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03-2 - 중소기업 연구 역량 확보 전략: 공유경제 기반 고경력 전문지식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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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 인재정책실장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중소기업 연구개발 인력 수급 현황

2015년 연구개발활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원의 규모는 세계 5위이며,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13.2명, 인구 1,000명당 7.0명으로, 인구 규모 대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업체 소속 연구원 비중은 79.7%로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 대비 높다. 이 중 대기업 연구원의 비중은 48.7%, 중소 및 벤처 기업은 51.3%이다.

다만 연구원 상위 5대 기업, 10대 기업 및 20대 기업의 연구원 집중도는 각각 22.7%, 27.0%, 30.2%로 대기업 중심으로 연구원이 집중 분포하고 있다.

전체적인 연구원 규모가 부족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우수 연구인력 유입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우수 연구인력 대부분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우수 인재 수급 불일치는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복지 등의 근무여건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인력 채용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제3차 중소기업 인력지원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80.5%가 인력 채용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로는 적합한 지원자는 있는데 급여수준 차이 존재(34.2%), 지역, 교통 등 열악한 근무 환경(19.9%) 등의 순이다.

근원적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여 이런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대기업으로 갈 수 있는 우수 인재의 중소기업 유입은 요원한 문제일 것이다.


현 정부 지원사업 현황 및 한계

중소기업으로 우수 연구인력 유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부 사업들도 시행되고 있다(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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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석·박사 연구인력, 공공연구소 연구인력, 퇴직 고경력 연구인력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으로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중소기업의 우수 인재 활용에 있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나(수혜 기업의 만족도는 높으나), 전반적으로 사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고, 활용도도 낮은 편이다.

현재 정부사업의 대부분은 개인과 중소기업을 1:1로 매칭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에 대해서 적합한 인재를 매칭하여 지원해 주는 사업 형태이다.

이런 사업의 경우 매칭되는 개인과 중소기업의 눈높이가 서로 맞지 않으면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 제반환경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하나의 전문적인 연구 역량을 요구하기보다는 연구 제반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1:1 매칭의 경우 국부적인 분야의 전문성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전문성을 가진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중소기업은 나름 우수 인재에게 기대한 바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 정부사업의 인지도와 활용도가 낮은 이유와 연계될 수도 있다.


환경 변화: 인구 절벽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인구 절벽 시대가 바로 눈앞이다.

학령인구(6~21세)가 감소하고, 2020년 전후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2030년대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한다.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14% 이상)로의 진입이 목전이다. 저출산·고령화의 결과이다.

신규 노동력의 공급이 제한되어, 기존 노동력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의 상황을 보면 명확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10%대를 웃도는 청년실업률이 사회적 주요 이슈이다.

과거 10~20년 전 일본도 청년실업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였으나, 현재는 청년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슈이다.

바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및 인구구조 변화의 결과이다.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 이야기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시장으로의 신규 진입 인력 감소는 중소기업으로의 우수인재 유입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제기되고 본격적인 융합시대의 전개는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한층 더 빠른 변화와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한층 더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과학기술 인재가 더욱 그렇다.

고급 연구인력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인구 절벽 시대를 앞두고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내부적으로 신규 인력의 확대는 출산율을 증가시키지 않으면 요원하다.

현재 출산율을 증가시킨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난다.

중단기적 인력 수요 대응에는 효과가 없다. 외부적으로 인력 확보는 외국인 고급 인재의 유입이다.
 
이 부분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외국인 유입이 계속 증가 추세이나 대부분 단순 노동력 중심의 인력이고, 연구활동역량을 보유한 고급 인재는 제한적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우수 외국 인재 유치 환경에 있어서도 그리 좋지 않다.

IMD 세계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 고급 전문 인력 가용도, 연구자 및 과학자 유인용이도, 두뇌유출지수 측면에서 중위권에 있으며, 개방성 측면에서는 하위권이다.

외국인 고급 인재 유치도 현실적으로 그리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내부의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현재로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이 경험한 것처럼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있다.

많은 고경력 인재들이 퇴직하고 있다. 많은 고경력 인재들이 재활동을 희망하지만, 사회적·제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전략적 접근 : 공유경제 기반 고경력 전문지식 집단

공유경제는 미래 화두 중의 하나이다.

보편적으로 공유경제란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쓴 온라인 기반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공유경제를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로 설명하고 있다.

공유경제 시대에 걸맞게 전문지식을 공유하여 중소기업의 연구 역량을 제고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중소기업으로 직접적인 인재 유입을 통하여 내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역량 제고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중소기업 외부의 전문지식 집단과의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연구 역량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는 개방형 혁신과 일맥상통한다.

구체적으로 퇴직 고경력 과학기술인을 중심으로 고경력 전문지식 집단을 만드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고경력 인재의 경우 높은 임금에 대한 수요보다는 삶과 일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적 활동에 대한 수요가 더욱 크다.

지속적인 활동을 토대로 자신이 보유한 지식 및 역량을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고경력 인재를 중심으로 전문지식 집단을 구성하면 국부적인 개인 수준 전문지식의 한계를 넘어 중소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전체적이며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지식 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러한 제안이 일부 실현되고 있다.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이 그 구체적인 사례이다.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은 이공계 인력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과학기술 관련 서비스 등의 활동을 목적으로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되고 있다.

아직 활동은 부족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그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2013년 30개 → 2015년 164개).

2016년에는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 되었다.

중소기업의 연구 역량 제고에 퇴직 고경력 과학기술인 중심의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전문지식 집단을 활용하면, 중소기업의 우수인재 수급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정부 지원사업의 1:1 매칭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 중소기업이 가지는 문제를 전문지식 집단이 포괄적으로 대응하여 중소기업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가지는 임금격차 문제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문지식 집단이 중소기업이 가지는 임금격차 문제 해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구축된다는 전제하에 서이다.

참여하는 퇴직 고경력 과학기술인은 자신의 전문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가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활동의 장을 만들 수 있어 삶과 일을 유지하며 보다 건강한 생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는 국가 차원에서 인구 절벽 시대에 대비해 고급 인재 활용도를 높이고 보다 건실한 경제 생태계를 이끌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외의 유사한 사례로 미국의 퇴직임원자문단(SCORE, Service Corp of Retired Executives) 사업이 있다.

기업 경영에 풍부한 경험을 지닌 퇴직 또는 현직 경영자들이 중소기업에 경영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이다.

전국적으로 조직망을 구성하여 온라인 뿐만 아니라 현장 자문도 수행한다.

2014년 기준 1만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많은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고 있다.

공유경제 기반 고경력 전문지식 집단 활용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고경력 전문지식 집단이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즉 상호 간 만족할 수 있는 협업 방식 탐색 및 발굴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은 협업 촉진과 더불어 상호 협업 방식의 이해와 정착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바우처 지원 방식이 적절할 것이다.

바우처 지원 기간 동안에 상호 호혜적인 협업 방식이 도출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협업 환경이 정착되면 부가적인 정부지원 없이도 선순환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공유경제 기반의 퇴직 고경력 과학기술인 전문지식 집단을 활용하여 중소기업의 연구 역량을 제고할 수 있다면,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과 동시에 퇴직 고경력 인재 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건설적인 미래 환경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