행 가능한 고객 분류부터 시작하자
고객 관리는 비즈니스 목적별로 세분화하고, 세분화된 고객별로 차별적 가치 제안을 설계한 다음 마케팅 및 영업활동 등 고객 관계 채널과 연계하여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의류 판매업의 고객 관리는 타깃 대상 고객을 먼저 선정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주로 어떤 옷을 선호하고 얼마만큼 구매했는지 파악하고(고객 세분화), 그 고객에게 10% 할인 쿠폰을 주는 게 좋은지, 1+1 혜택이 좋은지 결정하고(가치 제안) 마지막으로 모바일이나 이메일로 보낼지, 엽서 형태로 상품권을 보낼지(고객 관계 채널)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스타트업에 적합한 고객 세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식별 가능할 것.
어떤 고객을 임의로 선택했을 때 어떤 세그멘트(Segment)에 속해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그멘트의 분류 기준이 객관적인 지표에 근거하고 있어 그 지표를 조사하면 개별 고객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영업 중인 고객, 잠재 고객도 포함할 것.
스타트업의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거래가 없는 고객이나 경쟁사의 고객 등도 포함하여 타깃 시장의 전체 고객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온라인 및 오프라인 특성을 반영할 것.
지인 소개, 영업 및 계약까지 연계된 오프라인 고객과 온라인 검색, 유입, 회원가입 및 계약 등의 온라인 고객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다른 고객 특성을 가지고 있다.
넷째, 실질적이며 측정 가능할 것. 압도적으로 다른 세그멘트를 능가하는 하나의 커다란 세그멘트가 존재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분류해야 한다.
그러나 세그멘트를 20~30개로 지나치게 세분화하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5~10개 정도가 타당한 수준이다.
다섯째, 가격, 메뉴 및 영업으로 차별화 가능할 것. 고객을 산업군, 연령대, 가격대, 예상 식수별로 세분화하여 세그멘트 하더라도 세그멘트별 차별적인 가격, 메뉴 또는 영업 체계를 가동할 수 없으면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A통신사의 경우, 음성 통화량, 데이터 사용량과 패턴, 위치정보, 결제정보 등을 수집 및 분석하여 고객을 다양한 세그멘트로 분류하고 세그멘트별 고객 특성을 프로파일 하였으나, 이 CRM 시스템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세그멘트를 실행할 채널과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A통신사가 작동 가능한 고객 접점은 상담원 콜, 문자 서비스 및 이메일 서비스에 불과하고, 세분화된 고객에게 제공할 차별화된 오퍼가 아닌 단순 요금제 수준이어서 고객 세그멘트와 실행 가능한 오퍼링의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고객 세분화 시에는 고객 접점 채널, 제공 가능한 오퍼링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일단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의 좋고 나쁨을 가장 효과적으로 테스트해 보는 것은 해당 스타트업의 실제 영업 상황에 맞춰보는 것이다.
적어도 60~70%가 맞지 않으면 비현실적인 탁상공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이 고객 세분화를 너무 복잡하게 접근하면 곤란하다.
먼저 정기서비스, 맞춤형 서비스 수요 고객과 기존, 잠재 고객 등으로 대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객 세분화를 위한 변수를 구체적으로 나열해야 한다.
먼저 고객 업종분류, 성별, 가격대, 선호메뉴 및 온라인·오프라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세분화 기준은 ‘친분’이다. 친분에 따라 영업 방식과 성과 등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다.
스타트업의 초기 고객 세분화는 가급적 간단하게 설정하고 실행을 통해 점차적으로 개선할 것을 권한다.
고객을 세분화하고 가치 제안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연락처와 CRM 시스템의 연동은 필수적이다.
고객 세분화 및 CRM 관련 솔루션은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금액적 측면뿐 아니라 선진 기업의 성공사례를 곧장 적용한다는 관점에서 구축형보다 클라우드형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CRM 솔루션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 전담 인력과 전문화된 지식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당장 이런 시스템을 채택하기보다 엑셀 또는 이메일상 그룹 지정을 통해 고객 세분화를 1차적으로 실행해 보길 권한다.
거기서 고객 세분화의 효과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에 따른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도 좋다.
마케팅, 특히 디지털 마케팅: CRM으로 세분화된 고객 정보와 연계되어야 한다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쉽게 떠올리는 마케팅 기법은 포털 검색 광고 또는 SNS 광고 등이라 할 수 있다.
주변 몇몇 스타트업들은 포털과 SNS에 광고비만 월 2~3천만 원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광고가 실제 매출과 연계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 시 될 수 있다.
또한 해당 스타트업의 주 상품이 단체로 먹는 음식이란 측면에서 단순 온라인 광고로는 고객을 구매로 유도하기 쉽지 않을 듯 하다.
이런 고비용 구조의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보다 앞에서 설명한 고객 세분화에 근간하여 이메일로 콘텐츠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
해당 스타트업은 이미 메이커스와 고객 프로파일 및 연락처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메이커스와 고객 대상으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자동화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CRM에서 정의한 고객군과 고객군별 특성을 반영하여 지속적인 콘텐츠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회사 이메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고객 개봉률, 반응률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회사 콘택트 리스트와 플랫폼의 회원정보와 연동되는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채택이 효율적이다.
또한 시스템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전쟁에 빗대자면 마케팅은 항공 폭격이다. 스타트업을 전반적으로 알리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영업은 탱크와 보병이다. 폭격을 통해 적을 무력화시키더라도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보병이 가야 한다.
