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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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진 지사장 KPIT 한국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제기된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과 하드웨어 인프라 부분에서 나름 강국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와 응용 서비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이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과 함께 이 분야에서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수준을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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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황

'인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기업연합(NASSCOM)'에 따르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비율은 제조업과 기타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13% 이상인 1,470억 달러(약 160조 원)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의 근간은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인 풍부한 양질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태생적으로 거대한 인도의 글로벌 네트워크일 것이다.

인도는 20세기 후반부터 공과대학 및 대학원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양성에 주력해온 결과 이제는 소프트웨어 전문교육기관으로부터매년 40만 명 이상이 배출되고 있다.

그런 까닭에 현재 인도 내에는 직간접적으로 약 900만 명의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5년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총 인력이 약 25만 명인 것에 비하면 그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의 곱절에 가까운 인원이 인도에선 신규로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인력 배출의 형식에서도 인도는 우리와 구별되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급성장하던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인도정부는 오래전부터 산업계의 요구에 즉각 호응하여 인력 양성 기반을 지역 및 수준별로 다방면에서 구축하였다.

특히 1998년 하이데라바드라는 인도 중남부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지역에선 기존보다 더욱 강화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을 공히 구축하기 위해서 주정부(텔렝가나)와 산업계가 협력하여 ‘IIIT(Inter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on Technology) 하이데라바드’라는 SW특정 인재육성대학을 설립하였다.

이를 통해 실무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산업교육으로 기업이 실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성공모델은 이후 타 지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어 보다 많은 전문 엔지니어 배출의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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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도인들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의 최대 주역이면서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한 미국과 같은 서구를 중심으로 인도인 네트워크(NRI Network)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이민 집단을 형성한 인도인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신생기업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미국 소재 다국적 기업 최고기술경영진의 상당 비중을 성공한 인도인들이 차지하다 보니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과 유대감이 높아 아웃소싱을 할 때 여느 해외기업들보다도 적극적으로 인도 기업들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 소프트웨어 회사들 또한 해외시장에 개발센터와 영업지사를 만들어 글로벌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결과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매출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 해외 고객과의 소프트웨어 협업이 태생적으로 가능하며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게 된 인도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회사들은 2000년대 이후부터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프로젝트들을 수행함으로써 이제는 15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고객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인력을 공급하는 단순지원의 역할이었지만, 2017년 많은 인도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들은 End-to-End(E2E)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세계 기업들과 공동으로 개발 프로젝트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게 되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도 IT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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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베이 증권거래소(인도 최대 증권거래소) BSE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인도에는 총 27,600여 개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또한 NASSCOM(인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기업연합) 2014-15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매출 기준으로 다국적 기업의 인도 법인을 포함하여 상위 회사는 TCS, Cognizant Technology Solutions, 인포시스, 위프로, HCL, 마힌드라 Tech, KPIT 등이 있는데, 이들 기업 가운데 특히 인도 토종 기업들이 이후 살펴볼 한국·인도 소프트웨어 협력모델의 핵심 대상기업이 될 것이다.

첫 번째, 타타 컨설팅 서비스(TCS)는 인도 토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으로 토종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동시에 다국적 기업들의 인도 본사를 포함해서도 최대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 진출하여 가히 인도 태생의 다국적 기업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컨설팅 그리고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 회사로 뭄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타타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이며 글로벌 46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1968년도에 설립되어 2016년 기준 약 38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8조 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2003년에 지사 형태로 일찍이 진출하였다.

두 번째 기업인 인포시스(Infosys)는 인도의 젊은 세대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지식경영 기업으로 종종 “인도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리기도 한다.
 
1981년에 설립하여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비즈니스 컨설팅,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업으로서 TCS와 마찬가지이다.

50개국 이상에 진출한 다국적 IT 회사로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중국, 홍콩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8개국에 진출해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약 20만 명의 수준급 엔지니어가 50여 개국 1천여 고객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약 11조 원 매출액을 올려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IT 기업이다.

