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Special Issue Ⅰ 03 - 미래 지향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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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만 상무 LG화학 기술기획담당


헨리 체스브로가 Open Innovation을 주창한 지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앞으로 Open Innovation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까?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Open Innovation 2.0 측면에서의 외부 협력대상과 참여주체의 확대, 내부 Open Innovation의 활성화, 모든 Value Chain 상에서의 Open Innovation 추구,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위한 Open Innovation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가 Open 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처음 제시하고 주창한 지 벌써 14년이 되었다.

Open Innovation은 기술개발을 진보시키기 위해 내부의 아이디어와 내부에서의 사업화뿐만 아니라 외부의 아이디어와 외부를 통한 사업화까지 포함하여 진행시키는 기술 혁신의 패러다임 변화라 할 수 있다(Chesbrough, 2003).

2003년 Google에서 Open Innovation을 검색했을 때 약 200개뿐이던 링크 수가 2012년에는 483백만 개로 증가(Chesbrough, 2012)할 정도로 학계 및 산업계의 Open Innovation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그동안 Open Innovation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크게 Open Innovation의 개념(The Notion of Open Innovation), 사업 모델(Business Models), 조직 설계와 기업의 경계 영역(Organizational Design and Boundaries of the Firm), 리더십과 문화(Leadership and Culture), 기법과 기술(Tools and Technologies), 지적재산권과 전유성(IP, Patents and Appropriation) 그리고 산업의 역동성과 제조(Industrial Dynamics and Manufacturing)측면에서의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Trott & Hartmann, 2009).

하지만 올리버 가스만(Oliver Gassmann, 2006)은 Open Innovation 연구에 있어서 두 가지 Open Challenge를 언급한 바 있다.

첫째는 하이테크 산업을 넘어서 여타 다른 산업들까지 Open Innovation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의 관련성이 높은지를 살펴보는 것과 둘째는 Open Innovation을 실제 기업들이 어떻게 실행해 나가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가스만의 지적처럼 기업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실제 적용 사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몇몇 해외 대기업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참고할 만한 사례들이 충분하지 못하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Open Innovation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측면에서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이렇게 Open Innovation에 대한 적용 사례가 부족하고 미흡한 상황이지만, Open Innovation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관심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Open Innovation에 대한 중요성이 한 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4차 산업이라 일컬어지는 산업 내에서의 Open Innovation을 통한 혁신의 창출도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전 산업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고 이들 기술이 그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결정할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산업 또는 해당 기업 내부에서의 자체적인 혁신과 노력만으로는 이들 기술을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Open Innovation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고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진정한 Open Innovation의 의미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노력과 역량 향상을 집중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주어진 고민의 무게가 무척 크다.

미래 지향적으로 Open Innovation을 전개해 나가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방향성을 외부 협력 대상과 주체, 내부에서의 협력, Value Chain과 4차 산업혁명 관점에서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외부 협력대상과 참여주체의 확대

EU Open Innovation Strategy and Policy Group에서는 Open Innovation 2.0의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Culey & Salmelin, 2013).

이 개념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심도 있는 네트워킹과 공동으03로 창의적인 협력을 추진하자는 것이 핵심이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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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혁신의 주요 주체였던 산업계, 학계, 정부를 넘어서 일반 시민들도 혁신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보다 확장된 Open Innovation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혁신을 4차 구조 혁신(Quadruple Helix Innovation)이라 칭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사회 자본이나 공공재의 활용이 증대되고 커뮤니티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Open Innovation 2.0은 기존 Open Innovation에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을 통합 확장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Open Innovation 2.0이 주는 시사점은 단순히 Open Innovation 발전의 다음 단계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혁신의 협력대상과 주체가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경우 혁신을 위한 협력대상을 고려할 때 자신이 몸담고 있는 동일한 분야로 국한하거나 제한된 주체 내에서 관련된 기관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협력이나 해결 방안의 탐색을 모색하기 쉽다.

하지만 Open Innovation 2.0이 제시한 철학처럼 좀 더 확장된, 아니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식으로도 원하는 혁신을 꾀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혁신을 통해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나 혁신의 방향 설정 등이 충분히 가능할 뿐만 아니라 더 파괴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의 창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Open Innovation의 프레임에 안주하지 말고 협력 주체를 확장하고 창의적인 방식의 Open Innovation을 전개하는 것은 미래 추진 방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과 관련된 연구들이 앞으로 늘어나겠지만, 연구결과를 기다리기보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적용하려는 Open Innovation 추진이 요구된다.


내부 Open Innovation의 활성화

체스브로는 Open Innovation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Closed Innovation을 제시한 바 있다.

