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혁신 성공사례 - (주)세진아이지비 박용수 대표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R&D와 마케팅/영업의 융합을 통한 신기술 개발

‘감속기, 랙 및 피니언(Rack & Pinion) 일체화 모듈’ 개발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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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수 대표 (주)세진아이지비


공동 작성_ 이동기 대표((주)SBP전략경영연구소)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들어가면서

기업이 기존 사업이나 제품에 한정된 경영활동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시장경쟁력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이나 신제품을 발굴하고 적절한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미래의 생존을 위한 경쟁과 성장을 추구하고자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 동안 경쟁의 중심이 생산 단가와 내부 경영효율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있었다면 앞으로의 경쟁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나 융합적 기술에 의한 유일한(Unique) 신제품/서비스가 핵심이 되고 있으며 지역을 넘어 글로벌까지 경쟁이 한층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그 동안 몇몇 조직에 국한되어 왔던 신제품 발굴과 개발 활동은 전 방위적인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비용의 운용과 기술 혁신 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에 발맞추려는 기업들은 창업 당시 혹은 초기 사업에서 성공했던 효율적 모형과 그에따른 혁신활동들을 재추진하거나, 아예 새로운 최신의 운영 방법론을 동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내부환경과 운영체계 아래에서 그 성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신기술 개발과 성공의 어려움에 대해 조사한 최근 자료(그림 1-a)에 따르면 조직 내·외부의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 아이디어(Idea, New-to-the-world 기준)가 구체적인 콘셉트로 발전되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템(Item)’으로 제안되는 비중은 10%(3000개에서 300개) 수준이고, 제안 단계에서 사업성과 시장성을 갖추어 실질적 개발(Major Development)로 이어지는 경우는 1.3%(300개에서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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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출시가 결정된 신제품 가운데 실제 시장에서 성공하는 비중 또한 60%(1.7개에서 1개 성공)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낮은 성공률을 보이는 까닭은 기술의 구현 방법과 그 기술이 적용되어 제품화와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시장 및 고객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조직간에 공유되지 않고 괴리(Gap)가 생겨 결국 기획 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50년 동안 각 기업의 연구소에서는 개선활동들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 관계없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후 기초 연구(혹은 기능설계) 등 초기 연구개발 활동 단계로의 진행비중은 7%(125개중 9개) 수준으로 나타나 시장의 니즈가 잘 검증된 콘셉트화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초기 아이디어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기반하여 아이템의 콘셉트를 명확히 하는 이른바 초기 기획활동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연구개발 부문이 시장을 간과하지 않도록 하는 체계와 마케팅·영업 부분 직원들의 기술적 내용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의 하나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NPD)내의 심의 게이트(Gate)에 각 기능조직의 인력들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각 심의 게이트에 필요한 기능 및 지식과 핵심 전문 인력에 대한 세심한 고려 없이 단지 조직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그치고 있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내부가치사슬(Internal Value-Chain)에서 신사업은 R&D 부문이 주축이 되어 발굴되지만 이것이 매출 등의 성과로 나타나는 기능적 포인트는 고객 접점에 있는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이 된다.

그래서 새로운 제품의 콘셉트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는 이들 기능조직간의 협력과 그에 연관되는 지식과 정보들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성공률(Hit Ration) 향상과 자원의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이들 각 기능 간의 정보창출과 공유 등 연관 유통구조를 세 가지 요소(그림 1-b) 즉 정보의 생산과 공유, 자원 의존, 그리고 내부 운영정책 등의 관점에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관점은 정보의 생산과 관련된 각 기능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은 대부분 각 기능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에 의해 확보되고 분석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신제품의 태동은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새로운 기술 혹은 기존 기술들의 융합에 의하여 구현될 수 있는데 보통은 연구소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과 이론적 논리에 의하여 계획제품을 현재 혹은 미래의 시장이나 고객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할 것인가는 마케팅이나 영업조직이 맡게 되는데 고객의 니즈 및 제품 노출 방법, 구매 소구점(Selling Point), 가격대 책정 등은 이들의 정확한 분석에 의해 정해진다.

