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 - 기업 관점의 산학연 협력 활성화 제언
▲ 양용준 본부장/연구소장 (주)성광유니텍
산학연 협력은 산업교육기관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및 산업체 등이 상호 협력하여 행하는 인력양성, 연구·개발·사업화, 기술이전과 산업 자문, 인력, 시설·장비, 연구개발 정보 등 유형·무형의 보유자원 공동 활용 등으로 정의 하고 있다.
산업체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연구·개발·사업화 활동은 기업의 생존과 수익활동을 위한 먹거리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야 할 기업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성장동력이며 치열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간의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다수의 중소기업은 연구개발에 대한 학문적 깊이와 기술적 부담, 전문 인력과 장비의 부족을 스스로 해결해 왔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공동 연구와 장비 등을 활용하는 개방형 연구활동을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방법으로 대학의 관련 학과와 산학협력단을 통해서 전문 인력활용과 기술자문을 받고, 나아가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전문적이고 집약적인 기술개발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 특성에 맞는 기술로드 맵 구현과 기술혁신을 계획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학연 협력은 1960년대 일련의 과학기술 관련 법의 제정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설립 등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초기의 기능인력 양성 중심의 산학 협력 형태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혁신 주도형 산학 협력으로 진화하여 왔다.
1970~1980년대까지 출연연구기관의 설립이 활성화되면서 출연연구기관과 산업체의 협력 형태에서 1990년대 이후 대학과 산업체의 협력 형태로 진화되어 현재는 산업체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대 대학의 산학협력단 설치가 법제화되면서 연구성과가 산학협력단에 귀속되어 수익화가 가능하게 되고 출연연의 산업계 협력 연구와 성과 창출이 본격화되면서 산학연 공동 연구와 협력에 의한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가 크게 진전되고 있다.
과거 대학은 인력의 교육과 기초학문의 연구를 통한 전통의 고등교육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출연연구기관은 전문 분야의 정책적 연구와 원천기술 확보를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기업의 기술과 전문 인력 부족은 대학의 취업연계와 맞물려 대학은 고급 인력의 공급기관으로 변화하였으며, 출연연구기관은 기업으로의 기술이전과 상용화 연계를 위하여 기업과의 교류가 증대되면서 산학연 공동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필자가 재직 중인 ㈜성광유니텍은 1964년 설립된 기업으로 오랜 기간 대전지역을 기반으로 전통 창호를 제조하였으나 2010년 기업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창호 기술에 IoT(사물 인터넷)와 방범 시스템을 융복합한 ‘윈가드(WINGUARD)’를 개발하였다.
고강도 스테인리스 재질의 방범·안전창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약 1톤의 충격을 견뎌 창문을 통한 집안 내부의 침입을 예방하고 침입의 시도 단계에서는 IoT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여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Self-security System을 연구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2012년 ‘윈가드1’과 2015년 ‘윈가드2’에 이어 후속으로 준비 중인 ‘윈가드 3’는 창문에 가해지는 힘의 압력을 감지할 수 있도록 압저항 폴리머 소재를 적용하여 개발한 결과 2016년 말 신기술(NET) 인증을 취득하고 상용화가 가시화된 제품이다.
‘윈가드3’는 ‘중소기업 이전기술개발사업’과 ‘기술선도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을 계기로 한국표준 과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하여 기술의 정밀도와 완성도가 크게 향상되었고 중장기 성장전략에 맞는 기술로드맵과 수익화 계획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의 성공적인 공동연구 및 상용화 추진으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연구하기 힘든 고도의 기술개발과 전문장비 활용, 연구기간, 연구 비용 등의 애로사항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기술이전을 통하여 원천기술 확보에서부터 응용과 적용, 신뢰성 확보와 상용화 제품 출시까지 이루어졌다.
