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주)센트랄 연구소 김규만 부사장/기술연구소장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등을 알아봅니다.

글로벌 모빌리티와 함께한 인생 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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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작성_ 조원일 교수(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김공숙 전문작가(프리랜서)


혁신하지 않는 것이 모험인 시대

차량 한 대가 집 앞에 선다. 한 여성이 집에서 나와 스마트폰 앱을 터치하더니 차 문이 열리고 여성은 보관함에 담긴 식료품을 가져간다.

무인 자율주행 배달차다. 그런가 하면 승객용 자율주행자동차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25개 도시에서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Waymo)가 시험주행 중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실시된 주행 경험이 빅데이터로 쌓이면서 기술 발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한 커넥티드카 등의 자동차 기술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핸들, 가속 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판단과 제어를 하여 목적지까지 찾아가게 한다.

이런 자동차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물을 인지하는 센서, 상황을 비교 매핑·해석을 통한 인식판단, 명령을 내리는 통신 등과 같은 기술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튼실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업계 대표 기업 (주)센트랄(이하 센트랄) 또한 이 치열한 경쟁의 대열에 서 있다.
 
“과거에는 혁신이 모험이었다. 지금은 혁신하지 않는 것이 모험이다”라고 써 붙인 현수막에서 센트랄이 추구하는 혁신과 성장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자동차 섀시와 35년, 센트랄에서 시작한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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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랄 본사 창원 공장


센트랄은 차량용 조향(Steering)01, 현가(Suspension)02, 구동(Powertrain)03 분야의 자동차용 핵심부품을 2대째 제조하는 기업이다.
 
경상남도 창원에 본사를 두고 충남 아산, 울산, 마산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창립해 47년 된 센트랄은 센트랄모텍, 센트랄DTS 등 국내 5개 법인, 중국, 멕시코 해외법인과 함께 통합체제인 센트랄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14% 성장하여 2017년 매출 1조 1,573억 원을 달성한 뚝심의 기업이다.

센트랄 연구소 소장인 김규만 부사장 또한 자동차 섀시 시스템의 국산화를 위해 35년 외길을 걸어온 섀시 분야 최고의 뚝심을 보여준다.
 
1980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군복무 후 1983년 대우자동차(현 GM Korea) 연구소에서 섀시 분야에 입문한 후 GM에서 23년, 2007년에는 르노삼성자동차 기술연구소로 옮겨 섀시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2013년 센트랄에 합류한 후 오랜 동안 다져온 실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센트랄 연구소장으로서 현대자동차 협력사 R&D Tech Festival에서 5년 연속(2013~2017) 출품작 선정, 장영실상(2014, 2017), 장영실상 기술혁신상(2015), 한국자동차공학회 2017기술혁신상까지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수상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섀시와 함께한 인생 3막에서 연속 홈런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김 부사장이 센트랄에 와서 처음 느낀 것은 위기감이었다.

“오랜 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 왔지만 현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생산은 이미 구조적 한계에 달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개발 전략을 대폭적으로 수정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북미,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흡족했습니다.”

센트랄은 현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를 넘어서 북미의 GM, 크라이슬러, 포드, 유럽의 벤츠, BMW, 아우디, 르노닛산,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등 전 세계 67개국, 113개 완성차와 모듈업체를 고객으로 만들었다. 3천여 종의 부품 공급물량의 7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한다.

독일의 전문 컨설팅업체 롤랜드 버거(Roland Berger)는 ‘10여 년간 14% 이상의 고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

급변하는 시대에 센트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센트랄을 높이 평가했다.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객 다변화에 중점을 두어 다양한 해외 시장의 글로벌고객을 유치한 덕분에 글로벌 경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경쟁력은 강화되었고 매출도 급상승했다.

센트랄과 김규만 부사장은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만들었다.

