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주)니프코코리아 황윤섭 연구소장

 

혁신 현장속으로는 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혁신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진일보한 자동차를 위한 보이지 않는 혁명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기업 (주)니프코코리아 연구소

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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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한 대를 만들려면 매우 많은 수의 부품이 필요하다. 부품 혁신은 자동차를 조립하는 작업자의 능률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이고 기능적인 자동차를 완성하는 기반이 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품 분야의 선도기업인 (주)니프코코리아(이하 니프코코리아) 연구소 역시 이 점에 집중하며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품 선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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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프코코리아는 한국 경제 발전기인 1985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니프코코리아의 모기업은 1967년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패스너의 제조와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니프코다.

현재의 회사명은 설립 초기에 사용하던 ‘일본 공업 패스너 주식회사(Nippon Industrial Fastener Corporation)’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니프코코리아가 세워진 1980년대 한국에서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산업이 경제 발전의 추진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또한, 이 시기는 생산 효율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대량생산의 시대였다.
 
가볍고, 녹슬지 않으며, 정밀한 가공이 가능한 플라스틱은 당시에도 주목 받는 소재였다. 니프코코리아는 여기에 독자적인 제조 노하우를 활용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패스너를 선보이며 한국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니프코코리아는 조립 라인의 투입 요소 최소화에 먼저 눈을 뜨고,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니프코코리아는 자신들이 만든 패스너가 한국 자동차 산업과 가전 산업의 제조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을 동반한 생산 효율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니프코코리아는 자동차 산업에 집중하며 고품질 내장 부품 개발과 차세대 워셔 노즐(Washer Nozzle)등을 공급하며 자동차 산업용 부품 메이커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고품질 엔진과 연료계 부품, 전기차용 부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니프코코리아에서는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과 관련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엔진을 제외한 인테리어 분야에 주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자동차의 품질이 곧 니프코코리아의 품질’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회사를 비롯해 완성차 업계에 저희 제품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니프코코리아 설립 당시부터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해온 황윤섭 연구소장의 말이다. 실제로 니프코코리아는 일본 본사와 별개로 폴란드, 인도, 미국, 멕시코, 베트남, 중국 등지에 독자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개발로 국내외 기술 격차를 뛰어넘다

설립 당시 니프코코리아의 연구개발은 기술부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1998년부터는 연구소로 독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황윤섭 연구소장은 비교적 열악했던 당시 연구 환경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지금이야 한국과 일본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거나 일부 분야는 앞서 있습니다만, 그때만 해도 국내 기술이 일본보다 뒤처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깨너머로 일본의 기술을 배워야 했죠. 다행히 일본이 모기업이기에 이 분야에서 특징적인 제품군의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니프코코리아 설립 초기에는 일본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집중했죠.”

부품의 완성도는 금형의 완성도와 상당한 연관이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금형을 제작할 때 제품을 비롯한 전체 시스템을 만들었지만,국내에서는 개발 부품 부위만 만드는 데 그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부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금형 역시 외국에서 만들어 국내에 들여오는 실정이었다.

니프코코리아 연구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금형 설계 규율 등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작성해 금형 관련 협력업체를 지도했다.

이는 사내에 별도의 금형공장을 확보하고 있기에, 사전 테스트와 사후 검증을 할 수 있었기에 더욱 가능했던 일이었다.

“제조 기술에서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금형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저희 스스로 완벽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사내에 금형공장을 갖춘 까닭도 선행 연구개발을 위한 것입니다. 현재도 직접 제작한 금형으로 국내 양산 기술의 기반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외주를 맡기고 있습니다.”

니프코코리아 연구소는 설계 인원 수나 연구개발 역량 측면에서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연구소 인력만도 140명이며,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공모전과 특허출원 담당자에 대한 보상 제도 운용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기술발표대회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2008년 R&D 센터 준공 이듬해인 2009년에 과학기술 부문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연구소가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 비교우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11년에는 이색금형을 자체 제작했고, 과학기술 부문에서 교육과학부장관상을 받았다.


