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정부·공공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방안
▲ 서영일 상무 KT융합기술원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 규범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신뢰성 있는 사회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야말로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사회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 확산하고 발전시킴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바, 미국, 영국, 중국, 에스토니아, 온두라스 등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활용 사례 소개와 함께 블록체인을 이용한 외국의 정부·공공 서비스에 대한 현황을 소개하고, 대한민국 정부에서 당장 블록체인으로 추진해 볼 수 있는 응용 서비스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외국 정부 공공 블록체인 활용 사례
블록체인은 정보와 자산의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유통을 제공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미국, 영국, 중국 등 제 외국에서는 공공서비스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기술 도입을 위한 어떤 노력들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의료 정보 기록 및 공유, 온라인 투표, 전자문서 법적 지위 인정, 분산형 암호화 메신저 등에 활용
미국 정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 정보 기록 및 공유에 국가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환자 중심 의료기록 관리/활용 프로젝트’인 ‘HIE of One(HIE, Health Information Exchange)’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 프로젝트를 작년 미국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Blockchain 활용 의료 관련 IT/연구 챌린지’에서 수상작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HIE of One 프로젝트에서는 UMA(User-Managed Access, OAuth 포함),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 등 현재 활용 및 추진되는 주요 표준들을 실제 동작 가능한 의료차트 시스템과 잘 결합하여 상용 수준으로 확장 추진 중이다.
또한 미국의 특정 주에서는 대선 후보 선정에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하였으며, 버몬트주에서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미 국방부에서는 블록체인을 응용한 암호화된 분산형 군전용 메신저를 개발 중이다.
[영국] 공공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연구개발 추진 및 실행(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Beyond Blockchain, 영국정부 블록체인 보고서)
영국 정부는 블록체인의 혁신성, 잠재적 가능성, 경제적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은 영국 공공서비스 및 산업의 새로운 부흥을 위한 핵심 기술로서, 블록체인 기술 선도를 위한 영국 정부의 역할과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블록체인이 정부 프로세스 간소화 및 비용 절감 등의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하고 산업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여 금융을 넘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특히, 세금 징수·혜택 제공·여권발급·토지등록 기록·공급망(SCM) 등에 적용하여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판단한다.
또한 정부 주도의 산업 확산을 위한 규제·보안·기술 표준화 관점의 다양한 권고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공공서비스 혁신을 위한 방향으로 1) 민간영역에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각종 공과금 징수, 세금 납부, 공공 기록물 관리 등 대민 행정 효율성과 사회공공 서비스 품질 증진을 위해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함을 권고하고, 2) 정부 서비스 적용시, 비용 절감 및 투명성 제고를 통해 시민들의 금융,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고 관련 시장의 혁신과 경제 성장 촉진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효과를 제공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중국 완샹 그룹 항저우 인근 IoT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스마트 시티 구축 추진
중국 완샹 그룹이 항저우 인근에 구축 예정인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물인터넷(IoT)과 디지털 월렛(전자지갑) 등에 적용해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도시 건설을 목표로, 도시 내 모든 시설이 자동화되고 금융거래는 물론 출생·사망 증명서 발급과 투표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게 기록하고 보관할 수 있는 블록체인 커넥티드 사회를 구현할 방침이다.
스마트 시티 추진은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이다.
