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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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열 자문위원
CJ오쇼핑


인도의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5조 원 규모로 전체 소매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작은 규모이나, 2020년까지 연 평균 14%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2020년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80%를 점유할 엠커머스(m-Commerce) 시장의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전망과 진출방향에 대해 살펴보자.



1,000조 원을 조금 상회하는 인도의 소매 시장은 전통 시장과 현대화된 시장으로 나뉜다. 다소 보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2016년 기준 인도 전통 시장의 비중이 아직까지도 약 90~92%를 차지한다.
 
현대화 된 시장의 비중은 아직 8~10%에 불과하지만, 이 시장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백화점, 쇼핑몰, 수퍼마켓 및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기존 전통소매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담당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자상거래 혹은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은 모든 면에서 전통 시장의 근본적 체질개선에 앞장선 첨병이다.

상품의 다양성 및 쇼핑 편의성 제공,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개발, 전자지갑(e-Wallet) 등의 결제 체계 개선, 물류 시스템 체계화 등 이커머스는 기존 전통 시장의 모든 부문을 급속히 현대화 시키고 있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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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는 여행, 공연 등의 티켓 구매를 제외한 모든 인터넷을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매출을 의미한다.

인도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조사기관에 따라 편차가 있다. 작년 8월 공개된 'e마케터(표 1)'에 따르면, 2015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15조(한국 환율 1,150원 기준)를 약간 상회한다.
 
2015년 전체 소매 시장 규모가 약 941조이므로 전체 시장 대비 약 1.6%를 차지하는 적은 규모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2016년 전년 대비 75.8% 뛰면서 약 27조로 증가하고, 동시에 전체 소매시장 규모도 1,082조가 되면서, 비중이 2.5%로 뛰어오른다.

업계 전문가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전체 소매 시장의 향후 5개년 연평균 신장율이 약 14%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은 이를 훨씬 초과하는 44%로 소매 시장 성장률의 3배 이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빠른 성장률로 말미암아 2020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91조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실제 2020년 이커머스 예상 시장 규모는 e마케터의 약 91조를 다소 하회할 것 같다.

이유는 작년 말 있었던 화폐개혁이 현금을 주 결제수단으로 하는 이커머스 회사들의 매출 확대 및 성장에 단기적인 걸림돌이 되었고, 아직도 그 영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엠커머스(m-Commerce)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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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커머스 시장을 보다 정확히 분석하려면, 엠커머스(m-Commerce) 시장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커머스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엠커머스 시장은 스마트폰 및 노트북,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로 상품 주문이 이루어지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의미한다.
 
e마케터의 표 2를 보면, 작년 엠커머스의 시장 규모가 약 17.6조로 이커머스 시장의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필자가 몸담았던 인도 숍 CJ 홈쇼핑도 작년 4월 현재 인터넷몰 매출 중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발생된 매출이 60% 이상이었다.

엠커머스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2020년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3년 내, 이커머스 고객 10명 중 8명이 모바일기기로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인도 이커머스 시장 분석에 손정의 소프트뱅크의 투자 스토리를 빼놓을 수 없다. 손정의가 이커머스 시장의 2인자였던 스냅딜(Snapdeal)에 6억 2,700만 달러를 투자한 직후인 2015년 6월 인도 최대 경제지인 이코노믹타임스(Economic Times)와 다음의 인터뷰를 행한다.

“인도 경제는 마치 본격 도약 전의 하키 스틱의 곡선과 같으며, 향후 25년 내 미국 경제를 추월할 잠재력을 지녔다. 나는 이러한 인도 시장의 하키 스틱과 같은 모멘트와 이 모멘트를 이끌어 가는 존경받을 만한 여러분들의 진정한 지도자(모디 총리)에 정말 관심이 많다.”

손정의는 이 인터뷰 이전, 스냅딜 외에 택시회사인 올라(Ola), 부동산 회사인 하우징닷컴 (Housing.com) 등의 스타트업에 총 1조 원을 투자했다.

그는 현재 4천 만 사용자를 지닌 한국 스타트업 ‘밸런스 히어로’에도 투자(30억)했다.

인터뷰 당시 손정의는 인도 경제에 무려 약 300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 투자를 천명했었는데, 약속대로 그는 올해 7월 페이티엠(Paytm)에 14억 달러, 8월 플립카트(Flipkart)에 2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요 회사들을 상세히 살펴보자. 작년 모건스탠리 시장점유율 보고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플립카트가 45%, 스냅딜이 26%, 아마존 인디아가 12%, 페이티엠이 7%로 앞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80%를 훌쩍 뛰어넘는 구조였다.
 
아직까지 플립카트가 1위이지만 아마존이 빠른 속도로 확장해 플립카트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 스냅딜은 최근 페이티엠과 숍클루스(Shopclues)에 3위 자리를 빼앗길 처지에 놓여 있다.

손정의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행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중국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수익이 무려 3,000배를 넘은 것처럼 인도 전자상거래 투자에도 결국 막대한 투자수익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현재 손정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최종 주도권을 두고 아마존의 베조스와 혈투 중이다.

인도 아마존은 가장 늦게 설립(2013년) 되었지만, 베조스도 이미 50억 달러의 어마어마한 투자를 단행했다.

