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주) 로봇사업부 장우석 전무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등을 알아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 로봇의 미래를 말하다
공동 작성_변남석 교수(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개된 드론의 군무는 ‘드론’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최근 자율주행차의 사고 소식에도 불구하고 그 관심과 기대는 여전히 높다. 반면 드론, 자율주행차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 분야로 일컬어지는 로봇은 SF 영화나 실험실에만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로봇은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보다 오랜 아이디어와 연구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 생활이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한화정밀기계(주)(이하 한화정밀기계)의 로봇사업부를 맡고 있는 장우석 전무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미래 유망 분야에 속했던 로봇산업이 본격적인 산업화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그 중심에 한화정밀 기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로봇을 좋아하는 소년에서 로봇 사업가로
한화그룹은 2016년 1월 한화테크윈(주)(이하 한화 테크윈)에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로봇사업을 출범시키고, 올해 3월에는 한화정밀기계에 로봇사업을 이관했다.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한 태양광 사업에 더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미래 유망사업으로 로봇분야를 집중 육성할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한화테크윈의 CTO로서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미래기술을 총괄한 장우석 전무는 지난해 12월부터 로봇사업부를 맡으면서 로봇 연구 및 사업화를 주도하게 되었다.
흔히 SF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로봇 과학자에서 로봇 사업가로 변신한 장우석 전무. 그는 어떻게 로봇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어릴 때부터 로봇을 좋아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플라스틱 모델을 조립하면서 로봇에 대한 꿈을 키웠죠. 아카데미 과학사에서 나온 각종 모델을 조립하고 동작시켜 보면서 미래 로봇 연구자로서의 모습을 그리곤 했습니다. 전기모터가 들어가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1/16으로 축소한 모형 탱크를 부품 하나하나 맞춰가며 밤새 조립해 작동하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웠어요. 한 번은 일본으로 출장 가시는 아버지께 일본 Tamiya의 모델을 구해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일반상점에서 구할 수 없어 본사까지 찾아가 사오신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전기와 기계가 융합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로봇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 후 MIT에서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전기전자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기 전공자는 기계를 모르는 갈증이 있고 기계 전공자는 회로나 소프트웨어를 모르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로봇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양쪽을 다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양쪽 학문을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 고생이 많았습니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장 전무는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Applied Materials(舊 Varian Semiconductor)와 Levitronix사에서 장비 및 로봇 연구를 계속해왔다.
이후 LG전자의 해외 우수인재(상무)로 영입되어 태양광 장비, 로봇, 드론, AI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생산장비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주로 로봇관련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군사용을 제외한 다양한 로봇 분야를 경험했다.
로봇산업 성장에 앞장서는 ‘협동로봇’
▲ 한화정밀기계 싱가포르공장 개소식에서 리본 커팅식을 하고 있다.
“로봇 연구의 역사는 60년 이상으로 오래되었지만 현재 시장 규모는 20조 원에 불과합니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다는 것을 알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놀랍니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죠.”
실제로 전 세계 유명한 대학이나 국내 대학, 그리고 수많은 연구소, 기업에서 로봇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과 청소용 로봇 외에 조 단위 규모로 사업을 성공한 예는 전무한 수준.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생산현장에서 정형화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존의 센싱 기술이나 지능으로는 임의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수요는 적고 생산량이 많지 않으니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장우석 전무는 이러한 문제들이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머지않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추세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 ‘협동로봇’이라며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협동로봇’이란, 작업자와 한 공간에서 함께 작업을 하며 사람의 업무를 도와주는 로봇을 말한다.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사용자가 로봇 바로 옆에서 작업해도 안전하다.
또한,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사용자가 쉽게 로봇을 설정해 조작할 수 있고, 투자비도 저렴해 다양한 공정에 유연하게 배치하여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현재는 주로 금속 가공 및 플라스틱 사출공정에서 취출, 운반, 조립 같은 공정을 자동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장 전무는 협동로봇의 의미 있는 성과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중소기업에서도 소규모 협동로봇 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작업자와의 공존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세계협동로봇 시장은 수천억 규모에 불과하지만 2022년에는 6조 5660억 원 수준으로 연평균 6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장 전무는 협동로봇의 등장으로 로봇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이 인공지능을 만나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처럼 정해진 작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이 높아지면서 향후 10년 이내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업용뿐만 아니라 가정용, 헬스케어용 등 다양한 응용분야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치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발전해 온 것처럼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리라 예상한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컵을 잡는 상황을 가정할 때 사람은 컵의 형태나 주변환경 등이 바뀌어도 쉽게 잡는 반면 로봇은 사전에 정보를 입력해 놓은 컵이 아닌 다른 새로운 물체를 만났을때 잡거나 조작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풀리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화정밀기계가 처음으로 2017년 초에 협동로봇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했으며, 두산그룹도 2017년 말 공장을 준공하고 사업화를 추진중이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화정밀기계의 협동로봇
한화는 그동안 항공기 엔진 및 에너지장비, 산업용 장비, 보안용 카메라 사업을 해오면서 축적된 정밀기계 가공기술, 제어기술, 영상분석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무인 감시 경계 로봇, 자율주행차량 등 다양한 로봇관련 프로젝트 수행으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동안 한화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검토해왔으며, 수년 전 산업용 로봇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협동로봇을 대상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국내 최초의 협동로봇을 출시하였습니다.”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 PBA그룹과 합자법인을 설립했다.
