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Win Tech - 동력분산형 차세대 고속열차 실용화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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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원 팀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속열차연구팀


고속철도는 보다 빠르고 보다 안전하게 이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국내 고속철도는 1989년 경부고속철도 건설 방침수립을 시작으로 1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4년 4월 1일 영업운행을 시작하였다.

당시의 고속차량은 프랑스의 TGV 고속철도 차량시스템을 기술이전 받아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20량 1편성의 KTX 고속열차이다.
 
이 기간 중 고속열차의 순수 국내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대형 국가 연구개발사업인 G7(Great 7) 사업을 시작하였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2,569억 원을 투입한 G7 사업은 최고 속도 350㎞/h급 한국형 고속열차의 개발을 목적으로 추진하였으며, 한국철도공사와 최초 구매 계약(190량 5,900억 원)을 체결함으로써 KTX-산천 고속열차로 실용화에 성공하였다.

2000년대 이후 고속철도 선진국들은 고속화 및 수송량 증대를 목적으로 동력분산형 고속열차의 개발을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으며,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형 고속열차(G7)의 실용화 차량인 KTX-산천은 동력집중형 고속열차였다.

이에 국외 고속철도 차량의 기술개발동향에 대처하고 고속철도 선진국과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차세대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이 글에서는 차세대고속철도개발사업의 추진 과정과 실용화 사업의 연구결과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차세대 고속열차는 ‘430㎞/h급 동력분산형 고속열차’를 의미하며, 영문명으로 HEMU-430X(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h eXperiment), 한글로는 ‘해무’라 하여 한자로 해석할 경우 ‘상서로운 바다의 안개(海霧)’라는 의미와 ‘빨리 달린다(瀣騖)’의 의미를 담았다.

동력분산형 고속열차는 KTX나 KTX-산천과 달리 추진을 위한 동력 장치가 별도의 동력차가 아닌 각 차량 하부에 분산 설치되는 열차로서 가·감속 성능이 우수하고(KTX-산천 대비 30% 이상 단축) 승객 수송능력이 증대(410석→533석)되는 장점이 있다.

동력분산형 고속열차 개발을 위한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은 주관부처가 국토교통부인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총괄 주관기관으로 총 8년 5개월의 기간 동안 순수 국내 기술로 동력분산형 고속열차 핵심 장치 및 시스템 기술개발을 목표로 수행되었다.
 
이 사업에는 국내에서 동력집중형 고속열차 제작 경험을 가진 현대로템(주)과 LS산전, 유진기공, 서울대학교, 우송대학교 등 산학연 총 52개 기관이 참여하였으며, 1단계(2007.7~2012.9) 사업인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과 2단계(2012.11~2015.12) 사업인 430㎞/h급 고속열차(HEMU-430X) 실용화 기술개발로 구분하여 수행되었다.

1단계 연구 목표는 최고속도 430㎞/h 동력분산형 고속열차 핵심 기술 및 시스템 개발이었으며, 시제 열차는 6량 1편성으로 그림 1과 같이 제작되었으며 1C4M의 제어 구조를 갖는 16개의 유도전동기와 1C1M의 제어 구조를 갖는 4개의 영구자석 동기전동기를 병행한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으로 경량화·소형화를 통하여 차량 하부에 분산배치가 가능하도록 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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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시스템의 분산배치는 기존 동력집중형 고속열차의 최대 축중이 17톤인 것과 비교하여 약 3톤이 감소되었으며 이를 통하여 인프라의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고속철도 차량의 알루미늄 압출재 최적 설계를 수행하여 차량 중량은 5% 감소하였으며 차음 성능은 기존 모델에 비해 3㏈ 향상되었다.

기존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차상신호장치는 국내의 기존선과 고속선에서 사용 중인 ATP, ATC 및 ATS의 모든 신호체계에서 사용이 가능한 통합형 차상신호시스템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이외에도 동력분산형 시스템 적용을 위한 최고 속도 430㎞/h급 독립대차, 고성능 제동 시스템 및 저소음 판토그래프가 개발되었다.

승객 편의 시설은 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승객 좌석 LCD 정보장치, 승무원 원격호출 서비스, 지능형 스마트 센서를 이용한 객실 공기 자동감시 및 화장실 긴급상황 감지 알림 등이 개발되어 적용되었다.

앞서 설명한 모든 시스템은 고속열차의 안정성 향상을 위해 철도안전법에서 제시하는 성능항목을 모두 만족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범유럽 철도망의 상호운영 호환성 확보를 위한 기술 기준(TSI, Technical Specification for Interoperability)에 적합하도록 차량을 설계·제작하였다.

