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04-1 - 정부 R&D 사업 효율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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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룡 연구위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추진 현황

국내 연구개발 총 투자는 2015년 기준 GDP 대비 4.23%로 세계 1위이며 총 연구개발 규모는 세계 6위이다.

지난 5년간(2011~2015) 국가 총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7.22% 증가하였으며, 정부 R&D 예산 증가율은 감소(2012년 7.6% → 2017년 1.9%) 추세에 있다.

연구 주체별로는 정부출연연구소가 7.8조 원(총 투자액의 41%)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고 다음으로 대학이 4.3조 원(22.6%), 중소기업이 2.8조 원(14.8%) 순이며, 최근 5년간 출연연구소와 대학에 대한 지원금액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감소하고 중소기업은 소폭 증가하였다.

연구개발 단계로는 개발연구에 5조 4천억 원(41.2%), 기초연구에 5조 원(38.4%), 응용연구에 2조 7천억 원(20.1%)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기초연구는 증가한 반면 개발연구는 감소하고 응용연구는 유지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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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의 투자 규모와 중점 분야를 살펴보면 미국은 신미국혁신전략을 2015년에 수립하고 4,569억 달러 규모로 첨단 제조, 국방, ICT, 청정에너지 분야에 중점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은 과학기술혁신종합 전략에 따라 3,687억 달러 규모로 에너지, 바이오, 의료 분야에 집중하여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중장기과학기술발전규획(2006~2020)에 따라 3,630억 달러규모로 ICT, 항공우주, 신소재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EU는 Horizon 2020(2014)계획에 따라 1,668억달러 규모로 첨단소재, ICT, NT, BT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성장동력(2015)과 국가전략프로젝트(2016)에 따라 ICT 융합, 바이오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재원 비중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며 최근 민간 R&D 투자 증가율은 급격한 하락 추세에 있다.

그동안 정부 R&D의 과학적, 기술적, 경제적 성과는 논문, 특허, 기술수출액, 사업화 건수 모두에서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연구원 백 명당 논문 발표 수 순위는 41개국 중 38위이며, 연구과제는 단기 상용화 R&D 중심으로 민간 연구와 중복이 되고, 부처 간 칸막이, 경직된 제도, 폐쇄적 연구 환경 등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의 극복을 위하여 지난 2월 미래부가 발표한 2018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안)을 보면 과학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자율적인 창의·도전연구 강화, 개방·공유·협력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기술·시장 선점형 R&D 투자를 추진하고, 경제 역동성 확보를 위해 신시장·신산업 R&D 확대, 경제 회복을 위한 산업 R&D 투자, 유망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였으며,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공서비스의 스마트화·고도화, 협업 중심의 재난·재해 대응체계 혁신, 경제·사회 위험요인에 선제 대응 등을 제안하였다.

또한 R&D 투자 효율화를 위하여 정책과 예산 그리고 평가를 연계하고, 복잡한 R&D 사업의 구조조정, R&D 관리체계 선진화를 제시하였다.

이와 더불어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정부 R&D 사업의 효율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투자와 배분

향후 한국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로 정부 R&D 사업의 예산도 함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본이 장기불황의 저성장 시기에도 정부와 민간 R&D 예산은 축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어려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정부 R&D 사업의 규모는 국가 예산의 5%를 유지하며 민간 R&D의 지속적인 투자유인책(조세지원 등)이 필요하다.

정부 R&D 사업의 배분은 선택과 집중보다는 균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즉 기초기술과 응용기술, 공공기술과 산업기술, 정부연구소와 대학, 기업의 지원 등 적정한 균형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의 균형은 국가의 경제력,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국가의 경제력이 향상할수록 응용·개발기술보다는 기초·인프라 분야의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

부처 이기주의 또는 지역 이기주의 등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정부 R&D 사업이 편협하게 기획되는 것을 견제하고 다부처 공동기획 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해 추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원방향

민간의 R&D 역량이 높은 분야는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의 R&D 역량이 낮지만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기초기술, 공공기술 분야를 집중하여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즉 민간의 R&D 역량이 비교적 높은 정보통신, 반도체 등 분야는 민간의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에너지, 환경, 안전 등 민간의 R&D 역량이 비교적 낮지만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의 R&D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민간 R&D 역량이 높은 분야일지라도 인력양성, 생태계 구축 등 연구 환경 조성은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므로 이에 적응하기 위해 탈추격 즉, First Mover형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대다수의 산업(기계, 소재부품, 바이오신약 등)은 상당기간 추격형 연구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따라서 산업별 정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 전략 프로젝트 등 정부가 기획하는 과제는 통합되고 조정되어야 할 것이며 국가 어젠다는 과학 기술을 총괄하는 부처에서 수립하고 시행은 각 해당 부처에서 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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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가 프로젝트와 달리 민간지원 R&D 사업의 경우 민간이 필요한 과제를 직접 기획하고 자유롭게 제안하여 연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 유럽의 다자 프로그램(유레카, 유로스타), 독일, 이스라엘 등은 Bottom-up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관리 방법

연구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의 자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정부와 전담기관, 연구기관 등 연구기반의 관리체계를 포함한 연구생태계도 함께 변화되어야 하겠다.

예로서 연구성과(특허, 논문, 사업화 등)는 효율성 측면에서 관리지표로 중요하지만 이에 집착하여 연구자에게 책임을 물어 관리·감독하려고 하는 경우 실효적이지 않은 산출물만을 양산하게 될 것이며, 목표달성을 위한 효과나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창업을 한 기업이 짧은 시간에 일정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R&D 사업의 참여를 원하는 신진기업(창업 초기 기업 포함)에 대하여 우대하거나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또는 신설하여야 하겠다.

또한 1개 기업이 다수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보다 기업의 연구능력(연구인력 및 시설)을 고려하여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 R&D 과제의 선정 및 평가관리시 공정성과 형평성보다는 책임성과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풍토의 조성이 필요하다.

공정성을 우려한 나머지 사업계획서나 결과보고서를 심사할 때 관련 소속 전문가(이해당사자 소속기관)를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정작 비전문가가 평가를 하게 되는 오류를 범한다.
 
평가자는 해당분야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를 선임하여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만일 시간 또는 장소의 제약으로 평가가 어려운 경우 서면 또는 온라인으로 하는 방법의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이유로 사업(과제)의 사전 검토, 평가, 사실확인 등이 소홀해지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조사보고서(2015년 기준)에 따르면 정부 R&D 사업은 639개 사업에 54,433개 과제를 지원하였다.

부처별, 분야별 다양한 사업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유사·중복사업과 과제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고 상호 연계가 필요한 사업은 통합 조정을 해야만 한다.
 
특히 과학 기술 단순 교육훈련, 연수활동 등 연구개발과 관련 없이 단순 지원하는 사업이나 과제는 폐지하거나 타 예산으로 이관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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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D 사업은 크게 순수 R&D 사업과 기반조성사업(인력양성, 기반 구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R&D 사업은 연구 산출물(논문, 특허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반면에 기반조성 사업은 R&D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거나 운영하는 것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


결어

정부 R&D 사업은 작금의 저성장 경제시대를 극복하고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확보함으로써 국가의 100년 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다.

따라서 정권의 교체 등 정치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10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흔들림 없는 정책을 안정되게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정부는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여야 하며 연구자와 연구기관을 신뢰함으로써 자율성을 높여 연구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