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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인사이트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경영, 기술을 창의적으로 적용할 사람이 답이다

혁신 인사이트에서는 혁신의 트렌드, 전략 및 혁신사례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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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재 팀장/ 기자
동아일보 경영교육팀/DBR·HBR코리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사업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원천 기술과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해 세계 표준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그친다.

대부분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기술 자체를 선도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표준화된 기술들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나’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더라도, 창의성과 감성을 필요로 하는, 그래서 사람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는 계속 늘 것이다.

결국 경쟁의 성패는 사람에 달려 있다.

잠재력과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뽑고, 이들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기르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개성이 강하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동기부여를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사람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전자제품도 만듭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전자제품도 만듭니다.”

이 한마디에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손꼽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

파나소닉과 내쇼널로 유명한 마쓰시다 그룹을 맨손으로 일군 그는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불황기를 오히려 발전의 기회로 여기고, 아낌없이 직원들의 교육에 투자했다.

그의 이러한 교육에의 열정은 1979년 일본의 유명한 인재 양성 기관인 마쓰시다 정경숙을 설립하는 데로 이어졌다.

마쓰시다 정경숙은 국회의원, 지방의원, 도지사, 시장 등 수십여 명의 신진 리더들을 길러 내 일본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대의 신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선도했던 뛰어난 리더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을 경영의 중심에 뒀다는 데 있다.

철강왕 카네기의 묘비에는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변에 모을 줄 알았던 사람 여기에 잠들다(Here lies one who knew how to get around him men who were cleverer than himself)’라는 유명한 문구가 쓰여 있다.

잭 웰치 전 GE(제너럴일렉트릭) 회장은 “업무시간의 70%는 인재 관련 분야에 쓴다”고 말한 바 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릴만한 이들의 경영 철학의 요체는 바로 사람 경영이다.


탁월한 인재들을 모아도 실패하는 이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창의적 적용을 위한 인재 경영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개별적 학력 수준과 인적 역량은 이전보다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수한 역량을 가진 ‘핵심 인재’들을 뽑아 이들만으로 조직으로 구성하면 항상 좋은 성과를 낼까?

천문학적 연봉이 들어가는 최고의 프로 선수들로 드림팀을 만들어도 항상 우승하지는 못한다.

당대의 배우와 감독이 참여한 블록버스터들도 흥행에 실패하곤 한다.

이런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링겔만 효과’가 있다.

줄다리기를 혼자 할 때는 100%의 힘을 쓴다.

그런데 사람 셋을 모아 줄을 당기게 하자 각자 85%의 힘만 썼다.

여덟 명이 함께 당기게 하자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힘의 49%만 썼다.

여럿이 모였는데 시너지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개개인이 가진 힘도 제대로 쏟지 않은 것이다.

평범한 인재들이 모였지만 지속적으로 이들의 역량을 키우고, 동기부여를 해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기업도 있다.

반면 탁월한 인재들을 뽑았지만 사업은 계속 기울어 가는 기업도 허다하다.

보통 기업 조직에서는 B급 인재들이 80%를 차지한다.

이들이 모였을 때 A급 팀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게 되는 조직이 급변하는 경쟁환경에 한 몸처럼 대응할 수 있다.


핵심 가치로 묶어내고, 교육 훈련으로 밀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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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인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인의식과 동기부여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핵심 가치가 명확히 정의되고, 직원들이 이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동기부여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자신의 역량이 커지는 것을 느낄 때 직원들의 성취감과 몰입도가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의약 및 생활용품 기업인 존슨앤존슨(J&J)에는 ‘Our Credo’가 있다.

여기에는 이 회사의 모든 경영진과 직원들이 대대로 따라야 할 핵심 가치와 경영철학, 윤리기준이 집약돼 있다.

Our Credo에서는 고객이 가장 우선임을 명확히 밝힌다.

곧이어 직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

모든 직원은 존엄성과 장점을 가진 개인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Our Credo는 단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의 하나가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키우고 대우하는지의 기준이 되는, 이 회사가 100년 넘게 지속해 온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이 회사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투자했다.

임직원들의 건강이 좋아지면, 회사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임직원 가족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했다.
 
직원과 가족의 건강을 위한 투자는 의료보험료 등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주: 미국은 기업이 의료보험 회사와 개별적으로 보험료를 협상하는 구조).

나아가 직원의 사기와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냈다.

이 사례는 이 회사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 사례로 꼽힌다.


과학적 시스템과 인재 경영일 결합할 때

‘주소가 잘못 적혀 배달이 안 됐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자 300㎞나 떨어져 사는 고객에게 직원이 차를 몰아 직접 배달해 줬다.’, ‘9.11 테러가 터지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백 톤에 이르는 구급약품 등 필요 물품을 현장에, 그것도 24시간 안에 배달해 줬다.’

이는 회사 이름이 사전에 올라 ‘특송으로 부치다’라는 뜻의 단어로 쓰이는 페덱스(Fedex)에 얽힌 일화다.

페덱스의 익일 배송 신화는 끊임없는 운영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IT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페덱스가 시작한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시스템과 수화물 추적 시스템이 대표적 혁신 사례다.

2000년대 말에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구형 항공기를 신형 항공기로 교체해 연료 소비를 36% 줄이고 수송량을 20% 늘렸다.

항공기 운항과 연료 탑재량을 최적화하는 30여 개의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땅에서는 기존 배송 트럭보다 연료 효율성이 42%나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도입했다.

이런 페덱스도 1990년대 경영상 큰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택하는 대신 직원들 스스로 근무시간과 임금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때 쌓인 애사심과 역경을 극복했다는 자신감은 페덱스만의 정신적 자산으로 남았다고 한다.

페덱스를 창업한 프레드릭 스미스는 “종업원이 먼저이고 고객은 그다음이다.”라고 말했다.

페덱스는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직원에게는 그 출신 배경이 어떻든 간에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 지원을 제공한다.

이 회사 관리자의 90% 이상은 현장 직원 출신이며, 회사를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해 경영진의 자리에 오른 현장 직원도 있다고 한다.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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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관리와 교육의 목표는 결국 더 높은 조직 성과다. 그래서 연봉, 평가, 승진 등도 개인의 직무 성과와 연결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 제도는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가장 성공적인 저가항공사로 꼽힌다.

이 두 회사는 모두 조직의 효율성과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해 경쟁이 치열한 항공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를 위한 두 회사의 방법은 180도로 달랐다.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철저하게 성과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과 비노조 경영으로 유명하다.

이런 성과주의 인사 제도는 ‘솔저링(Soldiering, 군대에서처럼 눈치 보고 적당히 하기)’과 같은 무임승차를 막는 효과를 낸다.

이는 외부의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반면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직원들 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정규직 중심의 연공급 제도를 갖고 있다.

이는 직원들 간의 자발적인 협업을 활성화하며 이직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졌다.

페덱스 직원들의 충성심을 높이고 몰입을 높이는 건 제도 자체가 아니다.

페덱스 정도의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만, 현장 직원에게 성장의 기회를 주는 교육 체계까지 갖춘 기업은 그보다 적다.

페덱스의 경쟁력은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는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에서 나온다.

직원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와 인사 제도는 바로 이런 경영 철학을 직원들이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동력이 된다.

시시각각 신기술과 신제품이 등장하며, 산업 간 경계가 파괴되는 초경쟁 환경에서는 임직원 개개인의 직무 성과를 어떻게 분류하고 측정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회사에 맞는 핵심 가치와 전략을 정의하고, 이를 조직 구성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창의성도 발현될 수 있다.

우리 기업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강화하며 인재 양성에 투자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길을 함께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