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6

Special Issue 06 - ‘인터넷’과 ‘공유’가 일으킨 사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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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현 총괄 Airbnb


요즘 기술과 경영의 핵심 키워드 두 가지는 ‘인터넷’, 그리고 ‘공유’다.

우리가 살고 있는, 그리고 살아갈 사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회이며, 독점과 경쟁이 아니라 협업과 공유 그리고 인터넷을 활용한 효율성이 그 중심에 있다.

즉, 내가 갖고 서비스 및 자산의 제공은 인터넷이라는 더없이 적절한 툴을 만나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공유’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내 컴퓨터와 다른 누군가의 컴퓨터를 연결하고 그리고 그 중간에 수많은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컴퓨터 간의 네트워크(Network)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인터넷의 시작이었다.

내 컴퓨터는 하나의 네트워크에 속해 있고, 그 네트워크는 또 다른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이른바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즉 모든 컴퓨터를 하나의 통신망 안에 연결(Inter Network) 하고자 하는데서 인터넷(Internet)이 시작되었다.

이 같은 인터넷의 속성은 불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을 이용해 스카이프나 카카오톡으로 무료 전화를 사용하게 되었고, 일반전화 통화료도 저렴해졌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그리고 트위터와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미디어는 친구들끼리나 몰랐던 사람들 간에도 의견을 공유하고 관심사를 나누는 데 편리한 툴을 제공한다.

구글 지도와 같은 인터넷 지도를 통해 이 세상의 그 어떤 장소도 찾아 위성사진으로 볼 수가 있고, 모르는 길도 스마트폰과 구글 지도가 있으면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인터넷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경제활동을 하는 방식도 바꿔놓았다.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특정한 업무 시간대나 사무실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필자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나 예전에 근무했던 구글에서도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많은 직원들이 집이나 커피숍, 회사의 식당 등에서 자유롭게 일을 한다.

이는 IT 회사에 국한된 게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의 많은 근로자들은 기존의 9-5시 출퇴근 업무 시간대에서 탈피한, 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평생직장’ 개념도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주기적으로 일거리를 찾고 유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세대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에 포함되는 아르바이트나 부업, 파트타임이나 임시직 일자리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직업이 있는 이들에게는 일과 후 또는 주말에 추가 소득을 가져다 주고, 은퇴한 이들에게는 노년의 소소한 일거리를 제공해 주며, 취업 준비생에게는 용돈벌이를 그리고 경력단절 사회인에게는 지속적인 일자리와 개인사업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에 기반을 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열광을 하고 있다. 앞으로 공유문화 성격을 가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올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등 3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경제는 이미 장기적으로 저성장 현상을 보이고 있고,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 모두 장기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저성장으로 인해 가계수입이 줄면서, 누군가 이미 갖고 있는 자원이나 노동력을 활용하여 소비 비용을 줄이거나 추가 소득원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공유문화 현상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PwC는 공유문화의 2025년 잠재 시장규모가 2,250억 달러(한화 370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 한계비용 제로사회 >에서 기존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공유문화 또는 협력적 공유사회로의 사회적 변혁을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공유문화는 멋진 기회와 혁신을 제공한다. 이번 장에서는 이러한 공유문화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여행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규제체계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신경제가 가져온 新여행법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를 보면 인터넷으로 처음 만난 두 여자 주인공인 카메론 디아즈와 케이트 윈슬렛이 각자 살고 있는 런던과 LA의 집을 맞바꿔 2주간의 휴가를 보낸다.

영국 전원의 아기자기한 오두막집에 살고 있던 작가와 LA 근교의 화려한 저택에서 살고 있던 커리어 우먼이 휴가 기간 동안 서로 집을 바꿈으로써, 전혀 다른 환경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이다.

2006년에 나온 이 영화는 더 이상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6년에는 스마트폰이 없어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고 길을 찾으며 음악을 듣고 이메일을 사용하는가 하면 쇼핑도 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 191개국 6만 5천 개의 도시에서 현지인의 집을 빌려 예약을 하고, 집 주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며, 동네 주민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현지인처럼 살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숙박 공유문화를 선도하는 플랫폼 에어비앤비

여행의 현지화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가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는 주문형 경제, 임시직 경제, 협동의 경제, P2P 경제, 디지털 경제, 플랫폼 경제, 그리고 공유문화까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빈방, 또는 휴가를 떠나는 동안 비게 될 자신의 집 사진을 airbnb.com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여행자가 직접 집 주인(호스트)에게 연락을 취한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남는 방 또는 집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고 집의 특징과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하면, 이를 본 전 세계의 여행자들은 집에 머물고 싶다고 예약 신청을 한다.

