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혁신 현장속으로 - 대원전기(주) 권세원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기 시공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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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전기가 꺼지면 모든 것이 꺼진다.’ 현대사회에서 이 말은 거짓이 아닌 진실이다. 그만큼 현대인의 전기 의존도는 매우 높다.

대원전기(주)(이하 대원전기)는 전기가 필요한 곳에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과정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이다.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기 시공을 위해 대원전기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차별화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공사부터 통신·소방까지

1970년 설립된 대원전기는 한국전력에서 배전 업무를 담당했던 창업자의 경험을 살려 배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해 왔다.
 
권세원 대표는 창업 초창기인 1972년부터 직접 시공 현장에 나서 밑바닥부터 전기의 모든 것을 습득했다.

그야말로 ‘현장의 산지식’을 몸으로 터득한 셈이다. 50년 이상 전기 분야를 파고든 경험은 그대로 대원전기의 자산이 되었다.

현재 대원전기는 송배전과 변전 등을 비롯해 통신과 소방 등 건설 현장에 필요한 전기 관련 시공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국의 전력 품질은 세계 수준으로 꼽힐 정도로 뛰어납니다. 세계에서 순위를 따져도 상위권이죠. 높은 전력 품질을 유지하려면 기자재나 제품도 좋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시공이 중요합니다. 기자재는 잘못되더라도 해당 품목만 교체하면 되지만, 시공은 잘못되면 문제가 매우 커지거든요. 현대인에게 전기는 산소와 같습니다. 평소에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정전이 됐을 때 비로소 그 존재를 깨닫게 되죠. 단 한 시간만 정전이 돼도 많은 것이 마비되지 않습니까? 매일 사용하는 전기 뒤편에는 무척 많은 사람의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평생 전기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권세원 대표의 말이다. 전력 품질을 유지하려면 정확한 전압 유지도 관건이지만, 정전 시간을 줄이는 데에도 집중해야 한다.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는 단 10분만 정전이 발생해도 생산성에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대원전기는 특히 배전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정전 시간 단축에 공헌해 왔다.

“배전은 발전소나 변전소, 송전 선로 등 전기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전기를 몸에 빗대면 송전은 동맥과 같고, 배전은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작업이 바로 우리 회사가 하는 전기 시공입니다.”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시공을 향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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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하려면 여러 가지 공구와 장비 등이 필요하다. 대원전기는 배전 시공에 필요한 장비와 공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과거 무정전 공법 개발로 국내 전기시공 발전에 이바지한 대원전기의 최근 연구개발 화두는 ‘안전’이다.
 
그중에서도 대원전기가 개발한 간접 활선용 자동 피박기는 전선을 벗겨내는 피박 작업 시 작업자의 안전을 지켜주면서 기존 피박기 사용의 불편함을 해소한 제품으로 기존의 간접활선 공구와 차별화된 기술로 이목을 끌고 있다.

“고압이 흐르는 전선은 기본적으로 감전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피박 작업을 할 때 작업자들이 직접 전선 껍질을 벗겨냈어요. 위험하지만 아주 편리하고 쉬웠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책 차원에서 피박기를 도입했는데, 이전까지 나와 있던 외국산 제품은 사용하기에 매우 불편해 작업시간이 수십 배나 더 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사용 시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소할 공구를 개발하기로 했죠.”

박용범 연구소장은 간접활선용 자동 피박기를 개발하면서 국산화를 넘어선 신개념 공구를 선보이고자 했다고 전한다.

국내 전력 공급 체계 기준을 제시하는 한국전력이 업체들에게 외국산 제품을 보유하도록 했으나 사용률은 미미했다.

배전 작업은 물론 배전 장비 개발도 병행해온 대원전기는 작업자의 인식은 금세 바꿀 수 없지만 제품을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선도적으로 활용성이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책적으로도 안전에 중점을 둔 작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직접활선 방식의 작업도 사라지겠죠. 하지만 현재의 간접활선 공법은 한계가 많습니다. 아직도 국산 공구 하나 없이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는 실정이에요. 그런데 외국산 공구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한계가 많습니다. 저희는 2014년부터 공구를 비롯한 간접활선 작업에 필요한 공법 개발을 이미 마쳤습니다.”

대원전기는 외국산 피박기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무거운 무게와 작업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핵심 키워드는 ‘경량화’와 ‘자동화’였다. 대원전기가 새롭게 개발한 간접활선용 자동 피박기는 전선에 간단히 설치만 하면 이후 작업은 자동으로 간편하게 이뤄진다.

새로운 장비와 공구는 신공법 개발의 밑거름이다. 대원전기는 앞으로 안전을 더욱 우선시하는 사회로 가면, 자연히 제품 선호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2017년 8월에는 ‘가공중성지선’과 관련해 신기술(NET) 인증도 받았다. 가공지선과 중성선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두 개 선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더불어 저압 중성선을 특고압 중성선과 분리해서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특고압 중성선의 초과 허용 전류 용량 문제를 해결했다. 2003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4년 이상 연구에 투자한 소중한 결과물이다.

“그 사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원천기술 개발 과제도 두 차례 이상 수행했습니다. 개발에 앞서 한국전력에 기술 적용 가능성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죠. 전주에 설치된 기술을 다루는 거라서 한국전력의 허락이 없으면 쉽게 도전하기 힘든 프로젝트였어요. 임시로 실험 환경을 만들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했으니까요. 실증 실험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상용화죠.”


실증 통한 사업화 확인 전략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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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전기는 정부의 전력 산업 원천기술 개발과제를 비롯해 한국전력의 중소기업 협력 연구 과제와 현장 기술개발 과제 등 다양한 연구용역을 수행해 왔다.

이와 별개로 특허 등 100여 건이 넘는 지식재산권을 등록하는 등 자체 기술개발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기술을 하나 개발하면 적게는 대여섯 개, 많게는 스무 개 이상 특허 출원을 합니다. 실제로도 기술 하나에 그만큼 다양한 특허 기술이 필요하고요. 특허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상당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 방어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식재산권 관리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원전기에 근무하는 연구 인력은 30명. 300명 내외의 임직원 중 연구 인력 비율이 10%에 이른다.

대원전기의 기업연구소가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연구팀과 개발팀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

연구팀에서 나온 성과를 개발팀에 보내 사업화가 가능한지 실증 작업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원전기는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개발팀에서 사업화 여부를 검증해 해당 결과에 대한 문제점이 나오면 다시 연구팀에서 보완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완성도를 높여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연구개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연구에 큰 비용을 투자해도 반드시 사업화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망설인다.
 
창업 초창기부터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해온 권세원 대표는 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의 원동력이 곧 ‘기술’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권세원 대표는 “기술개발을 통한 가치 창출은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가장 큰 사회 환원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아무런 기반도 없이 일자리가 나오지는 않지요. 고객에게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얻은 이익을 더 많은 일자리로 연결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대원전기의 경영철학입니다.”

좋은 기술은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며 국력을 키우는 기반이다.
 
그 아름다운 선순환을 위해, 앞으로도 대원전기는 기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며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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