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04 -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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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용 센터장
전자부품연구원 IT융합부품연구센터


인공지능과 LiDAR 등 자율주행 센서가 발전함에 따라 CES 2018에는 한층 풍부해진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과 응용서비스가 전시되었다.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 방향을 전망하고 관련 생태계에 대해 고찰해 보자.


바야흐로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도래했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자율주행 기술은 점진적 발전하더니 현실이 되었고 어느덧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율주행자동차는 기술적 가능성만 타진하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실생활에 적용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시대 흐름의 중심에 CES가 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는 어느덧 자율주행 최신 기술을 발표하는 장이 되었고 그 해의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공간이 되었다.


자율주행기술의 트렌드 :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센서

CES 2018에서 소개된 자율주행의 핵심 이슈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센서였다.

자율주행 센서는 차량 주변 환경을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초기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으나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은 최근 들어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 획득된 주변 정보는 뇌를 통해 상황을 판단하듯이 눈과 뇌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센서와 인공지능이 순차성을 가지며 동시에 발전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특히, 사람처럼 현상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 필연적이기에 안전 자율주행을 위하여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율주행용 AI 플랫폼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는 엔비디아(NVIDI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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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GPU를 주로 개발하는 회사였으나 몇 년 전부터 딥러닝 연산이 가능한 임베디드 기반 AI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였고 자율주행용 AI 플랫폼인 PX2을 발표하여 자율주행 관련 업체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PX2는 250W의 고전력을 사용할 뿐 아니라 발열 등의 문제로 상용 자율주행자동차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CES 2018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AI 프로세서인 XAVIER가 발표되었다.
 
XAVIER는 8개의 코어 CPU를 비롯하여 512개의 볼타 아키텍처 GPU, 딥러닝 가속기 및 컴퓨터 비전 가속기, 8K비디오 프로세서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9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하여 1초에 30조번 연산하는 현존하는 가장 복잡한 SoC이면서도 30W의 저전력으로 동작하기에 자율주행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AI 플랫폼이 될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ZF, 중국의 바이두와 함께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분야 선도 스타트업 오로라와 라이드 셰어링 기업 우버와의 협업관계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주변 정보를 획득하는 자율주행 센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는 시야, 후각, 촉감 등 모든 감각이 마비된 상태에서 뇌가 주변 상황을 인지할 수 없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
 
자율주행 센서를 대표하는 방법은 Camera와 RADAR, 그리고 LiDAR로 구분될 수 있으며 각 센서들은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서로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특히, LiDAR는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센서로 차량 주변 객체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속으로 주행 중인 차량의 전방에서 조사된 광원의 미세 반사 신호를 측정하는 LiDAR 기술은 차량 주변환경정보를 3차원으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 주행 중 주변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Camera와 RADAR가 기술 성숙도가 높은 것에 반해 자율주행용 LiDAR는 높은 기술 장벽으로 인해 개발 진척도가 낮은편이며 주로 미국, 독일 등 선진국 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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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ES 2018에서도 LiDAR는 자율주행 센서로 높은 관심을 받았고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되었다.

벨로다인은 128채널의 고해상도의 스캐닝 LiDAR(VLS-128)와 차량 내부 위드실드에 장착하는 LiDAR(Velarray)를 선보였다.

VLS-128은 360도 측정 범위를 가지며 최대 300m 거리를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다.

벨로다인이 처음으로 선보인 Solid-state LiDAR인 Velarray는 기존의 외부 장착 방식이 아닌 차량 내부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외부 장착시 발생하는 이물질 등으로 인한 데이터 소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인 것으로 사료된다.
 
2년 전 Solid-state LiDAR를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던 쿼너지는 이번에도 동일한 모델을 선보였으나 3차원 점 데이터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차량 전방에 장착하여 기본적인 성능을 보이는 것에 만족하였다.

이번 CES 2018에는 기존 LiDAR 기업뿐 아니라 신흥 개발업체들의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이스라엘의 이노비즈는 MEMS 거울 기반으로 각해상도 0.15도를 가지며 측정범위 70도를 가지는 LiDAR를 전시하였다.

이노비즈는 소형화와 측정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도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약 728억 원을 공동투자하였다.

루미나는 1,550nm 대역의 고출력 레이저와 InGAS APD, 그리고 Galvano 거울을 적용하여 고해상도 3차원 점 데이터 획득이 가능한 LiDAR를 선보였다.

하지만 고출력 레이저 사용으로 인해 부피가 증가하였고 발열이 심하게 발생하여 당장 상용 차량에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외에도 기존 전장업체인 콘티넨탈 등에서 LiDAR를 선보였으나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전자부품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그리고 (주)에스오에스랩이 LiDAR 센서를 전시하였다.

전자부품연구원은 16채널 LiDAR 센서와 인식능력을 강화한 딥러닝 기반 스캐닝 LiDAR 센서를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면광원의 송수신을 통해 점 데이터를 획득하는 플래시 LiDAR 기술을 전시했다.
 
(주)에스오에스랩은 벤처기업으로서 각 해상도 0.15도를 가지는 기계적 스캐닝 기반 LiDAR 센서를 전시하였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눈으로 평가받는 LiDAR 센서는 대부분 2019년 상용화를 목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에 있으며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LiDAR 센서 개발을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삼성, 네이버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에서도 LiDAR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CES 2018과 국내외 투자 사항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 LiDAR 센서의 발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1~2년 안에 양산 단계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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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2~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양산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며 4단계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센서뿐 아니라 인포테이먼트, 5G기반의 V2X, 차세대 운전석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벤츠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라는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터치패드, 음성인식 등을 통해 차량을 제어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전시하였으며 2018년 상반기 신형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포드는 아르고 AI와 파트너십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며 차량 간 통신 시스템인 셀룰러 기술 기반 차량사물통신(C-V2X)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벨로다인과 협업을 통해 LiDAR 센서를 활용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닛산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 'IMx'를 선보였다.

IMx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프로파일럿이 탑재되어 있으며,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며 스티어링 휠이 대시보드 안으로 숨어 넓은 실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Brain-to-Vehicle(B2V)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선보였다.

B2V 기술은 사람과 자동차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재정립 한 것으로, 운전자에 대한 자동차의 반응 속도를 높이고 더 즐거운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차량 공유부터 배달, 택시, 이동식 매장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는 미래형, 개방형 자율주행차 플랫폼 e-팔레트를 선보였다.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오로라와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결론

CES 2018에서 소개된 기술들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 트렌드와 기술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센서의 발전으로 인한 더욱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머지않은 시간 안에 양산 단계 수준의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율주행은 단순히 하나의 기술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닌 제어, 통신, 사용자 감성 등 다양한 요구 조건과 기술들이 접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한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에서 한 도시의 교통 체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이 실생활에 완전히 녹아들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과 인식의 변화, 그리고 안전에 대한 확신 등 여전히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의 문제일 뿐 자율주행이라는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이에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는 자들은 기존 자동차 생태계의 가치관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기술을 바라보고 산업에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