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혁신 성공사례 - (주)에이티이엔지 박승태 대표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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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태 대표
(주)에이티이엔지

공동 작성_ 남태영 대표(SBI Consulting Korea),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한여름 쾌적한 환경을 위해 제습기 붐이 일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같은 환경의 영향으로 가정용 건조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방식의 제습·건조기술을 도입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가고 있으며, 산업용 시장에서도 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열펌프식 건조기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 있다.


신기술·신제품 개발에만 주력하는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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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기술만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기술기반 창업을 하거나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경영자들을 위태롭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기술만으로는 생존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일까?

하이브리드 제습기 전문기업 (주)에이티이엔지(이하 에이티이엔지)는 이러한 물음에 명쾌한 답을 주고 있다.

지난 2004년 7월 설립된 에이티이엔지는 산업용 제습기와 열풍건조기, 공조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산업용 제습기는 선박 도장을 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바닷가의 염분이 높은 습도를 제습기로 제거하면서 작업해야 녹이 슬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저습도 환경이 필요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부터 신선식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까지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하이브리드 제습기 개발 이후 회사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다. 창업 이래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만 매달린 결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1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IR52 장영실상(하이브리드 제습기, 하이브리드응축제습기)을 수상한 데 이어 2012년 말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 및 생산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탁월한 제습 능력을 인정받아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장(강릉 하키1경기장)에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은 제습기와 원리가 거의 같은 건조기 분야의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그 결과 ‘외장형 증발기를 내장한 히트펌프 열풍건조 및 냉방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하였으며, 기존 전기열풍건조기보다 6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부가적으로 냉방도 제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기존 열풍건조 방식의 성능이 0.8㎏/㎾h(건조 효율 56%)인 데 비해 2.0㎏/㎾h(건조 효율 140%) 이상과 부가적으로 냉방열 COPc 2.0을 제공한다.

특히 히트펌프 응축열로 건조를 하고 증발열로 냉방제공 또는 냉각열을 제공하므로 공기질 향상(IAQ)과 공정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2018년까지는 제품개발과 인증시험을 추가로 실시하여 에너지 절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성장성 또한 매우 밝아 보인다. 원천기술 확보로 기후변화 협약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에 공헌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으며 농수산물 건조, 섬유산업, 제약산업, 식품산업, 도장공장 등 다양한 건조분야에 접목이 쉬워 대폭의 에너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히트펌프방식 건조 및 냉방 원리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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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펌프방식은 전기로 발열체를 가열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집 밖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강제로 집 안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바깥 기온이 실내 기온보다 더 춥더라도 절대온도(영하 273℃)가 아니라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펌프모터를 이용해 집 밖의 에너지를 강제로 집 안으로 이동시킨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히트펌프방식은 냉난방 에어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인버터 에어컨의 컴프레서 냉매 흐름방향을 거꾸로 하면, 냉방용이 난방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히트펌프 난방시의 에너지 사용량은 실외의 공기에서 2㎾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이를 히트펌프(컴프레서)로 강제로 실내로 이동시켜 실내에 3㎾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때 사용된 전기량은 히트펌프 모터를 가동하기 위해 사용된 1㎾뿐이다.

이렇게 히트펌프 전기 난방기(인버터 냉난방 에어컨)는 사용되는 전력량보다 2배 이상의 난방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겨울철 난방시 공급 열량당 에너지 제공 효율은 2.5배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즉, 1㎾의 전기로 2.5 ㎾h(2,150㎉/h)의 난방이 가능하다. 참고로 2,150㎉는 가스레인지 ‘강’ 정도의 화력일 때와 비슷한 열량이다.

히트펌프식 건조기는 기존의 히터식 건조기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열을 만들어내는 부품이 다르다.

히터식 건조기가 열을 직접 만들어내는 데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히트펌프식 건조기는 냉매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데 에너지를 사용한다.

즉 냉매의 온도 차를 이용하는 것인데, 따뜻한 냉매가 건조기 내부를 데워 건조할 재료 속 수분을 수증기로 바꾸고, 차가워진 냉매가 수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며 배출하는 식이다.