이렇게 구체화된 제품을 생산으로 구현하여 실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부품이나 소재의 소싱(Sourcing) 방법, 유통채널은 역시 해당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 오면서 많은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구매·생산 부문이 맡는다.

이처럼 하나의 신제품 콘셉트가 정의되는 과정 혹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는 이들 조직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 두 번째 관점은 사업이라는 전체적 관점에서 보면 연구개발에서 영업에 이르는 인적자원들은 상호의존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조기에 사업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각 기능의 업무활동이 하나의 프로세스 내에서 조화를 이루며 수행되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각 기능의 업무영역이 세분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결국 신제품 아이디어에서 사업화로 이어지는 각 과정에서 기능간의 역할과 선·후행적 활동들이 서로 통합되거나 융합되어야 ‘R&D 활동의 속도’와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

결국 기업전략의 완성을 위해서는 서로가 조사·분석하여 확보하고 있는 정보와 지식, 그것을 이해하고 전달해 줄 수 있는 조직 간의 자원 공유(Share)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마지막 세 번째 관점은 기업이나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능조직들의 상호 활동을 독려하거나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부 정책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특별히 최고 경영자의 관심을 독차지하거나, 자원의 배분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점하게 되면 조직 간의 친밀감이나 협력의 강도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신제품 개발활동에 있어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기능의 역량을 배제시키거나, 반대로 마케팅이나 영업조직이 시장고객 지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품이나 개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R&D 부문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위 등은 기업 내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벽을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런 경우 사일로(Silo·소통되지 않는 고립된 시스템, 부서, 조직)형 체계를 더욱 고착화시킴으로써 향후 신제품 경쟁에서 난관을 맞이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그 해결책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한쪽의 의견을 들어 주기도 하지만 보통은 각 기능 간의 협력과 공조 강화를 위한 활동과 내부 체계를 균형감 있게 구축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기능간 활동의 조화와 시너지 향상을 위해 각 기업들은 다양한 체계를 탐색하기도 하고, 다른 기업의 체계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한다.

일례로 A사(그림 2)의 경우는 연구소의 프로젝트 운영체계에서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의 도출과 선정,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하여 계획서를 작성하고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 기능조직의 핵심 정보와 지식들을 서로 공유하고 합의함으로써 성과 가시화 및 신제품 개발 속도를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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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의 NPD(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를 보면 각 게이트마다 게이트 키퍼(Gate Keeper)의 기능별 구성과 규모, 대상을 달리하여 적용하고 있다.

각 단계별 특성에 따라 소유되는 정보와 지식 또한 차별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체계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의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사업화 이관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그 프로젝트와 관련되는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여 의사결정의 질(質)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듀폰(DuPont)의 신사업 과제 개발 프로그램인 아팩스(APEX) 프로세스는 초기의 아이디어 개수에 상관없이 첫 번째 스테이지(Stage)에서는 30개의 아이템만을 선정하고, 다음 단계(Stage)에서는 그 50%에 해당되는 15개로 줄이고, 다시 최종 사업화 단계의 과제는 사업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과 2년 내 매출 발생 가능성 등을 평가하여 5개만을 선정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는 초기 아이디어 가운데 기술적/사업적 가치와 실현가능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의 정보 및 지식이 기반이 되어 신사업에 대한 성공률과 자원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긍정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다.


감속기 일체화 모듈 제조 기술 개발 과정

그럼 지금부터 산업 자동화 필수부품 전문업체인 (주)세진아이지비(이하 세진아이지비)의 신기술 개발 활동과 내부의 기술경영 체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세진아이지비가 개발한 ‘감속기, 랙 및 피니언 일체화 모듈’ 기술은 모터의 발생 토크(Torque, 힘)를 증대하거나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또는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변환하여 로봇과 각종 산업 자동화기기의 최종 운동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이다.