“북미 시장 공략을 목표로 2015년 설립한 멕시코 몬테레이의 조향 부품 생산공장도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50명의 직원이 6대의 조립 라인에서 생산한 부품의 대부분을 GM에 납품하고 향후 크라이슬러와 포드, BMW, 다임러의 부품까지 생산할 계획입니다. 2020년 목표 매출액은 463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멕시코 공장뿐 아니라 센트랄 중국 장가항 현지 법인도 물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의 경험을 중견기업에서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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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랄 창원공장의 시험평가실


김규만 부사장은 대기업에서 오래 일해온 경험을 중견 기업에서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임 다음해인 2014년 '하이브리드 스태빌라이저 링크(Hybrid Stabilizer Link)'를 상용화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스태빌라이저 링크는 차량이 주행할 때 원심력에 의해 차체가 기울어지는 것을 최대한 감소시켜 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차량의 평형을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센트랄이 가지고 있던 세계 최초의 사출형 ‘하이브리드 스태빌라이저 링크’를 발전시켜 기존의 철재 부품에 플라스틱 재질을 접목했습니다. 강철로 만들었던 제품을 플라스틱 인서트 사출공법을 적용해 양산함으로써 자동차 경량화에 획기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섀시 부문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센트랄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한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품질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공장에서 생산 혁신을 이뤄낸 ‘마주보기 라인’을 들 수 있다. 작업자 1명이 설비 2대를 다루는 마주보기 라인의 생산현장 혁신은 자동화와 맞닿아 있다.

마주보기 라인을 도입해 기존 1대당 작업자 1명이 필요한 설비를 작업자 한 명이 설비 2대를 다루게 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창원 공장 53개 설비 중 현재 14개 설비가 이 형태로 바뀌었고 마주보기 라인 설비는 확대되고 있다.

또한 국제 품질규격 인증 획득 등 기술력과 품질을 널리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수많은 수상과 더불어 시험평가 분야에서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시스템과 기술력을 갖춰 전 세계 74개국에서 통용되는 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을 받았다.

센트랄이 국제 기준(ISO/IEC 17025)에 부합하는 품질시스템과 기술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 신규 글로벌 고객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김규만 부사장은 센트랄의 연구개발 혁신 노력은 대기업 못지않다고 말한다.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의 25%가 연구인력이고 연구인력 중에서 석·박사가 22%이지만 자동차 모빌리티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연구하여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전문 연구인력을 더 많이 육성하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자동차부품 회사로는 드물게 연구소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전시회인 ‘센트랄 테크 페스티벌(Central Tech Festival)’을 열어 센트랄의 연구개발과 기술을 대내외에 알리기도 했다.
 
회사가 46년간 쌓아온 연구개발 역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고객 및 기관, 대학, 협력사 등을 초청해 R&D의 우수성을 홍보하였고 고객사에는 센트랄의 경쟁력을, 협력업체에는 센트랄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내부 연구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규만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 시대를 반영해 미래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있다.

기존 차량에 국한된 사업에서 철도와 선박, 농기계, 군수용품, 드론, 항공, 미래차 등 다양한 이동수단들에 대한 신사업 발굴과 선행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발맞추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사적 차원에서 2017년 11월에 뉴비전 페스티벌(New Vision Festival)을 열어 임직원과 40여 개 협력업체 대표 등 900여 명이 참석해서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핵심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자동차를 넘어서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연구개발 사업화 영역을 확장해야 합니다. 물론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장 우선되어야겠지요.”

새로운 비전은 'CENTRAL to Your Safe Mobility'다. 새로운 시대 변화에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시작이자 출발점인 매출 1조 원의 시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한 포트폴리오는 매우 중요합니다.”


선행기술연구소가 창원에서 안양으로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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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랄 안양 스마트캠퍼스의 모습


김규만 부사장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선행연구전문 조직을 수도권인 경기도 안양에 이전하고 선행기술센터인 스마트캠퍼스의 설립을 주도했다.

그동안은 연구소가 본사가 소재한 경남 창원에 같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수도권과 해외 인력 등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선행기술연구소를 이전하고 나니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쉬워졌고 무엇보다 선발한 인력의 업무 적응력이 뛰어나서 수도권에 소재한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보다 수월해졌습니다. 물론 저는 창원과 안양을 왔다 갔다 하느라 조금 더 바쁘기는 합니다. 하하하.”

신기술 개발을 진행하다 보면 설계, 시험평가 등 전문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비 투자 부분은 검토와 전략화를 통해 어느 정도 계획을 잡아나갈 수 있지만 연구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술 확보 시점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진행하더라도 시행착오의 가능성이 많다.

