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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현장속으로 - (주)엔케이 김경훈 대표이사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청정 해양환경을 위한  최고의 기술을 선보이다

소화장치, 압력용기, 선박 평형수 처리 시스템 개발·제조 기업

글_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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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척의 배가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스템이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선박을 보호할 수 있는 선박용 소화장치와 선박의 평형을 유지하게 돕는 선박 평형수 처리 시스템이다.
 
해양·환경 솔루션 기업인 (주)엔케이(이하 엔케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닌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며 안전한 항해와 청정한 해양 유지를 돕고 있다.



세계 조선 시장에 이름을 널리 알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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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케이는 부산의 경제개발계획으로 공업이 한창 부흥하던 시기인 1980년에 창업자인 박윤소 회장에 의해 ‘남양금속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공업이 활성화되던 시기에 첫걸음을 뗀 엔케이는 부산·경남지역의 주요 산업 중 하나였던 조선·해양 시장에 주목했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조선 기술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많은 부품을 일본과 유럽 등 외국산에 의존하던 시기였다. 그 가운데 엔케이는 선박용 소화장치를 국산화하는 데 주력했다.

조선 기자재 산업은 조선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지만, 선박용 소화설비 사업은 고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했기에 이 분야에 선뜻 뛰어드는 국내 업체는 거의 없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엔케이는 과감하게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창업 초기에는 소화기와 맨홀, 방화문 등 단품 형태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선박에 필요한 자재라면 다양하게 제작했고, 발전의 기틀을 다졌죠. 그렇게 선박용 소화장치를 개발할 여건을 만들어 갔습니다.”

김경훈 대표가 엔케이가 걸어온 길을 간단히 설명했다. 1990년대에는 영국의 키데(KIDDE)와 합작하며 선진 기술을 내재화했으며, 1998년에 이르러 엔케이로 사명을 변경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2000년대 이후 엔케이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압축고압가스 저장 용기와 선박 평형수 처리 시스템 개발에 주력했다.
 
3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업력을 키워온 엔케이는 이제 부산이라는 한 지역을 넘어 세계 조선 시장에서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지닌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한 척의 배가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스템이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선박을 보호할 수 있는 선박용 소화장치와 선박의 평형을 유지하게 돕는 선박 평형수 처리 시스템이다.

해양·환경 솔루션 기업인 (주)엔케이(이하 엔케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닌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며 안전한 항해와 청정한 해양 유지를 돕고 있다.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조선 시장을 이끄는 국내 조선 3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주요 선사에 엔케이의 제품과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엔케이는 수처리와 배기가스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일군 세계 일류의 길

이러한 과정 속에는 기술개발에 대한 엔케이의 남다른 집념이 있다. 1991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꾸준히 연구인력 비율을 높여 갔다.

현재 161명인 엔케이의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은 42명. 연구소는 3개의 연구팀과 2개의 플랜트기술팀 그리고 표준화팀의 6개 조직으로 운영 중이다.
 
3개의 연구팀은 엔케이의 대표 사업영역인 ‘환경기기’와 ‘소화설비·해양플랜트’, ‘대체에너지 수송·저장’ 분야를 각각 전담하고 있다.

체계적인 역할 분담은 연구개발 수준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실제로 2000년대부터 엔케이는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성과를 남겼다.

2001년에는 다산기술상과 장영실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성과도 냈다.

소화장치 사업과 압력용기 사업, 선박평형수 처리 시스템 사업 등 대표 사업 영역에서 각각 세계 일류상품을 선보이는 등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선박용 소화장치 분야는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다른 업체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기획부터 설계, 생산, 설치, 시운전에 이르는 전 단계를 토털 솔루션으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특수용기 제작 핵심 기술 역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요. 엔케이가 선보인 선박 평형수 처리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오존 처리 방식을 도입해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쉽거나 순탄하지 않았다. 일례로, 현재 전 세계 점유율 80%를 자랑하는 CO₂가스시스템을 개발해 최초 납품하기까지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
 
1997년 당시 엔케이는 제작시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기존의 용접 방식 거치대(Rack)가 아닌 조립식 거치대 방식을 고객사에 제안했지만, 엔진룸의 진동 문제로 인해 고객사의 반응이 미진했다.
 