이들의 신청을 받은 집주인은 신청자의 신원과 평판을 고려하여 승낙 또는 거절을 하게 된다.

여행자는 현지인의 집에 머물며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며 그 나라와 도시문화에 흠뻑 젖게 된다. 여행 후에는 집주인과 여행자는 서로의 경험에 대해 후기를 남긴다.

2008년 금융 위기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미국에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191개국의 400만 개의 집과 방이 에어비앤비에 올라가 있고 현재까지 2억 6천만 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여행한 관광객 수는 100만 명을 훨씬 넘었다.

또한 이들을 위해 우리나라 1만 명 이상의 국민이 자신의 집과 방을 공유하며 대한민국의 호스트이자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한 공간 대여가 아닌 공유문화 주창

에어비엔비를 통해 숙박비를 버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민간외교관’으로 활동하는 호스트가 늘고 있는 것이다.
 
딸의 출가로 남는 방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한 차태식 씨는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게스트를 맞이했다. 차태식 씨의 에어비앤비 페이지에는 60개의 감동과 감사의 후기가 있다.

은퇴 이전에는 20년간 세계 각국을 다니며 건축 일을 해왔고, 아내는 국제기관에서 일했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막상 은퇴하고 나니 삶이 적적하게 느껴져 에어비앤비를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시작한 에어비앤비를 통해 인생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차태식씨는 자신의 집을 찾는 게스트들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함께하며 한국의 역사와 정치,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계 각지의 게스트들과 교류하며 은퇴 이후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나 즐겁다고 한다.

젊은 세대도 숙박 공유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 스핀잇 세상을 빠르게 돌리는 자들의 비밀 > 저자이자 ‘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파워 블로거 조성문 씨는 호스팅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계 각국에서 오는 여행자들에게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중 하나인 ‘숙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 좋은 리뷰를 남겨주면 더 기분이 좋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친구나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로 까지 발전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수만 명의 방문객들이 찾는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책도 쓰고, 여러 회사에 투자도 하는 등 바쁜 사람이 왜 호스팅까지 하는지 묻자 조성문 씨는 에어비앤비를 여행자로서 이용해 본 후 직접 호스트로 나서고 싶었다고 한다.

“여행하며 느낀 감동을 저도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졌어요. 그런 재미를 느끼며 돈까지 벌 수 있다면 더 생각해볼 필요가 없는 것이었지요.”


공유문화에 매혹된 이유, 과거로의 회귀

이제 여행은 평생 한두 번 해외 신혼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는 게 아니라 짧게라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관광명소 위주로 발 도장만 찍는 겉핥기식 여행 대신, 좀 더 현지인들의 문화나 생활방식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까지 활용되면서 구글지도를 통해 예약하는 숙소의 동네를 미리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집주인과 여행객은 서로에게 궁금한 점에 대해 미리 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후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요컨대 인터넷이라는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통해 우리는 지구 다른 편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살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 같은 변화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삶의 한 방식으로 존재하였던 것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대학생 때 동해안을 여섯 달 동안 여행하신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셨다.

호텔도 여관도 부족했던 시절에 아버지가 머물 수 있던 숙소는 뻔했다. 운이 좋으면 민박이었고, 대부분은 모르는 집이지만 정이 넘치는 시골의 어느 집에서 머무셨다.

아버지는 시골 주민의 집에서 민박을 청했고, 그들이 내주는 방에서 잠을 잤다. 베풀어 주시는 저녁식사와 아침밥을 먹으며 시골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여러 날들을 보내며 집주인과 아버지는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지금과는 참 다른 따뜻한 세상이 존재했었구나’ 하고 생각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필자 역시도 이 같은 여행을 경험하며 살아왔다. 우리는 대학교를 다니며 학교 앞에서 하숙을 하고, 여행을 떠나 민박을 경험하기도 한다.

어학연수를 가서는 홈스테이를 하고, 직장인이 되어 휴가를 떠날 때는 지인의 콘도를 빌려 가기도 한다.

멀리 해외여행이나 다른 도시로 여행, 또는 출장을 떠날 때는 친구나 친척 또는 친구의 친구 집에 머물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과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서로 신세를 지며 살아가고 있다.

개념을 확장해 생각하면 ‘공유문화’로 대표되는 신경제는 우리 주변에서 매 순간 발생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 두 달째 차를 빌려 타고 있다.

친한 선배가 유럽으로 장기 출장을 갔는데, 그 기간 동안 자신의 차를 공유해 준 것이다.

지난주에는 집에서 못질을 하는데 망치가 없어 옆집에서 망치를 빌려 썼고, 미국 유학시절에는 300달러가 넘는 비싼 교과서를 사는 대신 한 학기 동안 친구에게 빌려 공부를 했다.
 
