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

제4차 산업혁명의 성패, 융합에 달렸다!


0.PNG

1.PNG

▲ 최양희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미국의 석학 앨빈 토플러는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저서 < 제3의 물결 >에서 “인류는 농경 기술을 발견한 이래 1만 년의 ‘제1의 물결’을 지나,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혁신으로 300년 동안 ‘제2의 물결’을 경험하였으며, 이제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에 의해 ‘제3의 물결’이라는 대변혁을 맞이했다”고 설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과거의 산업혁명이나 인터넷, 정보통신으로 인한 제3차 산업혁명보다도 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에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화되는 지능정보 기술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4차 산업혁명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지능정보 사회로 인도할 것입니다.

지능정보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봅시다.

지능정보 사회에서는 일거리를 들고 집에 오는 워킹맘이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고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청소, 요리, 육아 등에 특화된 인공지능 감성로봇이 그녀를 대신해서 살림을 도맡아 해주기 때문입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남편도 자율주행차 덕분에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게 됩니다.

어르신들은 인공지능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특정 질병의 발현 시기를 미리 예측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의약품도 알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스마트 임플란트나 생체공학 안구처럼 체내 삽입형 기기가 나와 신체의 불편을 덜어주게 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상·증강현실 교육을 통해 생생한 체험형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실제 몸으로 체험해 보면서 배우니 수업시간이 흥미진진해집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이 현실로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능정보 사회에서는 우리네 일상의 풍경이 달라지고 경제구조, 사회시스템 등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가 될 것입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지능정보 사회의 경제효과는 2030년 기준으로 한국에서만 최대 4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많은 단순 작업이 자동화되어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 80만 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도 생겨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능정보 사회는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미리 계획하고 착실히 준비해야만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아직 선진국조차 출발선에 있어 향후 누가 주도권을 잡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역시 가장 핵심은 과학 기술 개발인데, 앞으로의 과학 기술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과학 기술의 방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융합’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알파고의 힘은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만의 힘이 아닙니다.

수많은 바둑 대전 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기술이 융합되었기에 과거와 다른 파워를 지닐 수 있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힘은 단일 기술이 아닌 다양한 기술의 융합에서 비롯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빅데이터,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연결될 때 획기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학 기술끼리의 융합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이외의 다양한 분야 간의 융합도 중요합니다.

과학 기술이 정치, 노동, 복지, 고용, 교육, 국방,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진입하여 ‘스마트화’를 촉발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가 도래하게 됩니다.

눈앞에 다가온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촉발된 혁신은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삶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이미 구글, 아이비엠,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의 핵심이 될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 기술에 사활을 걸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알파고 역시 구글의 발 빠른 투자와 기술개발이 탄생시킨 융합의 산물이었습니다.

특히 과거와 같이 단일 기업이 R&D, 생산, 사업화 등 모든 것을 추진하는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기술이 융합하듯이 기업 간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예를들어 일본 소프트뱅크는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차세대 사업의 모멘텀 확보를 위해 영국 반도체 회사 암(ARM) 홀딩스를 234억 파운드(약 35조 1,800억 원)에 전격 인수했습니다.

ARM 인수를 위해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 기업인 중국 알리바바의 보유 지분을 매각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대학도 변화해야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도 결국 사람이 이끌어 가는 것이기에 미래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준비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획일적인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 기술 전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의 근본적인 틀을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또한 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개인의 재능을 가치 창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실용 교육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루고 모바일, 인터넷 강국으로도 자리매김함에 따라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어 갈까요?

우리나라는 지금 개발도상국 성장 신화에 머무르고 말 것이냐 아니면 지능정보 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 갈 것이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새롭게 펼쳐질 지능정보 사회로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간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롤모델로 다시금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개발 및 기업의 현장에서 땀 흘리는 분, 또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돕는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가 바로 성공적인 지능정보 사회 실현을 위한 값진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