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현장속으로 - 케이원에코텍(주) 김종학 대표이사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에코 기술을 꿈꾸다
수질정화 장치 제조 및 설치 전문 기업
글_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권대홍(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물은 인간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 과거 손쉽게 얻을 수 있었던 물이 점점 ‘귀한 몸’이 되어 가고 있다. 미래학자 중에는 세계적 물 부족 현상으로 인해 언젠가는 물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이도 있다.
점차 물이 귀해지는 시대, 케이원에코텍㈜(이하 케이원에코텍)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고심하고 있다.
최고의 수처리 기술로 만드는 깨끗한 물
케이원에코텍은 21세기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는 수처리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2006년에 설립되었다. 케이원에코텍(K-1EcoTech)이란 이름에도 ‘대한민국 최고의 에코기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창업자인 김종학 대표는 과거 기계 플랜트 시공 분야의 전문가였다. 그러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창업을 해보고자 고심하던 중 수처리 여과기에 주목했다.
“그때부터 물 관련 산업이 점차 화두가 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화 되고 있었죠.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케이원에코텍의 대표적인 제품은 가압 필터 여과기다. 가압 필터링 기술은 미국에서 군사용 주둔지에서 생활용수와 식수 등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정수 방법으로서 대용량으로 더욱 빠르게 물을 여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케이원에코텍은 이를 모티브로 독자적인 기술과 기계를 개발해 현재에 이르렀다.
열심히 기술을 개발했지만 창업 초창기만 해도 신생 중소기업인 케이원에코텍을 알아봐주는 곳은 드물었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서울 곳곳에 있는 야외 수영장이 눈에 들어왔다.
레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야외 수영장은 강습 위주 이용자들이 많은 실내 수영장과 달리 수질 관리가 매우 힘들다.
신발을 신지 않고 수영장을 오가는 이용자들의 발에 붙은 모래, 태닝이나 자외선 차단을 위해 바른 오일과 선크림 등 수질을 오염시키는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수영장에는 모래와 자갈, 활성탄을 탱크 속에 채운 탱크식 여과기를 주로 사용했고 일부 업체에서는 일본에서 들여온 가압식 여과기를 적용하고 있었다.
케이원에코텍 역시 일본의 가압식 여과기 콘셉트를 채용한 제품을 제작해 판매, 설치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낮은 여과 성능이나 역세척의 불편함 등 효율 문제가 지속해서 떠올랐다.
이에 케이원에코텍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1년여에 걸쳐 여과 성능과 역세척 효율을 높인 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케이원 에코텍은 해당 제품으로 녹색기술인증은 물론 성능인증,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 대한수영연맹 공인제품 인증 등을 받으며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2015년에는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더욱 효율적으로 물을 여과하는 최적의 기술
김종학 대표는 케이원에코텍이 “수질정화 분야 중에서도 수영장, 특히 야외 물놀이장에서는 제품 성능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전국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야외 수영장에 케이원에코텍 제품이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한강르네상스 뚝섬·여의도 공원 특화사업 기계설비 공사, 평택시 진위천시민유원지 기계설비 공사 및 이동형 여과장치 설치공사를 비롯해 2015년 광주하계U대회 같은 국제 행사에서도 케이원에코텍의 기술이 수영장 여과장치에 적용되었다.
“유지비용 측면에서도 가압 필터 여과기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은 물리적 분리를 통한 정화 방식입니다. 하지만 기계적 구조를 대폭 개선해 기존의 물리적 여과 방식보다 효율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사실, 화학적 여과 방식이나 생물학적 여과 방식 모두 물리적 여과 장치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물리적으로 시설 성능을 개선하면 화학적 여과나 생물학적 여과를 하더라도 정화 성능이 매우 좋아집니다. 덕분에 비용과 시간 모두 절약할 수 있죠.”
최근 케이원에코텍은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신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약 20에서 30단으로 적층되는 여과판 사이에 여과포를 결합했다.
