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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최고의 기술과 최상의 품질로 철강 표준시험편 시장을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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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산업의 쌀’로 불린다. 그만큼 품질관리도 엄격하고 철저해야 한다. 그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철강 표준시험편이다.

탑테크(주)(이하 탑테크)는 철강의 품질을 확인하는 철강 표준시험편 제작과 시험 장비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2000년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탑테크의 연구개발 노하우가 궁금하다.



철강 시험 전문가의 거듭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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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시절, 포스코에 입사한 최종길 대표는 이후로 22년간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퇴사 후 사업을 결심하고 여러 가지 아이템을 고심했지만,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인 ‘철강’에 시선이 닿았다. 그렇게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0년 철강 표준시험편 제작회사인 탑테크를 설립했다.

“사실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영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철강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해 왔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분야가 철강이기에 철강 산업에 도전했어요. 그때가 IMF 직후라, 때마침 각 기업도 특정 사업은 분야별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었죠. 이와 맞물려 포스코와 포스코 산하 연구소인 RIST 등으로부터 철강 표준시험편 제작 외주업체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납품처를 찾아 비교적 빠르게 사업 안정화를 이루었으나, 한 가지 품목만으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기존 사업 아이템과 다른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포스코 근무 시절, 제가 주로 담당한 업무는 재질 시험 파트였습니다. 포스코의 주요 생산품목 중 하나인 석유수송용 강판(API강재)으로, 철강 중에서도 매우 고급강재에 해당해요.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철소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죠. 그만큼 품질관리도 매우 중요해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합니다. 특히 부식시험 설비(HIC, SSCC 시험기)는 개발 초기단계로 근무 당시 미흡하고 수동적 방법의 설비를 자동화해 정밀하고 안전한 설비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죠.”

이 아이템으로 경영다각화를 결심한 최종길 대표는 부식 시험기의 대표적 설비인 HIC와 SSCC 시험기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기계 제작 분야에서 탑테크의 실적은 전혀 없던 상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 두 명을 영입했고, 현재 연구소의 전신인 플랜트사업부를 신설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생각에 우선 연구용 장치부터 수주해 기술을 축적했다.

그리고 2003년 후반기부터 HIC 및 SSCC 시험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4년, 실용신안 4건을 등록하면서 지속해서 연구개발에 나섰다.

2006년에는 벤처기업과 이노비즈기업으로 등록되면서 대외적으로도 입지를 굳혔다.


집념으로 일군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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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테크의 대표 제품인 HIC와 SSCC 시험기는 에너지용 철강재의 내부식성을 시험하는 설비다.

석유 송유관(API강재)과 해양플랜트, 에너지저장탱크 등에 사용하는 철강재는 HIC 및 SSCC 시험기에서 내부식성 품질보증 시험을 거쳐야 한다.
 
탑테크는 HIC 및 SSCC 시험기를 개발하면서 기존 설비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자동화 시스템에 중점을 두었다.

이전에는 여러 설비를 개별적으로 갖추어야 했으나, 이를 패키지로 묶으면서 시험의 편의성은 물론 설비관리까지 편리하게 만들었다.

“탑테크의 핵심 기술은 안전을 확보한 자동화에 있습니다. 즉, HMI(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으로 운영하죠. 시험할 때 시험편에 황화수소(H2S)가스를 주입하는데, 가스 누출의 위험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시험편을 꺼내는 과정에서 가스를 흡입할 수도 있어 작업자들도 작업을 기피할 때가 많고요. 그래서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최대한 자동화를 하고, 누출 요소를 찾아 부품의 고급화와 설비부품 부식의 최소화를 실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특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확보하며 자신감을 얻은 탑테크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그러나 사업 수주 이후 실제 제품 개발과 생산을 병행하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쉽지 않았다.

“시험조에서 대부분의 시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설비의 핵심은 시험조에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시험조를 PVC나 FRP로 주로 만들었어요. 이 두 소재는 기체투과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유리는 투과율이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동안 전공을 철강분야를 했기 때문에 유리로 시험조를 만드는 것은 훨씬 쉬울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정밀한 유리 시험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려운데다, 제대로 된 업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어렵사리 찾은 업체도 초반에는 실수율이 0%가 나올정도로 불량만 나왔다. 실패를 거듭했지만 중단할 수는 없었다. 이미 수주한 물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수주 금액은 창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납품 일정이라는 강한 압박 속에서도 탑테크 임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십 차례 시험 생산을 거듭한 후에야 비로소 약 10% 정도의 형상 제어를 한 시험조가 나왔다. 볼품은 없었지만 다행히 시험은 가능했다.

‘30일 내 리콜’이라는 약속을 걸고 더욱 개발에 매진한 탑테크는 결국 최상의 품질을 갖춘 유리 시험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때의 실패 경험이 약이 되어 현재까지도 해당 제품은 탑테크의 주력 아이템으로 남아 있다. PVC나 FRC 시험조를 제작하는 업체는 많지만, 유리 시험조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은 탑테크가 유일한 까닭이다.


정밀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여정

이러한 시험기는 미국부식협회인 NACE(National Association of Corrosion Engineers) 혹은 미국재료시험협회인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Materials)등이 공인한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매년 추가되는 신규 규격을 충족하기 위해, 탑테크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 탑테크가 ‘최고의 기술, 최상의 품질’을 회사의 슬로건으로 앞세우며, 이에 주력하는 이유가 있다.

“한 번 시험을 하면 최소 96시간에서 최대 720시간이 소요됩니다. 자칫 실패하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설비는 정확성은 물론 정밀성도 있어야 합니다.”

최종길 대표는 “탑테크의 철강 표준시험편은 업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으며, 업계에서 주로 통용되는 HIC 시험기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통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석유 주산지인 중동에서도 2009년부터 탑테크의 시험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품질 외에도 남다른 사후관리는 탑테크의 또 다른 차별점이다. 해당 설비를 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다른 곳이 없는 까닭이다.

탑테크 기술연구소는 연구와 실무 즉, 제작과 설치 업무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현재 탑테크의 연구인력은 전체 인원의 약 25%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특성상 연구와 업무를 병행할 수밖에 없어 전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기술연구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와 지금은 퇴직한 연구소장이 주로 연구 테마를 주도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신임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구원을 영입했습니다. 특히 신입 연구원에게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입사한 연구원 중 한 사람은 태양광 아이디어 공모전, 기능성 아이디어 공모전 등에서 대상과 장려상을 받기도 한 우수 인력입니다. 연구 인력의 세대교체를 이룬 만큼, 새로운 기술개발에도 매진할 계획입니다.”

이 분야는 세계 에너지 산업의 방향 및 에너지 소비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동 지역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 등 기타 산유국의 유전 개발과 파이프라인 교체, 미국 셰일오일 개발 등 이 분야의 전망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도 적지 않다.

중동 석유값 하락으로 몇 년간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유가 회복과 셰일 오일 경제성 재평가 등으로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탑테크 역시 외국 기업에 그들이 만든 HIC 및 SSCC 시험기를 홍보하고, 수출상담회 참가를 통해 수출 지향적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2018년부터 탑테크는 가스 흐름(Gas Flow) 자동화를 위한 MFC(Mass Flow Controller) 개발과 프루프링 테스터(Proof Ring Tester)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최종길 대표는 탑테크의 슬로건처럼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최고의 기술, 최상의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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