만약 외부에서 수혈이 여의치 않다면 내부 전문가 양성의 환경 구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선행개발 부분은 특정팀, 특정인으로 한정하지 않고 핵심 기술 위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기술을 가진 전문가로부터 전체 구성원들이 기술을 공유하고 전수하여 표준화된 문서로 남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내부 전문가로 운영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는 부분은 외부 인력 스카우트나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획득을 고려합니다.”

실제 센트랄은 유럽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독일과 유럽의 선진 기술 인프라와 전문가 인력풀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센트랄에서 정한 핵심 기술 방향에 맞는 전문가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연구인력이 사내 인력 사관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센트랄 기술연구소는 사내 인력 양성소 역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소 경력을 쌓은 인력을 사내 영업직, 생산기술직, 사업장 생산관리직 등에 유연하게 재배치합니다. 연구원들이야말로 전문적인 고객 대응과 기술영업이 가능한 우수한 인재입니다. 연구인력을 필요한 부문에 파견 및 이동하여 전반적인 조직문화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센트랄은 중국,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 확대를 위해서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혁신적인 사고와 열정으로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를위해 다양한 산학협력을 맺고 리쿠르팅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50명 이상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력서 사진, 신체 사항, 결혼 유무 등 차별의 소지가 있는 항목을 없애고 인성과 역량에 입각하여 평가를 진행한다. 김 부사장은 연구원을 채용할 때 최종 면접에서 빠뜨리지 않는 질문이 있다.

“대학 학과목 중에서 자신을 가슴 뛰게 한 이론이나 공식이 있는지 말해보라고 합니다. 쉬운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는데 의외로 답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무엇인가 몰입해 본 경험은 열정과도 이어진다고 봅니다. 모두 똑똑하고 영어도 잘하는 젊은이들인데 이런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것을 보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제가 성장한 시대는 때가 되면 교육을 받고 월급이 저절로 오르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연봉제잖아요. 연봉을 하루에 얼마나 버는지를 계산해 보면 결코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일하는 날을 기준으로 하루에 버는 돈을 생각하면 스스로 프로라는 것을 깨닫고 일해야 합니다.”


자동차 업계의 구글을 꿈꾸며

초경쟁 시대인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

센트랄은 자칫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 제조 기업이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진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구글이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근무문화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합니다.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여 직무에 몰입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유연한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직원의 헌신과 몰입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베론·해난 교수는 금전적 보상을 매개로 사람을 모으고 성과를 추구하는 사업 중심의 기업보다 직원의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 내는 사람 중심의 기업이 생존 가능성과 성장성에서 더 우수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센트랄은 연구원들의 조직 생활에 대한 만족과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자유 좌석제와 휴식 공간의 확보 등 오피스 환경을 자유롭게 구성하였다.
 
연구원간에 아이디어 소통이 잘되고 실시간 토론이 가능하도록 자리를 배치해 팀원들끼리 즉시 문제해결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규만 부사장은 인문학이 접목된 ‘지식경영’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독서 경영, 직원 해외탐방,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스마트 업무 기반 구축, 소통과 배려를 위한 수평적이고 가족중심 문화, 칭찬과 배려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특히 독서 경영을 강조한다. 제조업, 그것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라는 납품 중심의 수동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자체 연구개발과 아이디어 창출을 끊임없이 이뤄내기 위해서 독서 문화가 필요하다.

“2014년부터는 독서 경영을 도입했습니다. 두 달에 한 번 추천도서를 선정해 전 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는데 나눠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인트라넷 독서게시판에 감상평을 적게 합니다. 독서 토론회를 하면 꼭 책 얘기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현재 직원이 가진 문제와 생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내에 북 카페를 조성했고, 직원들의 자율 독서모임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서 경영을 도입한 후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다. 직원들 간의 소통방식이 예전의 음주 주도 회식에서 독서 주도의 소통모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2015년 ‘독서문화상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 2016년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 직장’으로 선정된 것은 덤이다.
 
그 밖에도 직무 역량 및 글로벌 역량을 갖추기 위한 사내외, 온라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을 상하이 오토메카니카 26명, 베이징모터쇼 등 해외 유명 전시회에 매년 1~2회, 20~30명 규모로 파견해 글로벌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게 하고 있다.


무조건 정시 퇴근, 회의는 최대한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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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만 부사장은 근무문화 혁신을 위해 임직원 간의 소통을 강조한다


몰입해서 일하면 늦게까지 일할 필요가 없다. 센트랄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근무문화를 만들고 있다. 정시 퇴근이 원칙이다.