히터식 건조기보다 최고온도가 덜 뜨거운 ‘저온 제습’의 건조방식 덕분에 고온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조물 손상의 위험도 히터식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는 냉매를 순환하는 압축기(컴프레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개발 성공 요인

작년 말 에이티이엔지는 ‘외장형 증발기를 내장한 히트펌프 열풍건조 및 냉방기술’이 신기술 인증(NET) 연장 기술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기술적인 성과는 그동안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어온 최고 경영자의 의지와 지속적인 기술개발의 결과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살아남으려는 업체들의 협력과 경쟁이 한층 뜨거워진 제습·건조기 시장에서 에이티이엔지가 집중해온 기술개발 과정을 살펴보고, 기술경영 관점에서의 시사점을 알아보자.

1. 연구개발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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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이엔지의 박승태 대표는 지난 1978년부터 27년간 냉동·공조 전문업체인 신성엔지니어링에 근무한 이 분야 베테랑 엔지니어다.

박 대표가 창업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오직 제습기 개발에만 매달려 온 외길 인생의 꽃을 피우기 위함이었다. 창업 이후 그는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만 매달렸다.

신상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엔지니어로서의 고집이었다. 사업 초기 1억여 원이 넘는 부도를 맞는 위기도 있었지만 꿈을 버리지 않고 정부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신기술 개발을 이어갔다. 그 결과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산업자원부 과제로 개발한 ‘데시칸트와 히트펌프를 이용한 사계절 외조기’로 신기술(NET)인증 및 신기술 보유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에너지 절약 유공으로 산업자원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2009년에는 ‘데시칸트와 히트펌프를 이용한 사계절 외조기’보다 성능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고도 에너지 사용량을 50% 절감하는 ‘하이브리드데시칸트 제습기’를 개발했다.

하이브리드 제습기는 냉각노점방식의 일반제습기인 냉각제습기와 흡착제를 이용한 데시칸트제습기를 일체화한 고효율 제품이다.
 
하이브리드 제습기는 미국, 일본, 스웨덴 등에서 2008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국내에선 에이티이엔지가 단독으로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모두 박승태 대표의 열정과 노력이 가져온 결과였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초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신들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하곤 한다.
 
이때 개발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기술에 자긍심을 가지고, 그 기술이 훌륭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알아주고 거리낌 없이 투자를 제안하리라 착각하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자신들의 독특한 기술방식(Unique Technical Approach)이 왜 필요한지(Compelling needs), 얼마나 훌륭한 성과가 기대되는지(Benefit), 다른 기술방식들과 어떻게 차별화(Competition)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낭패를 보게 된다.

반면 에이티이엔지는 달랐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지속적인 가치 제안 활동을 하고, 그로 인해 연구결과의 가치가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성과를 낳았다.
 
개발 초기부터 성능 향상에 집중해왔고, 작은 기능들이 점진적으로 추가되어 현재의 성능을 이룬 것으로 사료된다.
 
그 덕분에 기존 열풍건조기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이고, 동일한 방식의 열펌프식 건조기들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성능을 갖출 수 있었다.

에이티이엔지의 신기술인증 제안서에는 엄청난 내용의 기술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보통 위에 언급된 기술 내용에 관한 기업의 노하우나 실험 결과에 대해 제한적인 결과만을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에이티이엔지는 적용 제품에 대한 성능 및 기능 향상 내용 외에도 많은 양의 실험과 인증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서류만으로도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와 제습기는 성능 향상을 위해서 개발 초기 기본적인 개발 방향을 잡고 지속적인 연구결과를 제품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배습부 현열 교환기 부착, 순환 팬 내장으로 열풍효율 향상, 습도센서 부착으로 건조 품질 향상 등의 지속적인 개발 노력이 집약적으로 반영된 제품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2. 지속적인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을 통한 기술개발과 사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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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 노하우와 지적 재산권은 조직 내에서 공유되고 지속해서 보완되어야만 노하우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개발자가 자신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조직 구성원과 공유하지 않는다면 개발 기술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특히 기술의 사업화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성능 아이디어를 추가하고, 그 성능을 검증하고, 조정·보완하는 작업이 반복되어야 하며, 그러한 과정 중에 연구결과의 세부 노하우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그림 5).

