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트 - 마음을 읽는 기술이 만드는(Emotion Aware Technologies), "마음 따스한 앱"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동아일보 브랜드 기업으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및 컨설팅 기업인 동아엑스퍼츠(dongaexperts.com)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24.png

▲ 이은택 회장
동아 엑스퍼츠


며칠 전 한 친구가 Bakery를 인수하여 신장개업했다고 연락이 왔다. 손님과 점심 후 커피에 디저트나 할까 해서 그곳을 찾았다.

사는 집 주변이라 예전부터 가끔은 들리던 곳으로 빵 맛은 그런대로 좋았는데 분위기가 뭔지 모르게 칙칙해서 좀 꺼렸던 곳이다.

그런데 돈을 좀 들였는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젊은 여자들도 눈에 띄고 멋진 남성들도 삼삼오오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20평에 2억을 들였다고 하면서, 빵 맛이야 이제 다 웬만큼 수준에 올라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으면 일단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빵집은 정말 많다.

인구 밀도가 높고 특히 청소년 등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 빵집은 넘쳐 난다.

빵집들 간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손님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 좋다. 빵집 사장 입장에선 손님을 한번 오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왔던 손님을 계속 오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어느 빵집이든 마일리지 카드를 운영하여 재방문을 끌어내려 한다.

최근 읽었던 책 중 하나가 Hooked by Nir Eyal으로 뇌과학 행동심리학 등 분야의 최신 이론들을 기초로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인간의 감성적 욕구 해소로부터 찾고 있다.

Mr. Eyal은 사람들이 Facebook, Instagram, Whatups, Twitter들을 시간 날 때마다 찾는 현상을 눈여겨보면서, 기업들도 자사 제품을 이것들처럼 습관적으로 쓰게 'Keep them coming back'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한 번의 거래(Engagement)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유지(Retention)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Mr. Eyal은 이를 위하여 제품에 소위 “내재적으로 고리(A hook embedded in product)”를 심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고객 경험 맥락에서 4 단계 절차(4 steps-process built around customer experience)를 거쳐 심어질 수 있다고 제안한다.

- 1단계 Trigger: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우리에게 말하는 어떤 것들"

- 2단계 Actions: "즉각적 보상을 예상하고 취하는 가장 단순한 행동"(The simplest behavior done in anticipation of an immediate reward)

- 3단계 Rewards: "단순히 원하는 것을 주는 것,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것 이상으로 더 원하도록 만드는 어떤 것들"

- 4단계 Investment: "사용자가 다음 혜택을 위해 제품에 넣어 둔 어떤 것들"(User puts something into the product in anticipation of a future benefit)01


1단계 : Trigger

이는 2가지 유형, 외부형과 내부형이 있는데, 외부형 방아쇠는 보통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들로서, 예를들어 Buy now, Click now 등이 있다.

그런데 실제 확실한 습관을 만들려면 제품과 엮여 있는 내부형 방아쇠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런 내부형 방아쇠들은 대부분 우리 기억 속에 있는 부정적 감정들인데, 지루함(Bored), 외로움(Lonesome), 불만족스러움(Dissatisfied), 피곤함(Fatigued), 불확실함(Uncertain) 등의 부정적 감정들이 내부형 방아쇠의 전형적 예이다.

일상에서 이런 감정들은 별생각 없이 우리로 하여금 Facebook, Twitter 등을 들여다보게 하여 기분을 바꾼다든지(Modulate your mood), 또는 뭔가 다른 것을 느낄 수(Make us feel something different)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외로울 때는 Facebook이나 Tinder를 들여다보고, 뭔가 확인하고 싶을 때는 Google를 찾고, 지루할 때는 Youtube로 넘어가 재미있는 동영상을 찾곤 한다.

이런 현상들에 비추어 우리가 새로운 제품을 설계할 때 던져야 할 질문 중 하나가 “해당 제품이 어떤 부정적 감정을 해소시켜 주는가”라면 어떨까?

그런 부정적 감정들을 즉석에서 해결해 주는 신제품을 만들어 출시한다면 당장에도 큰 인기를 끌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 찾는 제품이 되면서 기업에겐 장기적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다.
 