김경훈 대표는 “기존에 없던 방식이었기에, 고객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엔케이는 표준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보증기간 연장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안하는 등 품질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강조하면서 닫혀 있던 고객사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실제 운영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공간의 효율성까지 높인 결과는 업계의 판도까지 바꾸었다. 경쟁업체들이 엔케이의 방식을 뒤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에는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환경부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한 시내버스를 도입했다. 당시 전국 대부분의 버스 연료는 경유를 사용해 대기오염 영향이 심각했다.

이때, 정부 정책에 따라 전국 주요도시의 시내버스 연료를 CNG로 사용하면서 엔케이가 개발한 압력용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전국 시내버스의 98% 이상이 CNG버스로 전환되어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최근 주목받는 수소차의 주유소라고 할 수 있는 수소스테이션에도 엔케이의 압력용기가 사용된다.

엔케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네스만, 에르하르트, 딥드로잉 등 세 가지 제조 방식의 용기를 모두 만들 수 있는 설비를 갖추었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압력용기 시장의 문을 열었다.

한편으로 뛰어난 살균처리 기능으로 해양생태계 교란을 막는 엔케이의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는 국내 최초로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의 인증을 받았다. 이는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받은 인증이다.


꾸준한 역량 강화로 연구개발의 양과 질을 높이다

창업 초창기부터 기술역량 확보에 힘을 쏟아왔던 엔케이는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매월 한 번씩 발명 아이디어 미팅을 가지며 그 자리에서 오간 내용을 바탕으로 특허출원에 나선다. 동시에 한 달에 한 번 변리사를 초청해 연구원들의 특허출원을 독려한다.

덕분에 최근 5년간 엔케이의 특허출원 횟수는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그동안 엔케이가 출원한 특허만도 136건이다. 그중 등록된 특허는 89건에 달한다.
 
다양한 지식재산권이 있지만 엔케이가 특별히 자부하는 것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28건이나 등록했다는 것이다.

엔케이가 지속적인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설치 공정을 매우 단순하게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표준화 요소를 입력하면 빠르게 결과를 산출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통해 엔케이는 직원 수 대비 높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별개로 모든 직원은 두세 명이 짝을 이루어 수행하는 파트너십 활동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주제 발표를 한다.
 
과거 대기업 생산현장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분임조 활동에서 착안한 것으로, 엔케이에서는 연구소는 물론 영업과 품질 등 모든 부서가 참여해 개선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 결과는 1등에서 3등까지 순위를 매겨 포상을 진행하며, 활동 내용은 매년 책자로 발간한다.

엔케이는 직원들의 학습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부산대학교 대학원에 압력용기시스템 계약학과(http://rimtgrad.pusan.ac.kr/)를 개설해 직원들의 석·박사 학위 취득을 독려한다.
 
수업료의 50%를 회사에서 지원하는 덕분에 직원들 대다수가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지속적인 역량 강화 활동은 엔케이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환경 친화적인 국제 정책 변화가 예고되어 있는 만큼 엔케이가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IMO는 일찍이 선박에 대한 황산화물 및 질소산화물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발표해 2020년부터 연료의 글로벌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기준 강화를 의결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엔케이는 LNG 탱크 연료추진선용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을 위해 전력질주 중이다. 이처럼 엔케이는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 대비하는 변화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엔케이의 슬로건은 ‘Green Promise for the People’이다.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엔케이의 기술이 지구의 생명과도 같은 해양 환경을 더욱 청정하게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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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Interview

기술이 성공 경영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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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대표이사


Q. 엔케이의 경영과 연구개발 전략은 무엇입니까.

A. 엔케이의 경영 방향의 핵심은 ‘기술경영’입니다. 영업과 수주, 생산, 품질 등의 모든 영역이 결국 기술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엔케이가 지향하는 연구개발 전략은 매출에 이바지하는 상용화 기술 개발입니다. 당장 매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기술이라면, 아무래도 뒤 순위에 두게 됩니다.

Q.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대표님의 개인적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저는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그래서 기술에 근거한 발전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기술을 갖추지 못한다면, 영속하는 기업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국가적으로도 지속적인 이공계 인력 양성을 통해 제조업 발전을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