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혁신 현장속으로 - (주)닥터서플라이 안승규 대표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환자들의 재활과정에 동행하는 든든한 동반자

혈액순환·압박 등 치료용 전문 의료기기 제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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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바야흐로 백세 시대다. 평소에는 건강 유지에 힘쓰고, 아플 때는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요즘 시대를 사는 지혜다.

혈액순환과 압박 및 통증 치료용 전문 의료기기 제조 기업인 (주)닥터서플라이(이하 닥터서플라이)는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로 블루오션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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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서플라이는 ‘가장 창의적이고 진보한 의료기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2002년에 설립되었다.

과거 글로벌제약회사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안승규 대표는 혈관외과 및 암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병원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여러 정보를 얻은 안 대표는 창업 초기 주력 아이템을 압박 스타킹으로 잡았다.

창업 초창기만 해도 시장성에 대한 판단보다 의료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에 주목했다.

좋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 압박 스타킹 품목 허가를 내고 병원 영업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매출은 담보되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한다면 닥터서플라이만의 경쟁력이 필요했다.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형외과와 일반외과 분야로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기간 병원과 관계를 맺어오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제품이라도 고객들의 불만사항은 있게 마련입니다. 우선 거기에 귀를 기울였죠.”

닥터서플라이가 연구개발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하지만 기존 제품을 비슷하게 따라 만드는 방식의 연구개발은 하지 않았다.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직접 기획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설령 제품군이 겹치더라도 기존 제품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넣어 닥터서플라이만의 ‘무엇’을 강조했다.

기존 제품이 단일 기능에 그쳤다면, 닥터서플라이는 기능의 다양화를 추구했다.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후에도 지속해서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보완해 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지금도 변함이 없다.

덕분에 의료 현장에서도 닥터서플라이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이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연구개발의 열정

연구개발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어렵사리 제품화에 성공하고 납품까지 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있게 마련이었다.

닥터서플라이의 대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카본 히터(Carbon Heater)인 이지랩(EZrap) 역시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할 수 있었다.

“과거 병원에서는 수술 후 부기를 빼기 위해 아이싱 처치를 했습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일이지만 업무가 과중한 간호부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과정이 많았죠. 거기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압박과 콜드 테라피(Cold Therapy) 기능을 한데 넣은 완성형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납품한 제품이 ‘기획의도는 좋은데 제품의 효용성이 낮다’는 이유로 모두 반품되었어요. 그때부터 문제점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개선했죠.”

당시 적자를 회복하기까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닥터서플라이는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개발을 밀어붙이는 안승규 대표의 고집에, 이직하는 직원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압박 스타킹으로 올린 매출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고스란히 투자했다.

하지만 실패 끝에 얻은 기술은 배신하지 않았다.

30%에 달하던 이직률은 이제 5%가 되었고, 매출 역시 지난 2016년을 마무리하며 30% 성장했다.

“이지랩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군이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자체가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기존의 아이싱은 1회에, 밀착력이 없어 환부 전체에 영향을 주기 어려웠다.

게다가 심각한 결로 현상으로 환부 수포나 물집 발생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지랩은 스판덱스 형식으로 환부 전체에 효과적인 콜드 테라피를 할 수 있었고, 기능성 원단과 얼지 않는 특수 폴리 겔(Poly-gel)을 사용해 장시간 착용이 가능했다.

혈전예방용 전문 사지압박 순환 장치인 ‘독투스 에어커프 시스템(Doctus Aircuff System)’도 단일 기능만 있던 기존 제품과 달리 기능의 다양화를 추구한 사례이다.

“단일 기능만 있는 기존 제품과 달리, 혈압측정 기능 같은 새로운 기능을 넣었습니다. 상지와 하지 혈압을 비교해 하지 혈압이 상지보다 1.3배 높으면 혈관이 막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료계 해석을 참고로 했죠.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패도 많이 했지만 항상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연구소의 두뇌와 생산본부의 손발로

지금도 닥터서플라이는 매출액의 12%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자체 기술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체 제품 중 75%가 특허를 획득했을 정도다.

“아무리 적자가 나더라도 연구개발 비용은 줄이지 않았습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도 하지만, 가공 비용을 줄이는 연구개발도 했고 기존 제품의 한계를 해결하는 연구개발도 병행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반등할 기회를 얻은 것은 연구개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닥터서플라이가 고수하는 다섯가지 원칙이 있다.

‘품질을 최고로 만든다’, ‘가성비를 높인다’, ‘독창적인 제품을 만든다’, ‘편리한 제품을 만든다’, ‘안전한 제품을 만든다’이다.

이러한 원칙은 초창기의 연구개발 실패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우리 회사를 두고 대리점에서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닥터서플라이는 결국에는 좋은 제품을 내놓는다’고 말입니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단순한 장비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다수의 전문 의료진이 계속해서 진보한 성능과 기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쟁도 매우 심하고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없으면 결국 도태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우리 제품을 찾지도 않고요. 제가 생각하는 연구개발은 ‘마중물’과 같아요. 처음에는 물을 부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샘을 솟게 하잖아요.”

독투스 에어커프 시스템과 이지랩 같은 닥터서플라이의 제품은 이제 건강보험 수가를 인정받을 정도로 의료 현장에서 꼭 필요한 기기가 되었다.

기술력이 담보되자 영업의 길도 열렸다.

공정 개선과 함께 기존에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계속해서 높여 갔다.

최근에는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3공장에 직조시설을 도입했다.

“전체 직원 31명 중 연구개발 인력은 5명입니다. 연구소가 두뇌 역할을 한다면 생산본부는 손발을 담당하고 있어요. 실제로 생산을 하면서 우리 기술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긴밀하게 파악합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생산 시설을 연구개발 시험장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만큼 사업이 궤도에 올라섰지만, 닥터서플라이는 잠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려 한다.

혈액순환과 압박 및 통증 치료용 전문 의료기기 제조라는 기본은 지키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며 대응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기본에 충실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가는 닥터서플라이의 선전이 기대된다.


 Mini Interview

“연구개발은 블루오션을 찾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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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규 대표


Q. 닥터서플라이의 연구개발 방향은 무엇입니까?

A. 우리 회사는 연구개발에 업무의 핵심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격이나 품질경쟁만으로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레드오션에 남아 있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블루오션을 찾아야죠. 지금은 기존 방식으로는 회사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블루오션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답이 고객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바에 우리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닥터서플라이의 미래가 있습니다.


Q. 연구개발에 대한 대표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A. 요즘 시대의 연구개발은 기본에 충실하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항상 미래에 대한 촉을 세우고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직원들에게 지시했던바를 번복하기도 합니다.

변덕이 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판한 부분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요.


Q. 기술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시장 동향 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제품력 향상을 위한 중단기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또한, 항상 변화를 대비해야 하는 연구소에서는 프로젝트별로 1순위에서 6순위까지 우선순위를 세우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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