대기업의 경우 빈번하게 다뤄지는 문제지만, 기업이 규모가 크지 않아도 연구성과가 한 곳으로 치우치거나 일부 전문가들의 경험으로 좌우된다면 결과물의 가치 구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에이티이엔지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기술개발 방향을 안내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실질적인 구현에 나서는 대표적인 사례다.
 
40여 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기술개발을 안내하고, 실무자들과 함께 현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취합된 연구결과물들을 문서화하고 공유하고 있다.

열펌프 방식에 데시칸트 건조방식을 도입한 신규 하이브리드 제습과 건조기 개발에도 이미 축적된 노하우들이 반영되었다.
 
데시칸트 방식에 적용한 ‘데시칸트로터 카세트’는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금형을 이용하여 흡습 물질을 담는 카세트를 구성한 후 제습기에 장착하여 제습 효율을 높이는 기구이다.
 
자체 제작한 금형과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여 제조 원가도 낮추고 단열효과도 높여 열효율을 증가하였다.

하이브리드 제습은 두 가지 방식을 결합, 장점만 뽑아낸 방식이다. 증발기에 의한 1차 냉각제습을 한 후 데시칸트에 의한 2차 제습을 한다.

2차 제습 시 응축기에서 발생하는 응축 폐열을 데시칸트 재생용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별도의 열원이 필요 없다.
 
제습 성능은 2배 이상 올리고 에너지 사용은 40% 이상 줄일 수 있는데, 이런 독자적인 방식을 인정받아 특허도 4건이나 등록됐다.

하이브리드 제습기는 압축기에 의한 냉각제습과 데시칸트(흡착식)제습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1차로 냉각제습을 한 뒤 다시 2차로 습기를 흡착함으로써 기존 제습기보다 제습 능력이 두 배 늘어난 게 특징이다.

냉각제습에서 발생하는 응축 폐열을 활용해 별도의 재생 열원 없이 데시칸트제습을 하므로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3. 기술 사업화를 통한 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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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술경영체계(MOT framework)의 눈에 띄는 변화는 기술경영(Technology Management)에 있어 기술사업화를 강조하는 부분에 있다.

대부분 큰 맥락에서는 유사한 논리를 설명하고 있지만, 개발한 기술의 실질적인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일부의 선진 업체나 기관에서는 그림 8의 우측 부분처럼 사업화/상업화 관리(Commercialization Management)를 제안하고 있다.

즉, 연구원들이 좋아하는 R&D를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과 국가의 전략 방향에 맞고, 그 결과가 사업적인 성과로 이어져야만 기술개발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티이엔지는 주요한 타깃 마켓을 설정하고, 관련산업 파급효과를 고려한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기존 B2B 및 B2C 시장 외에도 국가사업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농가에 전력을 공급하는 한전을 대상으로 한 사업으로 국가 전력 소모량을 저감하겠다는 전략 아래 현재 검토 중인 사업도 유효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사용 전기요금 47원/㎾h(전력원가 105원/㎾h)의 전력원가를 45%대로 공급하므로 2016년 한 해 한전의 손실이 8,000억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히트펌프 열풍건조기 보급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한전지원금이 필요한데 히트펌프 열풍건조기 가격 상승분의 70%를 한전이 지원하고 농가가 30%를 추가 부담하면 한전과 농가 모두에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100㎏ 전기 열풍 건조기는 200만 원인데 비해 히트펌프 열풍건조기 500만 원으로 가격경쟁력에서 부족한 부분은 한전의 지원금(200만 원)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냉방제공 히트펌프 열풍건조기는 수출산업에 필요한 제품으로, 외부 온도가 낮아져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판매 시 제품 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외장형 증발기를 내장한 히트펌프 열풍건조 및 냉방기술’은 성능 향상 및 운전비 60%이상 절감이 가능하고 도장공장, 섬유건조, 의류건조 등 다양한 건조 산업에 적용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기술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른 전기료 인상에 대한 대비도 가능할 것이다. CEO이자 CTO로서 구성원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박승태 대표의 고집과 열정으로 값진 성과를 이뤄낸 ‘강소기업’ 에이티이엔지의 향후 행보 또한 주목된다.
 
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더 지속적인 지식경영을 지향하고, 기술사업화를 통한 가치 창출이 더 확고해지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최고경영자가 기울인 수고와 열정이 조직 깊숙이 뿌리내려 다 같이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간다면 더 크고 확실한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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