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02 - 혁신리더의 새로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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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현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주)굿러닝가치향상센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성 향상 중심의 혁신은 IT 기술 발전을 매개로 가치 혁신으로 이동 중이다. 이에 ‘직책자=리더’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고도의 전문성과 다양성 요구에 대한 모든 상황을 직책자 홀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치 혁신은 집단지성에 기반한다. 이를 위한 최선의 리더십을 소개한다.



혁신 스타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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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관행을 깨는 것이다. 혁신적 상품은 경쟁우위를 보증하고, 프로세스의 혁신적 개선은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보증한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의 가속은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에까지 혁신의 광풍을 몰고 왔다. 조직마다 변화관리팀을 꾸리고 조직문화, 프로세스, 심지어 사업구조까지 모두 바꿔 왔다.
 
거시환경 변화에 민감한 CEO가 혁신을 외치고 직책자들은 기획과 실행의 중심에 섰다. Top down 혁신이다. 빠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의 천재가 주도하는 혁신, 뼈를 깎는 노력을 강요하는 Top down 혁신은 경쟁자도 이미 하고 있다. 차원도 달라졌다. 생산성은 인공지능의 몫이 되었다.

결국 직책자 중심의 혁신은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치 창조 중심의 혁신이 떠오르는 이유다.

가치 창조 중심의 혁신은 집단적 문제 해결과정으로 이룩된다. 누구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실패의 두려움 없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말이다. 이 과정에서는 관련자 누구나 혁신의 주인공이자 협력자가 된다.

최근 픽사(Pixar)의 혁신사례가 화두다. 다양한 성공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이 ‘자유로운 영혼이 만든 창의(Free-spirited Creativity) 문화’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고 창의성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픽사는 의사소통에 제약이 없고 그에 따른 안전을 보장하며, 학계와의 혁신적 아이디어 교류를 권장해 재능을 가진 이의 합류가 수월한 문화를 구축했다.

이런 문화의 특징은 첫째, 다양성과 근거 있는 논쟁 즉, 창의적 갈등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둘째, 실천과 실험 즉,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학습하는 창의적 민첩성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셋째, 아이디어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집단지성을 통해 창의적 솔루션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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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에서 직책자는 공식적인 권한과 함께 리더 역할을 부여받는다. 따라서 부하직원은 당연히 추종자가 되어야 한다.

리더 선택론적 관점에서 리더는 추종자가 자발적으로 인정할 때라야 리더로 떠오를 수 있음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근의 경영 환경은 직책자의 전통적 리더십 발휘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도화된 실무 전문성과 다양성 요구 등 시장의 모든 상황을 특정한 1인이 리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성이 탁월한 팀원이 특정 범위 내에서 주도권을 갖고 주변 동료를 리드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직책자=리더’라는 관행적 인식이 깨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팔로워십, 셀프 리더십, 공유 리더십 등 비 직책자의 리더십이 등장한 지도 수십 년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리더십은 자신이나 동료에 대한 개인적 또는 집단적 리더십 발휘를 설명하는 듯하지만 여전히 직책자의 리더십 효과를 확장하는 것에 그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카리스마 리더십이나 변혁적 리더십과 같이 리더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추종자의 관계를 갖는 독자적인 리더십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특정한 이슈를 매개로 계층과는 무관하게 누구나 독자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슈 리더십이 그것이다.

이슈 리더십은 누구나 조직과 관련된 매력적인 이슈를 창안하여 상사를 포함한 주변 동료 즉, 오디언스(Audience)를 이슈에 몰입시키고 이슈를 실천하도록 해 궁극적으로 이슈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슈 리더십은 세 차원의 행동으로 구성되었다. 이슈 창안 행동, 오디언스 몰입 행동 그리고 이슈 실천 행동이다.

이슈 창안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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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는 그것에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이 의미를 부여할 만한 잠재적인 문제 혹은 기회를 의미한다.

따라서 범위와 종류 및 대상의 제한이 없이 어떤 사람이 자신과 관련된 환경적 단서(Cue)에 대해 중요성을 부여할 때 발생한다.

