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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CES·MWC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가속화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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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기 소장
박서기IT혁신연구소 소장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최신 기술 흐름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 CES 2018, MWC 2018 전시회의 주요 트렌드를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신기술 동향과 주목할 만한 제품 및 서비스를 소개한다.


매년 1분기 초 미국과 스페인에서 각각 열리는 CES(Consumer Electric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 전시회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최신기술 흐름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이 강조되는 요즘 추세를 고려하면 두 전시회는 정보통신 업계는 물론 전통 산업의 디지털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다.

특히 올해 CES, MWC 전시회는 디지털 혁신, 산업혁신을 추동하는 디지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각종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기기들의 경연장으로 각광받았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전시회는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주요 신기술 분야의 다양한 제품과 기술들이 등장해 디지털 혁신 분야의 최신 트렌드와 향후 기술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행사 역시 모바일 기기 및 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신제품과 5G 이동통신 등 미래 기술과 새로운 서비스들이 대거 선보였다.

CES와 MWC 전시회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분야별 신제품 동향과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련 신사업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신기술 트렌드와 주목할 만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제품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올해 CES 전시회와 MWC 전시회는 놀랄 만한 신기술이나 제품보다 ‘진화형’ 제품들이 다수 선보였다. 4차 산업혁명의 개화를 위한 기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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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타가 CES 2018 전시회에서 공개한 e-팔레트 차량 개념도. 다양한 크기의 자율주행 차량들이 셔틀버스, 유통 매장, 배달 서비스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CES 2018 전시회에서 나타난 주요 트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율주행차 응용 서비스, 즉 서비스로서 교통(Transportation-as-a-Service)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 카셰어링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e-팔레트’를 발표했다.

e-팔레트는 미니밴 혹은 서비스 형태의 다양한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셔틀버스, 물류 서비스, 이동형 상점 등의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스타트업인 로보마트는 신선한 채소, 과일 등을 판매하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무인상점 차량을 선보였다. 아파트를 방문하는 과일·채소 판매 차량이 무인트럭으로 변신했다고 보면 된다.

로봇의 대중화도 이번 CES 2018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였다.

LG전자가 클로이(CLOi)라는 소셜 로봇을 처음 선보였으며, 버디(BUDDY)로 잘 알려진 프로그 로보틱스는 다양한 표정을 구현할 수 있는 신제품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소니는 로봇 애완견인 ‘아이보’를 선보여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소셜 로봇과 함께 로봇청소기인 룸바에 빗대 '룸바스타일 로봇(Roomba-for-X Robotics)'이라고 불리는 특정 용도용 로봇 제품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일본 옴론 로보틱스의 탁구 로봇 '포퓨스(Forpheus)', 미국 제노(Zeno)의 테니스 공 수거용 로봇 '테니봇(Tennibot)'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인공지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듯 이번 CES 2018 전시회에서는 음성비서 기술이 대중화를 선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ES 전시회에 한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구글이 올해 전시회에는 대형 부스를 차리고 사세를 과시했다.

2017년 CES 전시회에서 아마존 알렉사가 큰 관심을 모은 데 위협을 느낀 탓인지 라스베이거스 도시 곳곳에 'Hey Google'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음성비서 기반의 응용 서비스가 주로 개인 소비자용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면,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 서비스들도 대거 선보였다. 인공지능 기반의 비즈니스 유스 케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AI 서비스인 ‘ET 브레인’을 출품했다. ET 브레인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관리, 산업 최적화, 의료 지원, 공항 관리 등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의 3개 성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도시 관리 사례를 선보였다. 최근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편의점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출시한 에이아이폴리(Aipoly)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에이아이폴리는 상점에 들어온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컴퓨터 비전 방식으로 분석해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콘셉트 매장에 이 기술을 적용했으며, 조만간 대형 유통점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안경이 필요 없는 3D 기술도 이번 전시회에서 각광을 받았다. 중국 KDX와 프랑스 Exalt3D는 각각 글라스프리 3D 모니터와 랩톱 컴퓨터 등을 대거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필자가 직접 체험한 결과, 마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3D 안경을 쓰고 체험하는 것처럼 모니터를 보기만 해도 입체 영상이 실감 나게 구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IoT를 적용한 제품들이 대거 선보인 점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IoT의 대중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CES 2018 전시회에는 슬립테크, 피트니스 등 다양한 영역의 IoT 응용 제품관이 큰 인기를 모았다.

