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 블록체인의 IoT 분야에서의 응용
▲ 이순호 대표이사 달리웍스(주)
비트코인의 안전한 유통을 위한 분산장부 기술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은 점차적으로 중앙집중 방식의 규제와 고비용 구조인 전통 금융시장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형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 및 가치를 저장하고 관리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 신뢰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재정립할 수 있으며, 나아가 디지털 세상에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더욱 민주화된 형태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블록체인은 데이터 신뢰성과 안정성, 보안성, 효율성을 제공하는 분산 컴퓨팅 기술로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신성장 산업을 견인하는 기반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을 사용하는 목적과 세부 기술적인 특성에 따라 관점에 차이는 있지만, 블록체인기술의 핵심은 분산 저장된 단순한 회계 장부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분산 데이터 구조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본적으로 분산데이터 구조, 참여자 간의 네트워크 연결 및 컴퓨팅 활용, 암호 이론과 보안성 기술, 기록 조작 및 변경이 어려운 합의 기술 등의 기술적 요소들을 결합한 집합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개념, 범위 등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과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단순히 비트코인의 암호 화폐 구현을 위한 기술이라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의 진위성 여부를 중앙집중 방식의 인증기관을 통하지 않고서도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점차적으로 새로운 산업 영역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관련 Io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IoT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IoT 서비스에 있어서 데이터 무결성, 시스템 보안, 디바이스 제어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TV나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이 해킹되어 ‘피싱’과 ‘스팸’ 등의 악성메일을 발송하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였으며, 이러한 스마트 가전제품들이 공중 네트워크상에 암호가 풀린 채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디도스 공격을 위한 매개체로서 해커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중앙집중형 IoT 시스템 구조에 기인하고 있으며, IoT 서비스를 위한 서버 및 게이트웨이 시스템에 대한 공격을 통해 데이터 위·변조, 비 인가된 디바이스의 접근 및 잘못된 기기 제어 등 IoT 시대의 확산과 함께 보안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40만 대를 리콜했다.
미국 보안기술 연구원 2명이 해킹을 통해 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을 16㎞나 떨어진 곳에서 원격 조정하는 모습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보안보다는 편리함에 초점을 맞춰 고객 관심을 유도하고 있던 많은 IoT 기업들은 보안에 대해 내재적 취약성을 극복하지 못한 IoT 기기들이 시장에 확산되는 경우에, 고객들이 편의성보다 보안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서비스를 선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시스코, 폭스콘, 보쉬, 젬알토 등의 글로벌 테크기업들은 IoT 블록체인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콘센서스시스템, BitSE, 클로니클드 등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들과 손잡고 IoT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IoT 기기 취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보안 안정성을 높인 채 사물끼리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IoT 서비스와 플랫폼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연구사례로 IOTA 재단의 ‘탱글’과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레저’를 꼽을 수 있다.
IOTA는 2016년 7월에 블록체인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며, IoT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차세대 블록체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수십억 대의 디바이스가 상호 연결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 교환을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으며, 기존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트랜잭션 처리와 모바일 기기 확장성에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방향성 비사이클 그래프를 근거로 한 새로운 분산 원장 아키텍처 ‘탱글’을 개발하였다.
기존의 블록과 체인의 구조 대신에, 하나의 거래가 다른 두 거래를 이끌어내며, 이는 바로 증명/입증(Attestation)이 되는 구조이다.
새로운 거래 하나로 두 거래를 직접적으로 입증하고 탱글의 세부사항이 유효한지, 프로토콜 규칙을 잘 따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입증을 하게 된다.
IOTA 재단은 블록체인 기술에서 파생된 IoT 분산 원장 기술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최근 2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켰다.
‘IOTA 생태계 펀드(IOTA Ecosystem Fund)’로 명명된 이 자금은 사용 사례와 라이브러리, 툴, 해커톤 등을 통해 IOTA 생태계를 확장하고 더 정교하게 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하이퍼레저’는 IBM 연구소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런타임을 리눅스 재단에 오픈소스로 기여하여 시작된 프로젝트이며, 현재 14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여하여 범 산업용 분산원장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레저는 기업 결제, 상품 추적 및 관리 등 산업용 표준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으며, IBM을 포함한 많은 참여 기업들이 하이퍼레저를 기반으로 자체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IoT 클라우드 전문기업인 달리웍스가 IoT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 스마트핀테크연구센터와 전자부품연구원이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데이터 무결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저장·관리 및 사물기기 인식·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산업과의 매쉬업과 IoT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신뢰성이 보장되는 IoT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병원에 다녀오면 냉장고 스크린에 의사가 제공하는 금지 음식과 섭취량 조절 음식 정보가 표시되고, 환자는 이를 바탕으로 음식을 조절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수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P2P’ 방식으로 구현하려 한다.
중앙집중 방식으로 시스템에 수십억에 이르는 수의 디바이스를 연결해 서비스를 관리하는 것은 비용 문제, 안정성 문제 등으로 인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스템 구현 및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면서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을 바로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IoT 기술이 적용되는 산업분야가 다양한 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IoT 서비스 영역도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시나리오로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나 주차요금 지불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자동차와 충전 시스템 사이에 전기 충전량 거래가 자동으로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자동차가 충전량만큼 충전시스템에 스스로 결제하는 서비스는 전형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또한 자동차가 해당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면 주차시간이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측정되고, 주차 거래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자동차는 주차시간만큼 주차시스템에 바로 결제하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서비스도 매우 유용할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IoT 서비스인 콜드체인 관리 시스템에서도 물류 운반 과정의 온도 상태에 상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IoT 기술을 통한 제품 생산 과정 추적이나 제조 관리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IoT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는 가장 큰 3가지 요소는 사물 간 지급 결제(M2M Payments), 사물 보안(Security of Things), 자동화된 과정 처리(Automated Process)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안, 인증, 안전 등의 이슈는 중재자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으나, 이러한 중앙집중 구조의 중재 역할은 비용과 신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를 분산시킴으로써 중재자 없이 직거래가 가능하고 임의로 조작할 수 없는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업에 있어서는 시스템 간의 데이터 동기화 필요성을 제거함으로써 기존 시스템 구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산업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십억 개의 사물들이 상호 연결되어 자원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진정한 IoT 시대의 기계 경제(Machine Economy)에서는 스마트 분권화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 요소 기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