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혁신 현장속으로 - 한국인식산업(주) 이명성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얼굴인식 기술로 연 정보 보안의 새 장

글_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사람들은 생김새의 차이를 통해 타인을 구분한다. 이처럼 ‘얼굴’은 인간의 개별성을 판별하는 첫 관문이다.

정보 보호를 위해 지문이나 홍채 등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인증 측면에서 얼굴인식을 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한국인식산업(주)(이하 한국인식산업)는 얼굴인식의 필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얼굴인식의 효율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기업이다.



정보 보안의 첫 관문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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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명성 대표는 해병 첩보 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특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을 체감한 이 대표가 보안의 관문이 되는 인식분야에 관심을 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1991년 11월, 한국인식산업을 설립한 이 대표는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 기술로 사업을 시작했다.
 
CTI는 컴퓨터와 전화를 결합하여 사내로 들어온 전화를 효율적으로 분산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전화응답 서비스인 셈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국내에도 보이스메일이 등장했고 관공서 민원전화를 중앙에서 담당자에게 전화하는 자동교환시스템이 도입됐다.
 
CTI콜센터는 기존 콜센터와 달리,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 운영했다. 덕분에 한국인식산업은 음성인식이라는 새로운 기술 분야에 일찍이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던 한국인식산업은 1995년에 법인으로 전환하며 회사의 기틀을 다졌다. 초창기부터 기업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술력 강화에 매진했다.

덕분에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CDMA 휴대폰을 이용한 신원조회 시스템을 구축해 경찰청에 납품할 수 있었다.

얼굴인식 사업에 관심을 둔 이명성 대표는 2003년, 한 기업의 얼굴인식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얼굴인식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때마침 좋은 기회도 찾아왔다.

빌딩 제어 솔루션 분야에서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춘 한국하니웰(주)이 국내 건설사인 벽산건설에 납품할 아파트용 출입 통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국내 파트너를 찾은 것이다.

그때만 해도 국내 얼굴인식 산업은 초창기였기에 기술력을 확보한 한국인식산업이 유력한 파트너로 부상했다.
 
그 결과 한국인식산업은 국내 최초로 2,5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 공동 현관기와 세대기에 얼굴인식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안타깝게도 자본의 한계로 후속 연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개발한 알고리즘이 현재 한국인식산업의 핵심 기술로 연결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한국하니웰, 벽산과 함께 공동으로 특허를 등록해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려는 회사들로부터 특허 사용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명성 대표는 당시 대기업과 공동으로 특허를 낸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특허를 보호하는 방어막이 되었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이 아무리 뛰어난 특허를 내도, 후발주자로 나선 대기업의 자본력을 이기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다행히 한국인식산업은 얼굴인식 분야 진출 초창기 의미 있는 기회를 잡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얼굴인식 핵심 기술로 시장을 넘나들다

한국인식산업의 가장 큰 강점은 얼굴인식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식산업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은 군부대는 물론 경찰과 공공기관 등 보안이 중요한 공공시설에 두루 적용되어 있다.

국산 알고리즘으로는 국내 최초로 KISA(K-NBTC, 바이오인식정보시험센터)로부터 알고리즘 성능을 인증받기도 했다.

한국인식산업의 알고리즘은 다양한 응용분야에 접목해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게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 영상감시 시스템, 한국산업인력공단 수험자 사진 품질 테스트, 행정안전부 대전청사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 등과 더불어 SK텔레콤의 스마트폰 얼굴인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도 한국인식산업의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인식산업의 주력 사업은 크게 ‘본인인증 시스템’과 ‘사진인증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다. 본인인증 시스템은 강원랜드에 적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인인증이 필요한 강원랜드 출입시, 신분증 진위를 확인하고 본인 얼굴과 비교 인증을 할 수 있게 했다. 사진인증 시스템은 행정안전부의 민원24 사진인증 시스템에 연결했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할 때, 본인 사진을 인터넷으로 민원24에 올리면 사진 적합성을 검증해 준다.

“우리 회사는 제품에 대한 설계와 생산,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핀테크(Fin-tech) 사업인 금융결제원의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을 공급했죠.”

얼마 전, 금융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시에도 한국인식산업의 기술이 적용됐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도 신분증진위확인에 한국인식산업의 기술을 도입했다.

“계좌 개설자의 신분증이 본인이 맞는지 아닌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인증을 거칩니다. ETRI와 우리회사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남다른 전문성으로 승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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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얼굴인식 기술이 무르익기 전부터 이 분야에 도전해 남다른 성과를 냈지만, 초창기에는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영상처리에 의한 얼굴인식은 조도와 거리에 민감해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빛의 반사나 굴절이 심해져 인식률에 큰 차이가 난다.

“얼굴인식의 어려움을 다들 이해하면서도, 때에 따라 인식률이 크게 차이 나니 어떤 분은 저에게 ‘사기꾼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적용한 것이 적외선입니다. 적외선을 통해 일정한 수준의 빛을 제공해 인식률을 높이는 거죠. 이는 우리가 지닌 특허기술로, 다른 곳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하려면 우리에게 특허료를 내야 합니다. 최근에는 딥러닝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죠.”

이명성 대표는 “얼굴은 지문이나 홍채보다 특징점이 많기 때문에 보안성이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아직은 보완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이는 달리 보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인식산업은 총 13명의 임직원 중 8명이 연구원이다. 이 연구원들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특정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들이다.

최근 얼굴인식 분야에 출사표를 던지며 급부상한 중국의 등장으로 글로벌 역량까지 갖춘 인재들을 모았다. 물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한국인식산업은 세계의 기술혁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며 국내 현실을 바탕으로 단점을 보완한 신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자 한다.

모든 연구인력이 20대 초·중반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경영진과 지원 분야 인력과 연구 인력이 상당한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들은 매주 1회 연구원들과 토론시간을 가지며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이와 별개로 연구원들의 연구 의욕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도 운영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외부 업체와 공동 연구개발을 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시장과의 융합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한국인식산업은 무인점포에 적합한 무인결제 시스템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또 다른 꿈도 있다. 정교한 본인인증을 통한 모바일 투표로 국외에 체류하는 국민들도 지리적 한계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진출 분야 확대와 함께 보안성을 강화하는 연구개발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로 한국인식산업은 중요한 생체정보로 꼽히는 얼굴인식을 다루고 있기에, 얼굴인식 분산 관리기술을 도입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한국인식산업은 보안분야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인식산업이 초석을 놓았던 얼굴인식 분야가 더욱 정교한 기술로 우리 일상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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