합자법인은 한화정밀기계의 모션 제어 핵심 기술과 PBA그룹의 정밀 기계 가공, 공장 자동화 SI 및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싱가포르 현지에 공장을 개설해 꾸준한 증가세에 있는 동남아 지역의 로봇 수요에 대응하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3월 한화정밀기계는 협동로봇 HCR-5(Hanwha Collaborative Robot)을 국내에 첫 출시했다.
'HCR-5'는 최대 가반하중(로봇이 들 수 있는 무게)5kg 모델로 안전한 사용과 쉬운 프로그래밍 기능을 제공한다.
올해에는 HCR-3, HCR-12를 추가하며 생산환경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협동로봇 라인업을 선보였다.
한화정밀기계의 HCR 시리즈만의 장점과 특징을 살펴보자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로봇에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가장 차별화되는 특징은 하나의 제어기로 2개의 로봇 운영이 가능하여 초기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어기와 작업지시 화면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경쟁사 로봇 대비 10%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2대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협동로봇은 6축으로 구성되는데, 한화정밀기계는 다축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두 대의 협동로봇을 하나의 제어기로 운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제어기로 두 대의 협동로봇을 제어하면 비용적인 측면이나 공간 활용 측면에서 굉장한 이점이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신생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장 전무의 설명이다.
또한 HCR-5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7'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협동로봇답게 단순한 직선과 곡선의 부드러움, 짙은 회색과 주황색의 조화가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화정밀기계 싱가포르공장 개소식에서 리본 커팅식을 하고 있다.
한화 로봇사업의 경쟁력
짧은 시간에 우수한 제품을 출시한 한화 로봇사업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2015년 한화가 삼성테크윈을 인수할 당시 우수 인재가 많았습니다. 로봇 관련 R&D 인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인력도 우수해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장 전무는 우수한 인재와 한화정밀기계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분야 기술의 융합 역량이 매우 강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한화정밀기계는 로봇만이 아닌 머신비전과 모션제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에 제어시스템과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습니다. 이것은 한화정밀 기계의 협동로봇을 사용하는 고객사의 요구 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아직은 기존 로봇업체의 인공지능 기술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쟁에서도 자신 있습니다.”
한화의 글로벌 네트워크 또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 전무는 비록 한화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동안 경험한 한화의 기업문화 또한 로봇사업에 잘 맞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화는 화약, 화학, 방산, 항공기 엔진 등 장기적 관점의 사업에 익숙하고 길게 보고 투자하는 중요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은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지만 이제 질적인 변곡점을 맞이하는 사업으로서 장기적인 관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로봇에 뛰어들었지만 단기에 성과가 나지 않아 금방 접는 우를 범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획은 어떨까? 장 전무는 로봇사업을 장기적 시각에서 추진할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지난 수십 년의 연구처럼 무작정 기다리는 방식은 아닐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굉장히 빨리 변하는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 로봇사업은 10년 이내에 폭발적인 시장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금 로봇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2~3년 내에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성장에 따라 꾸준하게 투자하면서 사업화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중기적으로는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팩토리 추진 및 제조 자동화 트렌드 확산에 따라 국내 시장의 선두 지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미래·첨단 분야 R&D 및 사업화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들
▲ 2018년 4월 SIMTOS 전시에 출품한 HCR-시리즈
장우석 전무는 로봇 사업을 총괄하면서 좀 더 균형있는 시각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에 대해 고민해온 것에 더해 미래·첨단 분야의 사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입장이 되어 기술 푸시 관점만이 아니라 사업적 관점에서 R&D를 바라보고 중장기적 목표와 단기적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장이 빨리 변화하는 가운데서 사업적인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사업적으로 연결되는 R&D를 더욱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업가로서 많은 시간을 집중하고 있지만 그가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과제는 ‘기술경영자로서 미래·첨단 분야의 연구 및 사업화라는 도전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수행하여 성공적인 신사업으로 육성할 것인가’에 있다.