이슈는 비전과 차이가 있다. 비전은 거창하고 추상적일 수 있는 반면 이슈는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것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슈 창안 행위는 계층적 제한이 없다. 공식적으로 권한을 부여받은 팀장이나 경영진이 자신의 단서들로부터 이슈를 제기할 수 있듯이 팀원도 주어진 책임과 권한 내에서 개인의 직무뿐만 아니라 조직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

이슈 창안 행위는 스스로 새로운 이슈를 찾아내고 그것을 관련된 사람들(오디언스)에게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이슈 창안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행동을 포함한다. 오디언스가 원래의 이슈를 매개로 새로운 이슈 리더로 출현하는 연쇄반응을 촉발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구성원 간의 이슈 창안, 오디언스 몰입 및 이슈 실천의 연쇄 반응이 집단적 문제 해결의 실질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디언스 몰입 행동

이슈 리더십에서는 대상을 추종자(Follower)나 하급자(Subordinate)라는 용어 대신에 이슈에 집중하고 몰입할 대상으로서의 청중 즉, 오디언스(Audience)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오디언스는 이슈를 중심으로 모여든 상사, 동료 또는 부하직원을 총칭하는 의미이다.

오디언스는 이슈와 관련된 사람들이므로 비슷한 기대와 욕구를 가진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슈로 모인 오디언스는 다른 이슈나 체계로 형성된 타 집단과 구분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경계를 갖다. 오디언스 몰입 행동은 오디언스가 이슈를 수용해 자발적 실천에 동참하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슈 실천 행동

이슈 실천 행동은 이슈에 따른 성과를 내는 핵심적인 활동이다. 즉 이슈 창안의 원인이나 기대효과를 충족시키는 과정이다.

이슈 실천 행동은 리더 자신의 실천 행동뿐만 아니라 오디언스의 이슈 실천을 지원하는 행동도 포함한다.

따라서 이슈 실천 행동은 실천 담당자들의 기술적 수준이나 실천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이슈 리더의 강인한 성공 의지를 필요로 한다.

이슈 실천 행동은 실질적인 행동 그 자체이며 다양한 장애요인을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슈 리더십 생태계 조성 Tip!

이슈 리더십은 이 시대의 혁신 아이콘이다. 집단지성 발현을 촉발하고 가치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 내에 이슈 리더의 양과 질적 수준은 해당 조직의 가치 혁신 역량을 가늠할 척도가 될 수 있다.

이에 이슈 리더 출현이 자연스러운 조직 환경을 구축할 몇 가지 실무 착안점을 제시한다.

직책자의 자발적 오디언스 참여

직책자의 통제 스타일에 따라 이슈 리더의 출현이나 효과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독자적 리더십 발휘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책자 또한 오디언스로서 이슈 리더십을 수용하고 스스로 또 다른 이슈 리더로 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직책자와 비 직책자 모두 이슈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

실무적으로 이것은 제도나 환경보다는 사람의 문제다.

따라서 계층별 이슈 리더십 효과성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빠른 정착을 도모할 수 있다. 효과성 체험을 위해서는 문제 해결형 교수 설계가 필요하다.

합리적 논쟁문화 조성

최초의 이슈는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뢰 확보를 위한 검증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논쟁은 가장 좋은 검증 도구이다. 논쟁은 경청과 상호 인정을 전제로 한다.

또한 논쟁은 아이디어의 완성을 추구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참여자는 새로운 단서를 포착하거나 학습할 기회를 갖는다.

합리적 논쟁 학습은 회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회의 주관자는 회의 시작 전, 회의의 목적, 회의 종료까지 도출할 성과를 먼저 제시하고 상호 신뢰하고 격려하는 언행을 유도해야 한다.

논쟁 스킬은 교육만으로 체득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제 상호작용을 통해 태도를 함께 연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회의 방법이나 절차의 개선뿐만 아니라 회의라는 용어 자체도 바꿀 필요가 있다. 픽사는 아이디어 회의를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라는 용어로 대체하고 있다.

실패의 용인

이슈는 새로운 것이다. 이슈는 일상적 이슈, 사건적 이슈, 혁신적 이슈로 구분할 수 있지만 공통점은 모두 새로운 것이라는 점이다.

새롭다는 것은 시행착오의 내재를 전제한다. 처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직책자의 스타일과 관리 원칙에 관련된다. 그러므로 이슈 실행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지원과 후원 의지표명만으로도 즉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일류 발전은 혁신을 통해 이루어 왔다. 따라서 혁신 광풍이 몰아친다 해도 새로울 것은 없다. 시대 요구에 맞는 혁신 방법을 찾고 진실한 실행만 하면 된다.

혁신의 주체는 리더다. 혁신의 핵심이 역설이듯 리더십에도 역(逆)이 필요한 시대이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가치 창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