규제 장벽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 기술을 보고 있기에 블록체인 기반 도시 건설 용지 선정부터 네트워크 연계 업무·자금 조달 등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온두라스] 블록체인 기반 토지대장과 거래 정보의 기록 추진. 지방 토호 및 군벌에 의한 정부 자료 조작 및 농민들의 토지를 착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 토지대장의 블록체인 등록 시행
[에스토니아] 블록체인 기반 전자 시민권 발급, 전자 투표 시스템 시범 서비스 추진
[호주] 에너지 프로슈머 간 분산 전력 거래 활용 기반 마련
블록체인이 가져올 시장의 변화 방향 및 산업 영역 별 사업화 Hurdles, 정부의 방향
블록체인은 중개자(Trusted 3rd Party) 없이도 완벽한 신뢰관계를 보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각 산업 영역별로 전통적 시장 중개자들의 역할을 급격히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중개은행, 스위프트망), 무역(브로커, 선하증권), E-커머스(VAN社, Paygate社) 등
또한 블록체인은 사물인터넷 확산과 함께 프라이버시 및 보안에 대한 니즈 증가로 기존 중개자 기반의 불완전한 신뢰 환경에서 불가능했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 원격 의료 및 원격 재무컨설팅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유통하고, 확실한 추적까지 실현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 자체만으로는 산업 영역별 시장의 니즈와 특성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우며, 특히 다양한 형태의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장의 경우, 관련 Player들을 모두 블록체인 Eco에 참여시킬 만한 동인과 시간이 필요하고, 기술 외적 Hurdle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 외국 사례에서처럼 정부 주도의 기술검증 및 사업화 추진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바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당장 추진하자
외국 사례에서 보듯이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기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정책 지원 및 규제 완화와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을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그러면, 블록체인 기반 여러 공공 서비스들 중에서 정부 주도로 더 시장 친화적이고 더 적극적이면서 현실적으로 당장 추진해 볼 수 있는 사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블록체인 기반 전자정부 문서 유통
외국 사례처럼 정부 주도의 전자 문서관리와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시급하게 적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신분증, 인감증명, 가족관계증명, 등기부등본 등 각종 개인의 신분이나 소유권 증명 문서들의 발급과 유통에 있어서 현재의 관리 방식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개인 정보 유출에 있어서 자유롭지 않다.
주민등록초본을 현행 인터넷 민원신청 시스템을 통해 발급하여 해당 요청 부서에 제출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먼저 회원가입 및 공인인증서 등록을 해야 하며, 회원가입이 된 상태라면 기억나지 않는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알아내기 위한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 한다.
또한 초본 문서 출력을 위한 각 웹 브라우저별 별도의 보안프로그램을 Active-X 형태로 설치해야 한다.
여기까지 완료하면 특정 버전 웹 브라우저 사용자의 경우, 주민등록등본이 아무 문제 없이 출력 완료되지만 해당 발급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로 초본은 출력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 또한 있다.
즉 Active-X, 아이디와 패스워드 관리, 보안 프로그램 관리 및 인증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오버헤드이다.
이렇게 어렵게 출력한 증명 문서들을 해당 요청 부서에 제출할 경우, 문서를 받은 쪽에서 해당 문서들을 안전하게 관리하여 개인 정보 유출이 원천 차단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불편한 현실이지만 개인의 신원증명으로 사용된 문서들의 보관 소홀 및 저장된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한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등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우리는 기사로 자주 접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아이디/패스워드 없는 세상, 개인 정보 유출이 없는 세상을 제공할 것이며, 매우 효율적이고 안전한 개인 신분증명이나 개인 자산의 소유권 증명 등 신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개인이 접속할 수 있는 방식은 FIDO 인증을 블록체인에 등록하여 쉽게 아이디/패스워드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며, 블록체인에 등록된 각종 증명 문서들을 One-time Approve를 통하여 안전하게 요청기관에 보여줄 수 있다.
자료 공유를 원할 시에는 정보를 투명하고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고, 특히 해당 기관에 공유된 문서는 블록체인이기에 절대 조작이 불가능하여 100% 신뢰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복지예산 /정부 지원예산의 투명한 사용
블록체인 기반으로 공공예산을 운용한다면 정부 지원 예산의 자금 세탁 및 리베이트 근절로 부실 정부 지원 사업을 방지하고 국민 혈세를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정부 지원 공공예산의 경우 집행 결과를 사후 추적하는 방식이며, 중개자 중심의 거래 방식이다.
이로 인해 최종 소비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최종 예산 집행 결과를 투명하게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 블록체인의 Crypto-coin을 정부 지원 사업에 활용한다면 투명한 계약 및 투명한 예산 집행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거래내역 조작 및 이면계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사회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투명한 기부 시스템 및 복지예산과의 연계
내가 낸 소액 기부금과 재능이 Middleman의 착복 없이 소년 가장 철수의 학교 급식비와 동생들의 생활비로 투명하게 사용되는 것이 상시 투명하게 보일 수 있다면, 좀 더 많이 기부금을 내고 싶지 않을까?
블록체인의 Crypto-coin으로 기부 참여자 모두가 기부금 및 물품의 전달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Middleman의 착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제공한다면, 소량의 금액이라도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을 것이다.
Crypto-coin의 스마트한 사용으로 자발적 기부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 유도할 수 있으며, 나아가 관련 신규 산업들을 양성하고 신정부의 복지예산 부족분을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기부 시스템으로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제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