필자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은 미술을 공부하는 대학생에게 일주일에 한번 미술을 배우고 있고, 배우자는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다.
 
이렇듯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 남는 시간에 자신의 재능이나 물건을, 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과 공유하는 것은 우리 사회 어디에나 있다.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서비스 역시 이미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인 사람과 가정식 요리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사 공유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고, 사무실이나 주차장과 같이 남는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있으며, 자동차나 자전거를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다.

책이나 옷을 교환하는 서비스가 있고, 애완견을 대신 돌봐주는 서비스, 유학생과 해외동포가 관광 가이드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이들의 특징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일반인들이 서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유무형의 다양한 자산이나 자원, 스킬, 노동력 등을 거래하는 공유문화 비즈니스모델이라는 것이다.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 따뜻한 문화가 되살아나고 있다.
 
< 위제너레이션 >에서 레이철 보츠먼이 이야기하듯이 에어비앤비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공유와 협력의 방식을 P2P 네트워크와 신기술을 통해 재현하고 의미를 부여한 것뿐이다.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은 확산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다.


신경제 발전을 위한 규제 개혁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우리의 삶은 보다 편리해졌고 지금 이순간에도 이 세상 어딘가에선 스마트폰 한 대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노력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기술로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은 이제 우리 생활의 플랫폼이자 세계 경제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이 같은 변화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진국의 각축은 실로 치열하다.

우리도 경쟁을 뚫고 정체된 산업과 경제에 창의적 활력을 불어넣어 먹고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 생존의 문제해결이 갈급한 상황이다. 이런 과제의 해결책으로 공유문화가 그 핵심에 있다.


글로벌 규제 개혁 사례

공유문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 조류가 된 만큼 법적정비를 통해 새로운 제도로 안착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혜를 모아 나갈 필요가 있다.

예시로 숙박업을 살펴보면, 이미 여러 OECD 국가들은 공유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누구나 자신의 집을 공유하고 단기로 임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유문화가 국민 경제의 소득창출 및 고용 확대, 그리고 경제체질 혁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은 1970년대에 제정된 임대 관련 법규를 최근에 개정하여 이전 법규의 “숙소를 임대하는 행위는 기간을 막론하고 ‘용도 변경’으로 간주되므로 현지 관할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개정된 법규를 통해 최장 90일간의 숙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덜란드는 연중 60일 이하, 그리고 한 번에 4인까지만 투숙을 허용하도록 하는 일반인 숙박 공유 카테고리를 만들어, 민박, 단기 임대, 그리고 호텔과는 차별성을 두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의 경우 연중 90일까지는 아무런 등록이나 허가 없이 자신의 집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하였고,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중국 그리고 대만에서조차 숙박 공유가 허용될 수 있도록 기존의 낡은 법 제도를 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 개정을 통해 자신의 주거공간을 개인적으로 공유하는 행위를 호텔이나 민박업과 같은 숙박업과는 차별을 두는 것이다.

자신의 집 또는 한 공간을 임대하는 것은 사업을 목적으로 한 투자형 숙소가 아니라 자신의 주거공간을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간헐적인 주기로 타인과 공유하는 양태를 띄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거공간을 단기 임대로 사용하는 활동으로 인해 해당 주거공간의 기본적 목적이 주거에서 상업적 용도로 변경되지 않는 것이다.


혁신을 위한 규제 개혁 과제

반면, 우리나라는 공유문화를 가로막는 규제들로 가로막혀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숙박업을 정의하고 있고, 관광진흥법과 농어촌정비법을 통해 주택에서의 홈스테이와 민박을 정의하고 있지만, 새로운 흐름인 숙박 공유문화를 포용하거나 촉진시키는 법규는 아직 없다.

오히려 규제에 발목을 잡혀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관광진흥법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호텔처럼 1년 365일 큰 규모로 전문적인 영업을 하는 숙박업의 개념에서 출발하고 있다.

예를들면 외국인 관광객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특정 형태의 주택(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또는 다세대주택 중에 하나)에만 해당하는 경우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면적 또한 69.57평 이하의 주택만 가능하도록 규제를 두고 있다. 그리고 신청 절차 또한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되는 실정이다.

즉, 현행법은 숙박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고를 하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집주인이 집에 거주하면서 빈방만 빌려주거나 또는 자신의 집을 단기로 빌려주는 경우는 기존의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기술혁신의 진화속도를 현행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유문화가 활성화 되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미래 사회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일 것이다.

구시대의 틀로 새 현상을 바라보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변해야 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지 새롭게 등장하는 문화가 아니다.

일반 서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경제활동 증대로 인한 국가 세입증대를 통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공유문화 확산과 문화지체 현상을 방지하여 진정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우리는 규제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