25.png



2단계 : Action

“즉각적 보상을 예상하고 취하는 가장 단순한 행동”의 예로는 “가려운 데 긁는 행동”, "Pinterest에서 스크롤링(Scrolling)", "Youtube에서 플레이 단추 누르는 행동" 등을 들 수 있다.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BJ Foggs's 이론에 따르면, 사람이 행동을 하려면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는데, ① 동기: 얼마나 원하는지(Motivation), ② 역량: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는지(Capacity), ③ 방아쇠: Trigger 가 포함된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가능한 가장 단순한 행동을 제안하여 고객이 아무 생각 없이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바, 가장 단순한 행동의 역량을 결정하는 6가지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① 시간이 거의 들지 않고, ② 비용으로서 돈도 거의 필요 없고, ③ 육체적 노력도 거의 필요치 않고, ④ 지적인 수고(Brain cycles for understanding)도 전혀 필요치 않고, ⑤ 사회적 규범에도 벗어나지 않고(Social deviance), ⑥ 늘 해오던 행동과 비슷한 행동이어야 한다.
 

26.png



3단계 : Reward

다시 찾는 제품을 만들려면, 단순히 원하는 것만 주거나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그 제품을 더 원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이라는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BF Skinner "Operant conditioning 실험" 일명 비둘기 실험에 따르면, 비둘기가 접시를 쫄 때마다 모이를 주었는데, 어떤 때는 주고 어떤 때는 안 주니 더 자주 접시를 쪼았다고 한다.

가변적 보상이 보상을 향한 욕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음을 증명한 좋은 사례이다. 한편 가변적 보상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① Rewards of Tribe(소속감이나 인정/사랑 유형의 보상):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 보상이 결정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협동에 따른 보상, 경쟁에 따른 보상, 로맨스에 따른 보상을 말한다. 구체적인 사례로 Facebook에 사진과 글을 올려서, 이를 본 사람들이 붙인 likes 수로부터 얻는 보상을 들 수 있다.

② Rewards of Hunt(물질적 성격의 보상): 우연이나 확률에 따라 가변성이 결정되는 경우로 쉽게 말하면 복불복인 경우이다. 예로는 Slot machines, Scrolling on the feed, Searching in Google 등이 있다.

③ Rewards of Self(자기 성취 성격의 보상): 보상 자체가 나 스스로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로 게임에서의 Search for mastery, Competency, Consistency, Control 등을 들 수 있겠다.


4단계 : Investment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단계이다.

제품에 이미 심어놓은 투자가 있다면,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다시 찾을 가능성(Next pass through the hook)은 당연 높아진다.

투자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첫째는 다음 방아쇠를 미리 탑재(Loading the next trigger)하는 방식이다.

예로 “보낸 이메일”을 다음 번 방문을 위한 방아쇠로 볼 수 있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당연히 답장을 기대한다.

그리고 답장을 포함하여 새로운 이메일이 올 가능성은 커지기 때문에 사용자가 이메일을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은 높아진다.

둘째는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Storing value in product) 방식이다.

일반적인 제품의 경우 쓸수록 낡아서 제품 가치가 떨어지지만, 다시 찾게 되는 제품의 경우 쓰면 쓸수록 제품 가치가 높아져 더 자주 더 잘 쓰는 경향이 있다.
 
재무관리시스템에 자사의 Data를 저장했거나, 또는 YouTube에 스스로 동영상을 올렸거나, 올렸는데 소문이 나서 명성을 얻었거나, 또는 재무관리시스템에 우리에게 맞게 특정 기능을 추가했다거나 하는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래서 투자가 되어 일단 습관이 형성되면, 더 좋은 제품이 나온다 해도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Mr Eyal은 설명한다.

결국 최고의 제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찾게끔 하는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침에 상쾌한 기분을 가지면 하루가 잘 갈 가능성이 높다.

젊은 학자인 Dr. McDuff, Ph.D in Affective Computing Group at Media Lab of MIT는 Media Lab에서 분사한 Affectiva의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감정이 우리의 삶에 색채를 입히고, 우리의 기억과 의사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서 감정인식 기술(Emotion aware technology)들을 활용하여 공동체와의 공감대도 높이고 개인의 삶의 질도 높이고 보다 즐겁게 살자고 제안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으로 스며들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오늘 10시 이전에 내가 사용한 것 몇 가지만 적어도, YouTube, Link-In, 재무계획 솔루션, 내비게이션 솔루션,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 탑재 스마트폰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런 기술들이 우리의 감정적 상태를 알아차리지는 못해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른 대응은 미흡한 수준이다.

