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1_0.png

1.png

▲ 전형진 대표이사
(주)세명에버에너지


인도의 그린에너지 정책은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등을 활용한 발전 시스템과 전기를 활용한 운송수단의 도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린에너지의 실현을 위한 인도 회사들의 준비 사항과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준비할 만한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들어가며

인도의 에너지는 향후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 먼저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그린에너지다. 전 국민이 종교를 가진, 특히 85% 정도가 힌두교인 인도는 신에 대한 믿음이 투철한 나라이다.
 
이들의 사고방식에는 신이 인간에 우선하며, 인간이 만든 것보다 신이 만든 것이 우선한다. 신이 만든 인간과 세상의 모든 것이 지속가능하려면 두 가지 원칙에 맞아야 한다.

신이 만든 것을 이용(활용)하는 것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에너지 정책은 이 두 가지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인도의 에너지의 큰 축은 운송수단과 발전 시스템이다. 최근 인도는 2030년부터 운송수단으로써 내연 기관은 더 이상 판매하지 못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발전 시스템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며,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로 방향을 잡았다. 신재생 에너지의 선두는 쏠라 셀이며 풍력이 이차 대상이다.

이러한 그린에너지 방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리튬전지이다. 인도는 아직 리튬전지를 만들지 못한다.

이 글에서는 그린에너지의 실현을 위한 인도회사들의 준비 사항을 살펴보고, 인도 시장의 진출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준비할 만한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운송수단의 변혁
 

2.png

3.png


지난 6월 인도 무디 총리가 프랑스 방문시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할 것이고, 더 나아가 2030년부터 전기를 이용한 이동수단만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여서 더욱 신선하였다.

이러한 발표 배경에는 한 달 전 발표한 NITI(National Institutionfor Transforming India, 인도국가개혁연구소)의 보고서가 있었다.
 
2017년 5월 NITI에서는 TRANSFORMATIVE MOBILITY SOLUTIONS FOR ALL(모두를 위한 변화 가능한 이동 방법)이란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앞으로 15년 동안 3단계로 이 변혁을 추진한다(표 1).

이러한 변혁의 결과로 2030년부터는 모든 내연기관으로 이루어진 운송수단은 신규 판매가 중지되는 것이다. 앞으로 향후 3년은 기초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보고서를 기초로 정부 및 기업, 연구 등에서는 이 정책의 실제적 실행 계획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인도는 이미 각 분야에서 실천에 돌입하기도 하였다. 델리에서는 기존 축전지를 사용하는 전기 릭샤 운행을 시작하였다.

미미하지만 마힌드라에서는 전기자동차 레바(REVA)를 이미 판매하고 있다. 아쇼크 레이랜드는 첸나이에서 전기 버스의 시험 운행을 시작하였다.

인도는 기본적으로 전기자동차에서 소요되는 기술과 부품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리튬전지만 생산하지 못할 뿐이다.

인도는 왜 이런 변혁을 주도적으로 시행하려고 하는가? 경제적인 원리보다는 인간과 세상의 기본 원리에 그 답이 있다. 전기를 이용하는 운송수단은 사실 이미 세상에 존재하였다.

1800년대 인간은 스스로 움직이는 운송수단인 1) 내연기관, 2) 증기기관, 3) 전기기관을 개발하였다. 그중 내연기관이 지난 130년간 세계의 운송수단의 기본이 된 것이다. 내연기관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 환경 파괴의 근원이 되었다.

내연기관은 움직이지 않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가동되며, 이는 엄청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인도는 이제 모든 이동수단의 동력으로 전기를 택했다.


발전 부분에서 재생 에너지
 

4.png


인도에서 발전 에너지의 방향은 두 가지를 향하고 있다. 하나는 원전이며, 하나는 신재생 에너지이다.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전력과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에서 주력은 쏠라 셀이며 풍력이 그다음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로서 큰 진전은 없었다. National Solar Mission(NSM)이 2010년에 만들어졌으며, 첫 번째 목표는 2022년까지 20GW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5년 이 목표는 2022년까지 100GW로 수정되었다. 이로써 인도는 중국, 미국 다음으로 큰 쏠라 셀 발전 시장이 된 것이다.

