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주)가스엔텍 곽정호 대표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중소형 LNG 시장을 이끄는 작은 거인
▲ 곽정호 대표
(주)가스엔텍
공동 작성_ 남정호 전무((주)INI R&C),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이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과 안전성 측면에서 석탄보다 우수한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가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및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LNG는 석탄을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로, 화석 연료 중 가장 높은 소비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LNG의 특성상 액화 및 운반비용이 비싸 막상 소비시장에 도착하면 예상 밖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LNG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기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로 운반한다.
이후 가정과 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공급하려면 액화시킨 LNG를 다시 기체로 바꿔주는 기화기가 필요한데 육지에 기화 시스템을 갖춘 커다란 터미널을 구축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섬 지역처럼 육상에 커다란 터미널을 설치하기 어려울 때는 LNG 공급이 쉽지 않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주)가스엔텍(이하 가스엔텍)은 물 위에 뜬 상태에서 액체로 된 LNG를 기체로 바꿔 가정이나 발전소에 공급할 수 있는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LNG 시장의 변화와 더 불어 불황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증가하는 LNG와 LNG선 수요
LNG는 천연가스의 대량수송과 저장을 위해 영하 162℃로 액화시킨 무색무취의 액체로 액화 전에 불순물인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암모니아, 수분 등이 제거되므로 불순물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청정에너지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기후협약(2015. 12, 195개국 참여) 이후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연료로서의 우수성과 친환경을 지닌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정제 된 천연가스는 다른 화석연료 대비 황(S) 성분을 거의 함유하지 않고, 연소 시 이산화탄소(CO2) 및 질소산화물(NOx)의 발생이 적은 청정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에너지 수요전망에 의하면 2040년 전후 세계 1차 에너지 수요 중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4.8~26.2%로 20.9~24.4%의 석탄을 추월하여 2위 에너지원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 및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가스 연료의 경제성이 부각되면서 LNG가스연료 엔진을 사용한 LNG 추진선으로의 대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LNG 연료 엔진을 선박에 적용할 경우 황산화물(SOx) 저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CO2 관련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20%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기준으로 202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2013년 1월부터 건조되는 신조선에는 EEDI 규정을 준수한 선박만을 건조 운영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를 결정한 후, LNG 추진선은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상선 분야에서도 LNG 추진선으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2018년 4월 ‘조선사업 발전전략’에서 ‘친환경’을 기회요인으로 인식하여 오는 2025년까지 140척의 LNG선 발주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LNG 연료추진선 연관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중소형 부두접안용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의 주요 기능과 차별적 특성
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가스엔텍(대표 곽정호)은 이러한 LNG 시장의 흐름을 읽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독립섬에 설치된 가스발전시설에 연료용 LNG를 공급하기 위한 소규모(small scale)의 LNG 프로젝트 및 LNG 추진선에 대한 가스연료 공급시스템과 연료탱크 등을 설계하는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다.
지난 2013년 조선소 출신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중소형 부두접안용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FRU, Floating Regasification Unit)’을 통해 LNG 보급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은 물 위에 뜬 상태에서 액체로 된 LNG를 기체로 바꿔 가정이나 발전소에 공급할 수 있는 설비로, 기존의 일반적인 기화설비는 저장설비와 기화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지만 가스엔텍이 개발한 LNG 기화 시스템은 기화설비만 있는 것으로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은 쉽게 말해 해상용으로 만든 육상 LNG 수입터미널(LNG하역-저장-기화-도시가스공급)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항구연안 또는 가스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 어려운 도서지역에는 기존 LNG운반선을 이용해 저장(Storage) 기능을 해결하고 설비공사 또한 저렴한 부유식 LNG 기화 시스템이 새로운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스엔텍의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이 가진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LNG 운반선이나 육상탱크 등 외부의 LNG 저장소로부터 기화에 필요한 적정량의 LNG를 이송하여 부유식 기화설비의 Buffer Tank01에 임시 저장된다는 점.
둘째, 기화기에 열 교환 매체(대기, 해수, 증기 또는 엔진 냉각수 등) 공급라인을 설치하고 LNG를 통과하게 하여 가스 상태로 변환된다는 점.
마지막 세 번째 기능은 기화된 천연가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온도와 압력을 가하여 공급라인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른 LNG 기화설비와 비교했을 때 많은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다.
1년 이내의 짧은 기간에 제작할 수 있고, 얕은 수심(2M) 및 협소한 공간(45M×12M)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LNG handling equip-ment 용량이 적고, 운전되는 기기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유지보수 기간 및 비용이 적게 들고, 비상상황 발생 시 대처가 빠르고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조선공학과 LNG 기화 공정의 융합기술이 적용된 중소형 부유식 LNG 기화설비 개발로 가스엔텍은 2018년 39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선도하는 중소형 LNG 프로젝트의 대표주자로서 명성과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럼 지금부터 새로운 제품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과 시사점을 짚어보자.
신제품 개발의 성공 요인
①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가스엔텍의 곽정호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뒤 LNG 분야에서 오랜 내공을 쌓아온 전문가다.
대우조선해양 재직 당시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LNG 시장 성장, 환경보호를 위한 LNG 추진선 및 LNG 벙커링02의 적용확대 등 중소형 LNG 프로젝트 분야의 시장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가스엔텍을 설립했다.
