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도성 알루미늄 전극소재 기술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유연 및 웨어러블 전자소자용 고전도성 알루미늄 전극소재 기술
▲ 이혜문 책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분말기술연구실
섬유와 전자소자의 결합으로 인간이 편리하고, 즐겁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군의 산업을 전자섬유(E-Textile) 산업이라 하며, 그 산업군에는 전자파 차폐, 기능성 의류, 센서, 헬스케어, 에너지 소자, 환경 산업 등 다양한 세부 산업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세부 산업으로 구성된 전자섬유 산업은 2016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약 2억 달러의 세계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해마다 약 34%의 성장률로 10년 뒤인 2026년에는 약 33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출처: E-textiles 2016-2026: Technologies, Markets and Players IDTechEx).
섬유 기반의 전자소자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자소자 구동에 필요한 전원공급 그리고 전자소자를 제어하기 위한 전기신호의 전달 및 수집 등이 필요하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는 섬유 기반의 전극 및 배선 소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다양한 종류의 전도성 섬유소재 기술이 소개되고 일부 제품은 상용화되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소재는 무전해 도금 공정을 통해 일반 섬유 표면에 금속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높은 전기전도성이 구현되는 전도성 섬유소재를 들 수 있으며, 이렇게 생산되는 소재는 다양한 전자소자 및 군사 시설의 전자파 차폐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무전해 도금공정을 통해 전도성 섬유소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전도성 물질인 섬유 표면에 니켈(Ni)을 코팅하고 필요에 따라 그 위에 구리(Cu)나은(Ag) 또는 금(Au) 등을 중복 코팅하는 공정이 활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전기전도성이 매우 뛰어나며 가격 면에서 경제적인 장점이 있어 그 활용성이 매우 높았으나, 최근 니켈의 인체 위해성 문제로 무전해 도금 공정으로 제조된 전도성 섬유소재의 활용 분야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인증제를 내세워 사람이 지니고 다니는 제품의 경우 니켈이 함유된 제품 수입을 규제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즉 대단위 규모로 확대되고 있는 E-Textile 산업과 인체 유해물질 함유 제품 사용 중단 등의 사회적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공정 기술을 이용한 높은 전기적 특성, 뛰어난 물리/화학적 내구성, 그리고 경제적이며 사람에게 유해하지 않은 전도성 섬유소재를 상용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기술 산업의 기반 확보는 E-Textile 산업의 원료 소재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전기전도도가 높은 것 중 하나는 은(Ag)이지만, 가격 대비 전기전도도가 가장 높은 금속은 알루미늄(Al)이다.
또한 알루미늄은 인체 위해성이 보고된 바가 없으며, 물리적 특성 중 하나인 일함수(Work Function) 값도 타 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다양한 전자소자 전극으로 활용성이 매우 높은 금속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산화 폭발성이 매우 커서 알루미늄이 반드시 필요한 곳 이외에는 그동안 활용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본 기술은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섬유 내외부에 인체 위해성이 보고되지 않은 알루미늄 나노구조체를 균일하게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뛰어난 전기적 특성 및 물리/화학적 내구성 그리고 경제적이며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전도성 섬유소재 개발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기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알루미늄의 높은 산화 특성을 제어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숙제였다.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1년 이상의 1단계 연구를 수행한 결과 알루미늄 단일물질로 구성된 나노구조체를 합성한 다음 코팅 공정에 활용할 경우 대부분의 알루미늄 나노구조체는 코팅 공정 중 산화되어 전기적 특성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알루미늄이 만들어지기 전단계의 물질을 이용하여 원하는 곳의 표면에서 직접 알루미늄 나노구조체가 형성되도록 화학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고전도성, 고내구성 알루미늄 코팅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적 방법은 알루미늄을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위한 화학식 1과 같은 반응이다.