근무문화도 혁신해야 한다. 불필요한 야근 줄이기와 야근의 주범인 ‘회의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혁신의 방법이 놀랍다.

“업무시간 내 집중도를 높이고 야근을 줄이기 위해 오후 7시 30분 이후에는 미리 야간근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사원 PC는 자동으로 종료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와 사기를 떨어뜨리는 최대 적이 ‘야근’이지 않습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PC를 자동으로 꺼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빨리 집에 가라며 퇴근을 종용하는 회사 문화에 대해 처음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윗사람들을 포함한 동료들이 일찍 집에 가서 나도 눈치 안 보고 갈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과 동시에 일이 산더미처럼 남았는데 난감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야근을 하지 않고 업무를 정시에 끝내는 방법으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길고, 결론 없는, 보고를 위한 보고 등 회의 때문에 실제로 해야 할 일이 지장 받는 것이에요. 회의를 다이어트(간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짧은 회의는 29분, 긴 회의는 59분 안에 마무리하는 ‘2959 캠페인’과 업무 보고, 경영실적 보고, 아침 화상회의 등을 과감히 축소했다.

대신 아웃룩 일정 확인, 이메일 보고 활성화, 보고양식 통일화, 회의 횟수, 회의시간, 참석자 범위 축소 등 간결한 회의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했다.

노력한 결과 직원들은 근무시간 안에 최대한 몰입해 스스로 시간 관리를 해 나갔고 처음에는 야근자 비율이 20%대이던 것이 최근에는 10%대로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유연근무 근무혁신 수기공모전에서 ‘우수상’도 수상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건의하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포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어떤 종류든 의견을 내면 건당 3천 원 지급,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건당 1만 원을 준다.

회사에 접수되는 아이디어만도 연간 400건에 이른다. 덕분에 직원 간, 임원 간에 소통이 잘된다.

매주 수요일은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해 정시 퇴근, 퇴근 이후 개인 SNS 업무 연락 자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업무 자제, 전임직원 연차휴가 100% 사용 장려, 반차제도 도입, 공휴일·주말 전후 징검다리 휴가 사용 장려, 휴가사용서 결재 양식에서 휴가사용 사유 작성란 삭제 등을 실행하고 있다.

취미활동을 위해 사내 오케스트라 연습실 운영, 헬스, 산악, 탁구, 축구 동호회를 운영, 복지카드 지급, 경조사 지원 확대, 가족 동반 전보자에 대한 지원, 휴양시설 콘도 이용, 사내에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형 문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처럼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복지지원 방식을 다양하게 바꾸자 직원과 가족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


독서를 통한 사고의 밸런스가 잡힌 엔지니어가 중요

김 부사장은 대우(GM-Korea)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라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기면서 지금까지 주로 책임진 기술개발 외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돈에 관한 경영을 실제적으로 보게 되었다.

대기업에서는 정해진 직무 범위에만 집중하며 일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월별, 분기별, 반기별, 연간 재무적인 사업성과도 파악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기술을 갖고 사업을 해야 하는지도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경영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아졌고, 타 회사 CEO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회사가 위치한 지역발전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센트랄에 와서 많이 달라진 것은 책을 읽을 기회가 많아졌다.

독서문화를 실천하는 센트랄에 와서 연구소장인 그 자신도 적극적으로 1년에 30권을 읽는다면서, 이렇게 하면 생각의 밸런스가 잡히는 멋진 삶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기억에 남는 도서를 물어 보았다. 그는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독서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쓴 책을 권하는 그에게서 센트랄의 독서경영이 구호가 아닌 진정으로 와 닿았다.

그의 좌우명은 ‘항상 기뻐하라’이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일을 하는 즐거움으로 크게 화낼 일이 없다고 한다.

그가 일하는 조직은 존댓말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신명나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직원들과 1년에 한 번 정도는 면대면 소통을 한다. 부하직원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도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보다는 조직의 재능을 모아 혁신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김 부사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가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중시하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하며,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겸손함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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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 자동차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장치

02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에서의 충격이 차체나 기관으로 직접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여 승차감을 높이는 장치

03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주행 상태에 알맞게 변화시켜 구동 바퀴에 전달하는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