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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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준 차장 KOTRA


인도 자동차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5위인 자동차 생산 규모는 2026년 세계 3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제조업 육성정책이 맞물려서 자동차 및 부품 산업의 고도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전망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이다.
 
인도 정부는 2026년까지 자동차 산업 규모를 현재의 3.5배로 육성하고 자동차 산업이 인도 GDP에 12%를 차지하게 하겠다는 야심찬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인도 자동차 산업, 2026년 세계 3위 전망

2016년 기준 인도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930억 달러이며, 생산 규모는 약 450만 대로 세계 5위이다.
 
2016년 한국을 추월하고 세계 5위 자리를 차지한 인도는 향후 10년 내로 일본과 독일도 추월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은 중장기적 수요에 기반하고 있는데 실제 인도의 승용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19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리면서 자동차 판매 및 생산이 급증할 전망이다.

인도의 자동차 생산은 아직까지 이륜차 위주에 머물러 있는데, 2016~2017 회계연도(2016. 4.~2017. 3.)의 경우 승용차와 상용차는 각각 370만 대와 80만 대가 생산된 반면 이륜차는 1,990만 대가 생산되었다.

또한 엄청난 수요 증가세뿐 아니라 인도 정부의 산업정책이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을 유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인도 정부는 2026년까지 인도 자동차 산업을 세계 3위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인도의 자동차산업육성계획(Automotive Mission Plan 2016-2026)을 통해 구체화되어 있는데, 인도 자동차 산업을 Make In India(인도의 제조업 육성정책) 정책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할 것이며 2026년까지 산업 규모를 현재의 3.5~4배로 키우고 자동차 산업이 국가 경제(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2%로 올리며 이를 통해 6,500만 개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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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도 건국 이후 가장 혁신적인 조세정책으로 꼽히는 상품서비스세(Goods and Service Tax) 도입도 인도 자동차 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7월 도입된 이 제도로 인도 내 혼재하던 다수의 간접세가 통합되었으며 주간(Interstate) 거래가 훨씬 용이해졌다.

다양한 협력사와의 협력이 필수인 자동차 산업 입장에서는 생산 및 조달이 용이해진 것이다. 또한 상품서비스세 도입 이후 고급차와 SUV는 세금 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 자동차 부품 시장의 경우 2016년 시장 규모가 390억 달러로 약 1만 개의 관련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900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비슷하게 자동차 부품 산업도 2026년까지 현재의 4배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앞다툰 투자 확대

인도에는 크게 세 곳의 자동차 클러스터가 있다. 북쪽 뉴델리 인근에는 마루띠스즈키(Maruti Suzuki), Honda 등 주로 일본계 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마루띠스즈키의 경우 2016년 기준 승용차 시장의 52.8%를 확보하고 있는 최강자이고, 혼다의 점유율은 9.3%로 3위이다.
 
한편 인도 서쪽 지역인 뿌네 지역에는 인도 토종기업인 타타자동차가 자리 잡고 있으며, 폭스바겐, 마힌드라&마힌드라, 피아트 등이 위치해 있다.

타타자동차는 승용차 시장에서 5.6%,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서는 52.9%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마힌드라&마힌드라사는 상용차 및 SUV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도 남쪽 첸나이 인근에는 또 다른 자동차 클러스터가 있는데, 이곳에는 현대자동차, BMW, 르노니산, 다임러 등의 기업이 위치해 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21%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매년 2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수출 기업이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인도에 신규 투자 혹은 투자 확대를 감행하면서 기존의 자동차 클러스터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먼저 인도 서북쪽 구자라트에는 마루띠스즈키의 신규 공장이 건설되고 있으며, 타타자동차도 위치해 있어서 새로운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마루띠스즈키의 신규 공장 규모는 연산 25만 대 수준이다. 또한 첸나이 인근의 경우, 르노니산이 5년 이내 25억 달러를 투자하여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야마하, 이수즈(ISUZU) 등이 최근 신규 공장 설립에 들어갔다.

한편 첸나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방갈로르 인근에는 도요타 공장이 위치해 있다. 인도 자동차 산업에 유인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FY16년 25억 달러에 달했다.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은 기아차의 신규 투자

올해 인도 자동차 산업에 있어 가장 큰 뉴스는 기아 자동차의 인도 투자 소식이었다. 기아자동차는 올 4월 인도 남부 아난타푸르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 설립을 발표하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아차는 600억 루피(1조 620억 원)를 들여 공장을 세우고 2019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정부는 240㎡ 규모의 부지를 제공하기로 하고 토지 수용계획을 밝혔다. 기아차 공장에서는 기아차뿐 아니라 현대차도 같이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가 첸나이에서 연간 65만 대 규모를 생산하면서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아차 공장은 약 400㎞ 떨어져 있는 현대차 및 현대차 협력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100만 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인도에 보유하게 되어 향후 수요 증가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 기아차 공장은 증설을 통해 60만대 규모로 확대할 수도 있다. 기아차는 인도 수요에 맞춰 현지 전략형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인도는 자동차 관련 R&D의 허브로도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하이데라바드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루띠스즈키, GM 등도 R&D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인도에서 연간 R&D분야에 투자되는 금액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를 자사의 소형차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GM, 니산, 도요타 등이 소형차 개발 및 생산기지로 인도를 지목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소형차 수요의 급증과 제3국 수출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또 다른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로는 친환경 차량개발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인도 오토쇼(Auto Expo 2016)에서는 기존 차량들의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 변형 모델이 다수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폭스바겐에서는 Passat을 혼다에서는 Accord의 하이브리드 버전 차량을 출시하였으며 히어로 혼다에서는 전기로 구동하는 스쿠터와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였고 이 밖에도 타타자동차에서는 전기버스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역시 2018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며, 타타자동차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차인 TATA Nano의 전기차 버전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친환경 바람이 거센 것은 인도 주요 도시의 공기 질이 세계 최악이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시판되는 모든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이를 위해 FAME-India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육성을 위해 친환경차 구입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 기업의 인도 자동차 시장 진출 더욱 확대될 듯

우리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약 100여 개사 정도가 인도에 투자 진출해 있다. 또한 기아자동차의 투자가 진행되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 인도에는 거의 모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계 기업에 대한 부품 조달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도는 아직까지 제조업 기반이 약해 글로벌 기업들이 품질과 납기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협력사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협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만도의 경우 포드, 니산, 혼다, 마루띠스즈키, 타타, 마힌드라 등 다양한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매출 비중을 현재 88%에서 2021년 61%로 낮춘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만도 인도 법인의 2016년 매출액은 4,0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하였다.

인도는 1,000명당 승용차 등록대수가 19대 수준으로 모터라이제이션(Mororization) 초기 단계에 있으며 향후 산업 규모의 급증세가 전망된다. 우리 자동차 관련 기업은 인도를 놓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