Closed Innovation을 제품이나 서비스의 내부적 개발시의 전통적인 수직 협력(Vertical Collaboration) 모델(Chesbrough, 2012)이라고 정의한 체스브로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기업 내에서의 수평적 협력(Horizontal Collaboration) 활동들은 Open Innovation에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에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내부지향의 협력 활동(Inbound Collaboration)과 외부지향 협력 활동(Outbound Collaboration) 중심의 기존 Open Innovation 개념을 확장시켜 볼 수 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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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제로 기업 내부에서의 수평적 협력 활동들을 Open Innovation의 범주에 포함하고 이를 Open Innovation의 사례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Procter & Gamble에서 실시한 것으로 내부 개발펀드(Internal Seed Funding)를 제공하여 외부와의 협력 없이 내부 아이디어를 활용한 제품 개발 사례나 CoP(Communities of Practice) 활동도 Open Innovation 사례로 제시(Dodgson, et al., 2006)된 바 있고, NASA가 진행한 내부 해결 방안 공모 프로그램인 NASA@work도 이에 해당하는 사례(Davis etal., 2015)이다.

LG화학에서 만들어 냈던 전동공구용 Li-ion 이차전지나 3D TV용 광학 필름도 이러한 내부 수평적 협력의 사례이며, LG화학은 이러한 내부에서의 수평적 협력 활동을 Internal Open Innovation이라 칭하며 활동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Open Innovation을 추진할 때 직관적으로 외부의 협력대상이 누구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외부와의 협력은 적지 않은 시간, 비용과 노력을 요구하며 성공 확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통적인 수직적 협력이 아닌 수평적 협력을 통한 내부에서의 협력이 혁신의 창출에 매우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가 주의를 많이 기울이지 않았지만 효율성과 효과성이 높은 내부 인력의 기술 역량과 집단 지성을 통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Open Innovation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할 혁신의 방향이다.


모든 Value Chain 상에서의 Open Innovation 추구

앞으로의 혁신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 중 하나가 Value Chain을 고려한 Open Innovation의 추구라 할 수 있다.

Open Innovation의 개념이 기술 진보의 관점에서 탄생하였기 때문에 주 관심의 영역이 기술 혁신에 모아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혁신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혁신을 혁신하라는 말까지 하고 있는 시대이다. 기획, 디자인, 마케팅, 생산, 인사, 재무 등 전 기능 영역에서의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의 아이콘 Tesla의 CEO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제품 디자인의 단계부터 Open Innovation을 적용하여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사실 전기자동차 아이디어도 그의 것이 아니다.

제조 부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Nike도 성장을 위한 동력을 R&D뿐만 아니라 제품 기획, 디자인, 마케팅 관점에서 만들어 내고 Open Innovation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러한 Value Chain 전 영역에서의 Open Innovation 추진이 정착되면 Open Innovation을 추진할 때 연구조직에서만 고려 및 추진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결국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혁신 대상과의 접점을 R&D, 기술로 국한하지 말고 Value Chain 상의 모든 활동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혁신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해 Open Innovation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또한 기업 안에서 그리고 기업 외부와의 연결된 Value Chain에서 전통적으로 이루어지던 협력 이상의 새로운 협력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강력한 R&D 기능을 보유했을 때 역량이 약한 마케팅 기능을 외부 협력을 통해 강화할 방법이나 혹은 반대의 경우는 없는지를 살피는 것과 같은 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모든 Value Chain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강화시킬 수 있는 Open Inno-vation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Open Innovation

4차 산업혁명이 밀려오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그의 저서에서 4차 산업혁명의 특징 3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먼저 속도다.

4차 산업혁명은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세계가 다면적이고 서로 깊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범위와 깊이다.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개인뿐만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충격이다.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은 바로 Data에 있다.

Data 집적 및 처리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4차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일컬어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의 기술과 산업의 진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ICT 기술로 고객 가치를 새로운 방법으로 실현하거나 생산 운영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아직 이 새로운 혁명의 속도와 깊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가히 역사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짐작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기술의 경우 그 자체의 기술 진보가 중요하겠지만, 여타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크게 두 가지 요인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첫째,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어떻게 해당 산업 또는 기업 내에서 육성할 것인가이다.

이제 모든 산업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핵심 기술들의 영향을 받고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과 기업의 성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둘째, 이들 기술들을 어떻게 해당 산업이나 기업의 Enabling Technology로 활용하여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것인가이다.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혁신을 만들어 기회를 선점하고 차별화된 역량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기업 자체가 보유한 역량이나 내부에서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결국 해답은 Open Innovation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앞으로 Open Innovation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주체들과 어떻게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고 활용하느냐가 해당 산업과 기업의 미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생각된다.

Open Innovation 2.0이나 4차 산업혁명의 등장은 Open Innovation 추진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체스브로가 조직의 혁신 역량은 앞으로 더 이상 조직의 영역(Boundary)에 묶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Chesbrough, 2012)한 것처럼 새로운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은 조직 내부, 조직 외부를 막론하고 혁신의 모든 주체가 참여하고 모든 방식을 동원해 이루어내야 한다.

모든 것을 열어 놓는 열린 혁신, Open Innovation을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