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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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재 교수
전남대학교


세계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4대 파머징마켓(Pharmerging market) 중 하나인 인도 시장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제약회사들의 인도 직접 진출은 아직 활발하지 않다.

만약 한국 제약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차별화된 사업전략을구사한다면 아직도 늦지 않은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4대 파머징마켓(Pharmerging market)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시장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도브랜드자산재단(IEBF)에 의하면, 인도 의약품시장은 2020년 약 550억 달러(6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해 세계 6위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억의 인구와 1인당 의약품 소비 증가가 가파른 인도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하지만 한국 제약회사의 인도 직접 진출은 활발하지 않다. 인도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인도 시장 의약품 가격이 낮아 한국 제약회사들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면 인도 의약품 시장에서 사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인도 현지 의약품 연구소 설립

인도는 제약 관련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임금 또한 한국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해 현지에 의약품연구센터를 설립하여 활용하면 아주 좋다.

초기단계 연구만 한국에서 수행하고, 그 이외 연구는 인도 연구센터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2009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현지 연구소를 설립한 대웅제약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인도 현지 글로벌 인허가 센터 설립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약품을 반드시 현지 국가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의약품 등록 서류는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 등 해당 국가에 의약품 등록을 해본 경험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한국 제약회사가 인도를 글로벌 인허가 센터허브로 육성하여 활용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인도 현지 글로벌 임상 센터 설립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인종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출산율이 낮아 신생아도 많지 않은 상황이므로 글로벌 임상 센터로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인도는 다르다. 임상, 컨설팅 등 다양한 제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인 퀸타일즈(Quintiles)가 인도 벵갈루루에 글로벌 정보기술 서비스 운영센터(Global Information Techno-logy Service Operation Center)를 2010년 설립하여 제약기업들에게 임상 연구, 상용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인도 현지 글로벌 마케팅 센터 설립

글로벌 IT 기업인 MS와 구글 등에 왜 인도인 CEO가 활약하고 있을까? 또한 제약기업들의 마케팅 부서에 왜 인도 출신 직원들이 많을까?

이유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능력, 탁월한 영어 구사능력, 글로벌 이문화 적응 능력 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은 의사 몸값이 너무 비싸 제약회사 마케팅팀에서 의사를 고용하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의사를 활용하여 전문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 마케팅 센터를 인도에 두고 영어권 국가를 공략한다면 성공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니치 마켓 진출 - 인도 성형미용 시장

인도에서도 중산층의 확대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 강자들이 많은 인도 시장에서 한국 회사들이 특징 없는 제네릭 의약품으로 인도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지만 니치마켓을 찾아 도전해 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LG 생명과학 인도 법인은 “피부미용 필러”를 인도에 출시하여 성형미용 시장에 진출하였다.

700억 규모의 한국 시장에 비해 인도 시장은 아직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잠재력이 커 주목해볼 만한 시장이다.


인도 제약회사와 전략적 위탁 생산 파트너십 추진

2017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도 최대 제약사인 선파마(Sun Pharma)와 바이오의약품 틸드라키주맙(Tildrakizumab)을 위탁 생산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와 같이 인도 제약회사의 특정 제품을 한국 제약회사가 위탁 생산하는 파트너십 혹은 반대로 한국 회사가 인도 cGMP 시설을 활용하여 인도에 위탁 생산을 의뢰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할 수 있다.
 
인도에는 cGMP 적격 기준의 시설을 보유한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 제약회사에 대한 적극적 M&A 혹은
전략적 제휴 체결을 통한 현지 제휴 전략 추진


인도 제약회사 란박시가 품질관리 관련 허위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일본 제약기업 다이이찌 산쿄가란박시를 인수한 것이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적극적인 M&A, 전략적 제휴 체결은 아직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M&A는 인수 후 통합이 쉽지 않다.
 
다이이찌 산쿄처럼 실패하지 않으려면, 사후 통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다이이찌 산쿄가 M&A 후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고 통합에 성공하였다면,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를 통한 토대 구축과 전 세계 시장에서 제네릭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인재의 보고, 인도 제약 인재를 활용하자

2010년 삼일제약은 인력관리 및 회계분야 전문가인 인도 출신 CEO를 영입하여, 제약회사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 제약회사가 글로벌화 하는 데 인도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인도에는 영어가 능통하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유능한 화학자, 의사, 마케팅, 회계 및 법률 분야 전문가가 많다. 이들을 적극 활용하여 한국 제약회사의 글로벌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제약회사가 강점이 있는
원료의약품에 선택과 집중


JW 중외제약은 2017년 5월 인도 제약회사 그랜드파마와 차세대 항생제 “어타페넴” 완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원료의약품 수출은 2011년 약 9억 700만 달러에서 2015년 12억 7,0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자사에 강점이 있는 차별화된 원료의약품을 활용하여 인도 시장을 개척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인도 제약회사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한국에 수입

2016년 녹십자는 인도 제약회사 “바이오콘”으로 부터 당뇨치료 인슐린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한국 판권 계약을 체결하였다.
 
란투스 특허가 만료됨으로써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인도 제품을 수입하여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와같이 인도 제약회사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잘 물색하여 한국 시장에 수입해 오는 것도 좋은 전략 중 하나이다.


진단 시장 진출 - 진단키트 및 장비

2012년 인도에 진출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사가 강점을 보유한 진단장비 시장에 집중하여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 분석장비는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1위, 당화혈색소 분석장비는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다양한 질병이 있는 인도 시장을 생각할 때 진단장비 시장도 향후 유망한 시장 중 하나이다.


의료기기 시장에도 주목

KPMG에 따르면, 인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5억 달러이고, 연평균 성장률은 약 16%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진단용 영상장비(CT, MRI, X-Ray 장비 등)의 경우 수입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위내시경을 제조하는 인도 기업은 거의 없어, 한국 회사가 주목하여 개척해볼 만한 시장이다.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동반 성장

한국의 33배에 달하는 광활한 땅 인도에서 중소·중견 제약기업이 유통망을 갖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LG생명과학 인도 법인은 한국 제약기업 최초로 인도 제약시장에서 직접 유통망을 구축한 대기업이다.
 
한국의 중소·중견 제약기업들은 이를 인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여 동반성장을 꾀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한 전략적 옵션이다.


당뇨 시장 공략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당뇨병 환자가 많은 시장이다. 2030년이 되면 인도의 당뇨병 환자는 1억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생명과학은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로를 출시하여 2016년 약 500억 원 매출을 기록하였다.
 
좋은 당뇨병 치료제를 가지고 인도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코프로모션(Co-promotion) 혹은 코마케팅(Co-marketing)을 추진하여 시장을 공략해 볼 만하다.

동아제약의 경우에도 인도의 당뇨 시장을 겨냥하여 2012년 인도 제약회사 알켐(Alkem)에게 자체개발 당뇨병 치료 신약을 라이선싱 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바이오의약품 출시를 통한 인도 내수 시장 공략

항암제, 류마티즘 관절염 치료제, 항당뇨제 등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인도도 이 분야에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한국 회사들은 인도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추진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