특히 이 융합모듈화 기술은 일반 유성기어와 내접식 유성기어, 사이클로이드 랙기어, 구름용 피니언을 내장·일체화하여 전체 시스템을 콤팩트(Compact)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자세한 기술 개발 과정과 성공요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창업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세진아이지비를 설립한 박용수 대표는 창업 이전 서보모터(Servomotor) 등 동력전달계 관련 전기제품을 판매하는 일본기업(후지전기)의 한국 판매법인(가이오 전기)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서보모터제품과 관련된 니즈와 불만요인, 신제품에 대한 갈망 등 고객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청취할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은 서보모터 만으로는 각종 설비의 제어가 쉽지 않을 뿐더러 효율적 제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부품이 요구되는 등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그에 따라 다양한 후방산업과 연계된 설비와 장비업체들로부터 새로운 ‘감속기’ 개발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었다.
 
또한 그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를 단순화 콤팩트화하고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생산라인의 자유도를 향상해야만 생산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박용수 대표는 당시 수입품에 의존하던 국내 서보모터 등 동력전달 부품 시장에서 국산제품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 1993년 ‘세진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첫 전략제품인 서보모터 등 기어 제품들은 고객의 주문에 즉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항상 실물을 준비해 두어야 하는 까닭에 재고 부담이 적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제품의 비축분 확보에도 애를 먹었다.

결국 재고 물량확보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비용은 자금 압박을 불러와 몇 차례 부도의 위기도 겪었다.

그러던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

환율 폭등으로 그 동안 외산 제품을 사용해 오던 기업들이 국산제품을 찾게 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창업 때부터 꾸준히 관련 기술을 탐색하고 전문인력을 수소문한 결과 다양한 기술적 노하우와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만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iGB사에 근무하던 임선호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며 2000년 세진아이지비의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하였다.

영입 당시 임 소장이 개발해 온 기술은 시제품 단계로 지속적인 버전업(Version-up)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태동기의 기술로 오로지 세진아이지비의 기술력으로만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R&D 재원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결국 박 대표는 당시 분양 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자본을 차입해 감속기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그후 제작과 실험을 수없이 거듭하여 기존 기술이 가진 문제점인 이송거리 당 누적오차를 제거하고, 정수배 형태로의 이송을 구현함으로써 기존의 복잡한 서보모터나 고가의 제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신뢰성과 고정밀 동력전달이 가능한 감속기 기술을 탄생시켰다.

세진아이지비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동력전달 제품에 대한 시장의 새로운 니즈에 따라 생산 과정의 청정성과 생산 라인의 단순화 및 콤팩트화, 그리고 유지보수의 효율화를 위한 무윤활 랙 및 피니언 개발에도 뛰어들어다.

이 역시 전세계적으로 비교하거나 참고 할 제품이 없는 어려운 환경 아래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나갔다.

기본적 연구개발 활동은 내부에서 진행한 반면 소재와 그 특성 해석은 전자부품연구원(KETI)과의 협력을 통한 개발체계를 구축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융합형 감속기 모듈화 기술은 윤활제에 의한 주변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청정작업환경을 요구하는 분야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식품, 의약/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자동화 기기에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업의 신제품·신기술 개발 성공 배경을 보면 기존의 기술적 이슈와 니즈에 대하여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이론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과 그 기술적 격차(Gap)가 워낙 커 구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레 짐작으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다른 기업들과 큰 차이가 있음을 보인다.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창업 초기 감속기의 개발 과정에서 확보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랙 및 피니언의 일체형 모듈화 기술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한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

세진아이지비는 현재 핵심기술과 정밀부품의 가공 등 필수 기술들을 내재화하는데 몰입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창업초기에 겪었던 한 사건에서 기인한다.

국산품 생산자로써의 역량을 점차 인정받으며 국내 굴지의 한 종합기계업체에 서보모터 등 2종류 제품의 납품계약을 성사시킨 후의 일이었다.
 
무사히 납품을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당시 기구 설계는 내부에서 진행했지만 세부 부품의 가공은 외주 협력사를 통하여 납품 받은 터라 내부에서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체계와 기술이 없어 어떻게 손을 써볼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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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납품계약이 취소되기에 이르면서 당장 매출확보에 어려움이 생겼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세진아이지비는 결심한 바가 있었다.

