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현장스케치 - 베트남 현지 방문을 통해 알아본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 현주소

글_ 이일라 본부장/CTO((주)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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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전국연구소장협의회는 지난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베트남 현지 유관기관 및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방문하였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의 원활한 베트남 진출을 돕기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와 동반하여 베트남의 중소기업지원센터(SMEDEC2)를 방문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신규 법인을 설립할때 가장 선호하는 국가는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부터 24년간 블랙홀처럼 한국 기업을 빨아들였던 중국은 올 들어 처음으로 선호국 1위 자리를 베트남에 내줬다. 탈(脫) 중국, 베트남 ‘러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성장을 주도하는 제조업 및 물류의 중심지이며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 중심국이다.

따라서 베트남 국영기업과의 컨소시엄 및 한국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등을 활용한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

베트남 진출은 많은 중소기업의 관심사이긴 하나 그에 앞서 베트남을 잘 이해하고,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베트남을 먼저 알자

베트남의 역사와 국민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회의 땅으로만 여겨 자국의 성향으로 베트남에 진출하여 많은 기업이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 기업의 전형적인 실패 모델을 보면 속전속결 성과주의, 빨리 빨리 조급증, 밀어붙이기 리더십, 베트남에 대한 이해 부족, 베트남에서 살아남을 융합 솔루션 부재 등 전형적인 잠재적 실패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융합 솔루션이 없으면 뿌리없는 나무를 베트남의 척박한 땅에 심는 것과 같다.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서로 상생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베트남의 진출을 돕고 있는 현지 기관의 도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관 방문 – 롱 하우(LONG HAU) 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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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 하우(LONG HAU) 공단


첫 번째 방문기관인 롱 하우 공단은 2006년에 호찌민시 소속 공기업인 IPC(Industrial Pormotion Company)가 설립한 회사다.

대부분의 기관들은 베트남 진출에 대해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나, 롱하우 공단은 12개의 공기업 중 하나로 노하우와 행정적 메리트가 있다고 한다.

첫인상은 널찍한 도로에 녹지가 잘 정돈됐고, 깔끔하면서도 쾌적했다.

한국 산업단지를 벤치마킹해 운영하여 국내 기업에 익숙한 느낌이다.

입주기업 법인 설립과 등록절차를 무료로 지원하고, 입주 1년간 인력채용을 돕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리적 조건이 가장 큰 장점으로, 호찌민시 중심가에서 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한인 3만 명이 거주하는 푸미흥 신도시에서는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SHTP)와는 35㎞ 떨어져 있으나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 갈 수 있기 때문에 50분 정도 걸린다.

출퇴근이 용이하고 시장 접근성이 높은 배후공단으로 각광받고 있고, 주변에 고속도로와 항구가 많아 물류에도 유리하다.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롱안성에서 호찌민을 거처 동나이성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와 호찌민에서 붕따우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다.

또한 강을 거슬러 운영하던 인근 깔라이항은 1차 벤더들이 많아지면서 물류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5분 거리에 국제항인 힙푹항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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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하우 공단 입주기업은 2년간 법인세가 면제된다.

초기 2년 동안 이윤을 못 내면 2년간 연장해 주고 이후 4년간은 50% 감면 혜택을 준다.

참고로 일반 산업 분야를 우대하는 반면 도금·염색·시멘트 등 법으로 정한 환경오염 업종은 입주할 수 없다.

지역별 임금의 차이가 있으나 인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고, 관리자와 통역 직원은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도 언급했다.


한국 기업 방문 – 롯데로지스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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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 하우 공단에 있는 한국 기업 롯데로지스틱스


롱 하우 공단 입주기업 중 한국 기업인 롯데로지스틱스를 방문하여 간단한 소개와 베트남 진출시 지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베트남에서 상업용 물류창고를 시작한 네 번째 기업으로 냉동·상온창고 및 창고 물류업과 그와 관련된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며, “One Way Logistics Service”를 슬로건으로 물류 컨설팅을 하고 있다.

슬로건의 의미는 한국에서 제품과 상품만 준비되면 베트남까지 One way로 지원이 가능하다는 의미라 한다.

그 외 각종 인허가 및 의약처·식약청의 품질검사 등을 대행하고 있다.

추가로 베트남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의 시설장비 이동지원이 가능하며,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시 현지 대리점(지사 법인)이 설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 상품을 매입하고 현지에 판매하는 것까지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니 초기 물류나 설비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한국 기업 방문 – FITI 시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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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TI 시험연구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시험인증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은 미국 LA,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사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섬유, 패션, 액세서리, 생활용품, 산업자재 및 환경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시험, 검사, 연구,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제공인 종합 시험검사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호찌민 남서부 롱안시에 위치한 베트남 시험실은 총 1,280㎡의 규모로, 패션·잡화 시험 인증을 위한 77여 종 110여 대의 첨단 시험 장비가 완비되어 있다.

