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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나침반 - 무선전력·바이오마커·신축성 전자소자 등 미래 기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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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논문데이터 분석해 보니…

무선전력·바이오마커·신축성 전자소자 등 미래 기술 뜬다


글_ 류준영 기자(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지하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이 100% 자동으로 완료돼 있다.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손잡이에 부착된 센서가 오늘의 건강 상태를 진단, 녹색(양호)등을 켜 보인다.

어제 운동하다 다친 무릎 상처 부위엔 샤워 후 일회용 전자피부를 붙인다.

전자피부는 상처 보호·치료뿐만 아니라 해당 부위 관절에 운동 능력도 증강시켜 준다.

이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선정한 미래유망기술을 토대로 상상해본 훗날 우리의 일상이다.

전기에너지를 자기장·전자기파를 통해 전송하는 ‘무선전력 기술’, 혈액을 통해 암 발생과 전이를 진단·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신축성 전자소자’ 등이 다가올 미래 세상을 변화시킬 유망기술로 꼽혔다.

KISTI는 11월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데이터가 전하는 미래세상’이란 주제로 ‘2018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열고 ‘미래유망기술 10선’을 선정·발표했다.

미래유망기술세미나는 200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이번에 선정된 미래유망기술 10선은 △금속3차원(3D)프린팅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신축성 전자소자 △암 진단·예측 바이오마커 △유전자 편집 △무선전력 전송 △초대용량 데이터 대응 광통신 기술 △면역세포치료 △나노유체 이용 에너지 효율화 △상변화소재 활용 열에너지 저장 등이다.

먼저 ‘금속 3D프린팅’은 초창기 3D 프린팅 기술의 소재 제약을 넘어 다양한 금속 재료를 가공해 원하는 형태로 제작하는 3D 프린팅 기술을 말한다.

부품 디자인에서 생산까지의 시간,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와 공생하는 미생물 군집에 대한 유전정보를 차세대 염기서열 방법으로 분석한 뒤 질병과의 관련성을 규명하여 비만, 당뇨, 노화, 면역·신경계 질환 등의 진단·치료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관된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 참조 데이터, 소재 확보 및 분석, 질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방법 등에 대한 표준 연구 프로세서를 구축해야 한다.

‘신축성 전자소자’는 기판을 늘리거나 접어도 소자의 특성이 유지되는 차세대 전자소자 기술이다.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전자피부, 배터리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10대 기술 선정을 주도한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이준영 책임연구원은 “궁극의 스트레처블(Stretchable, 신축성 있는) 형태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전극·기판 소재 등의 원천기술 개발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라며 “기존 영역을 대체하기 위한 신뢰성·내구성 확보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암진단·예측 바이오마커’는 혈액과 같이 간편하게 추출할 수 있는 체액에 존재하는 DNA(유전자), 세포 등의 물질로부터 암 발생과 전이를 진단·예측할 수 있는 검사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표적·면역치료에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신약 개발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유전자 편집’은 질병 등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의 비정상 염기서열을 제거하거나 수정해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바이오·생명계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리보핵산(RNA, Ribonucleic acid) 기반 인공 제한효소) 기술 등장 이후 편집의 정밀도를 높이고, 인체 내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염기서열 제거 없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편집기법이 시도돼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술의 안정성,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커, 사회적·법률적 제도적 장치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무선전력 전송’은 전기에너지를 자기장 또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전송하는 기술이다.

모바일 전자기기, 전기차, 드론(무인기), 사물인터넷(IoT)의 확대에 따라 기술수요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현재는 스마트기기를 중심으로 한 상용화 초기 단계로 전송거리 확대, 3차원 공간 전송, 다중기기 동시 전송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인체유해성 연구, 전파법 등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대용량 데이터 대응 광통신’은 초연결 지능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8K, IoT 확대로 발생하는 초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기술이다.

초대용량 데이터트래픽 수용을 위해 ‘공간분할 다중화’, ‘멀티코어광섬유’ ‘4단 고차변조방식 광수신기’ 등 단위면 적당 전송 용량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면역세포치료’는 환자 자신의 면역 세포를 분리해 암세포를 잘 공격하도록 활성화시키고, 이를 다시 주입해 암세포에 대한 항암 면역기능을 높여 치료 효과를 얻는 기술을 뜻한다.

기존 항암 치료법의 부작용을 줄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치료제의 성공적 임상과 미 연방식품의약국(FDA)의 허가 등으로 관련 연구가 탄력을 받고 있다.

면역항암제 작동원리와 부작용·내성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나노유체 이용 에너지 효율화’는 나노입자를 유체에 고르게 분산시킨 나노유체의 특성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전자기기 발열의 스마트 냉각, 태양열 집열기의 열전달 손실 최소화, 원자로 냉각 등으로 응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고, 기존 냉각제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나노유체의 경제성 확보가 우선된다.

나노입자 특유의 응집성도 해결할 숙제다.

‘상변화소재 활용 열에너지 저장’은 온도 변화없이 열을 축적·방출하는 상변화소재(PCM, Phase change material)를 활용해 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태양열 저장장치, 축열 건축자재 등으로 응용돼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상변화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소재의 캡슐화 등의 응용연구, 상변화소재에 저장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 등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준영 책임연구원은 “이번 10대 기술 분석은 글로벌 논문데이터에서 나타난 기술별 연관성을 기반으로 클러스터를 구성한 후 중장기 성장추이 모니터링, 성장 지속 가능성 예측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KISTI는 최근 30년간 산출된 논문 데이터 약 4,500만 건 가운데 대표 핵심어 1만 개를 뽑아 시기별로 분류한 ‘키워드 매핑’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990년대는 바이오 기술, 2000년대는 IT, 2010년대는 융합·초연결 등이 유망 기술로 나타났다.

이어 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이 M&A(인수·합병)와 특허 거래로 미래 기술을 예측·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인수된 기업 중 32%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이며, 한 번이라도 ICT와 연결된 분야는 90%에 달한다”며 “특히 서비스와 가전·전자, 자동차 분야가 ICT 기술과 빠르게 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기업이 어느 산업 분야에 속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기술로 부가가치를 낼지를 고민할 때”라며 “미래 기술은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