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과 우주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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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장수 회장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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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이후 4차 산업혁명은 세계 산업계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4차 산업혁명이란 지금까지의 인간 중심 산업화에서 탈인간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과 초연결(Hyperconnectivity)을 특징으로 한다.

기존 산업에 인공지능(AI),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알파고, 포켓몬고, 드론, 자율주행차 모두 4차 산업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기존 산업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사회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우주 산업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인공위성에서 얻어진 데이터들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며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인간이 발명한 발명품 중에 가장 탈인간화된 초지능장치가 인공위성이다.

인공위성은 우주공간에 발사되면 5년에서 20년간 혼자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위성 활용은 피할 수 없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자면 위성에서 제공하는 초정밀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산업을 들 수 있다.

초정밀 위성 위치정보 데이터는 내비게이션,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및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이미 미국의 GM, 독일의 벤츠, BMW 등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그 시장성이 입증되었다.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국가 인프라는 초정밀 위성 위치정보시스템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러시아는 물론 최근에는 일본,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빅데이터와 연동하여 지구의 관측 영상 및 데이터 분석 사업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위성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작황량 예측, 산림 개간 현황, 석유 시추 상황, 선박 및 기차 규모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우주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초연결(Hyperconnectivity)을 지원하기 위해 위성을 이용한 통신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7%가 정기적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서, 산간 지역, 또는 선박이나 항공기의 경우에는 지상 통신망을 이용하기 어려워 통신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소형 위성을 대거 발사해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일례로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약 4,000대, 원웹은 2017년부터 648대의 인공위성을 발사해 전 지구적인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재난이 발생해 지상 통신시설이 망가져도 이용자 간 통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우주 산업 육성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초정밀 위치정보 제공을 위한 항법 위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GPS 신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구축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약 10~30m의 오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오차 범위를 3m까지 줄여주는 것이 바로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SBAS)과 국가 전용 GPS이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에서 운영하거나 준비 중이며, 러시아 및 인도도 조만간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SBAS 운영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전용 GPS 시스템 구축 사업의 착수도 기대되고 있다.

빅데이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위성영상 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

해외에서 수요 맞춤형 위성을 운용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국내는 과학연구 중심의 우주기기 공급자 및 우주 전문가 중심의 위성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지상, 기상, 해양 분야별로 제공처가 다르고 일반 수요자가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에서 위성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산업과 같은 신규 부가가치 사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 수요 중심의 위성 영상 및 데이터 활용과 더불어 민간에서 자원관리, 기반 시설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국내의 ICT 분야 기술력을 활용한 위성 통신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는 스페이스X, 원웹과 같은 세계적인 우주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독자적 위성 통신 시스템 개발을 착수하는 것이다.

통신 위성 개발 능력을 보유하면 국내의 군 통신, 재난 비상망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필리핀 등 해외 개발도상국의 위성통신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자체적인 통신 위성 개발사업에 지연이 없도록 해야 하며, 나아가 이동통신 위성 MSS(Mobile Satellite Service)의 개발도 시급하다.

우주 산업은 단순히 우주에 나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텔레비전 방송, 기상예보, 내비게이션 등 우리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기반 산업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T, 빅데이터와 우주 산업의 융합은 미래 생활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이다.

세계적인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이미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우주 분야의 발전을 더해 4차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