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혁신 칼럼 - 아이디어 창출, 5단계 따라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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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인 파레토는 사람은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투기지향적(Speculative)인 타입이고, 또 하나는 주주지향적(Stockholder)타입이다.
투기지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조합의 가능성(아이디어 창출)에 열정을 불태운다. 주주지향적인 사람은 착실한 성격이지만 틀에 얽매여 있다. 상상력이 빈곤하다.
그래서 투기지향적인 사람에 의해 지배당한다고 여겨진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파레토가 말한 두 가지 타입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말해두고 싶은 점은 아이디어 창출에 특정한 단편 지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창출의 원천이 되는 즉, 원리의 파악이 지름길이다.
아이디어 창출의 원리는 딱 두 가지다. 첫째, 아이디어는 기존요소의 새로운 조합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 기존요소를 새로운 하나의 조합으로 이끌어내는 재능은 그 관련성을 파악하는 재능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는 점이다.
사물을 단편적으로만 인식하는지, 아니면 전체의 흐름이나 하나의 연쇄작용으로 바라보는지의 차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사실과 또 하나의 사실의 관련성을 찾으려는 습관적인 마인드가 아이디어 창출에 가장 중요하다.
가령, 업무의 성격이나 환경을 떠나 우리 모두가 아이디어를 창출할 재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재능을 이끌어 내려면 5단계가 필요하다. 사실 이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행하기에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뿐이다.
1단계는 아이디어의 자료, 즉 데이터 수집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쉽지 않다. 말하자면 잡일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과정을 얼렁뚱땅 넘긴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줄 안다. 데이터 수집은 일반 데이터와 특수 데이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반데이터는 고대 이집트의 매장 습관을 비롯해 모던 아트, 우주의 블랙홀 현상까지 인간이 축적한 광범위한 지식을 통틀어 말한다.
젖소가 먹지 않으면 우유를 만들 수 없듯이 아이디어를 창출하려면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하는 게 중요하다. 때로는 연령과 경험이 없으면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수 데이터는 업무에 관련되거나 당면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다. 프랑스 작가인 모파상은 ‘보바리 부인’을 쓴 플로베르를 존경했다.
모파상은 훌륭한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플로베르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플로베르는 택시 운전사를 관찰하라고 했다.
그 운전사가 다른 운전사와 다른 점을 찾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인물로 보일 때까지 그 운전사를 연구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특수 데이터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데이터를 깊이 따지고 들여다보면 아이디어를 창출할지도 모르는 어떤 특수한 관계성이 발견된다.
일본의 한 회사는 자갈의 판로를 고민하다가, 도둑방지와 연결시키는 기막힌 마케팅을 펼쳤다.
자갈에 특수한 재질을 입혀서 마당에 깔아놓으면 그 위로 물체가 지나갈 때 ‘뾱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게 만들었다. 데이터 수집의 조건은 자발적이라야 한다.
스스로 좋아하지 않으면 그저 따분하고 무의미한 ‘모으기’로 끝난다. 데이터 수집은 머리 또는 마음에 담는 게 많을수록 그만큼 아이디어를 창출할 기회가 많아진다.
어릴 때 갖고 놀던 만화경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유리(거울)판이 많이 달린 만화경일수록 흔들었을 때 새로운 조합이 많아진다.
2단계는 수집한 데이터를 소화시키는 과정이다. 여기서는 철저히 머릿속에서 진행된다. 말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를테면 지그소 퍼즐(Jigsaw Puzzle)과 같다. 데이터는 있지만 전체가 단번에 연결되지 않는다. 로마신화의 머큐리(Mercury)에서 유래된 메신저(Messenger)는 날개가 다리에 달렸기에 옆에서 봐야 날개가 보인다. 수집한 데이터 그 자체에 함몰되지 않고 때로는 옆에서 무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다보면 어쩌다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처음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전혀 끄집어낼 수 없다.
이때 많이 피곤해진다. 데이터가 뒤엉켜서 명료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 상태가 찾아온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다면 2단계가 완성된다. 데이터 수집의 1단계와, 데이터를 소화시키는 2단계는 의식적으로 행하는 과정이다.
아이디어 창출의 3단계는 이와 달리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아무것도 안하는 방심 상태다. 되도록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마음속에서 떨쳐낸다.
명탐정 셜록 홈즈는 조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부 모아놓고도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조수인 왓슨을 갑자기 콘서트에 데려가곤 했다.
말하자면 묵히는 과정이다. 정작 왓슨은 셜록 홈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3단계는 앞 단계만큼 대단히 중요하다.
문제를 일단 옆으로 제쳐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마음을 옮긴다.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스포츠를 즐긴다. 수집한 데이터를 소화시키고 조합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
묵혔으면 발효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러시아 과학자인 드미트리멘델레예프는 65개의 알려진 원소에 대해 아무리 사소한 데이터라도 꾸준히 모았다. 그는 직사각형 종이에 각 원소의 원자량, 성질, 화합물을 기입해서 연구실 벽에 핀으로 고정시켜두었다.
가령, 종이를 이리저리 움직여 원소량 순서대로 배열해 봤더니, 7번째 원소별로 그 성질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주기율표의 원형이 세상에 태어났다.
이것이 아이디어 창출의 4단계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른바 ‘유레카’ 현상이다. 산책, 면도, 샤워 같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시기와 장소에서 아이디어가 툭, 튀어나온다. 이 과정이 바로 4단계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빚을 갚으려고 작품을 골몰히 구상하다가 꿈속에서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찰스 다윈은 높은 지층에 있는 생물화석일수록 복잡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진화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 증거는 고생물학자들이 이미 발견해 놓은 것들이었다. 찰스 다윈이 수집한 데이터가 부화되어 진화론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4단계에서 아이디어가 부화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보잘 것 없는 경우가 많다. 주위의 비판도 많이 받는다. 아직 갓난아기 같은 아이디어라서 쉽게 상처받는다.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 모처럼 부화한 아이디어를 포기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스스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음을 명심해둔다.
마지막 5단계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겠다는 인내심, 꾸준한 노력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아이디어를 언어로서 명확히 정리해 둔다. 그 다음은 행동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아이디어를 다듬어 모양새를 서서히 갖춘다.
아이디어는 원리와 방법만 알면 자동차 생산처럼 일련의 정해진 순서대로 창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5단계를 무사히 거치면 나만의 훌륭한 아이디어로 자리매김한다. 너무 쉬워보여서 우습게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다. 다만 사람들이 안하거나 적당히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