이 기업은 매출의 98%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수출 위주 전략으로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미국의 특정 취업비자(H-1B) 파견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이기도 하다.

세 번째, 위프로(WIPRO)는 인포시스와 마찬가지로 카르나타카주(州) 벵갈루루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14만 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으며 매출은 약 9조 원으로 인도 토종 기업 중 3위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협회가 전 세계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부여하는 SEI-CMM Level 5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등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위프로의 기술 및 서비스 수준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네 번째로 언급하는 KPIT Technologies는 인도 토종기업으로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서비스 하는 전문기업이다.
 
자동차와 에너지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및 개발 제품 검증 회사로 토종 기업 중 매출 순위 12위에 올라 있으며, 2015년 기준 6,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회사가 고용한 12,000여 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16개국 글로벌 개발센터와 34개의 영업 네트워크에서 근무 중이다.
 
서비스 품질적인 면에서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CMMI Level 5 최고 등급을 보유하고 있고 또한 유럽자동차 개발프로세스인 Automotive SPICE Level 5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OEM 고객사에 품질 기반의 SW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2007년부터 현대자동차 그룹 및 국내 자동차용 전장회사들에게 다수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한국과의 유대가 여느 인도 IT 기업과 비교하여 매우 깊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준비 현황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대 흐름에서 요구되는 분야에서 인도 두뇌 산업이 앞장서고 있다.

TCS(타타 컨설팅 서비스)는 3년간 100여 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투입하여 인간의 자율신경계를 모방하여 만든 Ignio라는 자율 인공지능 플랫폼을 2015년 개발하였고, 2위 기업인 ‘인포시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제 해결용 플랫폼을, 3위인 ‘위프로’도 인지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특히 ‘인포시스’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중국, 인도 등 7개국의 600여 개 기업의 고위 의사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AI 기술 도입과 발전 수준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도(55%)는 중국(56%) 및 독일(53%)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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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있어서 인도는 중앙정부 주도로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개인인증 플랫폼인 아드하르(Aadhaar)를 이용하여 2017년 3월 전자결제 플랫폼인 아드하르 페이(Aadhar Pay)를, 5월에는 개인정보 클라우드 플랫폼인 디지털 로커(Digital Locker)를 개방하였으며, 최근 인도 인구의 90% 이상인 약 11억 명 이상이 등록한 상황이다.

또한 민간 차원에서 최근 타타 그룹 산하의 타타 커뮤니케이션과 휴렛팩커드(HP)사가 세계 최대의 사물인터넷 네트워크를 인도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약 2,000여 개의 스마트 빌딩, 대학 캠퍼스, 전기 및 수도, 보안 및 의료 서비스 등에 네트워크 장치와 응용 프로그램 그리고 사물인터넷 솔루션을 구축하는 작업으로서, 그 첫 단계로 뭄바이, 델리, 벵갈루루의 4억 명을 대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측면에서도 인도는 세계 상위 10개국 내에 포함되며, 현재 600여 개 이상의 빅데이터 분석 기업이 있으며 매년 100개 이상의 신생 빅데이터 기업이 설립되고 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 있는 대부분의 빅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인도로부터 온 엔지니어이다. 이처럼 인도는 4차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기술에 이미 정부,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발전을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두뇌 산업,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속에 글로벌 허브로 성장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연방총리가 2014년 8월 취임한 이후로 시작된 "Digital India", "Smart India" 그리고 "Make in India"를 내세운 중앙정부 정책을 통해 이제까지의 해외 시장에 편중된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인도 내수 시장에서도 더욱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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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하여 향후 전개될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라고 지칭되는 것처럼, 인도는 수학, 과학의 기초교육 위에 양성되는 양적으로도 풍부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을 굳건히 할 것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인도의 소프트(Soft)파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개별 기업의 대응 전략을 두고 경쟁과 협력을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