독점 기술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차별화 시도

이색금형은 현재 니프코코리아의 대표 기술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출 제품은 한 가지로 사출한다.

그런데 니프코코리아에서는 이를 금형기술에 접목해 이색(二色) 즉, 두 가지 재료로 사출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해당 금형을 독일에서 수입하거나, 각각의 부품을 개별 사출해 별도 조립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니프코코리아가 이색금형 기술을 확보하면서 국산화의 길이 열렸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이색금형 제작에는 다양한 기술 요소가 녹아들어 있다. 제품 설계 기술을 비롯해 금형 기술, 사출·성형 기술 등이 없으면 이색금형을 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출 역시 이색금형에 걸맞은 별도의 성형기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 자동차 분야에서는 니프코코리아가 이색금형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니프코코리아의 제품군 중 기능성 암 레스트(Arm Rest)는 니프코코리아의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집약된 영역이다.

니프코코리아는 일반적인 암 레스트의 유형에서 벗어나 슬라이딩 타입, 상하 작동 타입, 팝업 타입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암 레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내장 부품을 개발할 때는 아무래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품 연구를 할때도 ‘감성 품질’을 우선에 두고 메커니즘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섬세한 차이를 구현하려면 설계 단계부터 이러한 콘셉트가 적용되어야 한다.
 
부품 조립시 작업 향상을 비롯해 소음·진동·유격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NV(Noise Vibration)’, 부품 하나로 다양한 두께와 온도, 형상 범위를 흡수하는 ‘허용범위 확대’, 단 0.1g이라도 줄이려고 하는 ‘경량화’ 등은 니프코코리아의 핵심 연구개발 목표다.

이 때문에 니프코코리아에서는 설계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내부에서 설계의 전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설계 노하우를 축적해온 덕분에, 설계로 인한 시행착오는 줄이고 응용력은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니프코코리아의 고객은 주로 완성차 업체들입니다. 한국 완성차 업체에서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요구합니다. 기존 제품은 고객으로부터 수주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우리 쪽에서 먼저 고객에게 제안하기도 합니다.”

니프코코리아의 선제안이 빛난 사례는 바로 ‘아이디어 카(Idea-Car)’이다. 유통 중인 차량을 별도 구매해 차량 내부를 니프코코리아의 방식으로 설계한 후 이를 다시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카를 만들려면 소형차 한 대에 최고급 대형 세단 수준의 투자를 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이 저희가 목표로 한 수주로 전부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고객사들이 저희를 ‘제안형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것이 가장 큰 기대효과였지요.”

니프코코리아의 한 카탈로그 전면에는 ‘A little big things’이라는 문구가 기록되어 있다. 커다란 자동차와 비교해 부품 하나하나의 크기는 매우 작지만, 그 속에도 무시할 수 없는 혁신이 숨어 있다.

‘작지만 큰 것’, 이것은 니프코코리아가 만드는 작은 부품 하나하나의 중요성이 절대 작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니프코코리아는 꾸준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면서 고객들이 먼저 찾는 회사로 자리매김해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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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 Interview

기술이 바로 니프코코리아의 존립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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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섭 연구소장


Q. 니프코코리아의 연구개발 전략은 무엇인가요?

A. 기술이 없으면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제품에는 우리 회사의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또한, 기술이 없다면 판매한 제품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겠죠.

니프코코리아의 연구개발 전략은 그룹의글로벌 자원 활용에 따른 연구개발을 병행하면서 모기업이 보유한 기초 기술에 바탕을 둔 응용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과의 공동 선행연구개발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우위 전략이 우리의 연구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기술력 향상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연구소 설립 초기에는 일본 모기업에 매년 1~2명씩 연수를 보냈고, 현재는 연구개발 테마를 가지고 모기업 연구소와 공동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매월 연구개발 실패 사례에 대해 연구원들이 모여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미팅을 합니다.

연구개발을 할 때부터 사전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컴퓨터 해석 시뮬레이션 및 시험 평가 분석을 하고, 3D 프린터로 제품형상 기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