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 Future Trend - 지능화 시대의 규제혁신 방향
Innovation & Future Trend는 미래 혁신의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이성준 그룹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연구본부
DNA 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개념, 정의 및 해석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한 지능화 산업혁명에 많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의 근간이 될 수 있는 ICT 기술은 크게 데이터(D, Data) 기술, 네트워크(N, Network) 기술, 인공지능(A, AI) 기술로 구분될 수 있다.
주요 지능화 기술별 규제 이슈
지능화 시대의 도래는 우선 데이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지능화하기 위한 기본 대상인 데이터가 수집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제조업 까지도 지능화, 스마트화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것이 데이터이며, 실시간으로 대량 수집되는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처리, 분석,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 빅데이터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시각·음성 등의 센싱·인지 기술,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스토리지·클라우드 기술,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기술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다.
그러므로 종래에는 없거나 기존보다 확대된 범위에서의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의 무단수집에 대한 규제 이슈가 대두된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생성된 결제 등의 금융 데이터의 체결 및 이에 대한 보안 강화를 위한 규제방식이 부각될 수 있다.
네트워크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데이터의 처리속도 증가 차원을 넘어서서 사물과 사물 간의 통신이라 할 수 있는 IoT를 중심으로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시대에 임박해 있다.
이처럼 종래에 없던 혁신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서비스가 출현함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규제 대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의 운행 중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처리함에 있어서 적용할 규제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사고의 발생 시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택 상황에서의 윤리적 문제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매우 큰 논쟁 이슈가 될 것이므로 이를 대비한 규제 체계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네트워크 지능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 5G의 상용화이다.
5G가 상용화되면 초지연(Low latency), 수많은 기기들의 연결성(Connectivity)으로 인해서 많은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에 의해서 제공되는 5G서비스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쟁이 크게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5G서비스를 보는 관점은 초고속, 초연결, 초지연이 만족되는 전송품질을 보장하는 특화된 관리형서비스라는 개념과 망중립성을 지지하는 입장에서의 보편적 최선형서비스라는 개념이 상충될 수 있다.
이는 기존 규제가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 환경에서 적용기준이 모호함에 따라 야기되는 혼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은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개발 및 적용을 위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장기간 고유의 프로세스와 체계에 의해서 구축된 각 산업생태계의 영역과 경계를 초월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4차 산업 관련 분야의 사업영역 규제, 소유 규제, 경쟁에 대한 규제 이슈가 대두된다.
또한, 인공지능의 기술 수준은 알파고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미래형 신인류의 탄생은 평범한 인간과 우월한 신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의 토대를 마련하는 규제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도록 만들 것이다.
지능화 시대의 규제혁신 방향
지능화 기술별 규제 이슈가 독립적이지 않고 복합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큰 환경의 지능화 시대에서는 다음과 같은 혁신 방향을 통해 규제의 지능화, 스마트화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융·복합 분야에 대한 규제의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
지능화 시대를 맞이하는 가장 큰 추진동력은 ICT 기술의 혁신 및 융합이다.
ICT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혁신적인 기술들의 출현과 융합은 관련 산업의 융합을 촉진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유사 또는 이종산업 간의 규제의 충돌, 중복, 불균형으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통합과 융합 분야에 대한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능화 시대의 변혁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후 규제방식의 적극적인 도입이다.
이제껏 접할 수 없었던 스마트화 되는 ICT 기술의 혁신은 신산업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하여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속도 및 사회적인 영향력 정도를 따르지 못한 규제로 인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부작용 및 갈등 조정기능이 부재한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으로 기존 규제가 기술의 혁신 및 신산업의 창출을 저해하는 장애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지능화 시대에서의 신산업은 플랫폼 중심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효과 등으로 인해서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통한 시장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규제 샌드를 마련하고 필요 시 사후에 규제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재난, 치안, 윤리 등과 관련된 사회안전 규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산업, 법·규제 등의 각 분야 구성원들의 다양한 견해 및 예측을 반영하여 발생가능한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토 과정에서 사회문제 해결 기술의 개발이 규제를 대체하고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도 함께 고민되어야 하며, 이후에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끝으로 글로벌 환경에 대비한 규제혁신이다.
지능화 시대에는 기업 간 경쟁이 글로벌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국가 간의 경쟁 및 연대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규제 대응책 마련과 국내 기업들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기존 규제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지능화 사회로의 변화에 대응하여 통합화, 사후 방식, 안전·윤리에 대한 선제 논의·합의, 글로벌화를 통해서 지능화 시대의 규제 혁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