HEMU-430X은 핵심 부품의 성능시험과 완성차 시험을 완료하였으며 시운전 시험 중 다양한 계측 데이터를 취득하기 위한 종합 계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2년 9월 9일에 경부고속철도 부산~동대구 구간에서 본선 시운전 시험을 통해 354.7㎞/h를 기록함으로써 2004년 12월 세운 한국형 고속철도의 최고 속도였던 352.4㎞/h를 경신하였다.

2단계 사업의 연구목표는 동력분산형 고속열차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안정화 및 성능 검증이었다.

연구목표 달성을 위한 시운전 운행 누적거리 10만 ㎞ 이상 달성과 실용화 모델 사양 개발이 수행되었다.

또한, 설계 최고속도 달성을 위한 도전이 경부고속철도 부산~고모 구간(길이 120㎞)에서 단계별 증속 시험을 통하여 진행되었다.

2012년 12월 5일, 401.4㎞/h 속도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로 400㎞/h 속도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단계별 증속 시험을 수행한 끝에 2013년 3월 28일, 421.4㎞/h의 최고 속도를 달성하였다.

최고 속도의 달성은 총 138회의 증속 시험을 통하여 이루었으며 그림 2와 같이 우리나라는 프랑스,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빠른 고속철도 기록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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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고속열차 최고 속도 시험은 주행거리가 길고, 직선 구간 또는 내리막 구간에서 시험을 수행하였지만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국내 최고 속도 시험은 울산역에서 동대구 인근 고모역까지 전체 68.5㎞의 짧은 증속 시험구간 중 39.8㎞ 구간만 직선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49%가 오르막 구간을 많이 포함한 산악지형이며, 터널 구간(공기저항이 개활지에 비해 30%가량 증가)이 33.85㎞에 달해 속도를 높이는 데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이루어낸 성과이다.

안정화를 위한 시험은 부산~광명역 구간에서 KTX 영업차량과 동일한 운전 방법으로 수행되었다. 안정화 시험을 위한 시운전 시험은 사업기간 중 229회가 진행되었고 총 누적 운행거리는 121,123㎞(2015.12.27. 기준)을 달성하였다.

차량의 주요 성능항목인 주행 안정성, 집전 성능, 추진 성능 및 제동 성능 등은 안정화 시험 수행 결과 국제 기준 및 국내 철도안전법의 기준을 모두 만족하였다.

안정화 시험 기간 중 HEMU-430X는 호남고속선 400㎞/h 테스트베드 구간(정읍~익산, 28㎞ 구간)에서 400㎞/h 속도로 운행하면서 시설물에 대한 성능 확인 시험도 병행하여 수행하였다.

아울러 HEMU-430X는 안정화 시험을 통한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그림 3과 같이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2012), 고속열차용 동력분산형 추진기술(2013)과 ATP/ATC/ATS 차상신호 통합 처리기술(2015)에 대한 NET 신기술인증, 출연연 우수연구성과(2016) 및 2016 대한민국 기술대상(2016)을 획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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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화 모델의 사양 개발은 HEMU-430X를 토대로 편성 및 사양(안)이 도출되었다. 실용화 모델의 편성(안)은 운영자의 요구 사항 및 의견수렴과 차량의 기본 설계 절차를 따라 작성되었다.

그림 4는 운영자의 요구 사항에 따라 속도 대역별로 작성된 실용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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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대역별로 250㎞/h, 300㎞/h, 350㎞/h 및 370㎞/h 총 4개의 모델로 구분되어 실용화 사양이 작성되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 5개월간 총 연구비 1,128억 원(정부 826억 원)이 투입되어 개발한 차세대 고속열차(HEMU-430X)는 한국철도공사와의 구매계약 체결을 통하여 실용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다.

실용화 실적으로는 철도공사경전선(부전~순천) 총 30량이 앞선 그림 4의 HEMU-250 모델로 계약(2016.6)되었으며, 이후 국내 기존 고속선 운영을 위한 추가 16량이 HEMU-300 모델로 제안되어 계약(2016.12)되었다.

또한, 서해선, 중앙선 및 중부 내륙선 총 84량이 HEMU-250 모델로 추가 계약이 되었다(2016.12).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고속철도 차량 수주를 위한 HEMU-430X의 실용화 모델 제안이 추진 중이다.

예로 터키 철도청 고속철도 차량 80편성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차량에 대한 수주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