핵심제품의 설계부터 가공과 연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관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관련 장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현장 부품의 완성도 제고를 위하여 측정기술의 확보와 강화에도 주목하고 있으며 측정장비 등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과 또 다른 세계 최초의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 또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 출연연구소 및 대학(한양대, 중앙대 등)이 연계된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중장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세진아이지비의 감속기 모듈화 기술개발의 성공 포인트

지금까지 세진아이지비의 감속기 모듈화 제조기술의 개발 과정을 살펴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그 동안의 성공과정과 미래를 준비해 가는 다양한 활동 가운데 우리가 주의 깊게 고려해 봐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 보기로 하자.

첫째, 신제품의 개발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 즉 시장 니즈에 기반하여 기술개발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에 부합되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했다는 점이다.

성장하는 기업, 지속적으로 포츈 500에 포함되는 기업, 신제품 개발에 특히 많은 성공을 이루는 R&D 활력(Vitality)이 높은 기업들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은 시장의 지속적인 요구와 니즈에 대응한 제품이나 기술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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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사업계획서와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할 때 핵심 구성요소로 활용하는 ‘NABC(Need-Approach-Benefit-Competion)’ 툴(Tool)을 보면 시장의 요구와 니즈를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분석·정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기술 구현에 대한 노하우와 구체적 개발 방법 즉, ‘Approach’를 작성한 후에는 기대성과/효과에 대한 ‘Benefit’, 마지막으로 경쟁기술과 경쟁사의 동향에 대한 ‘Competition’을 적는다.

세진아이지비 역시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획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아이디어 단계에서 시장정보 등의 철저한 검증으로 신제품 개발 활동을 효율화하고, 개발과 상업화 단계에서의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신기술 개발 과정 역시 창업자가 오랫동안 영업활동을 해 오면서 경험한 고객의 니즈가 원천이 되었고 그에 따른 핵심기술의 개발 노하우가 결합되어 신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둘째,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업의 사활이 걸린 신제품을 개발할 때는 그 만큼의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나 창의적 발견은 긴박한 상황이나 절체 절명의 상황 아래서 실현된다.

세진아이지비는 감속기 개발 과정에서 연구소장이 추진 중이던 초기 프로토타입 기술에 대한 다음단계의 연구개발 진행을 위해 회사 대표의 전 재산을 담보로 재원을 확보한 가운데 회사의 사활을 걸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였다.

누구나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을 갖게 되면 평소와 다른 창의성과 문제해결을 위한 독특한 접근 방법이 도출되기 마련이고 강한 집중력과 집요함은 전 조직원을 연구자로 그리고 생산자로, 영업사원으로 만들고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시킬 수 있도록 조직력을 강화시키는 ‘열정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내부 조직간의 협력과 일체감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체계의 구축과 운영을 들 수 있다.

연구개발프로세스는 보통의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단계, 즉 신제품 아이디어에 대하여 설계 → 소재선정 → 최적화 및 가공 → 정밀측정 → 시 생산 등으로 이어진다.

이때 연구원은 제품설계에 집중하고 그 후에는 생산기술팀 등이 차례로 개발에 투입되어 기능간 공조와 협력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핵심은 일상에서의 상호존중과 업무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서로가 가진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고 최종 활동의 주체인 개인 간의 친밀감이 형성되며 개발활동이 상호 조화를 이룬다.

이 회사의 현관에 들어서면 여느 기업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탁구대다.

수시로 만나 운동을 함께 하며 유대를 쌓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로에 대한 관심은 육체적인 압박을 받는 힘든 상황에서 발휘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분기에 한 번 전 임직원이 함께 산을 오른다.

이외에도 사옥 3층에는 별도의 문화공간을 두고 기능간, 개인 간의 이해와 협력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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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성공 포인트는 특별한 인력 채용과 현장 중심의 교육체계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연구원과 영업사원 채용 시 서류 심사 통과자에 한해 연구소장 등 임원진이 인성과 역량, 지식 수준을 파악하는 인터뷰를 진행한다.

독특한 점은 영업사원에 대해서는 CEO가 직접 면접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고객과의 기술협상이 중요한 사업의 특성상 기계공학 등 이공계 전공자 위주로 채용하는 한편 면접 시 현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형태의 질문을 통하여 적응능력을 테스트 한다.

