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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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승준 책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oT, AI, 음성인식, 로봇 등 기술혁신으로 생활 혁신을 위한 스마트 홈은 이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력에 비해 국내 시장은 여전히 그 움직임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ICT 기업은 기존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들은 거대 내수 시장 및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 홈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에 바탕을 둔 스마트 홈 산업의 주도권 다툼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의 음성인식 스피커를 스마트 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내세운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는 기존의 통신사, 대형 가전사, 건설사 중심의 스마트 홈 생태계에 포털사가 진입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사실 스마트 홈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홈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회자되던 시기에도 u-Home’이라는 키워드로 스마트 홈의 비전은 이미 제시되었던 바 있다.

초기 스마트 홈에 대한 비전은 다소 부풀려진 기대(Inflated Expectation)를 양산하여 그 후 국내에서는 스마트 홈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있었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 홈은 시나브로 구체화되고 차별화되어 비로소 개화기(Enlightenment)에 다가선 느낌이다.

특히 IoT, AI, 음성인식, 로봇 등 기술의 성장으로 인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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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이란 우리 주변의 사물에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하여 언제, 어디서든 연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사물인터넷(IoT) 시장 규모는 1조 7,000억 달러로 성장해 약 295억 개의 사물이 서로 연결될 전망이다.

단순히 모터나 전구로만 동작하던 세탁기, 냉장고, 조명 등의 가전제품도 훨씬 스마트하게 진화했고, 이런 다양한 기기들을 한곳에서 제어하고, 각각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IoT 기반의 스마트 홈 서비스는 플러그, 에너지 미터, 온도조절 등 에너지 분야와 가스락, 도어락, 열림 감지센서, CCTV 등 안전 분야에서 모니터링, 원격제어 기능을 구현하는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비가전 제품의 스마트화, 서드파티 제품 및 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 통합,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형태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 ‘패밀리 허브’를 출시하고 주방에서 스마트폰과 더불어 핵심기기로 삼아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탈부착형 장치인 스마트씽큐 센서(SmartThingQ Sensor)를 통해 사물인터넷이 지원되지 않는 기존의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의 제품이라도 이 센서를 부착하면 스마트허브를 통해 제어할 수 있도록 하였다.

SKT는 ‘Smart Home’이라는 홈IoT 브랜드를 내걸고 다양한 홈IoT 기기 제조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스마트 홈 서비스를 추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표방하고 건설사와 함께 스마트 홈 인증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KT는 스마트 홈 앱을 통해 가정 내 IoT 생활기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가 IoT 홈’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LG U+는 스마트 홈 서비스인 ‘IoT@Home’을 통해 문 개폐 감지 센서, 가스락, 스위치, 에너지 미터, 플러그, 허브 등으로 제품을 구성하여 독자적인 서비스 상품 구성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과거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알파고를 촉매제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투자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인공지능이 실제로 어떻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SF(Science Fiction) 영화를 통해 그려지던 인공지능이 어떻게 구현되고, 또 산업 영역에 어떻게 적용돼 인간의 편의를 꾀할 수 있을지 직접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른 것이다.

인공지능은 크게 언어인지 기술, 시각인지 기술, 공간인지 기술, 인지 컴퓨팅, 슈퍼컴퓨터, 뉴로모픽칩 등으로 분야가 나누어져 있으며 이를 위한 기계학습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스마트 홈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언어인지 기술은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텍스트 마이닝, 자연어 질의응답, 대화의미 분석 등이 사용되고 있다.

마블의 SF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의 자비스(Javis)라는 AI 음성 비서 덕분에 IT 업계 종사자들이 아닌 일반 사용자도 음성 비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익숙하게 알고 있다.

자비스의 능력은 실제 구현되는 기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현실 세계도 영화와 닮아가고 있다.

MS의 빌 게이츠는 2015년 레딧(Reddit)이 주최한 일반 네티즌과의 공개 채팅에서 AI가 음성 비서의 형태로 먼저 구현되는 이유에 대해 지금과 같이 사용자가 각각의 앱을 실행시키고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앞으로는 개인 비서가 정보를 종합해서 알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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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011년 음성비서 시리(Siri)를 공개한 이후 2012년엔 구글 나우(Google Now)가, 2014년엔 MS 코타나(Cortana)와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에 내장된 알렉사(Alexa) 등이 나왔다.

구글 나우는 이후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로 업그레이드됐고, 에코 알렉사와 유사한 스피커 형태의 구글 홈(Google Home)도 출시됐다.

국내에서 음성인식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를 위시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관련 기업들, SKT, KT로 대표되는 통신사들, 그리고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 제공사들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누구와 KT의 기가지니, 삼성전자의 빅스비, LG의 스마트씽큐 허브, 네이버의 클로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재 음성비서 기술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얼마나 정확히 잘 인식하느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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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IoT 기술 등의 발달로 로봇의 활용 분야가 크게 넓어지면서 로봇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제조업 로봇 중심 시장에서 전문 서비스용과 개인 서비스용 로봇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개인 서비스는 청소, 경비, 헬스케어, 교육, 여가지원 등 사람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2017년 국제가전박람회(CES)에 전시된 로봇 제품 수는 346개로 2016년 117개에 비해 196% 증가하였다.

중국이 가장 많은 124개(36%)의 제품을 출시했으며, 미국 72개(21%), 한국 40개(12%), 일본 29개(8%) 순으로 로봇 제품을 전시하였으며, 가사용 로봇 제품은 79개가 전시되어, 2016년 25개에 비해 2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서비스용 시장은 가사지원 로봇이 당분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일반화, 고령화 현상 등으로 인한 청소 등 가사노동 서비스, 육아 및 경기 서비스, 간호/간병서비스 등 사회적 요구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미래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실버케어 산업이 커질 전망이며 케어로봇 시장이 앞으로 유망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 홈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

기술혁신을 발판으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생활 혁신을 위한 스마트 홈은 이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력에 비해 국내 시장은 여전히 그 움직임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ICT 기업은 기존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들은 거대 내수 시장 및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홈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초기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스마트 홈 제품 및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좀처럼 스마트 홈 시장이 얼리어답터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 부문에서의 초기 시장 창출은 스마트 홈 업체의 시장 안착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공공 부문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거형 복지시설에 스마트 홈 제품 및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다양한 제품 간 또는 서비스 간 연결이 가능한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모바일 시장을 거쳐 오면서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자 초기 시장부터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져 시장 성장 자체가 정체되고 있다.

스마트 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통신사의 경우 대규모 스마트 홈 시장 창출을 위해 건설사와의 협력을 경쟁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정 업체 중심의 서비스 제공으로 서비스를 유지하고 추가할 만한 구매 요인이 높지 않다.

또한 스마트 홈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고 복수 플랫폼 지원을 위한 업무가 과중하게 되어 기대수익 대비 공급비용이 높아져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스마트홈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문기술 인력 및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의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화를 위해 필요한 인력과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관 합동의 스마트 홈 제품 및 서비스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제품군별 상태 자가진단·대응·관리 기술의 개발, 오픈소스 기반의 기술규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 시험·인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운영 등을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넷째, 제품 유통을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소비자가 스마트 홈 제품 및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 매우 협소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시스템을 구매하고 체계 개선 및 온·오프라인 복합 판로 조성 등이 중요하다.

또한 블랙박스 탑재시 자동차보험 할인이 되는 것처럼 안전, 건강 등 분야별 솔루션을 도입하는 가정에 관련 보험의 할인을 제공할 수 있는 보험상품 연계 제도 등 기술혁신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