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 스타트업의 IT 역량,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_2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정성철 대표
동아엑스퍼츠
11월호에서 IT 시스템 기능군 중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코어 비즈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실제로 돈을 벌게 하는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총괄하여 코어 비즈 시스템이라 명명한다.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밸류체인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밸류체인이란 쉽게 말해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가치를 창출하느냐를 정의하는 것이다.
좀 더 현실감 있는 설명을 위해 온디멘드 외식 중개 플랫폼 사업자 케이스를 가정하여 상세 논의를 전개한다.
본 사업자는 푸드트럭, 전문 셰프, 자영업자 등 요리를 만드는 메이커스와 이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연결하는 O2O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며, 회사 등을 대상으로 급식 등의 정기 서비스와 행사 음식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하 A사업자라 칭한다.
다음은 A 사업자를 예시로 총 8대 메가 프로세스를 도출하였다. 메가 프로세스는 플랫폼 운영, 메이커스 관리, 물류 및 서비스, 고객 관리, 마케팅, 영업 및 제안, 고객 서비스, 경영관리로 구성된다.
실제 시스템 도입 영역을 구체화하고 체계적 업무 관리를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상세화 할 것을 권고한다.
A사업자와 업종이 다르더라도 사업의 본질적 측면에서 오히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플랫폼 관리: 예상 서비스 시나리오를 도출 후 정기 서비스에 대한 알고리즘 설계에 집중해야 한다
중개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15~25%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하고, 사업 기회를 매칭하고, 물류와 현장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높지 않은 수수료다. 여기서 A사업자의 O2O플랫폼 역할의 답이 있다.
즉 회원 유입, 가입, 추천 및 매칭 등이 시스템상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플랫폼을 통해 인력의 증가 없이 많은 부분이 처리되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IT 역량을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여 경쟁자와 확실히 격차를 벌려야 한다.
여기엔 외부에 존재하는 솔루션도 없다. 자체 인력으로 하나하나 구축해야 한다.
A사업자의 매출이 커지고 이익이 나오는 시점이 경쟁자가 들어오는 시점이다. 중개 플랫폼 사업자는 고객과 메이커스의 단순 매칭만으론 한계점이 명확하다.
급식(Food Service) 산업에는 이미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다. 대기업은 당연히 식수가 높은 고객 중심으로 일정 부분 표준화된 메뉴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단가가 높은 고객 같은 경우 고객 특성에 맞는 나름 맞춤형 메뉴가 제공된다. 스타트업인 A사업자는 당연히 상대적으로 소규모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 틈새시장 또한 기존 중소 기업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A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즉 다양한 메이커스를 통해 양질의 음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게 생존의 핵심적 요소이다.
그러면 맞춤형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고객 관점에서 정기 서비스의 경우에는 가격대 별로 메뉴 계획이 제공되고 추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은 6개월, 1년 정기 서비스를 받을 경우 시점 별로 어떤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알고 싶어할 것이다.
즉 한식의 경우 밥, 국, 3찬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가격대별로 맞춰서 제공해야 한다.
김치찌개라고 해도 같은 김치찌개가 아니다. 5,000원짜리와 8,000원짜리는 당연히 달라야 한다.
대기업 FS사업자 중 일부는 이런 메뉴 기획과 메뉴의 최적화를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영양사가 과거 메뉴 실적과 개인적 경험에 근간하여 일일이 수작업 하였으나, 영양사가 고객 성향, 단가, 계절, 요일 및 원가를 고려하여 메뉴를 기획하는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데이터 분석을 통해 메뉴 기획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여 메뉴 기획의 리드 타임 단축과 원가 절감을 달성할 수 있었다.
즉 좀 더 나은 서비스와 원가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A사업자가 틈새시장에서 다른 중소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객군별, 가격대별로 원가를 고려하여 자동화된 메뉴 기획이 급선무다.
초기에는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 충분한 정기 서비스에 대한 경험치와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상태이니 조급한 시스템 구축보다는 수작업을 통한 경험 축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절대 권고하지 않는다. 그 직원이 평생 A사업장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또한, 핵심 변수를 고려하여 메뉴 기획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원도 많지 않다. 다음과 같은 메뉴 기획 로드맵을 제언 드린다.
①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이미 대기업에서 수작업이든, 시스템이 대행하든 나름의 체계적인 메뉴 기획과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철저히 벤치마크 하고 차별적 요소를 도출해야 한다.
② 그 다음 변수를 정해야 한다. 변수는 웹사이트상 회원 주문 시, 오프라인 영업 및 고객 취식 현장 등에서 입수 가능한 정보여야 한다.
이미 A사업자는 고객 주문 시 웹사이트에서 연령대, 성비, 장소의 형태 등의 정보를 입력하게 한다. 이는 좋은 시도이다.
메뉴 기획의 입력 변수는 많을 수록 좋으나 모든 변수가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변수 중 영향력 높은 것을 선별하여 모델링에 반영하면 좋을 듯 하다.
대표적 변수는 고객의 업종군, 성별, 연령대 및 가격대 등 고객 특성 변수와 요일 및 복날, 보름 등의 이벤트 변수 등이 있다.
고객 사업장의 위치, 주변 상권 경쟁력, 날씨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영향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으니 고려해야 한다.
A사업자만의 차별화를 위해 고객의 성향을 최대한 메뉴기획에 반영하고, 고객의 만족도 결과까지 반영된 고객 제언이 필요하다.
