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IP-R&D전략 - 기술 융합화에 선행되어야 할 특허 융합화
성공하는 IP-R&D전략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게재하고 있습니다.
▲ 차종섭 전문위원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요즈음은 어디에 가든 사회 곳곳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4차 산업혁명은 지난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개념이다.
아직까지는 그 정의가 명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관점에 따라 여러 해석들이 있는 듯하다.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연결과 융합’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첫 번째 키워드인 연결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으로 이해하면 쉽다.
기존에는 사람이 중심이 된 제한된 연결성을 의미했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의 연결은 사람은 물론이고 사물까지 즉,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두 번째 키워드인 융합은 사전적 의미 이외에 다른 측면으로 보면 서로 다른 영역이 없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합해볼 때,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초연결성으로 시·공간적 영역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가치가 지속적으로 창출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최우선의 가치였던 시대가 가고 4차 산업혁명에 의해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란 예상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이 열렸지만 우리나라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적응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소리가 많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 주도 하에 4차 산업혁명이 이끌 미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와 다양한 각도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실천 전략을 구축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 세상의 화두가 되기도 전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정책의 일환을 추진해 왔다.
일례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융합연구 사업을 2014년 10월부터 시작하였다.
융합연구 사업은 창조경제 실현과 출연(연)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하여 협력·융합을 통한 미래선도 기술개발 및 국가 사회문제 해결 등 과제를 발굴·기획하고, 국내외 유수 연구 기관과 협력을 통해 신산업 창출을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융합연구사업 중 미래선도형 과제인 자가학습형 지식 융합 슈퍼브레인 핵심 기술 개발02 내용을 기반으로 기술 융합화에 앞서 특허 융합화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특허 융합화의 필요성
최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2016년 지식재산의 환경 변화와 주요 트렌드를 분석하여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 중국의 지식재산권 인프라 강화, 특허 빅데이터 활용 중요성 등 지식재산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각국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 등을 대표 기술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지식재산권의 선제적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육안으로는 새로운 기술력 확보에 의한 주도권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물밑에서 관련 특허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진행된 국가연구 개발과제들을 들여다보면 컨소시엄 형태로 여러 주체가 모여 하나의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 기술개발에만 집중되어 있고 관련 특허권 확보는 여전히 등한시 되어 있다.
즉, 개발과정에서 확보하는 특허권의 수가 적을뿐더러 대부분 세부과제별로 부분적인 내용을 권리화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게 현주소이다.
앞서 언급한 융합연구 사업도 신사업 창출을 위해 기술 융합화는 잘되어 있으나 관련 특허권의 융합화는 잘 설계되지 못했다.
다행히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은 융합연구 권리·사업화 지원 및 정부 R&D 우수특허 창출지원 사업을 통해 기술 융합화에 앞서 특허융합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림 1은 유형별 융합특허 개념도를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통합형의 경우는 가장 이상적인 융합특허 유형이 된다.
융합연구의 전체 개념을 권리화한 이후 중요도 순으로 트리 구조를 형성하며 설계하는 방식이다.
현실적으로는 여러 출연연이 공동출원03을 하게 되어 기술이전이나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관련 제도나 규정 때문에 복잡한 과정이 수반되어 꺼리는 유형이 된다.
두 번째 개별형의 경우는 각 주체별로 트리 구조에 기반하여 특허를 설계하게 되는데 공동출원에 따른 복잡한 과정은 피할 수 있어 가장 선호하는 유형이 된다.
세 번째 경우는 기술 관점에서 여러 주체들이 구성을 이루어 각 개념을 권리화한 이후 트리 구조로 설계해 나가는 방식이 되겠다.
공동출원에 의한 복잡한 과정이 생기지만 첫 번째 경우보다는 출원인 수가 적어서 합의 과정이 덜 복잡하다.
세 가지 유형 모두 너무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유형이나 특허명세서의 청구항 설계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공동출원시 관련 규정이나 제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융합특허 설계 사례
연구자들이 특허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이 되면 특허 출원을 진행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특허권이 이미 잡혀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있으면 먼저 권리화를 진행하는 게 특허의 취지에 부합한다.
그림 2는 자가학습형 지식 융합 슈퍼브레인 핵심 기술 개발에서 진행한 융합특허 설계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우선 관련 특허 데이터를 중요도 별로 선별하여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한다.
개발 내용에 가장 근접한 특허들을 핵심 특허라 했을 때, 이 특허권자들은 대부분 경쟁자들에 해당한다.
특허 데이터를 분석하는 주체가 기업이라면 기업에서 개발 중이거나 판매 중인 제품과 침해 이슈가 있는지 판단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통해 사업화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본 융합연구 사업의 경우는 경쟁사들의 핵심 특허 및 논문들을 심층 분석하여 경쟁자들과 차별화되거나 경쟁자들이 확보하지 못한 특허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는 그림 2에서 보듯이 POWER나 TRIZ 등과 같은 방법론을 적용하여 융합특허 패키지를 구축하였다.
그림 3은 첫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통합형 융합특허 개념도에 준해서 설계한 실제 사례가 된다.
외형적으로는 약간 다른 구조로 보이나 핵심 개념 및 기술 내용을 포함하는 특허권을 설계하고, 설계 된 내용을 기반으로 유력시 되는 서비스에 관련된 특허권을 설계함으로써 융합 특허 패키지를 구축한 결과이다.
맺음말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성으로 인해 모든 영역이 없어지고 새로운 가치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각 나라들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발 빠른 지재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4차 산업혁명에 적응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소리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기 전부터 융합연구 사업, 융합연구 권리·사업화 지원, 정부 R&D 우수특허 창출지원 사업 등 좋은 정책들을 추진하여 기술 융합화에 선행된 특허 융합화를 구축해 왔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들을 확보하는데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주체 또는 다수의 연구자들의 협업을 통해 특허의 융합화에 집중 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히 있으리라 판단한다.
01 본 내용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사업에 한국지식재산전략원 2016년 융합연구 권리․사업화 지원 사업과 정부 R&D 우수특허 창출지원 사업의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02 본 사업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된 지식을 생성, 처리하는 컴퓨터 기반 플랫폼 ‘지식융합 슈퍼브레인 엔진’ 개발이 목표다.
또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자가학습 엔진 개발에 공동 참여하여 각각 건물에너지 효율화, 플랜트 안전,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에 적용할 핵심 기술을 나눠 개발하고 있다.
03 공동출원시 연구자가 알아 두면 유용한 계약사항
- 공유특허권 보유자는 타인에게 자기 지분을 양도하고자 하는 경우 공유자 전체의 동의가 필요함
- 공유특허권 보유자는 특별히 약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공유자의 동의 없이 특허 기술을 실시할 수 있음
- 공동 연구 이후 성과물에 대한 후속 연구개발을 통해 도출된 성과의 경우 권리귀속 의무관계에 관한 특약 사항이 필요함
- 공동 출원 단계에서 공동발명자의 지분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출원 취소가 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