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Win Tech - 탄소섬유복합재(CFRP) 가공 시스템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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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산시스템그룹


CO2 발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항공, 자동차 등 수송 산업에서의 연비 개선 및 고효율 제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전기자동차의 한정된 배터리 성능을 가지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차체 경량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풍력 발전, 터빈 발전 등에서 경량 블레이드를 사용하여 발전효율을 증가시키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고효율 수송기기, 에너지 발전시스템의 공통적인 목표는 기존의 금속과 같은 전통소재 대신 고강도 경량 신소재 부품을 적용하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경량 신소재 부품 중 주목받고 있는 소재가 탄소섬유복합재(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이다.

탄소섬유복합재는 고강도의 탄소섬유(Carbon fiber)와 플라스틱 수지(Plastic matrix)로 구성된 복합소재로 일반적인 금속(Steel) 소재와 비교하면 밀도는 1/4 이하지만, 강도는 2배 이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항공·자동차·에너지 등 경량화 부품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을 가공하기 위한 가공 시스템과 공정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탄소섬유복합재를 이용하여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 공정이 필요하다.

먼저 중합반응을 이용해서 고분자 섬유를 제조하고, 이를 탄화시켜 탄소섬유를 제조한다.

그리고 제조된 탄소섬유를 직조하고 플라스틱 수지를 함침시킨 후 성형하여 부품의 형상을 제작한다.

제작된 탄소섬유 성형제품은 대략의 형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부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외곽형상과 조립을 위한 홀 등을 가공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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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공정은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인데, 탄소섬유복합재의 가공특성이 기존의 금속 소재의 가공특성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탄소섬유복합재 특성을 고려한 가공 공정 기술과 가공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존 금속 소재는 방향성을 가지지 않고,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균질성(Homogeneous) 소재이다.

하지만 탄소섬유복합재는 탄소섬유의 적층 방법 및 배열 방향에 따라 물리적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공시 기존 금속 소재에서 고려하였던 절삭속도, 절입 깊이, 공구 등의 가공 조건 뿐만 아니라 소재의 방향성과 적층 특성 및 탄소섬유의 밀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공 결함의 경우에도 기존 금속 소재 가공시 발생하는 형상 오차, 표면 거칠기, 버 등의 결함 외에도 적층된 섬유가 박리되는 Delamination이나 미절삭 섬유(Uncut fiber), 섬유 뜯김(Fiber pull-out) 등과 같은 탄소섬유복합재만이 갖고 있는 결함의 유형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탄소섬유복합재는 열에 의한 변성이 쉽게 발생하는 플라스틱 수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가공시 발생하는 가공 열에 의한 소재 변성도 고려해야 한다.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은 소재 자체의 가격도 높고, 항공·자동차 등 품질 기준이 엄격한 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가공시 높은 품질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고품질의 가공이 요구된다.

따라서 고가의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을 고품질로 가공하면서, 높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공공정 기술 및 이에 특화된 가공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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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복합재 가공 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공장비는 성형된 부품을 원하는 치수로 가공하고, 홀을 만드는 CRD(Cutting, Routing and Drilling) 장비와 워터젯(Water jet) 장비이다.

CRD 장비는 절삭공구를 이용하여 가공하기 때문에 가공형상정밀도는 높지만, 가공 열로 인한 가공속도 증가에 한계가 있고 공구마모에 의해 생산비용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CRD 가공 전에 워터젯 장비를 이용하여 낮은 형상정밀도로 가공한 후 CRD 가공을 하는데, 이는 CRD 가공에서의 절삭량을 줄여 제품의 생산속도를 높이고 공구 마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워터젯 선진기업인 미국의 ‘Flow’사에서는 CRD와 워터젯 가공이 한 장비에 가능한 CRD-워터젯 복합가공장비를 출시하였으며, 대형 부품이 많은 항공 부품에서 장비 간 이동에 의한 부품 고정, 원점 설정 등의 작업 없이 하나의 장비에서 워터젯 가공 후 CRD 절삭 가공을 수행할 수 있어서 가공시간과 가공 정밀도를 높였다.

하지만, 워터젯과 CRD 두 개의 헤드를 가진 장비의 구조상 한 개의 공정을 수행하는 동안, 다른 헤드의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므로 공간 효율이 낮아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공작기계 전문기업인 (주)한국정밀기계에서는 단일 헤드에서 워터젯과 CRD의 기능이 가능한 복합헤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장비 설계를 완료하였다.

하나의 복합헤드를 적용한 장비의 경우 이전의 두 개의 헤드를 가진 장비와 비교하여 같은 공간에서 가공 면적이 약 1.7배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대형 가공물이 많은 항공 산업 적용에서 장점을 가진다.

또한 항공 부품의 경우 대형 곡면 형상의 판재 부품이 많고, 이를 가공하기 위해서는 전용 지그를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곡면 판재 부품 고정이 가능하도록 다수의 가변형 지지대를 가지고 있는 유연지그를 개발하였으며, 두 개의 비전시스템으로 공간 인식이 가능한 스테레오 비전(Stereo vision) 기술을 이용하여 부품의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가공물의 설계 데이터와 가공 경로 데이터 및 지그의 위치 데이터를 이용하여 유연 지그의 지지점과 가공 위치가 간섭되었을 경우 간섭된 지지점의 지지부를 하강하여 간섭을 회피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공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항공 산업에서의 CRD-워터젯 복합가공장비와 같이 대형 부품을 고정밀로 가공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차종과 부품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이 필요하다.

