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주) 손동연 대표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등을 알아봅니다.
한국 기계 산업의 성장과 기업의 체질 개선을 이끈 승부사
공동 작성_서민석 교수(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이제 우리는 또다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 앞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그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중장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제조업의 급속한 경쟁환경 변화에 맞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을 장비에 접목하기 시작했으며 원격 무인화, 자동화 기술을 개발·도입하고 이를 제조 현장과 제품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혁신기술을 개발 중인 가운데, 창립 80주년을 맞아 올해 대규모 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주)(이하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장 손동연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Industry 4.0 선두주자의 포부
두산인프라코어는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굴삭기와 로더, 엔진을 만드는 글로벌 기계 회사다.
1937년 조선기계제작소로 시작한 이래 명실상부한 백년 기업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시원하게 뻗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가 바라보이는 인천시 동구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 R&D 센터에서 만난 손동연 대표는 넉넉한 풍채만큼이나 호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GM코리아 기술연구소장을 지내고 2012년 4월 두산인프라코어에 영입돼 자체 기술력을 높이고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데 성과를 올렸다.
또 경영 전반에 뛰어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손 대표는 연간 2천억 원 규모의 R&D 투자를 통해 캐터필라(Caterpillar)와 고마쓰(Komatsu) 등 세계 최고의 선도 기업들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설기계 세계 시장 점유율 3.8%라는 최고치를 기록하며 세계 6위에 오른 데 이어 2017년 올해에도 공격적인 R&D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고성능 고효율 제품과 ICT 솔루션에 기반한 인프라스트럭쳐 솔루션이라는 가치를 시장에 제공합니다.”
손 대표가 제시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미션은 이한 줄로 요약된다.
제품 자체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아온 두산인프라코어 기술경영 전략의 핵심은 건설기계의 품질, 성능, 가격,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의 우위는 물론 두산인프라코어의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가치를 극대화 하는 과업에 맞춰져 있다.
손 대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가장 선두에서 헤쳐 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리정보시스템(GIS), 무선인터넷 등을 활용한 텔레매틱스 시스템(Telematics System)으로 고객 중심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원격 통신과 정보과학의 합성어로 장비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작업 중인 굴삭기 위치와 가동 상황, 엔진과 유압계통 등 주요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수집, 가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달하거나, 반대로 원거리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전통적인 의미의 제조업 개념을 전사적으로 탈피하여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켜 온 만큼 다가오는 변화를 주도할 세계 최정상의 위상 확립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회사인 밥캣(Bobcat)을 비롯하여 굴절식 덤프트럭(ADT) 생산업체인 목시(Moxy) 등 세계 최고 수준 기업들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세계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라인업을 갖추어 왔습니다. 미국 노스다코타주 비즈마크 사업장에 위치한 최첨단 R&D센터 ‘액셀러레이션 센터(Acceleration Center)’와 체코의 ‘이노베이션 센터(Innovation Center)’ 등과 인천 글로벌R&D센터가 시너지 활동을 통해 역량 강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5년간 개발 끝에 만들어낸 소형 디젤엔진 ‘G2’는 경쟁회사에서도 구매의사를 타진할 만큼 두산인프라코어의 확고한 기술력을 보여준다.
‘G2’는 매연 저감 필터를 따로 쓰지 않고 엔진 자체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기술이 들어가 있어 북미와 유럽지역에 강화된 엔진 배기가스 규제가 적용된 만큼 앞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우수한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여 드론, 증강현실 및 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넘버원이 되기 위한 전략을 실행 중이다.
뚝심의 승부사
한양대 정밀기계과 졸업 후 서울대 기계공학과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기계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손동연 대표는 1989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GM 소형차 개발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 사장으로 부임했다.
연구개발프로세스 선진화, 신규 모델 개발 총괄 등 기술경영혁신을 주도한 손 대표는 GM코리아 재직 당시 GM이 글로벌 소형·경차 개발기지로 선정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제품 경쟁력을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까지 향상시켰다.
40년 가까이 한국 기계 산업 성장에 기여해온 공을 인정받아 올 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선정한 ‘2017 기술경영인상’을 수상하였다.
본인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직원들이 잘 따라줬기 때문이라는 말로 수상의 영광을 직원들 덕으로 돌린 손대표는 지난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5~2016년을 견디며 경영자로서 힘든 결정들을 내려야 했고 어려움을 겪고 있던 회사의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했습니다. 갈수록 환경 규제가 엄격해지고 있는 건설장비 산업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최상급 제품을 개발해야만 선두 대열을 유지할 수 있고 세계 최정상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손 대표에게는 고릴라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연구원과 임원, 그리고 부사장직을 거치면서 항상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거침없이 추진해 나가는 모습이 고릴라를 닮았다 해서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서울대 기계공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잠깐 소개한다.