알루미늄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소 및 수분과의 반응성이 매우 좋고 환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타 금속과 같이 금속이온의 환원공정을 통한 금속막 코팅 작업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알루미늄을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위해 순수 알루미늄보다는 비교적 산화 특성이 낮은 수소화알루미늄(AlH₃, Aluminum Hydride)의 분해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한 수소화알루미늄의 분해는 일반적으로 165℃에서 이루어지지만 촉매를 사용할 경우 상온에서도 분해를 유도할 수 있어 고온에 취약한 섬유소재를 대상으로 금속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활용될 경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고전도성 알루미늄 섬유 전극소재 기술은 그림 1과 같이 크게 수소화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전구체 잉크 소재 합성, 섬유소재에 알루미늄 나노구조체를 고르게 코팅하는 공정 그리고 알루미늄 나노구조체가 고르게 코팅된 섬유소재의 세척 공정으로 구성된다.
수소화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전구체 잉크소재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염화알루미늄(AlCl₃)와 리튬수소화알루미늄(LiAlH₄)을 에테르 계열의 용매에 일정한 몰비로 혼합하여 약 70℃에서 1시간 정도 반응을 유도하면 수소화알루미늄과 용매로 사용 된 에테르기가 결합된 AlH₃·R와 염화리튬(LiCl)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염화리튬은 용매에 녹지 않는 물질로 여과처리하면 순수한 AlH₃·R 투명 용액이 만들어지며 이 용액을 전도성 섬유소재를 만드는 알루미늄 코팅 원료 소재로 활용하게 된다.
다양한 물질로 구성된 섬유소재에 알루미늄을 코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섬유원단의 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
합성한 알루미늄 코팅 원료 소재인 AlH₃·R 용액은 수분과 격렬히 반응하므로 섬유원단을 완벽하게 건조하는 과정은 필수이며 이후 열에 약한 섬유소재의 특성을 고려해 알루미늄의 상온 코팅에 필요한 섬유원단 촉매 처리를 한다.
일반적으로 AlH₃·R의 Al 및 H₂로의 분해반응을 상온에서 유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촉매로는 타이타늄이소 프로폭사이드(Ti(O-i-Pr)₄)를 사용하며 섬유원단을 촉매 용액에 적신 후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촉매 처리를 수행한 후 알루미늄 코팅 원료 소재인 AlH₃·R 용액에 담근다.
촉매 처리를 거친 섬유는 표면에 촉매가 고르게 코팅되어 있어 그림 2와 같이 AlH₃·R의 분해가 섬유 표면에서부터 활성화되어 알루미늄 핵이 생성된 후 지속적인 분해반응으로 만들어진 알루미늄이 그 핵을 중심으로 자라나 최종적으로 알루미늄 나노구조체 코팅층이 단위 섬유 표면에 고르게 형성된다.
특히 흡습성이 매우 좋은 섬유소재의 특성으로 인해 코팅되는 알루미늄 나노구조체는 섬유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 깊숙한 곳에까지 형성되어 전기전도성이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꺾임, 휘어짐, 접힘 등과 같은 심각한 물리적 외력에 대한 내구성도 매우 좋게 나타났다.
또한 전기적 특성인 면저항은 촉매 처리된 섬유원단을 AlH₃·R용액에 담가놓는 시간 또는 AlH₃·R 용액의 농도에 따라 제어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알루미늄이 코팅된 전도성 섬유 전극소재 기술은 2015년 미래창조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고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에서 관리하는 신산업창조프로젝트 신규 사업단으로 선정되어 2015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년간 기술사업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해당 과제를 통해 그림 3과 같이 알루미늄 코팅원료 소재인 AlH₃·R 용액을 하루 최고 100ℓ, 알루미늄 코팅 전도성 섬유를 하루 최고 40㎡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또한 섬유 기반의 알루미늄 나노구조체 코팅 원천 기술과 생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2016년 재료연구소 연구원 창업을 통해 주식회사 알링크(이하 알링크)라는 스타트업(Start-up)회사를 만들었다.
알링크는 창업 원년부터 LG 전자의 스마트폰인 Stylus2의 스타일러스 펜 원료 소재로 알루미늄이 코팅된 전도성 섬유소재를 납품하여 약 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7년에는 스타일러스펜 원료소재 이외에도 미세먼지 제거용 전도성 필터 소재 등의 신상품 개발로 약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20년까지는 대량생산 기술을 확대 구축하여 기존 무전해도금 공정법으로 제조된 전도성 섬유소재 수준으로 판매 단가 경쟁력을 높여 전자파 차폐 원료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 기술은 2016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 10선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