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05-2 - 대학의 역할과 연구 협력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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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라 연구소장 (주)대영산전


중소기업은 전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빠른 의사 결정과 상품화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중소기업이 보유한 원천기술에 학연의 기술이 더해져 경쟁력 강화를 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해 이후 어떤 역할과 변화를 기울여야 할지 살펴본다.

먼저 이 글에서는 중소기업의 시각과 필자의 그간 경험에 국한된 것임을 밝혀둔다.


들어가며

우리 기업은 세계 경제 위기 등 어려운 여건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R&D 예산 확대는 개방형 혁신의 부족으로 무형의 지적재산만 양적으로 늘어나는 연구 성과를 내었다.

특허 성과만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그 양적 성장 대비 우수한 특허 비율은 낮아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등을 지원하여도 활용이나 성과가 미흡하다.

한편으로는 기술 환경이 융복합되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산학연 간의 협력 없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 연구협력은 필수적이다.


동향에 따른 사례

보통 산학연이라 통칭하나 출연(연)이나 그에 상응하는 연구기관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대한 원천기술 단위의 기술이전이 대부분이고, 간혹 무상 기술이전 등을 홍보하지만 중소기업에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시각에서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고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산학 위주이다.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 협력 R&D 예산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는 산학 연구 협력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연구 협력의 과정에 대학이 보유한 특허 등 개발산출물의 소유권이나 사업화 이후 이익에 대한 배분 등이 산학 연구 협력에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연구협력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연구개발 이후 기술을 이전하는 단계에서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외에도 어렵사리 이룬 연구협력 성과물이 정책으로 인해 막히거나 기술의 시계를 앞질러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중소기업이 대학, 연구기관 등의 보유 기술을 이전 받아 실용화, 상업화하는 데 소요되는 추가 개발비용을 지원하는 ‘이전기술개발사업’을 2년간에 걸쳐 대학과 진행한 경험이 있다.

개발 시스템은 대학의 보유 기술인 유료 도로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Electronic Toll Collection System)에 자사원천기술을 적용하여 하나의 DSRC 통신장치로 여러 차선에 ETCS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유사 업종 및 시장의 진출을 위한 시작 단계 또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대학의 특허기술을 융합하여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관련 시장의 확장 및 사업성을 보유하게 되어 신시장 개척에 큰 꿈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의지와 달리 산학 간의 이해관계 차이에 따라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대학은 보유 특허의 Lab Test 정도를 기술로 인지하였고, 기업은 완성 단계의 검증된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으로 인지한 것이 서로 다른 부분이었다.

사업기간 2년 동안 대학의 기술이 실제 상황에 구현됨을 검증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사업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겨우 제품화할 수 있었다. 어렵사리 이룬 성과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일부는 정책에 막히고, 무인화에 대한 내부 반발과 제품의 교체 시기 등 고객은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게 되었다.

중소기업의 힘으로는 정책을 바꾸거나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어 결국 정부 R&D 사업으로만 마무리하고, 많은 시간과 인력만 소비하게 되어 버렸다.
 
우리 기업 또한 마무리 단계에 특허 권리 여부 등 연구 성과의 소유권 귀속 등 사업화로 가기도 전에 이미 사업에 회의가 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활성화 방안

매년 문제시 되고 있는 국가 R&D의 사업화 성공률 미흡에 있어서도 산학 연구 협력이 한몫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화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산학 협력의 성과 또는 후속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계와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학은 개발에 앞서 사업화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연구결과의 산출물이 특허화되거나 또는 대학에서 연구협력을 통해 얻은 결과를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학과 기업 간 연구 협력의 경우 개발의 결과가 사업화되려면 개발된 기술의 이전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경우 기술개발은 대학이 담당하고 기업이 사업화하게 되는데, 연구 협력을 통해 기술적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했어도 기술이 기업으로 원활하게 이전되지 않으면 사업화의 목적 달성은 어렵게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연구 협력의 산출물에 대한 이전은 연구협력에 있어 기업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 이상으로 중대한 현안이다.

연구 협력에서 상호간의 입장 차이에 의해서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대한 부분이 이분되고 개발 산출물이 원활하게 이전되지 않으면 연구협력 개발의 결과 자체가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적인 손실은 당연하다.

연구 협력 개발 결과에 대한 이전은 결과가 나온 후가 아닌 연구개발 계획 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정작 대학에서의 연구과제들이 기획 단계부터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분석이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업화를 통한 경제적인 성과 창출을 못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는 외면한 채 사업화 성과에 급급하여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부분도 문제점이다.

대학은 초기 단계부터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동일한 방향성으로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앞서 말한 대로 개발 산출물의 일부인 특허에 대한 권리문제도 상호 공유하여야 한다.
 
현재 대다수 대학의 산학연 연구 협력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정부 R&D 자금에 의지하고 있는 실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속적인 정부 지원보다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산학연 연구 협력의 정책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학연 연구 협력 투자를 통한 개발 산출물들이 상업화되어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기술 공급에서 중개 수요까지 원활히 연계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