각 주들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관련하여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적 환경 조건에 따라 쏠라와 풍력의 비율이 조금 달라진다. 현재까지는 라자스탄 지역에서 쏠라 발전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인도는 전력 부문 국영 기업인 NTPC, BHEL 주도로 신재생 에너지 부분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민간 전력 회사들은 주로 쏠라 발전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민간 전력회사인 Tata Power, Reliance Power, JSW, HPPPL 등도 이제는 쏠라 발전에 합류하였으며, 쏠라 전력을 위한 S&W, Sukam, Vikram Solar, ACME, Gensol, Rassi Group 등이 새로 활동하고 있다.


리튬전지

인도는 아직 리튬전지를 공식적으로 생산하고 있지 않다. 인도의 리튬전지의 역사는 약 15년 정도 된다.
 
초기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들이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인도 공과대학교)에 되돌아가 기초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도는 휴대용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어서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2007년을 기점으로 우주항공용 수요를 위하여 ISRO(Indian Space Research Organization, 인도우주항공연구소)에서 연구용 라인을 구성했다.

이후 2014년 ARCI(International Advanced Research Centre for Powder Metallurgy & New Materials, 국제 분말 금속학 및 신재료 첨단연구센터)에서 향후 전기차를 위한 목적으로 연구용 라인을 본격적으로 설치하였다.

CECRI(Central Electro Chemical Research Institute, 전기화학중앙연구소)는 휴대용 및 쏠라 에너지용 전지를 위한 연구용 라인을 2015년 설치하였다.

CECRI는 인도 정부 과학기술부 산하 CSRI(Council of Scientific & Industrial Research, 과학산업연구위원회) 소속 연구소다. CECRI에서 보유중인 연구용 설비는 인도에 설치된 리튬 전지 연구 설비 중 최대 규모이다.
 
이 설비는 세명인디아를 통해 한국 설비가 턴키로 설치된 것이다. CECRI의 연구소는 2015년 첸나이에 신축되었으며, 이런 이유로 정부의 공식적 허가 아래 인도 최고 과학자로서 추앙받는 압둘 칼람의 이름을 따 압둘 칼람 연구소로 명명되었다.

최근 인도의 NTSC(해군연구소)에서 해군 장비용(특히 잠수함)으로 리튬전지 개발에 착수하였다.

인도 연구소에서는 우주항공과 EV용으로는 삼원계 리튬전지를 선호하며, ESS(전력 저장) 및 해양장비 부문에서는 리튬 인산철(LiFePO₄, 중국이 주로 생산)을 선호하고 있다.


인도의 준비 사항과 계획
 

5.png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인도는 어느 정도 사용 준비가 되었을까? 그들이 희망하는 시간에 보급될 수 있을까? 현재 그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먼저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는 계획대로 진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기존 전력생산업체나 새로 진입하는 업체 모두 전력 생산장비 부문에서는 현지화가 이루어져 있다.

주력이 쏠라 에너지 부문이므로, 쏠라 에너지의 경우 원소재인 PV를 수입하여 패널을 만들고, 현장에 설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PV는 세계적으로 중국계 업체가 주력이나 인도도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재생 에너지를 전력망(GRID)에 연결하여 항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를위한 주요 시설이 ESS(전력 저장 장치)이다.

ESS를 위해 인도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연축전지로 대응하는 방법과 새로운 전지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방법이다.
 
기존 연축전지는 성능상 한계를 가지고 있어서 인도의 두 번째 연축전지 회사인 AmaraRaja는 Valve Regulated Lead Acid(VRLA) 전지 생산 라인을 신규 증설하여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작고 강력한 리튬전지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ESS 부문에서 Local 운영은 이미 시작되었다. 전송타워 부분은 이미 연축전지에서 리튬전지로 전환되고 있다.

