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새로운 리더십 생태계
▲ 신제구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4차 산업혁명의 변화는 우리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조직은 미래의 먹거리 이슈, 미래의 고객 이슈, 미래의 경쟁자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고 리더십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이에 어떻게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생존할 것인가를 리더십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과거에 겪지 못했던 변화가 우리들 곁에 이미 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는 우리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생존의 법칙이 변하고 있다.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되었다. 환경의 변화는 조직이 따라잡기 힘들어졌고 조직의 변화는 직원이 따라잡기 힘들어졌으며 직원의 변화는 리더가 따라잡기 힘들어졌다.
전통적인 리더십으로는 지금의 변화에 대응하기는 힘겨워졌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직면한 대부분의 기업조직은 미래의 먹거리 이슈, 미래의 고객 이슈 그리고 미래의 경쟁자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고 리더십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생존을 할 것인가를 리더십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기존의 리더십이 갖는 한계는 무엇이고 새로운 리더십 생태계는 무엇인가를 조심스럽게 진단해보고자 한다.
조직 환경 변화와 리더십 딜레마
모든 이론은 변한다. 리더십 이론도 변하고 있다.
리더십의 대상인 직원이 변했기 때문이다. 직원은 변했는데 리더만 변하지 않는다면 리더십 실패를 겪어야한다.
전통적인 리더십 이론은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긍정적 영향력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과정이라고 간략히 정리해볼 수 있다.
물론 지금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처럼 비전을 제시하고 영향력을 발휘하여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들 자신이 용기를 잃었다.
즉 리더십을 발휘를 어렵게 만드는 어려운 상황이 리더를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첫째, ‘리더십이 위협받고 있다.’ 경영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조직의 변화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누구나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직을 떠나거나 이동하는 일이 흔해졌다. 리더가 안정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의 변화는 리더십을 위협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M&A 그리고 조직 내부의 고령자 및 저성과자에 대한 가혹한 의사결정 등이 불안해진 리더들의 리더십을 위축시키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현 상황에서 소신과 책임의 리더십 발휘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리더가 자신을 먼저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최선을 다해 일만 하던 리더일수록 오히려 조직을 떠나올 때 빈손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도 많은 현실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리더십으로 먼저 고민할 여유나 의지가 리더에게 남아있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둘째, ‘세대 차이와 갈등이 커졌다.’ 기업 간 차이보다 세대 간 차이가 더 커졌다. 과거에는 직급이 높거나 근속연수가 길면 조직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았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 어른답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먹혔던 시절이다. 그런데 지금은 높은 사람이 더 불안하고 초조하다. 조직은 간단하게 구세대, 낀세대, 신세대가 공존한다고 볼 수 있다.
임원을 구세대로 분류해 본다면 임원들의 마음이 더 급해졌다. 생존 주기가 짧아진 현실에서 조직보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조급한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단기성과에만 집착하여 정작 임원으로서의 리더십은 어쩌면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낀세대는 말 그대로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서 눈치만 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승진은 포기하고 버티는 전략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낀세대는 지금도 침묵하고 있다. 이러한 구세대와 낀세대의 모습을 관찰하고 학습한 신세대는 자신의 미래를 조직에 더 이상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셋째, ‘조직에 대한 정의가 변했다.’ 과거에는 20대 중반 혹은 후반까지 학창시절을 보내고 3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직장생활을 했다. 그리고 60대부터 퇴직 후 노후생활을 누려왔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인 조직생활의 패턴이 그러했다. 그러나 지금 직원들은 인생에서 조직생활의 기간과 성격을 재정의하고 있다.
즉 20대의 학창시절은 동일하게 추구한다 할지라도 직장생활은 예전처럼 같이 50대 후반이 아니라 40대 혹은 그 전이라도 기회만 되면 자기만의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기 퇴직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즉 직장생활은 인생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그동안 조직의 많은 변화들이 가져왔던 가혹한 현실이 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조직은 직원들이 과거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겠지만 조직 구성원들도 조직이 자신들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조직과 구성원이 서로가 섭섭해 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몰입을 이끌어 내는 리더의 역할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상과 같은 현실에서 리더는 어떻게 직원을 이끌어야 할까? 과거에는 보상이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이었다. 직장을 다니는 목적이 먹고사는 것이던 시절에는 당연히 보상의 수준이 직장 선호도의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상과 몰입의 상관관계는 약해졌다. 만약 지금도 보상만이 유일한 동기부여 수단이라면 돈을 많이 주는 대기업의 이직률은 제로에 가까워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동기요인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생태계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리더십 생태계의 변화
첫째, ‘고용 계약보다 심리적 계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성과는 직원들의 능력과 동기 수준의 함수라고 학계에서 정의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능력도 있고 일하고자 하는 동기 수준이 높아야 목표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능력과 동기 수준 중 리더는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할까? 정답은 직원들의 능력보다 동기 수준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직원의 능력에 비해 동기 수준은 가변성이 높기 때문이다. 능력은 선발할 때부터 특정한 기준을 갖춘 직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동기 수준에 비해 가변성이 낮다.