만약 감정인식 기술이 적용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고객과의 상담이 잘 풀리지 않아 기분이 처진 상태로 차를 타,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내비게이션을 켜니 기분을 헤아리는 내비게이션이 음성 안내도 코믹한 모드로 바꾸고 더 편안한 코스로 나를 안내할 수도 있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친구의 일상 생활을 관찰하는 앱이 다행히도 친구의 정서적 상황을늘 파악하여 필요하면 심리치료사가 전화를 하도록 한다든지, 또는 가족들이 직접 방문하도록 하여 친구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구현되려면 감정인식 기술이 기반 기술로 적용되어야 한다.02
 
그러려면,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표출(Emotional signals) (예: 표정의 변화, 생리적 상태의 변화, 말투의 변화 등)을 감지할 수 있어야한다.

전형적인 예로, 웹캠(Webcams) & 알고리즘(Algorithm)을 통해 표정 변화 데이터를 확보하여 감정 상태를 유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Dr. McDuff가 집중해온 일이기도 하다. 이를 단계적으로 풀어보면, ① 75개국 수십 만 사람들 대상으로 특정 매체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② 이에 대한 감정 표출로서의 얼굴 표정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웹캠을 통해 수집한다.

③ 그리고 이를 본인들에게 물어 얼굴 표정에 따른 감정 상태를 일차적으로 분류하고(Emotional measurements), ④ 이를 바탕으로 Machine Learning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만들고, ⑤ 이를 이용, 실시간으로 관찰 대상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여, ⑥ 파악한 감정상태에 따라 앱이나 서비스를 조정하여(Adjust app/to emotions), ⑦ 감정 맞춤형 앱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예시한 기분 맞춤형 내비게이션은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조정된 결과이다.

감정인식 기술을 기존 기술에 접목한 대표적 응용사례를 들어보자. 첫 번째 사례는 일반인 대상온라인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을 통하여 양질의 교육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 중 하나는 강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이 흥미로워 하는지 아니면 지루해 어쩔 줄 몰라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수준과 상황에 맞는 콘텐츠, 즉 학생수준과 관심에 맞는 콘텐츠로 바꾸어 제공하여 교육적 성과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감정인식 기술이 온라인 교육 솔루션에 하나의 기반 기술로 적용되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크다.

두 번째 사례는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관찰 및 치료 서비스 영역이다.

요사이 병원에 가면 의사와 대면 상담을 하기 전에 간단한 검사와 간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정리된 기초 데이터를 의사가 활용하여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곤 한다.

그런데 정신질환자의 경우 심리적 불안 등으로 간호사 및 의사의 면담이 원활치 않을 수도 있다.

이때 감정인식 기술을 적용하여 일상에서의 심리적·생리적 상태가 정확히 파악된다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져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한 가지 참고할 사항은 감정인식 기술도 밖으로 표출된 감정 시그널들이 있어야 대상의 감정적 상태의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사람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가설들을 소개해보면, 문화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미국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 때 많이 웃는데, 동양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 때 더 많이 웃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남성은 긍정적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의 표출을 더 많이 하는 반면, 여성은 부정적 감정보다는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도 감정적 표출에 영향을 주는데 나이가 들수록 감정적 표출은 줄어들게 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화낼 일도 별로 없고 화내야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하여 감정적 표출 데이터를 해석하여야 무리가 없다.

정리하면, 우리가 늘 사용하는 어떤 것들, 그것이 단순한 앱이든 솔루션이든 서비스든 제품이든지 이들로부터 감정 맞춤형 기능이나 경험을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되고 즐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마음이 언짢을 때 이를 어루만져주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를 늘 찾게 될 것이고 이는 장기적인 사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다.
 
감성인식 기술은 개개인의 생활은 물론 사업의 장기적 성패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다.
 


01 https://youtu.be/-jXM4NymIcA

02 https://youtu.be/9iQiGpSmQ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