메뉴 기획을 제대로 된 알고리즘으로 구현할 경우 이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또한, 메뉴 기획 시 식자재 원가, 기타 비용(본사 간접비, 본사 영업비용), 메이커스 수수료 등도 메뉴 기획 시 반영하여 메뉴 및 가격이 산정되어야 한다. 메뉴 기획 자체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원가 구조와도 매우 밀접하다.
이 부분은 원가 분석과 밀접하게 연계돼야 한다. 이런 분석을 통해 메이커스에게는 가격대별 목표 음식 수준과 투입 식자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이커스의 제안 품목에 대한 적정성 파악이 가능하다.
③ 곧장 시스템 구축보다는 엑셀 등 쉽게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변수를 반영하여 메뉴 기획을 하는 것을 권유한다. 엑셀의 경우 직원 대부분이 다룰 수 있고, 재작업으로 인한 작업 비용이 크지 않다.
메이커스 관리: 우수 메이커스를 록 인(Lock-in)하기 위해 고객 분석 데이터 및 고객의 소리(VoC) 정보를 축적한다
메이커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개 사업자가 제공하는 영업 기회 또는 CK 인프라를 통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느냐이다.
아니면 고객에게 메이커스의 브랜드가 노출되어 최소한 마케팅 효과가 있다면 그 또한 괜찮은 작업이 될 것이다.
선도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적이라면 다른 경쟁사가 진입할 것이며 같은 메이커스를 놓고 싸우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선도사업자의 서비스를 고객을 빙자해 충분히 체험해 보고, 더 많은 자금과 서비스를 갖추고 시장에 진입할 것이다.
이 경우 선도사업자는 메이커스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선도사업자는 우량 메이커스를 섭외하고,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 고민 중 하나가 메이커스에 대한 베네핏(Benefit) 프로그램이다. 마일리지 적립은 대표적인 베네핏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러나 필자는 사업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베네핏 프로그램은 당장은 불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마일리지는 시스템적으로 배보다 배꼽이 클 가능성이 높다. 베네핏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IT 관점에서 해당 마일리지 관리 시스템, 정산 처리, 반품 시 마일리지 반품 시스템과 정책 등 생각보다 많은 개발이 필요하다.
이득보다 관리 포인트가 많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이커머스 시스템을 구축한 모 제조사는 고객 유입 및 유지를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였으나, 고객 반품, 일부 취소 등 다양한 사례별 마일리지 적립과 소진을 시스템화하고 검증하는 데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사업적 관점에서 보면 마일리지 등은 메이커스 유입과 록 인 관점에서 높은 효과가 예상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메이커스에게는 플랫폼 사업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러나 사업 기회 제공만으로 어필된다면 경쟁사 출현 시 이탈이 불가피하다. A사업자가 우량 메이커스를 유입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에서 얻을 수 없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 혜택이 가져야 할 세 가지 속성은 다음과 같다.
· A사업자의 혜택이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 A사업자의 플랫폼을 벗어난 순간 더 이상 그 혜택을 쓸 수 없다.
·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위 속성에 해당 는 것이 무엇일까? 필자는 그것을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분석된 고객 행태 및 고객의 소리(VoC) 정보라고 생각한다.
메이커스는 본인의 메뉴가 어떤 단체(금융, 산업체, 서비스업 등)에서 어떤 연령대와 성별로 선호하는지, 그리고 실제 음식에 대한 피드백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
다른 FS 사업자에게는 받을 수 없는 매력적인 데이터이다.
메이커스 또한 이런 정보가 충분히 있어야 고객에게 좀 더 맞춤형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류 및 서비스 제공: 식사 고객의 생생한 만족도와 고객의 소리(VoC)를 현장에서 수집하기 위한 채널을 확보한다
음식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온도를 유지하면서 제시간에 배송하고, 먹기 좋게 서비스하기 위한 시스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에서 이미 설명하였다.
다만 A사업자가 현장에서 서비스할 경우 꼭 추가해야하는 간단한 시스템이 있다.
식사를 한 고객들의 만족도 조사와 고객의 소리(VoC) 수집이다. 이 부분은 FS업체가 모두 혈안이 돼서 모으고자 하는 값진 데이터이다.
각 메뉴별 전체적 만족도뿐만 아니라 밥, 김치찌개, 어묵조림, 김치, 나물 중 어떤 것이 맛있었는지, 서비스는 어떠한지에 대한 고객의 목소리를 취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메뉴 제시 및 추천 → 조리 → 물류 및 서비스 → 고객 취식 → 고객 반응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된 데이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소리를 측정하는 간접적 방법 중 하나인 잔반량을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음식이 부족해서 잔반량이 없을 수도 있으며 남은 잔반을 고객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막을 경우 오히려 손실이다.
잔반을 체크해야 하는 인건비, 처리 비용뿐만 아니라 야박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다. 또한, 별도의 인력을 투입해야 잔반량을 파악할 수 있다.
고가의 키오스크(KIOSK)보다 거치형 태블릿으로 현장에서 고객의 소리를 취합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가급적 많은 고객의 소리를 취합하기 위해서는 의견을 입력하는 사람에게 무작위로 상품권 등을 주는 등의 게임적 요소를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
고객의 흥미를 유발하면 적극적으로 음식에 대한 만족도와 의견을 모을 수 있다.
지금까지 코어 비즈 시스템 중 플랫폼 관리, 메이커스 및 물류/서비스 영역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다음 호에서는 코어 비즈 시스템 중 고객관리, 마케팅, 영업 및 제언, 고객 서비스와 프론트 및 ERP 시스템에 대해 제언 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