대표적인 신규 통신사업자인 JIO는 전송타워에 프랑스 Saft사 리튬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Bhart Infratel(Airtel Group) 등 여러 회사들도 시험 사용을 하고 있으나, 중국 제품의 품질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에 많은 MNC사와 연구소, BPO 빌딩에서 사용되는 UPS Battery도 향후 리튬전지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정부 소속 전력회사인 NTPC와 전력인프라 장비 공급업체인 BHEL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생산과 이를 실현시킬 ESS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 개혁위원회 발표 후, 후속 조치로서 세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리튬전지를 중심으로 개발 및 생산에 관한 계획 중이며, 솔라 발전을 하는 사기업의 경우, 먼저 새로 사업에 참여한 중견 업체를 중심으로 ESS 를 위한 Battery Pack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 5월 개혁위원회 발표 후, 가장 핫한 이슈는 전기차 분야다. 인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승용차만이 전기차가 아니다.

승용차(4W)의 5배 수준의 오토바이(2W)가 생산되고 있으며, 2배 수준의 오토 릭샤(3W)가 생산되고 있다. 상용차(화물 운송 및 대형차) 부분은 TATA가 세계 제1위의 생산 기업일 정도이다.

인도는 리튬전지를 제외한 모든 부품은 이미 개발되어 있다. 물론 양산을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부터 협력을 얻을 필요는 있을 것이다.
 
리튬전지는 축전지 회사인 Exid, Amara Raja, 유류 공급 회사인 Indian oil, 발전 장비 회사인 BHEL, Solar 발전 회사들이 먼저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상용 서비스 중인 전기릭샤(연축전지 사용)는 전지의 성능 저하로 리튬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전기 오토바이는 신규 벤처 업체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로서는 르노 닛산이 이미 전지 연구소를 설립하여 기초연구에 착수하였다. 전지 Pack 연구를 위해 벤츠 및 마루티 스즈키 등도 연구소를 운영 중에 있다.

인도의 각 지방 정부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선언하였다. 타밀나두주는 첸나이에서 전기 버스 시험 운행을 시작하였으며, 마하스트라슈주는 나가푸르에서 시험운행을 시작하였다. 또한 다양한 경로로 전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시장 진출과 기회

인도는 정부의 권위와 역할이 강력하다. 개혁위원회의 발표로 먼저 정부 투자 기관 및 연구소에서 시행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각 지방 정부도 이 정책에 맞는 세부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나라의 에너지 정책과 운송수단의 변혁을 수행하기 위해서 모든 인프라도 준비하고 있다.
 
인도는 자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시설)들이다.

몇 년 전부터 Make In India 정책에 맞추어 많은 기업들이 인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 중국기술과 장비가 선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격적인 우월성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교류가 많은 것이다.

인도의 대변혁에서 가장 필요한 부품은 리튬전지다. 리튬전지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분야다.

그러나 이미 일본이 기술 제공 및 생산 장비의 제공을 제안하였으며,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을 근거로 생산에 필요한 모든 것의 턴키 제공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쏠라 전력 생산 및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중국이 전체적으로 앞서 있으며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성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게 아직 기회는 있다.

쏠라 전력과 전기자동차의 경우 생산에 필요한 부품 및 생산 설비의 기술면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다.

일본은 가격적인 면에서 우리보다 불리하기 때문에 우리가 노력한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의 인도 진출은 단순 소개로 이루어질 수 없다. 기술자들의 인적 교류가 선행되어야 하며, 인도 고객들이 기술적 우위와 생산의 안정성을 먼저 확신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인프라, 보조금 등 정부 정책에 의해서 추진되므로, 인도의 연구소와 정책 입안자와의 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도 연구소와 함께 개발하고, 정책 입안에 참여함으로써 인도의 대변혁에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큰 시장에서 함께해야지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물건만 팔겠다는 방식은 큰 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최근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갈등과 불량 부품 및 장비로 인한 저 신뢰성 문제로 보다 안정적인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게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