“자정부터 밤새 연구실에서 작업하다 아침 6시면 집으로 가 2~3시간 눈을 붙이고 다시 연구실로 가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결과 3년 만에 전 과목 최우수 성적과 최단기 박사학위 취득이라는 기록을 세웠지요.”
그 후 귀국해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소탈한 언행과 성격으로 스스럼없이 다가가 함께 일하다 보니 현장인력들로부터 놀림 아닌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다들 진짜 박사 맞냐며 자꾸 물어보는 통에 한동안 작업장에 박사 학위 졸업장을 붙여 놓기까지 했다”며 웃는다.
그 후 GM코리아의 부사장을 지내던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에 합류하게 되자 자동차 전문가인 그가 건설장비 분야를 책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자동차 회사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이 있었던 만큼 두산인프라코어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어디서든 안 되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미래의 두산인프라코어를 이끌어갈 사업들을 추진해 왔습니다. 가장 먼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확대해 나가고 있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기술은 건설장비의 위치 추적은 물론 RPM과 유압 등 기기의 작동 조건과 현재의 상태를 파악 가능하며, 세계 각지에 분포한 딜러들과 연계하여 사후 및 사전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한다.
특히 중국 전역에서도 중장비 기기들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재고관리 및 부품 확보를 통해 딜러들의 마케팅과 애프터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정상 기업의 반열에 합류하려면 유통 채널과 딜러 역량을 동반 상승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건설장비 산업에서는 장비 자체의 품질과 성능도 중요하지만 고장 및 파손이 발생하면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손실의 규모가 일반 제품에 비해 크게 늘어나므로 각 지역에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 딜러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유통 채널을 통한 가치 창출과 서비스 역량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작동 중인 약 4만 대의 두산인프라코어 기기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서버를 거치게 되는데, 세계 각지의 장비 및 사용자, 딜러 등과의 통신에서 발생하는 대용량 데이터의 창구를 일원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지의 건설현장과 항만지역에 대한 지형 데이터베이스와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고 대용량의 각종 데이터를 전송하고 처리하기 위한 정보통신망의 확보를 완료할 것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개발한 3D가이던스 기술은 작업 부지의 지형을 3차원 데이터로 분석해 필요한 작업 동작을 미리 증강현실 기술로 작업자에게 지시해주는 기술이다.
도면과 측량을 통해 작업 상황의 파악과 지시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던 기존의 방법에 비해 공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직관적이고 정확한 작업관리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자동 평탄화 작업 제어(AGC, Automatic Grading Control) 기술은 기기와 장비의 자세를 자동으로 보정함으로써 지형과 작업 조건에 상관 없이 작업 정밀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단순한 위치가 아니라 각 지점에서 장비의 각도를 정밀 측정하며 기계 제어에 이용하기 위해 미국 위성정보를 사용하는 GPS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중국의 베이두(BeiDou), 일본의 QZSS 등 각 지역의 시스템에 맞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위치 추적에 관련된 기술은 우리가 매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빛의 속도와 고도에 따른 시간차가 반영되므로 일상용품 중 드물게 상대성이론이 적용되어야 할 정도로 민감한 기술입니다. 극미한 오차가 발생해 글로벌 규모로 전파되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고 실제로 넥서스, 엑스페리아, 베가 등의 스마트폰들은 GPS와 GLONASS 위성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GPS만을 사용했던 이전 제품들에 비해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지요.”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가 2015~2016년 출시한 제품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와 내구성을 자랑한다.
신뢰성과 연비 각 부문별로 경쟁사를 벤치마킹하며 매년 15~20%의 성능 향상을 달성한 결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G2 엔진의 우수성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설기계에 매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연비 등 각종 성능 지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에는 한국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제품 출시 전략은 사용자별 사용조건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반자동화 개념의 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이를 이용하여 2025년까지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두산인프라코어에게 최정상 기업을 추격하고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넓힐 수 있는 광대한 시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장비 운용과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들은 ICT가 융합된 다양한 콘텐츠의 형태로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이냐 서비스 기업이냐 하는 등의 구분은 이제 Industry 4.0 시대를 맞아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두산 인프라코어는 우수한 제조품은 물론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가 융합되어 자동적으로 업무를 배분하고 장비를 운용하는 데에 필요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입니다. 제품향상에서 비즈니스 콘텐츠에 이르기 까지 직원과 연구원들이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식 재산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고군분투했던 시절의 추억
고릴라보다는 마치 기관차같이 달려온 손 대표에게 특별히 기쁘거나 안타까웠던 순간들은 언제였을까?