장기간의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술경영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첨단의 연구 및 사업화에 있어서 방향과 추진력을 결합한 벡터(Vector)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 기술이나 사업같이 방향이 명확한 것은 추진만 잘 하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불확실성이 큰 미래·첨단기술은 무엇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
즉 투자의 규모나 기간보다 맞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리더의 경우는 벡터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기술과 시장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엄밀하게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미래·첨단 분야의 장기 연구 수행 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지속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최종 기술과 사업화에 대한 목표가 있을지라도 중간단계의 기술이나 연관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있어야 기술과 시장의 발전을 점검할 수 있고, 사업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함으로써 장기 연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 전무는 과거 다른 기업에서 로봇을 연구하던 시절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인생의 교훈으로 삼고 있다.
“로봇 사업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드론을 로봇 사업과 연관이 있는 초기 사업으로 보고 검토한 적이 있지만 사업으로 추진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드론에 로봇의 센싱 기술과 지능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는 시기였는데 역시나 지능형 로봇에 비해 드론이 먼저 상용화되었습니다. 당시 시장 참여자들은 모두 초기 단계라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었음에도 추진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현재 추진 중인 산업용 협동로봇은 지능형 일반로봇이 사업화되기 전 관련 기술로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현재 여러 업체와 대학들에서 연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은 사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미래·첨단 분야 R&D 및 사업화 성공을 위해 장전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사실이다.
미래·첨단기술의 개발과 사업화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고, 중요한 변곡점이 생기며, 불연속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혁신을 추구하면 기회는 온다는 교훈을 얻었다.
인공지능 기술이 그러하며 로봇 또한 많은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고 여긴다. 물론 그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있었다.
“MIT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였습니다. 논문 주제를 정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에게 주마다 아이디어를 제출하는데 매번 퇴짜를 맞았어요. 그렇게 1년 반을 보냈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배운것도 많아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받을 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체득한 거죠.”
이후 몇 개의 회사에서 많은 로봇 연구를 하면서도 뚜렷한 성공사례가 없었고 사업화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 것인지’ 제대로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런 장 전무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근무하던 회사에서 로봇연구 성과가 없어서 포기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재 채용을 위해 미국 출장을 가 딥러닝을 하는 연구자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의 연결을 통해 로봇기술의 변화 가능성과 사업화 전망을 다시 보게 되면서 로봇 연구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관련 기술의 발전과 융합으로 본격 사업화의 기회를 맞게 된 셈인데, 요즘 장 전무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어떻게 연구원들에게 자신감과 높은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연구를 함에 있어 생각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와 성과의 차이를 만든다’고 믿는 까닭이다.
“기존과 다른 Breakthrough에 도전하는 태도와 우리는 세계 최고이며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연구의 성과를 이루어 냅니다. MIT에서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학생들의 수준과 연구시설은 국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MIT는 최고라고 생각하고 최고니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동기부여의 차이였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험도 있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태양광 장비를 개발할 당시 불가능할 정도의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연구원들의 자신감과 몰입이 실로 놀라웠다고 회상한다.
“한 번은 태양광 장비를 개발하는데 기존 생산라인과 동일한 투자비를 가지고 생산능력을 50% 높이는 장비개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랬더니 공장에서 깜짝 놀라며 반대하더군요. 품질 문제가 우려되니 목표를 20% 정도로 수정하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도전은 해보자는 생각으로 추진한 결과 53% 이상의 목표를 이뤄냈습니다. 이때 한국 기업의 R&D 및 제조경쟁력의 우수성을 확인하며 무엇보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장 전무가 구성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로봇으로 세계 최고에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만큼 높은 목표에 대한 도전정신과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보자는 것이다.
도전하고 성취하고 성장하라
장우석 전무는 바쁜 일상 중에도 가능한 많은 시간을 내외부 세미나, 대학 강연 등을 통해 로봇사업의 기회와 잠재력을 전하며 젊은 공학도와 엔지니어의 도전을 독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 중에서 우리나라는 로봇산업에 적합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로봇은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기계기술과 제조 산업 역량을 융합할 수 있고 대기업 및 중소벤처기업의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여서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세태를 보면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이공계 기피 현상과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젊은이들의 도전의식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경험한 선진국의 경우 공학도와 엔지니어는 창업으로 기회를 찾으려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연구기관이나 학교, 공공기관을 선호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래·첨단 분야는 기업을 통해 도전하고, 성취하고, 성장할 기회가 많습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습니다.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고 큰 성취와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기업에서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립니다.”
장 전무는 특히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분야의 공학도와 연구자들이 로봇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조용 로봇, 청소 로봇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으며, 스스로 학습능력을 갖는 지능형 로봇의 산업화는 선진국도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강조한다.
로봇을 꿈꾸던 소년에서 전문 기술경영의 꿈을 이룬 장우석 전무.
그는 보다 많은 젊은 인재들이 높은 목표를 추구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며 ‘로봇 분야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