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두산엔진(주) 김상진 상무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선박엔진 분야의 무한도전을 통한 신시장 개척

두산엔진(주)의 ‘선박용 촉매 환원 시스템(SCR)’개발 성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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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진 상무 두산엔진(주)


지난달 부산 누리마루 에이펙 하우스에서 조선해양 플랜트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 9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조선 해양인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선 해양 관련 14개 산·학·연 대표들은 조선 및 기자재업계가 지금의 위기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한국 조선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그에 앞선 지난해 10월 정부는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경쟁력 우위인 친환경·스마트선박에 집중투자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와 정부가 위기 극복을 다짐하고 대책마련에 나서는 데는 구조조정, 수주 가뭄 등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조선산업은 우리나라를 세계 제일의 산업 강국으로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 왔으며, 2000년 이후에는 수주, 건조, 수주잔량 등에서 세계조선시장을 선도하면서 명실공히 우리나라의 대표 주력산업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급성장하던 세계 조선 시장은 2010년 들어 물동량 감소 및 저유가의 영향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게 되면서 국내 조선산업도 수출액 급감, 시장 점유율 하락 등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능력을 감축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이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리더로서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잉된 공급능력 감축 및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국내 조선산업의 활로 개척 측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친환경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선박분야의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두산엔진(주)(이하 두산엔진)이야기다.


두산엔진, 조선업 불황 속 나홀로 성장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두산엔진은 선박용 디젤엔진 제작 전문업체다. 조선산업의 핵심 기자재인 중·저속 선박용 디젤엔진과 디젤엔진을 이용한 내연 발전소 건설·유지보수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종합 엔진 메이커다.
 
1983년에 연간 20만 마력 생산 규모로 디젤엔진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전체 엔진 생산의 해외 수출비중이 96%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탑 엔진메이커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05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어 엔진을 생산하며 엔진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2017년 세계 최단기간 생산누계 1억 마력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두산엔진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 이중연료 전자제어식 저속엔진 상용화 및 친환경 기자재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친환경 엔진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선박용 전자제어식 이중연료 저속엔진(ME-GI 엔진)을 수주한데 이어 자체 개발한 저속엔진용 저온 탈질 시스템(SCR)을 통해 해당 부문의 세계 점유율 2위(약 23%)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선박용 저온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시스템(DelNOx)은 선박의 주 추진기관인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중에 포함되어 오존층파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을 환원제(암모니아)와 촉매상에서 화학적 반응을 시켜 인체에 무해한 물(H2O)과 질소(N2)로 분해 후 배출시키는 친환경 제품이다.

앞선 기술력에 힘입어 최근 세계 조선 및 선박엔진 시장의 회복지연과 가격기반의 물량확보 경쟁 지속 등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있다.

2014년 6월 ME-GI 엔진의 상업생산을 완료했으며, SCR 시스템을 초도 수주해 미래사업으로서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두산엔진은 2016년 39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선박도 이젠 친환경 시대

해운업계에서는 최근 수년 전부터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환경친화에 강점을 둔 친환경 선박 건조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디젤엔진을 추진기관으로 사용하는데, 디젤엔진의 배기가스에는 오존층 파괴,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이 섞여 있다.

선박용 저온 SCR 시스템은 이러한 질소산화물을 환원제(암모니아)와 촉매상에서 화학적 반응을 시켜 인체에 무해한 물과 질소로 분해한 후 배출시키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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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의 대기 오염 물질 배출규제협약을 통해 선박의 주 추진기관인 선박용엔진의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NOx)을 규제하고 있으며 배출기준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다.
 
특히, 2016년 1월 1일부터 IMO Tier III 질소산화물(NOx) 규제가 발효되어 규제지역(ECA) 내 운항선박은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안에서 200해리 이내의 배출 규제지역은 기존 대비 75% 이상 질소산화물을 감축하게 되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적용은 이제 필수가 됐다.

IMO Tier III 규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배기가스 재순환(EGR) 또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기술 등이 있는데,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유럽, 일본 등 해외업체에서 주도하고 있어 국내 연구개발을 통한 국산화 및 원천 기술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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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선택적 촉매환원법(SCR)은 배기가스 내 질소 산화물(NOx)을 환원제인 암모니아(NH3)와 반응기(Reactor) 내에 위치한 촉매에서 화학반응을 시켜 인체에 무해한 물(H2O)와 질소(N2)로 정화시켜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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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기술은 높은 탈질효율을 나타내고, 운전 및 유지보수 용이 등 여러 장점이 있어 현재까지 개발된 NOx 저감기술 중 대표적이며, 세계적으로 이미 상용화되어 다양한 플랜트에 적용되어 가동 중에 있다.


