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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 - 인프라닉스(주) 송영선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공유·협업·개방의 가치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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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권대홍(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바야흐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속에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안착에 몰입하고 있다.

중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에도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인프라닉스(주)(이하 인프라닉스)는 그런 점에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었다.



세계를 공략하는 인프라 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인프라닉스는 2000년에 설립된 인프라 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삼성SDS 출신인 송영선 대표가 ‘한국형 인프라 관리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창업했다.

당시 국내의 인프라 관리 솔루션은 모두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것이었다.

그러나 외국산 인프라 관리 솔루션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국내 실정에 적합하지 않아 사용자 편의성이 낮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었던 송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내고 의욕적으로 창업에 나섰다.

창업 후 3년간은 후회의 연속이었다. 자금도 인력도 부족한 상황 속에 간신히 개발을 마쳤으나, 판매가 쉽지 않았다.

직접 제품을 들고 고객을 찾아 나섰다.

당시 송 대표가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은 과거 직장의 경쟁사였다.

그곳에 납품할 수 있다면 다른 곳에도 수월하게 납품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운 좋게 최종 결정권자인 임원을 만났지만, 회사 규모가 작아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프라닉스가 망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송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이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며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렇게 성공한 1호 계약의 높은 문턱을 넘고 나니, 이후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이어졌다.

인프라닉스가 지금까지 솔루션을 공급한 기업 수만도 300여 개사에 달한다. IT 관리가 중요한 대기업과 금융사가 주요 고객들이다.

2009년에는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외국에서의 러브콜도 뜨거웠다.

현재 인프라닉스는 미국과 영국, 중국을 비롯해 우간다, 케냐,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회사가 외국에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것은 다소 희귀한 사례이다.

이처럼 한국형 인프라 관리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어느새 세계에서도 통하는 기술로 확장되었다.


클라우드로 열게 된 ‘빌려 쓰는 컴퓨터’ 시대

인프라닉스는 지금까지 정보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통신 회선 등을 통합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레거시(Legacy) IT 인프라 솔루션인 시스마스터 스위트(SysMaster Suite)다.

현재 버전 4.0까지 출시된 시스마스터 스위트는 행정자치부의 행정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선정되는 등 IT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2013년에 클라우드가 도입되면서 인프라닉스는 한차례 변화의 전기를 맞이한다.

인프라닉스는 그동안 축적해온 인프라 관리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자원 관리 솔루션 툴을 개발하면서 성공적으로 클라우드 ICT 플랫폼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했다.

“사람들은 ‘클라우드’라고 하면 저장소만 생각하지만, 그것은 클라우드 개념의 일부일 뿐입니다. 클라우드는 자동차 리스처럼 컴퓨터를 빌려 쓰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존 사업이 인프라관리 솔루션만 제공했다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각종 하드웨어 서버와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등을 통합 제공하는 것입니다. 관리 측면에서는 기존의 컴퓨팅 환경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차이가 없습니다. 덕분에 우리의 시장도 자연스럽게 클라우드로 확장할 수 있었죠.”

클라우드는 공급자가 아닌 고객 관점에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이기에 공유와 협업, 개방 등의 가치를 기본으로 삼았다.

이는 곧 시장의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프라닉스는 벌써 50여 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해 1천 여 대의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과도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고, KT와도 서비스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도 클라우드 업무 확산 협약을 맺었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송영선 대표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자금력과 대규모 인력을 확보한 대기업이 시장에서 유리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서는 대기업의 인프라 시스템을 활용해 막대한 인프라 시스템 구축 없이도 얼마든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인프라닉스가 클라우드에서 기회를 살피는 이유다.

자금과 인력 투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도, 자체 역량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프라닉스는 탄탄한 관리 솔루션과 분야별 전문지식, 독자 개발한 솔루션 확보 등의 삼박자를 갖추었다.

인프라닉스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센터인 ‘M센터’에 전문 기술지원 요원을 배치해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장애를 관리하고 고객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M센터의 슬로건은 ‘End to End’다.

단말에서부터 데이터 센터의 서버와 애플리케이션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해 일원화된 통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변화 대응을 넘어 가치 창출로

2016년부터는 일명 ‘빌려 쓰는 컴퓨터’ 서비스인 ICT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프라닉스는 지난해 11월에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클라우드 컴퓨팅 엑스포(Cloud Computing Expo)에서 기가급 오픈스택 기반 서비스인 ‘시스카페(SysCafe)’를 공개했다.

이는 인프라닉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시스티어(Systeer)를 기반으로 파스-타(PaaS-Ta)를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제품과 서비스를 빠른 시간에 공급하는 일종의 데브옵스(DevOps) 서비스 포털이다.

앞으로 인프라닉스는 해당 서비스를 기반으로 에코시스템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기관과 업계에 산업별 서비스를 쉽게 개발하고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속해서 변화에 대응하려면 자체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프라닉스는 매출액 대비 26%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7년간 제품 개발에 투자한 비용만 150억 원 정도.

2016년 매출 55억 원은 전체 산업에 비하면 극히 적지만, 국내에 1천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으로서는 매우 선방한 실적이다.

IT 산업에서 사람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인프라닉스는 매출이 발생하면 이를 다시 인력 확충에 투자했다. 높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시상과 포상도 했다.

이와 함께 직원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자신의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1단계에서 4단계에 이르는 자체적인 경력개발 체계를 만들었다.

“과거에 미국의 IT기업으로 연수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근무하는 고객센터 직원들의 연령대가 무척 높았어요. 알고 보니 자신이 과거에 만든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는 겁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공서열이 아닌 실제 역량 위주로 경력개발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스마트 ICT 플랫폼이 사회 전반에 자리를 잡으면서 인프라닉스의 역할도 커졌다.

송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유경제’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실물 자동차와 건물 없이 수많은 에코 파트너를 통해 가치를 창출했듯, 스마트 ICT 플랫폼도 그러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인프라닉스의 플랫폼은 하드웨어 서버와 운영체제, 네트워크와 관리 등을 아우르는 공통분모이기에 전망도 밝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인프라닉스를 이끌어온 것은 ‘고객 만족’, ‘뛰어난 기술’, ‘가치 창출’이라는 세 가지 기준이었다.

올해부터 송영선 대표는 여기에 한 가지 기준을 덧붙였다.

바로 ‘장인정신’이다. 자신들이 구축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누구나 인정하는 ‘작품’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언뜻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높은 목표가 있기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프라닉스의 발전 방향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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