또한, 여과판에 여과재 희석액을 공급해 여과포에 여과재를 코팅했다. 여기에 여과가 필요한 원수를 고압으로 가압해 공급하면 이물질이 걸러진 깨끗한 여과수를 얻을 수 있다. 케이원에코텍의 기술적 차별점은 장시간 사용시 더욱 드러난다.
“오랜 시간 사용하면 여과재 기공이 이물질로 막히면서 여과 성능이 떨어집니다. 이때는 원수 공급을 중단하고 반대 방향으로 역세척수를 공급하면 여과포에 코팅된 여과재와 이물질이 떨어져 배출됩니다. 이를통해 여과장치가 최초의 상태로 돌아오게 되는 거죠. 이후 다시 여과재 희석액을 공급해 여과재를 코팅하고, 원수를 공급해 여과하는 등의 공정을 반복하면 항상 최적의 여과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직원이 연구에 동참하는 기업
물론 이러한 기술을 완성하기까지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 개발한 제품은 지름이 약 600㎜정도로, 이를 성형하려면 대형 금형과 프레스가 있어야 했다. 성형 작업도 적잖이 어려웠다.
고온으로 성형한 여과판이 식으면서 비틀어지기도 했고, 여과포 테두리에 성형한 에폭시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케이원에코텍은 수차례 반복 실험을 통해 여과판을 만드는 최적의 배합 물질과 비율을 발견했다. 한편으로 적절한 여과포를 찾기 위해 100여 가지의 섬유 샘플을 구입해 테스트와 실험을 거듭했다.
“회사를 설립한 지 어느덧 11년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창업 1년차부터 3년차까지는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때 포기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케이원에코텍은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설치를 완료한 제품이라도 개선 사항을 꾸준히 발굴한다. 연구원은 물론 기술부 직원들도 기술 회의에 참여한다.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은 자기만의 연구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각자 스스로 정한 연구 과제를 주체적으로 수행하며 문제점을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찾습니다. 그리고 다른 직원과 공유하죠.”
한 번 개발을 완료한 기술이라도 마침표를 먼저 찍지 않는 셈이다. 이렇게 개발한 기술은 성상호 연구소장의 주도로 각종 성능 인증과 특허를 받아 자산화한다.
실제로 케이원에코텍은 매년 3~4건의 특허등록을 목표로 5~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덕분에 10명의 소규모 인원이 모인 케이원에코텍이 등록한 특허만도 무려 27건에 달한다. 앞으로도 기존 제품의 개선은 물론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여과기는 기계이기도 하지만 IT 기술과 결합한 전자 제품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건설 기술도 충분해야 합니다. 유지보수가 필요하기에 서비스업 측면도 존재합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산업 요소를 아우른 ‘융합’이 더욱 대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케이원에코텍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현재 경기도 광주시에 2개 동 규모의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돌아오는 6월이면 새 공장에 입주한다.
자체 공장이 생기면 다양한 실험을 직접 진행하며 연구개발에 활용할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깨끗한 물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질수록, 케이원에코텍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케이원에 코텍의 기술이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될 날을 기다린다.
Mini Interview
기술은 ‘실용’이다
김종학 대표이사
Q. 물 관련 산업에 관심을 둔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창업할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여과기의 90%가 다층 여과기였습니다. 특수목적 여과기는 전량 수입하던 실정이었고요. 산업이 첨단화되면 물 수요가 늘어날텐데, 여과 기술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죠.
Q. 케이원에코텍의 연구개발 방향은 무엇인가요?
A.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리기보다 수처리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5~6년간은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다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국가가 많은 만큼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기술로는 해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습니다. 탄탄하게 구축한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Q.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저는 기술이 ‘실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써먹을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도 필요로 해야죠. 지금도 우리회사가 많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기술인지 되돌아봅니다. 물론 연구개발을 하다 보면 당장 사업화가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그렇게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