과거 고유가 시대에 섬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스발전시설을 추진하였는데, 특히 섬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에게는 이 가스발전소(Gas Power Plant)에 연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급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기존에는 수송선의 LNG를 하역하여 저장했다가 기화시켜 천연가스를 소비지로 송출하여 판매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LNG 탱크와 별도의 기화설비, 이를 잇는 파이프라인 등으로 인해 많은 비용과 공간이 필요함에 따라 대부분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되므로 중소형 섬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가스엔텍은 이러한 중소형 LNG 프로젝트 시장에 주목하여 섬에 설치된 가스발전시설에 연료용 LNG 공급을 싸고 쉽게 공급할 수 있는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FRU)을 개발하게 되었다.
FRU는 업계 최초로 개발됨에 따라 경쟁제품이 없는 독점적인 상품으로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과 카리브해의 자메이카, 도미니카 등에서 많은 문의를 받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의 LNG선단을 운영하는 선주들이 LNG선을 FSRU로 개조하는데 가스엔텍의 FRU 기술을 접목하려는 문의 또한 증가하고 있어 2019년에는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LNG 시장의 변화를 읽고 독자적인 기술로 틈새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설립된 지 얼마 안된 신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스엔텍은 중소형 LNG업계에서 세계 최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② 업에 대한 이해를 통한 개발 프로세스의 사전 설계
LNG 프로젝트는 타당성 검토,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등 여러 단계를 걸치면서 관련 선급 등 이해 당사자와의 협의와 승인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어 있다.
따라서 LNG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많은 실무경험이 없으면 이를 수행하기 어려운 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FRU) 개발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LNG 프로젝트 프로세스와는 다른 개발설계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가스엔텍의 주요 구성원은 이와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해상부유식 LNG 기화시스템(FRU) 개발에 맞는 프로세스를 사전에 설계하고 문제점 등을 사전에 검토하여 FRU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신생업체인 가스엔텍은 세계 최초로 FRU를 개발함에 있어 이를 검증하기 위한 여러 절차와 방법이 요구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만일 사전에 이러한 부분을 반영한 프로세스가 없었으면 개발기간은 상당히 지연되었을 것이다.
③ 최고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우수한 조직 및 토론 문화
가스엔텍의 인력구성은 신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3년 창업 당시 국내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고급인력의 흡수가 가능한 환경이 되었고, 곽정호 대표의 사업 비전이 그들의 높은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중소형 LNG 프로젝트는 설치장소마다 환경이 다르고 고객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여 설계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스엔텍은 많은 경험과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로 구성되어 있어 고객의 요구에 따른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이 급증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가스엔텍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프로젝트 초기의 기획 단계부터 완성 이후 시운전까지의 모든 분야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하여 선주와 조선소 모두에게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한 가스엔텍은 조직원들 간의 소통에 있어서도 매우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언제든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대표를 비롯한 관련 인력들이 한데 모여 스스럼없이 토론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도 편하게 만나 토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보통 조선업, 엔지니어링 업은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규 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진행함에 서로 의견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가스엔텍은 오랜 시간 함께 일한 조직원들이 많고 원활한 소통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문제가 없다.
이는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문화, 탄력적인 근무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창업 초창기 인원 모두가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으며 이직률 또한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④ 거침없는 도전정신과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 하겠다는 신념
가스엔텍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세계 최초 또는 업계 최초의 기술이 반영되고 있다.
이는 보수적인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경험이 많은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새로운 기술과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데 거침이 없는 도전정신과 추진력은 세계 최초의 기술을 탄생시키면서 가스엔텍의 기술경쟁력이 되고 있다.
현재 중소형 FRU 및 FSRU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국내의 중소형 조선소들에게 FRU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정부는 지난 4월 ‘조선산업 발전전략’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친환경’을 기회요인으로 인식하여 LNG 추진선 관련 다양한 시범 사업 및 투자 유도 정책을 통해 중소형 조선사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앞으로 가스엔텍의 역할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가스엔텍이 설계하는 프로젝트는 국내 중소형 조선사와 협력하여 제작하고 있으며 또한 국산제품을 95% 이상 채용함으로써 국내 부품사들에게 기준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만든 부품은 품질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기준점 및 선급사가 요구하는 부품 사용회사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 보니 국내에서 제작하는 선박이라도 채택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가스엔텍이 만드는 제품은 세계 최초이기 때문에 국내 부품을 채용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곽정호 대표가 과거 조선업계에 근무하면서 느꼈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여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LNG 붐 타고 세계 정상 노린다
가스엔텍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LNG 프로젝트 분야의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곽정호 대표는 “현재 중소형 LNG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상승세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해 국내외 조선 관계자들이 LNG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가스엔텍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하면서 가스엔텍의 앞날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연료인 LN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그동안 고사 상태에 빠진 한국 조선산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9년 새해 중소형 LNG 시장을 이끄는 작은 거인, 가스엔텍이 세계 최초를 넘어 정상을 향해 약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01 Buffer Tank: 시스템 내 압력이나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필요시 즉시 사용하기 위해 유체의 발생장치와 시스템 사이에 air나 gas 등 유체를 미리 준비하여 저장하는 탱크를 말함
02 LNG를 선박용 연료로 주입하는 것을 말하며, 주입하는 방법은 3가지로 ①Pipe to Ship ②Tanklorry to Ship ③Ship to Ship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