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디지털 생활을 더욱 스마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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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인성 연구소장
(주)이녹스첨단소재

공동 작성_남정호 전무 (주)INI R&C,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전자펜을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제품이 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전자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EMI)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세밀한 필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특수 필름 장치가 핵심 부품으로 들어간다.
 
그동안 외국산에 의존해 왔던 이 부품이 국산화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15년.
 
‘보다 가볍고 슬림하게, 보다빠르고 편리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IT부품용 핵심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강소기업 이녹스첨단소재가 그 주인공이다.


기술 혁신 이끄는 R&BD의 힘

최근 들어 기술영역의 혁신은 비즈니스의 변화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넓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경쟁력이 기업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IT 분야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역량이 IT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술혁신의 주기가 빨라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이녹스첨단소재(이하 이녹스)의 행보는 단연 독보적이다. 2001년부터 축적된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IT소재 기업으로 성장한 이녹스는 회사 매출의 50% 이상을 3년 이내의 신제품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위해 R&D가 아닌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사업화 연계 연구개발) 개념을 접목한 기술개발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즉, 기존의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던 업무에서 탈피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원이 한정된 중견·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기술사업화의 성패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선택과 집중을 위한 기획단계 강화, 사업화 연계 강화를 위한 R&D 프로세스구축, R&D 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관리가 중요한데 이녹스는 이러한 포인트를 기술개발 프로세스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방열·전자파 흡수 일체형 필름’ 용도 및 특장점

지난 6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녹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FPCB) 소재,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접착필름 소재, OLED(차세대 디스플레이)용 봉지재와 복합시트를 만드는 회사다.

고분자 설계기술, 배합기술, 합성기술을 기반으로 점착 기술, 방열 기술, EMI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융복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5년 국산화에 성공하며 수입산이 점령하고 있던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방열·전자파 흡수 일체형 필름’은 이녹스가 만든 대표적인 혁신제품으로 올해 제18주차 iR52 장영실상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액정의 바로 밑에 들어가는 이 필름은 방열기능과 EMI 기능을 복합화한 제품으로 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장해(EMI)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세밀한 필기까지 인식 가능하면서도 스마트 기기의 본 기능인 통신 및 인터넷(Wifi)의 기능에 문제가 없게 하고, 스마트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자파 흡수 필름과 방열 필름이 각각 따로 들어가야 했지만 이녹스는 이 둘을 한 장의 필름으로 해결한 것이다.

또한 얇고 넓적한 플레이크 모양의 자성입자를 고분자 수지 안에 분산시켜 코팅한 뒤 일렬로 배향해 제조한 것으로 분산액 유동을 최소화하면서 코팅했기 때문에 입자들도 균일하게 배향할 수 있어 자기적 특성을 잘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방열과 전자파 흡수를 위해 여러 층을 얹어 만드는 기존 필름과 달리 한 장의 필름으로 이 모든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박막화가 가능하며, 접착제의 두께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전자파흡수층 두께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얇은 모바일 기기 구현이 가능하며, 고객의 공정 수 절감에 따른 종합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녹스의 제품이 더욱 주목되는 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변동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 2007년 이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해 왔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 양산으로 지난해는 처음으로 역성장한 해가 됐다.

이녹스 제품은 통신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흡수·배출하고 전자펜의 유연한 사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다기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핵심부품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기술개발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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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기술 환경 변화는 비스니스 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으며 기술개발의 속도 경쟁, 기술사업화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기업의 기술개발 활동은 미래성장의 엔진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활동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고객 니즈에 기초한 수요자 중심의 R&D로 이행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 기술 간 또는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 간의 기술융합 등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는 등 R&D 패러다임에 있어서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R&D 패러다임은 기술개발 → 제품개발 → 시장개발의 순차형 사업화 프로세스에서 기술개발과 제품개발, 시장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기술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병령형 R&BD 개발로 변화하였다.

신제품을 끊임없이 출시하여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선진기업들은 그들의 기술개발 역량도 뛰어나지만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 능력에서 더욱 뛰어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녹스의 기술개발 체제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잘 녹아 있으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여 신시장을 개척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방열·전자파 흡수 일체형 필름’ 개발 과정에서 돋보인 이녹스의 기술경영 활동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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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활한 의사소통과 빠른 의사결정

기술적으로 뛰어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사업화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녹스에는 제품개발 아이디어부터 상품기획까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체제가 잘 갖춰져 있다.