양산 차량용 탄소섬유복합재 부품 가공라인을 구성한 BMW는 i3, 7시리즈 생산라인에서는 산업용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생산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탄소섬유복합재를 이용한 자동차 부품을 가공할 경우에 유연성과 공간 활용도가 높은 로봇 기반의 가공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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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이용한 가공 시스템 시장의 경우 독일의 Kuka, 일본의 Fanuc 등 로봇 생산기업에서 직접 가공 시스템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으나, 산업별 공정별 다양한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상용로봇을 이용하여 로봇 가공 시스템을 턴키로 납품하는 로봇 가공 시스템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워터젯 전문 기업인 (주)티오피에스는 워터젯, 라우팅, 드릴링 등 다양한 가공이 가능한 로봇 가공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로봇 스튜디오를 이용하여 가공, Loading/Unloading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다수의 로봇에 대한 Layout 최적화로 효율화 및 로봇을 이용한 직접 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절삭 가공시 변화하는 부하를 고려한 제어기술과 복수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가공할 경우 위치 및 반복 정밀도를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유연성을 극대화하여 빠른 시간에 다양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가공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제 자동차 부품에도 적용 테스트 중에 있다.

고품질의 탄소섬유복합재 가공을 위해서는 가공 결함에 대한 검사가 중요하다.

탄소섬유복합재는 소재의 특성상 반사율이 낮고 적층 구조가 들뜨는 Delamination 결함과 같은 입체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어 광학방식으로는 정확한 결함검사가 어려운 상황인데 항공·자동차 등 제품의 높은 안전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전수검사를 요구하는 부품이 많아 효율적인 검사 방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가공 후 CMM(Coordinate Measuring Machine)을 이용한 치수검사와 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 장비를 이용하여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또한 부품의 특성상 많은 개수의 홀을 가지는 대형 항공 부품의 경우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 검사장비 전문기업인 ㈜기가비스에서는 라인스캔방식과 3D나선스캔방식을 동시에 구현하여 홀표면(2D) 및 내면(3D) 검사를 1초에 측정할 수 있는 광학계를 개발하였으며, 광학 방식으로 결함 검출이 어려운 탄소섬유복합재 표면 측정을 위해 산란, 형광 신호를 검출하여 표면과 내부 돌출 불량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또한 10가지 이상의 CFRP 가공 홀결함을 정의하고 불량 유무를 99% 정확도로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에 있다.

(주)기가비스에서 개발한 장비는 단순 결함 검사뿐만 아니라 발생한 가공 결함을 없앨 수 있는 헤드가 있는 후가공 시스템을 개발하여 결함이 발생한 고가의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을 폐기하지 않고 제품화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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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D-워터젯 복합가공장비, 로봇 기반의 유연가공 시스템, 탄소섬유복합재 검사 시스템 등 가공 시스템의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탄소섬유복합재를 고품질, 고생산성, 저비용으로 가공하는 것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하다.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은 소재의 가격과 생산공정 비용이 높아 고품질이 요구되는 고가의 제품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나 탄소섬유복합재만이 갖는 Delamination, 미절삭 섬유, 섬유 뜯김과 같은 적층 구조와 섬유에 의한 결함을 가지고 있어서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공조건과 공구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높은 공구마모로 인한 비용 증가와 고품질 가공을 위한 보수적인 가공조건으로 생산성이 낮아지면서 장비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하며 고품질·고생산성·저비용 가공이 가능한 가공 공정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Autoclave, RTM(Resin Transfer Molding), SMC(Sheet Molding Compound), WCM(Wet Compression Molding) 등 다양한 종류의 항공용·자동차용 탄소섬유복합재를 이용하여 소재 특성을 고려한 가공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극저온 분사를 이용하여 라우팅 가공시 폴리머를 경화시켜 탄소섬유의 굽힘을 감소시키는 가공 공정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기존 가공조건 대비 표면 거칠기 값을 약 41% 감소시키는 결과를 얻었으며, 드릴링 가공 공정에서는 출구면 온도제어를 이용하여 절삭추력을 약 44%, 공구 마모는 84%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초음파 부가 가공 공정을 적용하여 드릴링 가공시 절삭력을 약 40% 줄여서 출구단에서의 DF(Delamination factor)가 약 25% 감소하는 공정 기술을 확보하였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극저온 가공, 초음파 가공 등 첨단 가공 공정 기술을 최적화하고. 양산 라인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안정화시킬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탄소섬유복합재는 일반 금속 소재와 달리 가공시 탄소섬유의 파쇄에 의한 분진이 발생하게 된다.

가공시 발생하는 탄소섬유복합재의 분진은 작업자의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고, 기계 성능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가공시 발생하는 분진을 흡입하는 장치를 개발하여 실제 장비에 적용하고 있으며, 분진이 가공 공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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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시스템은 소재와 최종 제품을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의 중간 연결고리이자 국내 부품 제조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다.

탄소섬유복합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재 산업 관련 국내 대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항공·자동차·에너지 분야에서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에 대한 국내외 수주가 증가하면서 생산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탄소섬유복합재 부품은 소재와 부품에 특화된 전용 생산 시스템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고, 제조 선진국에서는 여러 장비를 이용하여 생산라인 구축 및 가공 공정 엔지니어링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이 시작되고 있다.

국내 탄소섬유복합재 부품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재와 부품 산업을 연결하는 가공 시스템이 발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 공정 장비와 가공 공정 기술이 함께 개발되는 패키지 형태로써 고품질·고생산성·저비용 기술을 구현해야 할 것이다.

본 기술은 2017년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