그중 피트니스 분야는 독특한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CES 전시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갈수록 전통산업군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뷰티관이 처음 만들어진 데 이어 올해 전시회에는 뷰티 관련 제품 전시가 크게 늘었다.

뷰티 전시 제품들의 특징은 인공지능과 IoT를 접목한 제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먼저 프랑스 Emuage는 개인 맞춤형 화장품 제조기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처럼 생긴 기계에 모바일 앱이 추천하는 화장품 원료 캡슐을 넣으면 당일 사용할 화장품이 즉석에서 제조되는 것이다. 개인 맞춤형 뷰티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이미러(HighMirror)는 아마존 알렉사 음성비서를 지원하는 스킨케어용 스마트 거울을 선보였다. 이 거울을 이용할 경우 피부 인식 기술을 이용해 피부 탄력, 선명도, 건강 상태 등을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삼성 C랩 스타트업인 룰루랩(Lulu Lab)은 인공지능 피부 분석기를 출품했다.

인공지능 피부 분석 비서 ‘루미니’와 모듈형 제품 '루미니 M'으로 이뤄져 있다. 디바이스를 이용해 피부 상태를 측정한 후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외에도 이번 CES 전시회에서는 눈에 띄는 독특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 관심을 모은 회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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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위차지가 선보인 적외선 방식의 무선 충전 기술. 방안에 위차지 무선 충전기가 있으면 여러 대의 디바이스를 동시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다.


이스라엘 위차지(WI-CHARGE)는 적외선으로 여러대의 디바이스를 동시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방이나 사무실의 중앙에 무선 전송기를 통해 방 안에 있는 여러 대의 기기에 무선으로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현재 무선 충전 기술은 무선 충전 패드 위에 한두 대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올려놓는 방식인데, 위차지 기술을 활용할 경우 방안 곳곳에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들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이번 전시회에서는 위차지 기술을 이용해 배터리가 없는 장난감 기차가 궤도를 무한 질주하는 데모를 시연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DNA 분석 스타트업 오리진(ORIG3N)은 사용자의 용도에 맞는 DNA 분석 키트를 선보였다.

혈통 분석, 주요 질병 예방 등의 목적으로 이미 활성화돼 있는 미국 DNA 분석 시장을 겨냥해 헬스, 다이어트 등 개인별 목적에 맞는 특화 DNA 분석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CES, MWC 전시회 참관법

필자는 이번 CES 2018 전시회에서 하루 평균 2만 5,000보 가량을 전시장에서 걸어 다녔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3일 내내 전시장 곳곳을 누볐지만 4,000개 전시업체 부스 중 4분의 3 정도만 둘러볼 수 있었다.

CES, MWC 같은 대형 전시회를 여러 차례 다녀본 경험에 따르면, 해외 대형 전시회를 전시회 기간 동안다 훑어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시공간이 워낙 넓기도 하거니와 참가업체 수가 많다보니, 관심이 가는 부스에서 잠시만 시간을 보내도 시간이 부족하기 일쑤다.

전시회에서 특정 대형 회사들의 부스만 볼 요량이라면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신기술을 모니터링하려면 가능한 열심히 발품을 파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CES 전시회의 경우, 테크 이스트, 테크 웨스트, 테크사우스 등 3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대기업들이 주로 테크 이스트에서 전시관을 운영하고,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테크 웨스트에 부스를 설치하고 있다.

테크 사우스는 주로 컨퍼런스가 열리는 공간이다. 언론에 소개되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테크 이스트를 하루만 돌아도 다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사업에 접목할 만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을 생각이라면 테크 웨스트를 적어도 이틀 가량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관심이가는 부스에서 질의응답이라도 가지려면 이 시간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한국 참관객들이 테크 웨스트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CES 전시회를 다녀오고도 언론에 소개된 기사를 훌쩍 뛰어넘는 통찰력이나 아이디어를 얻어오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해외 대형 전시회를 참관할 때 목표한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한 두 가지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 전시장 전체의 구성도를 미리 파악해서 다양한 전시관을 둘러볼 시간을 미리 배분한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계획이라면 대기업 전시관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벤처기업 전시관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