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03-4 - 중소기업을 위한 R&D 인력 육성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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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준 전무 산일전기(주)


2017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형편이다.

이런 경제상황에서 글로벌 기술 트렌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자율주행, 로봇 등 우리가 깊이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급변하고 있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각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기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R&D 정책 전반에 걸쳐 수정·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R&D 인력’과 관련된 정책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을 직시하고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차기 정부가 현실감 있는 정책을 추진해 주시길 기대하며 화두를 제안하고자 한다.

R&D 인력에 관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성공을 발목 잡는 이유중의 하나였다.

중소기업청의 「2016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 보고서(2016.12.)」에 따르면 지난 2015년도 기준으로 중소기업 기술개발 실패 원인 중 약 22%가 “기술개발 인력부족”으로, 현재 진행 중인 기술개발의 애로사항 중 약 18%가 “기술개발 인력 확보 곤란”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사료된다.

제품의 주기가 짧아지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에 대한 강도와 스피드 압박이 가해지면 가해질수록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창의적인 R&D 인력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R&D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중소기업의 R&D 인력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기업 규모에 따른 연구원의 학위 구성을 살펴보면,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인력은 대부분 학사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

표 1에서 보듯이 중소기업의 경우 학사 학위자 이하 비중이 75.9%로 대기업 55.8%, 중견기업 60.0%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특히, 대기업의 석·박사 연구원은 44.2%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절반 수준인 24.1%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기술개발 능력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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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기업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이 기업의 사업 업종과 전공이 다르거나, 심지어 이공계 이외의 인력도 개발 인력으로 포함하고 있어 단순히 숫자상으로 보이는 정량적인 수치 이외에도 질적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추어 그동안 정부는 다양한 R&D 인력지원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중 중소기업의 R&D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하여 「전문연구요원제도」,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지원」, 「공공연구기관 연구인력 파견」 등 다양한 R&D 인력 확보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은 신입 인력을 확보하거나 퇴직연구자 및 출연(연)의 연구인력을 지원하는 형태로서 기업 입장에서 보면 미래의 변화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도움에는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대부분이 주지하고 있는 바 강소기업의 나라 독일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 양성방법은 철저하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본적인 지식 습득 과정이 끝나면 학생이 아닌 연구원으로서 수행하게 되며, 박사 과정의 경우 연구소에 취업하여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별히 산학 협력을 통해 기업에 취업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익히도록 하며, 학생은 기업의 비용 책임 하에 학교에 다니면서 기업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과제를 수행하면서 역량을 습득하고, 그 결과물로서 학위를 수여받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의 전체 R&D 사업 예산(2015년)은 약 19조 원이며, 이 중 이공계 인력 사업은 전체 예산의 약 7%인 1.3조 원이다.

이공계 인력지원 사업의 경우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약 1.17억 원으로 약 90%에 해당되고 있다.

즉, 기존 정부의 R&D 인력사업 지원도 대부분 신규 인력(대학 중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지원 방향을 바꾸어 신규 인력 확보와 더불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존 R&D 인력을 육성하는 것으로 확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즉 학부 출신 연구원이라도 직장을 다니면서 4차 산업혁명, 미래 제품 등 기업에 꼭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며 이를 통해 석·박사 학위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반 시설은 많이 갖추어져 있다.

지금까지 구축된 K-MOOC 시스템을 대학원 과정으로 확대 개편하고, 중소기업에서 연구원으로 등록된 인재들은 쉽게 입학하게 하고, 회사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여 논문을 통해 학위를 받게 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원을 지원해 주며, 중소기업은 연구원들에게 시간을 제공하고, 대학교 교수와 은퇴 과학자는 지식과 방법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 운영하자는 것이다.

또한, R&D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입사하고자 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재직 중인 연구원들도 과학기술인력으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제안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다양한 서비스(Meetup 행사 등)를 통해 인적·기술적 네트워크가 마련되어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실리콘밸리와 달리 시장 환경과 노동 환경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으로 R&D 인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자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 등 정보시스템이 있지만 대부분은 연구개발과제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고 국가연구개발과제에 참여하는 인력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축적·관리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가칭)R&D인력 경력인증 센터」의 설립·운영을 통해 R&D 인력의 경력개발 단계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력을 등록·관리하며, 중소기업의 경우 센터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21세기에는 R&D 인력 육성의 주체가 정부와 대학에서 기업으로 변화하여야 하지 않을까? 논문에 따르면 정부의 R&D 투자 고용효과가 “0.84명/억 원”이라는 자료도 있다.

천재 한 명이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대기업 회장님의 명언이 있기도 하다.

“R&D 인력의 육성”은 지금 당장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정책과 투자는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튼튼한 뿌리가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