아울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신기술(NET) 상용화를 위한 후속 지원 사업인 ‘2017년 학연 공동 기업부설연구소 연계 후속 연구개발 지원사업’의 선정으로 신기술(NET) 인증 취득 이후 인증기술의 상용화 출시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는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례라 부끄럽지만 우수한 기술의 발굴과 기술이전, 출연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의 응용과 고도화에 성공하고 후속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와 판매까지 이어지는 기술사업화의 좋은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산학연 공동 연구활동이 오랜 기간 동안 시행착오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업 중심으로 안착되어 가고 있다는 실증일 것이다.
이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적 변혁을 대비하는 데 있어서 기업과 대학, 그리고 연구기관의 올바른 미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진적 발전과 확산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시키고 있고, 이를 통해 ‘초연결성’이 강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전반이 진화하면서 차기 정부의 산업기술 지원정책 역시 진화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산업기술 지원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와 유통, 기술과 디자인, 콘텐츠와 서비스 등이 융합되어 기업과 기업 그리고 산학연이 상생할 수 있도록 과거의 주력 산업과 전략 육성 분야를 과감히 초월하여 기술의 융복합과 ICT 기술의 접목, 그리고 제품의 소형화·집적화를 통한 스마트한 디바이스 기술이 지능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에 따라서 정부 지원사업 분야를 다양하게 하고 절차 역시 간소화 및 신속화하여 평가의 간소화와 예산의 조기 집행을 통하여 산학연 연구 협력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절차와 제도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산학연 연구 협력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기 위해서 필자는 두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정부 지원 연구개발 과제의 가치 있는 실패를 인정하고 불이익이 없는 평가체계 보완이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정부의 지원을 활용하여 시작하고 발전되는 경우가 많으나 일부 기업의 불성실한 사업 수행 사례들로 인하여 객관적인 시험 성적과 데이터 제시가 과제의 절대적인 성공 판정 기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제 수행기업 입장에서 과감하고 의미있는 연구성과에 대한 도전보다는 실패했을 경우를 염두해 성과평가에 최적화되고 안정 된 결과까지만 도달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를 마무리하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로 인해 연구성과가 제품의 상용화나 기업의 매출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현재도 성실 실패에 대하여 제재 및 참여 제한을 면제하고 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연구개발의 진도를 준수하고도 기한 내에 제시하였던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성실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실패 판정 대상 과제 중 일정 비율에 ‘추가 연구(추가 도전) 유망과제’ 등의 평가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기업에서 추가 연구를 희망할 경우 잔여 사업비와 20~30% 정도의 추가 연구개발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활성화되고 있는 산학연 연구와 정부 지원 사업이 실패를 회피하기 위한 무난하고 평범한 연구개발보다는 한 번 실패하더라도 성공으로 재기할 수 있는 진취적인 연구 장려를 위한 산업기술 정책으로 변화해 나갔으면 한다.
물론 명백히 불성실한 과제의 ‘실패’는 예외가 없도록 평가의 기준과 전문성 역시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검증된 우수 기술의 적극적인 상용화 후속 지원의 필요성이다.
한 예로 미래부는 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우수 기술에 대해서는 산학연 공동 연구를 활용하여 상용화를 위한 후속 지원을 하고, 반면 신기술(NET) 인증 취득을 실패하였을 경우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산학연 공동 연구를 활용하여 인증 취득을 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하는 ‘학연 공동 기업부설연구소 연계 후속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사물인터넷 신산업 육성 선도 사업을 통하여 IoT 기술의 시장 실증화와 융합제품 상용화 지원을 통하여 기술의 시장 적용성 검증과 확산 및 상용화 레퍼런스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개발부터 상용화 그리고 실증화 검증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품질개선을 실용화할 수 있다. 단 아쉬운 점은 한 개의 정부 사업 트랙으로 형성되어 연계되지 않고 사업별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정부 산업기술 정책에서는 한 개의 트랙에서 연구개발의 전주기적 지원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하자면 산학연 공동 연구의 경우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지원하고 추가적인 평가를 통해 시장의 반응과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까지 연계되는 지원체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에서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술개발과 상용화, 그리고 실증화 검증까지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경쟁력 있는 우수한 기술을 조기에 발굴하여 성장시킬 수 있도록 산업계 중심의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 지원사업으로의 정책 전환 및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