그러나 동기 수준은 능력에 관계없이 매우 가변적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것이 직원들의 동기 수준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과를 바란다면 직원들의 가변성이 높은 동기 수준 관리에 리더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만약 고용 계약에 의존하여 직원들이 당연히 몰입해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만 믿는 리더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고용 계약은 직원이 제공하는 노동력에 대하여 조직이 지불하는 보상을 명시한 계약이다.
그런데 고용계약만으로 직원들의 몰입을 유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요즘 직원들은 물질적인 보상뿐 아니라 자기개발과 성장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심리적 계약(Psychological Contract)이란 물질적 보상 외 비전과 성장에 대한 욕구를 의미한다.
즉 리더는 직원들의 심리적 계약요인이 무엇인가를 잘 살피고 이를 어떻게 충족시켜 그들의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 낼 것인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의 부족만큼이나 직원들의 헌신과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심리적 계약 요인에 더 많은 리더십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가치와 의미로 이끌어라.’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인공심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의료 기구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의료기 회사이다.
이곳은 메드트로닉 제품을 통해 삶의 소중한 체험을 했던 고객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하여 그들의 경험담을 듣고 직원들은 고객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더불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느껴보는 행사를 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직원들은 이 행사를 통하여 자신들이 하는 일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체험하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
또한 제넨텍이란 바이오 전문기업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첨단 기업이다. 이곳의 직원들의 이직률은 2% 수준이라고 한다.
모두가 신약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하면서도 회사에 대한 믿음과 고객에 대한 헌신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창업자들의 신념이 오늘의 제넨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넨텍의 공동 설립자인 보어(Boyer)와 스완슨(Swanson)은 창업 때부터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원들은 정기적으로 암환자들을 초대하여 식사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무화하였다고 한다.
암 환자들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려면 암 환자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즉 돈만 바라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하는 신약개발이 얼마나 고귀하고 암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담고 있는가를 연구원들이 체감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세계 1위가 된 배경에는 창업자의 이러한 신념도 주효했고, 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고객에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개인적인 보람만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 또한 높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직원을 이끄는 방법에 있어서 단순히 보상과 승진만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자신의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가를 심어주는 것이 리더십의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소통과 협력으로 창조적 성과를 창출하라.’ 리더의 능력은 영원한 걸까?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리더의 경험이 오히려 장애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리더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하면 리더 스스로 그 해법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창조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리더는 본래 고독한 존재이다. 조직의 문제를 외롭게 풀어야 한다. 따라서 실패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은 리더를 과거의 성공경험에 집착하게 만들고 그 집착은 현재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과거의 성공 경험은 현재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방법론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에 성공을 했을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따라서 리더는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창조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 과정에 직원들을 기꺼이 참여시키고 그들과 열린 소통을 실천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리더의 강점은 판단력이지만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학습하는 것에 있어서는 직원보다 속도가 떨어진다.
반면에 직원들은 리더만큼의 경험은 부족하지만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학습하는 능력은 리더보다 한 수 위다.
결국 직원들이 신선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리더에게 제공하고 리더는 이러한 정보와 지식을 노련한 판단력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금상첨화란 생각이 든다.
스페인의 의류회사인 ZARA는 옷을 01기획하고 생산 및 유통까지 수행하는 SPA 분야의 세계 1위 업체이다.
ZARA는 매일 현장의 직원들이 고객들의 불만과 의견을 수집하여 관련 부서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여 수정 보완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시 신제품을 제공하는 속도에 있어서 기존 업체들이 6개월 걸리는 일을 단 2주 만에 해결한다고 한다.
이러한 신속성이 가능한 이유는 먼저 현장 직원들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와 관련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회사가 이를 수용 및 피드백을 통해 고객만족과 직원 만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그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하여 창조적 성과를 달성하는 일은 리더가 명심해야 할 리더십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리더십 생태계 변화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세상이 변하면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직 환경의 변화를 짧게 요약하면 리더 중심의 구조에서 직원 중심의 구조로 변하고 있고, 기업 간 차이보다 세대 간 차이가 더 커졌으며, 조직에 대한 인식도 목표가 아닌 하나의 경력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조직 환경에서 리더는 과거와 같은 물질적 보상보다는 심리적 계약에 집중해야 하고 목표와 지시보다는 가치와 의미로 직원을 이끌어야 하며 소통과 참여로 창조적 성과를 창출해야 리더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고 이것이 리더십 생태계의 변화된 모습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