실제로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영업과 제언을 하고 다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근래 전쟁은 공중전만으로도 전쟁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폭격기가 정밀 타격이 가능해지고 사람이 일일이 조준하는 방식이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목표를 타깃팅하고 폭격하는 것이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점차 IT 기술이 진일보하여 고객을 잘 구분하고, 정확한 콘텐츠를 이메일, 모바일로 전달할 경우 영업, 즉 땅을 차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잠재 고객과 메이커스 모두가 마케팅 대상이어야 한다. 이런 정보가 어디에 있는가? 영업 사원의 연락처, 플랫폼 회원 정보 등에 산재하여 있다.
CRM 시스템은 연락처, 이메일, 영업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과 자동 인터페이스 되어야 한다.
이 수준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영업 및 제안: 고객 특성별로 영업 체계를 구성하라
독자들이 분석 대상 스타트업은 O2O 중개형 플랫폼인데 왜 영업 및 제언이란 과정이 필요한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 배달의 민족 등의 플랫폼은 고객 영업이 없다. 이 부분이 해당 스타트업의 취약점이자 차별화된 강점이 될 수 있다.
먼저 해당 스타트업의 정기서비스, 맞춤형 서비스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식 서비스다. 그것도 그냥 혼자 먹는 것이 아닌.
· 정기 서비스 : 여러 명이 6개월, 1년 동안 먹는다.
· 맞춤형 서비스 : 여러 명이 특별한 날 또는 회사 행사 등에 먹는다.
서비스의 성격이 그냥 웹사이트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여러 가지 전제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구매 담당자, 의사결정권자, 취식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B2C 서비스는 구매 담당자 = 의사결정 및 비용 부담자 = 혜택자로 동일하다.
그러나 해당 스타트업 서비스의 경우 구매 담당자 = 의사결정 및 비용 부담자 공식이 깨진다. 정기 서비스 또는 케이터링 등의 맞춤형 서비스는 총무 담당자가 검토한다.
최종 의사결정과 비용 부담은 팀장 또는 대표이사가 한다. 담당자는 칭찬을 받지 못하더라도 핀잔은 피하고 싶어한다.
또한 구매 담당자 또는 의사결정권자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똑같이 회사에 유익한 것이라고 하면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고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영업 담당자는 영업과 제안 활동을 통해 메뉴 선택을 지원하고, 선택의 근거 등을 제시하여 담당자가 심리적으로 편하고 결정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둘째, 고객의 전환 비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당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가치와 유사한 것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많다. 고객은 스타트업의 등장 전에도 그들이 필요한 요구를 어디에선가 이미 해소하고 있었다.
정기 서비스의 경우, 이미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하였고, 의견을 서로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하였을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에 검증된 거래처를 바꾸는 데 심리적 부담이 존재하므로 하루아침에 거래처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괜히 잘못 바뀌었을 때 내부 직원의 쏟아지는 민원을 받을 수도 있다.
고객이 느끼는 전환 비용이 무엇이고, 얼마나 높은지 알고, 그것을 넘어설 만큼의 차별적 제품을 만들거나 전략이 있어야 하며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데 영업의 역할이 있다.
셋째, 조기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다양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또한 스타트업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표방하더라도 플랫폼 오픈만으로 고객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드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이 초기 악순환, 즉 낮은 고객 방문과 주문 → 메이커스 참여 저조 → 낮은 고객 재방문율에 빠지지 않으려면 조기 마중물 개념의 영업 활동은 불가결하다.
역설적이게도 플랫폼 업체인 스타트업이 오프라인 관계 및 영업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고객 세그멘트별 영업과 제안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객 대외적 평판, 식수량 등 고객의 재무적 가치를 근간으로 직접 영업할 것인지, 영업 채널을 이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형 고객 : 개별 영업 사원
해당 스타트업의 메뉴와 서비스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직원으로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일치하는 맞춤형 메뉴를 제시하고 지속해서 고객을 관리하여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견 고객 : 표준 메뉴 유도 영업 사원
대형고객에 검증된 메뉴를 기초로 하여 가격이 보다 저렴하면서 준 표준화된 메뉴로 중견 고객을 구매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견 고객도 대형 고객과 마찬가지로 맞춤형 메뉴를 희망하지만, 이에 대한 추가 가격은 일반적으로 지불하지 않는다.
따라서 준 표준품 메뉴에 따른 가격 메리트 등을 소구하여 표준화 된 메뉴 채택을 유도해야 한다.
중소 고객 : 채널 관리 및 온라인 관리 사원
영업 채널의 선별, 관리 등이 기본 업무다. 영업 채널에 대한 인센티브나 계약 관리, 품질 등의 역할 관계에 따라 수수료 등에 차이가 난다.
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없고 카탈로그 작성, 인터넷상 수·발주 활동을 담당한다.
이러한 다양한 영업 활동은 체계적이고 데이터에 기반하여 추적 가능성을 가지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영업 사원이 이직할 경우 회사에는 아무런 정보가 남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영업담당자들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영업관리 솔루션이 필요하다.
대표이사의 직감만으로는 관리하기 어렵다. 영업 파이프라인 솔루션이 충분히 많이 출시되어있다.
파이프드라이브(pipedrive) 등이 한국어를 지원하면서 매우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이런 솔루션도 역시 이메일과 캘린더 공유는 필수적이다.
영업 사원이 고객의 연락처를 입수할 경우 영업 관리 시스템과 연동되고, 영업 기회 발굴 활동을 파이프드라이브에 등록할 경우 이 또한 이메일과 캘린더에 자동 등록되어야 누락 없이 진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