섬유 및 패션 산업 분야의 중요한 거점 지역에서 서비스망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섬유패션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으로 급부상한 베트남의 ‘글로벌 시험원’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한국인정기구(KOLAS)에 준한 공인시험소로 Test Report 발행 후 국가 내부 공신력에 대한 부분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 방문 – 키즈나(KIZUNA) 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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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즈나(KIZUNA) 공단


키즈나 공단은 2012년에 설립된 서비스 임대 공장으로 이곳 또한 100% 베트남 법인회사이다.

앞서 방문한 롱 하우 공단과 법인세 혜택 등 처우 면에서 큰 차이는 없고, 제품군별 입지적 위치로 판단하면 될 것 같다.

공장 체인 입주 현황을 보면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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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업은 공장 렌털 서비스이고, 부수적으로 베트남 현지의 전기공급 문제에 대한 해결지원으로 호찌민과 롱안 2개의 전원 공급지를 거론했다.

그 외 초기 투자비용 절약, 효율적인 3중 보안 시스템, 신속한 생산 개시와 유연한 정책, 공단 내 정기 행사를 통한 지속적인 경쟁우위까지 입주사를 위한 이익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 방문 – (주)성현비나

베트남 신발 봉제의 한 축을 세운 (주)성현비나를 방문했다.

(주)성현비나 이영만 회장은 1993년 부산에서 성현무역으로 시작하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했다.

과거 한국의 성공적인 프로세스를 베트남화 하고 현지 문화에 접목시켜, 지금의 성공을 이뤄 냈다.

(주)성현비나를 나오며 기억에 남는 말은 “베트남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였다. 베트남의 현지 문화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기관 방문 –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SAIGON HI-TECH PARK)

세 번째 방문기관인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는 호찌민시에 위치한 하이테크 산업단지이다.

시내에서 15㎞에 거리에 위치해 있고, 맞은편에 하노이 고속도로와 2020년 완공 예정인 호찌민 지하철이 지나간다.

삼성과 인텔이 있는 곳이라 하면 쉽게 이해하곤 한다.

이곳의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베트남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과 베트남이 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조급증은 해외진출시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이로 인해 근시안적인 시야에 머물러 표면적인 형상만 보고 내면은 잘 모른다.

한국에서 했던 전형적인 방식대로 투자하여 실패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조합보다는 융합을 해야 한다. 인건비 측면만 보고 쉽게 조합하려 한다면 실패하게 될 것이다.

‘Watch Dog Leadership’보다 베트남의 독특한 기질을 잘 활용한 ‘Hunting Dog Leadership’을 발휘해야만 융합적인 측면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기관 방문 – 중소기업지원센터(SMDE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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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베트남의 상호 관계 유지 및 기업지원을 위하여 산기협과 중소기업지원센터(SMDEC2)가 업무협약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중소기업지원센터(SMEDEC2)는 생산성 및 제품품질 향상을 위해 과학, 기술, 환경,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절약 등에 대한 컨설팅, 훈련, 솔루션을 연구개발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무역, 투자관련 지원(한국 FDI포함)과 표준, 기술규정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지도하고, 홍보 및 국제조직과의 협력을 수행한다.

그 일환으로 한국표준협회, 광주·문경 테크노파크,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기술시험원과 같이 다양한 한국 파트너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일정의 끝으로 한국의 R&D를 대표하는 전국연구소장 협의회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베트남과의 상호 관계 유지 및 기업지원을 위해 산기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맺음말

서로 다른 두 나라의 문화 융합 솔루션을 찾아야 한국의 “빨리빨리” 의식은 한국 사회에 고착화되어 뗄 수 없는 한국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와 반대로 베트남은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지역주의 정체성으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데 항상 긴 시간을 요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성과 지향적인 한국의 문화와 사회적 합의를 요하는 베트남 문화 간에는 항상 상충된면이 있다.

한국 기업인들은 두 나라 간의 문화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베트남 정서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해서는 두 문화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담을 허물기 어렵다.

또한 “빨리빨리” 문화가 녹아 있는 한국의 사업 모델을 그대로 베트남에 적용하여 한국식대로 운영하려 한다.

“빨리빨리”가 적응되지 않은 베트남 종업원에게 몰아가는 한국식 리더쉽은 베트남의 마음을 더욱 닫게 하여 지극히 제한된 능력만을 활용하게 되며, 이것으로는 베트남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다.

한국의 성공 DNA를 베트남 민족의 정서에 녹이는 과정을 통해 융합의 솔루션을 얻어야만 성공을 보장하는 폭발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