“40년 엔지니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으라면 1997년 대우자동차 재직 당시 삼총사라고 불렀던 레간자, 누비라, 라노스 3개 차종을 미국 수출에 성공시켰던 순간이었습니다.”
당시 갑작스럽게 미국의 법규가 강화되었는데 연료 주유시에 연료가 증발되어 날아가는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만이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해당 기술은 미국의 회사들도 개발 중인 상황에서 출시가 예정된 자동차 3종을 수출하려면 미국이 요구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방법 밖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당시 수석연구원이었던 그의 팀은 베르누이 원리를 적용한 액체실(Liquid Seal) 기술 개발에 성공하여 인증 시험에 가장 먼저 통과함으로써 벤츠보다도 먼저 미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가장 기뻤던 순간에 이어 다가왔다고 한다.
“1998년경 보스턴에서 MBA 재학 중이었는데 외환 위기 시절이라 한국 본사로부터 연일 좋지 않은 소식들만 들려왔습니다. 그 뒤 MBA 학위를 취득한 2000년 대우자동차가 완전 부도 처리될 때까지 60% 이상의 직원과 동료들을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당시 그는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었다.
회사의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가장 마지막에 닫겠다는 각오로 대우자동차가 GM에 인수되던 2002년까지 제품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어떤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부도 처리가 된 회사에서의 연구개발 활동은 부도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보쉬(Bosch), 델파이(Delphi) 등 그동안 거래를 지속해 오던 업체들과의 거래시에도 처음처럼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할 뿐 아니라 모든 거래를 현찰로만 거래해야 했습니다. 현찰이 없으면 당장 필요한 장비를 다른 회사로부터 빌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그의 오른손에는 그보다 훨씬 전인 1994년 업무중 입은 화상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자동차 연료관의 재질 변경 과정에서 생긴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시동을 켠 채로 차체 내부를 소음 측정 기구로 검사하고 있었습니다. 소음 측정을 위해 자신의 호흡마저 줄여야 할 만큼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는데, 가열된 차체 내부에서 손등이 타고 있는 것도 몰랐어요. 다행히 그 후 문제점을 발견하고 전 직원이 동원되어 수작업으로 부품 교체를 했어요.”
의사 결정의 속도를 높여라
손동연 대표가 리더로서 항상 주변 동료들을 격려하며 솔선하던 모습은 그의 경영 스타일에서 볼 수 있다.
그의 신념은 항상 회의 소집에 의해 낭비되는 시간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보고는 이메일과 대화로 대체한다.
“보고와 회의는 경직된 문화를 만들어내고 실무자와 경영자 간의 단절을 일으켜 긍정적인 아이디어의 통로를 차단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팀장들에게 ‘몸을 낮추라’고 강조합니다. 직원들이 지위와 직책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소통의 비용’, 즉 원활한 소통이 단절되어 생기는 각종 병폐들이 자동적으로 사라집니다. 그렇게 되려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을 낮추어야 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의사결정의 스피드는 자신이 담당한 부분에 대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의사결정 권한부여에 달려 있다.
“무조건 ‘빨리빨리’를 외친다고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피드를 달성하려면 바로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전문성에 대해서는 매년 모든 팀장들에게 수차례 강조하고 있고, 각자의 고유 업무 분야는 물론 관련 부서의 업무까지 이해해야만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에 대한 그의 철학은 조직적인 위계나 부서를 구분하지 않는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는 실무진과 경영진, 그리고 실무진 간의 소통을 책임지는 코어 에이전트(Core Agen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36명인 코어 에이전트들의 임무는 실무진의 의견이 실시간으로 수집되도록 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소통의 장벽이 쌓일 틈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젊은 후배들을 위한 제언
손동연 대표는 후배들에게 항상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고 실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에게만 그에게 맞는 책무가 주어지므로 새로운 과업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며 나아갈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실력과 능력이 아니라 학연·지연·출신 배경 같은 요소에 의존하는 사람은 잠깐 돋보일 수는 있겠지만, 위기와 시련 앞에서는 쉽게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시련을 기회로 만드는 힘과 실력을 기르라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한 실력이 쌓여갈수록 몸을 낮추고 후배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누군가를 가르칠 때야말로 자신의 전문성이 향상된다고 믿고 있으며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는 가운데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때 전문성과 팀워크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확실함과 두려움으로 몰려오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거침없이 먼저 헤쳐 나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손동연 대표.
그는 이미 미래에 살며 한 발 더 앞선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업 간, 영역간의 경계가 붕괴된 시대에 거듭되는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 최정상 기업의 명성을 움켜쥐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