가령 제품에 대한 것을 묻는 고객의 질문에 대한 응대에서부터, 기술적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 까지 대응법과 식사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음주 상황에서의 판단과 태도 등에 대해 질문하고 평가하는 소위 ‘술 면접’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파악된 내용은 입사 후 역량 강화 교육 및 직무 활용 방안 마련에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내부 교육체계 역시 색다르다.

제품에 대한 연구원들의 이해를 돕고 기술지식을 전수하기 위해 연구소장이 직접 교육을 진행하고 생산기술에 대한 지식은 현장 관리자 및 관련 팀장들이 실시한다.
 
영업사원 교육은 과거 공장 운영과 엔지니어 경험 등을 두루 갖추고 있는 관리이사가 직접 맡고 있는데 설계의 기본지식은 물론 고객과의 기술미팅에 대한 노하우, 자사 및 경쟁사의 제품별 장단점 등 세부특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전수한다.

이처럼 기능별, 조직별로 차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함으로써 현장 적응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세진아이지비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그 동안 단품 중심의 개발에서 유닛(Unit)화된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제품과 달리 ‘전기’를 가미한 새로운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이미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또한 미래 사업으로 향후 다양한 설비에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있는 감속기 모듈의 ‘플랙서블(Flexible)화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사점

세진아이지비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이들의 기술 개발과정을 보면 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자동화 기계 분야의 미래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들의 다양한 기술경영 활동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 신사업·신제품 개발 시 시장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정보와 거기서 확보된 제품 콘셉트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이 조화를 이룰 때 성공률이 높다는 점이다.

신제품 아이디어는 보통 새로운 기술에서 태동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자칫 새로운 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시장을 간과한 상태에서 기술개발에만 매몰되면 사업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실패 사례들은 흔하게 목격된다.

반면 세진아이지비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용수 대표는 과거 해외제품을 판매하던 영업활동과정에서 확인된 니즈에 대하여 그것을 신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는데 오랜 기간을 투자한 끝에 현재의 연구소장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시장의 명확한 요구에 기반한 신제품 개발에 착수하여 감속기와 랙 및 피니언 융합모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제품과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둘째, 신제품·신기술의 개발에는 연관되는 기능활동이 서로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현장 지향적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대기업의 경우에는 각 기능별로 직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차별적으로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지만,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은 외부의 전문가이거나 커리큘럼에 따라 단편적인 지식 전달에 목적을 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진아지비는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능별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교육의 진행은 내부경영자나 연구소장, 현장 팀장 등이 직접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 역시 실제 산업 및 영업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게 되는 것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주의깊게 봐야 할 부분이다. 특히 영업사원의 교육에 대하여는 과거 영업현장을 직접 누볐던 CEO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직원들의 역량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셋째, 기술과 경영의 분리 그리고 각 영역별 전문성을 갖춘 경영자 및 연구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은 그 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의 연구자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풍부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때문에 기업의 규모가 적절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경영과 기술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정보와 기술개발에 대한 전문화된 지식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기능별 전문 인력 양성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세진아이지비는 창업자 자신이 이전에 영업활동을 통하여 동력전달 제품들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시장·고객의 니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것을 구현해 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인재를 찾았으며, 조직 간 협력과 조화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마지막 시사점은 시장 최초가 아니라도 유일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절박함과 집요함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면 거만한 외과의사인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그 동안 모은 거액의 돈을 불구가 된 손을 치료하는데 사용한다.

하지만 치료에 실패하면서 나머지 전 재산을 털어 마련한 경비로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어 모든 것을 초월한 최강의 히어로로 거듭난다.

이와 같은 성공담은 국내 기업인들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세진아이지비의 박용수 대표는 전 재산을 담보로 재원을 마련할 만큼 감속기 개발이 절체절명의 과제였고 임선호 소장 역시 기술 구현을 위한 다음단계의 연구개발에 목말라 하던 상황이었다.

이렇듯 절박한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은 서로 의기투합하여 한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기술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절박함과 간절함은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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