제품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나 제안이 활발하여 기술개발 프로젝트 제안에 경영진, 연구소, 영업/상품 기획 부서들이 각각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제품개발 아이디어들이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들은 이녹스의 영업, 상품기획, 연구소, 생산부서들에 공유되고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프로젝트화 되어 신제품 적기개발 및 출시 → 사업성과 달성 → 고객만족으로 이어지는 R&D 경영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기획, 개발기획 등으로 이루어진 관련부서 협의체 또한 활성화되어 있으며, 신제품 개발에 대한 내용은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신사업협의체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IT 산업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 개발 프로세스 준수 및 기술개발 방법론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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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는 상품기획 → 개발계획 → 제품설계 → 양산설계 → 양산으로 이루어지는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단계마다 각 부서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 및 활동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각 단계가 끝날 때마다 톨게이트를 두어 심의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를 결정하고 있다.

상품기획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 로드맵, NABC01, QFD(Quality Function Deployment, 품질기능전개), FMEA(Failure Mode and Effect Analysis, 고장 모드 영향 분석), DOE(Design of Experiment, 실험계획법) 등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술개발 로드맵은 5~6년을 보고 작성하고 있으며 반기마다 업데이트 하고 있다. 기술개발 로드맵을 통하여 미래 기술개발 흐름을 예측하고 이를 기술개발 목표에 반영하고 있다.
 
과제기획서는 관련자들이 기술개발 목표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NABC 접근법을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기 위하여 QFD를 과제기획 시 작성하여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기술개발에 반영함으로써 개발기간 단축 및 높은 기술사업화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

QFD는 1972년 일본에서 개발한 품질개발 시스템으로 고객이 표현하거나 숨겨져 있는 요구사항을 찾아내고, 그것을 프로세스와 실행방안으로 변형시키고 실현하는 것으로, 결국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 요구사항을 우선 순위화하며, 경쟁 기업과 비교함으로써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도출해 나가는 방법론이다.

또한 FMEA 작성을 통해 잠재적 고장모드의 원인 및 영향을 도출하여 사전에 제거하거나 대비함으로써 기술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OE는 실험에 대한 계획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실험을 어떻게 행하고, 데이터를 취합하며, 어떠한 통계적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최소의 실험 횟수로 최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를 계획하는 것으로 통계적 사고방식으로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3) 예방관리 측면의 연구과제관리시스템 운영

모든 프로젝트는 개발 항목을 구체화하여 달성률을 주기적으로 작성하여 개발진척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일정관리의 목적은 지연되고 있는 과제를 사전에 파악하여 문제점을 공유하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프로젝트 수정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개발진척도가 목표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노란색 경고등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 인력이나 개발비 등이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개발 일정관리의 목적이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개발일정 지연이나 개발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연구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일정관리가 자신들을 관리하고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연구개발 과정 중에 발생한 문제점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일정지연에 대한 문제점을 감추려 하지 않고 도움을 받기 위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개발정보 D/B를 공유하여 개발 시행착오 축소 및 개발비용 절감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4) 체계적인 연구원 양성 시스템 구축

이녹스는 앞서 설명한 기술개발 방법론을 잘 적용하고 활용하여 연구개발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연구원 교육 및 연구원 양성계획을 수립하여 적용하고 있다.

연구원 양성계획은 3년 주기로 수립하고 있는데 내부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외부기관을 활용한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1차 연도는 기본과정으로 연구원들의 기본 역량강화를 위한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FMEA, QFD, TRIZ(창의적 문제 해결 기법) 등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차 연도는 실무 적용을 통한 개발능력 향상 과정으로 FMEA, QFD, DOE(Minitab Tool 위주) 개발방법론과 기술경영(MOT), 연구관리(프로젝트 관리 및 기획 등) 중심으로 외부 교육기관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3차 연도는 전문가 과정으로 실무역량 확대를 위해 6시그마 자격증(GB, BB)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DOE 심화 교육과정도 포함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 분기 우수 연구원을 선정하여 포상하고, 선정자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연구소에 전시함으로써 연구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Global No.1 Advanced Materials Company'라는 슬로건과 함께, IT소재를 넘어 세계 일류의 기능성 고분자 소재 종합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비전 아래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할 이녹스의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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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NABC 접근법은 Needs(요구), Approach(접근법), Benefit(이익), Competition(경쟁)의 첫 머리 글자를 따온 것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기술 기반 창업기업들이 시장진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개념이다. 고객과 경쟁자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아이템 발굴과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