베조스 역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그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결승전은 결국 손정의와 베조스의 양자 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로켓 성장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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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인도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PPP, Purchasing Power Parity)에 기반한 소득 증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감지한 외국인 투자의 집중, 현대화된 소매 점포의 부족 등의 이유가 그것들이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두 가지 이유는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스마트폰의 성장이다.

메리 미커(Mary Meeker)는 '메리미커 인터넷 트렌드 2017'에서 작년 말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전년비 28% 성장해 약 3억 5천5백만 명이라고 봤고, 인터넷 보급률을 27%로 파악했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와 IAMAI(Internet and Mobile Association of India)를 인용한 이코노미스트(Economist.com)의 분석을 봐도 인도 인터넷 사용자 수는 작년 약 4억 명이다.
 
도시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약 2억 8천만 명, 지방의 사용자 수가 약 1억 2천만 명 정도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8억 명에 이를 것이며, 도시와 지방의 이용자를 각각 50%씩 예측한다.

특히 향후 5년간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은 대부분 지방인터넷 사용자로부터 올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급성장한 인터넷 사용자가 이커머스 시장의 빠른 확산에 톡톡히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로켓 성장에는 인터넷 사용자 증가뿐 아니라, 스마트폰의 역할 역시 지대하다.
 
인도 정부기관인 TRAI(Telecom Regulatory Authority of India)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으로 인도 휴대폰 사용자는 총 10억 3천만 명이다. 2014년 말 스마트폰 비중은 약 20%였고, 2015년 6월에는 25%였다.

Strategic Analysts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스마트폰 보급률은 35~39% 정도로 예상된다. 인도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은 삼성, 아이폰 등의 고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약 10만 원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폭증에서 기인한다.
 
필자가 경영하던 '숍 CJ' 스마트폰 판매 TV방송에서도 성황리에 판매되던 스마트폰은 한화 55,000~60,000원대의 인도 토종 국산폰이었다.

최근 샤오미, 오포 및 비보 등의 중국 스마트폰이 급격히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사용자의 확산과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의 로켓 성장을 담보하는 양대 축이다.

이커머스와 엠커머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컸다.

사실 2010년 이전에는 이커머스 물류가 거의 없었지만 이커머스 및 홈쇼핑 회사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전자상거래 물류시장도 동반성장했다.

칼라리(Kalaari)와 아벤두스(Avendus) 물류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이커머스 물류시장 규모는 약 1.1조였으나, 5년 후인 2020년 2.8조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커머스는 관련 기술솔루션 시장(인공지능, 빅데이터 및 머신 러닝 등)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전자 지갑 등 결제시스템 시장규모도 크게 확대시켰다.


향후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

향후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장 큰 영향은 무엇보다 엠커머스의 존재감이다.

과거 인도 경제의 고질적 부정부패, 검은돈 문제를 해결하고자 작년 11월초에 단행된 모디 총리의 화폐개혁은 전체 결제시장의 86%를 차지하는 구권 지폐의 사용을 전면 중단시켰다.
 
당시 신용카드 시스템 구비가 어려웠던 영세상인들에게 구세주 역할을 제공한 것이 '페이티엠(Paytm)'같은 휴대폰 결제서비스 회사였다.

올해 3월 초 현재 페이티엠 가입자 수는 이미 2억2천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고, 매일 2백만 명이 신규 가입자로 등록 중이다.

실제 정식 결제시스템이 없는 거리의 노점상들도 페이티엠 지불이 가능하다는 팻말을 대거 걸어 놓고 있다.

화폐개혁에 따르는 엠커머스 급증 현상은 비단 페이티엠뿐만 아니라, 원모비 시스템같은 모바일 결제회사의 이용자 수도 대폭 늘렸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스마트폰 결제 사용자가 작년 약 8억 명을 넘어선 중국과 비교하면 갈길이 아직 멀지만, 향후 인도는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스마트폰 중심의 전자상거래와 결제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에 관한 조언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활용한 한국 중견·중소기업들의 진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5년부터이지만, 아직은 활성화가 안된 상태이다. 현재 플립카트와 아마존 인도 사이트에만 일부 한국 상품들이 입점되어 있을 뿐이다.
 
한국 상품의 주문 수량, 가격, 등록/인증 및 판촉활동 비용 부담, 반품 및 재고처리 문제, 배송기간 등에 대한 인도 주요 전자상거래회사, 현지 수입밴더, 한국 중견·중소기업들, 인도소비자들의 입장이 서로 상이한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상품의 인도 내 전자상거래 유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에 관한 한국 정부, 코트라, 무역협회 등의 심층적인 현황과 문제점 파악에 따른 세심한 해결 및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지면 제약상 언급을 못했지만 전자상거래 회사 외, 인도내 홈쇼핑 회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방송, 인터넷 쇼핑몰, 모바일앱의 유통채널을 포함해 주문·배송망이 잘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홈쇼핑 회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롱테일법칙이 통용되는 이커머스 회사와 달리 최소 주문수량이 더 많아야 한다.
 
TV방송시간의 원가가 보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진출 방법을 활용하든 간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을 통한 상품 판매가 활성화되면, 향후 본격적인 오프라인 유통망 진출의 확실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인도 시장 진출은 중장기적 노력없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