장영실상의 주역, 선박용 촉매 환원 시스템(S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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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진은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해외 기술 의존에서 탈피하고 촉매 및 환경 분야 독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탈질 기술의 연구개발에 착수하였다.

우선 선주, 조선소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Voice Of Customer, VOC)를 파악하고 고객 요구(Needs)에 맞추어 과급기(Turbocharger, 엔진에 외부 공기를 밀어넣는 압축기) 후단에 설치되는 저온 SCR 시스템을 개발 대상으로 선정하고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과급기 후단의 경우 일반적으로 과급기 전단(300℃ 이상 온도)에서 운전되는 SCR 시스템과 달리 배기가스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SCR 시스템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즉, 배기가스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SCR 시스템의 성능저하 및 SCR 반응 중에 황산수소암모늄이 촉매에 흡착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촉매피독 등의 기술적 난관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두산엔진은 KIST와의 협력을 통해 저온 내황성 특성을 지니는 차별화된 촉매를 공동개발하였고, 이를 상용화하여 엔진 과급기의 후단에 설치 가능한 선박용 저온 SCR 시스템(DelNOx) 독자 기술을 확보하였다.
 
저온(220℃)의 황이 함유된 배기가스 조건에 적용 가능한 선박용 저온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또한, 환원제 분해 및 촉매 재생기술을 독자 개발하여 선박 내 한정된 공간에서 환원제 분해효율을 높이고, 황피독에 의해 효율이 저하된 촉매를 자체시스템으로 재생이 가능케 했다.
 
기존의 Off-line 촉매 재생 방법이 아니라, 선박 내 시스템 분해 없이 실시간으로 피독된 촉매를 자가 재생하여 촉매의 활성을 초기 상태로 회복시키는 재생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것이다.

더불어 선박내 배치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선박 공간 내 배치 및 설치 관련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케 됐고, 제어/모니터링 및 전문가(Expert)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여 엔진부하 변동시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고 문제 발생 시 운전 상태진단을 통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전문가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SCR 시스템의 구조 안정성을 높이고 엔진룸 내부의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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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저온 SCR 시스템(DelNOx)의 특징

국내외 경쟁제품의 경우 SCR의 운전영역인 배기온도 30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가 복잡한 고압의 엔진 배기 리시버(Exhaust Gas Receiver)와 과급기(Turbocharger)사이에 SCR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두산엔진에서 개발한 DelNOx SCR제품은 운전영역이 배기온도 220℃ 이상으로 비교적 낮아 과급기 후단설치가 가능해 공간배치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한 엔진과 떨어져 별도 설치가 가능해 경쟁제품 대비, 진동에 의한 구조 안정성이 높고, 압력 변동에 의한 배기유출(Leakage) 발생 가능성이 낮으며, 고온/고압의 배기에 의한 촉매 축열로 인한 추종제어의 어려움이 없다.

또한 엔진룸의 변경이 없어 설치가 용이하고, 여러대의 과급기를 설치할 때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독자적인 촉매 재생 시스템을 구축하여 피독에 의해 효율이 저하된 촉매를 자체 시스템으로 재생 가능하며, 문제 발생시 운전 상태 진단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전문가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렇게 독자개발된 DelNOx SCR 1호기는 지난 2015년 10월 선주, 선급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IMO Tier III 인증취득 및 개발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나아가 현재는 해외 Top Tier 업체인 MAN Diesel &Turbo(덴마크), Hitach Zosen(일본) 등과 기술경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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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저온 SCR 시스템의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추진과정

두산엔진이 개발한 SCR기술은 선박 및 육상발전용 저속엔진과 중속엔진 전 기종에 확대 적용할 수 있으며, 소각로, HRSG 등 플랜트 및 자동차 등 수송용 SCR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두산엔진은 향후 선박용 친환경 기자재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기 위해 SCR 시스템 컴팩트(Compact)화/성능 개선, SCR 실선 장기 내구성 검증 및 PM(Particle Matters) 규제 대응을 위한 차세대 후처리 장치 등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럼 지금부터 두산엔진의 핵심기술인 ‘선박용 저온 SCR기술의 개발 및 사업화 추진과정’을 살펴보고 기술경영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자.

(1) 시장 수요에 기반한 도전적 기술개발로 차별화된 경쟁우위 확보

국제해사기구가 2016년 1월 1일부로 기술 규제 강화를 예고함에 따라, 두산엔진은 2009년부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내부적 고민을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술 규제는 기업의 수익창출과는 반대방향으로 진행되는 만큼, 규제를 만족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기술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당시 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은 크게 SCR과 EGR 두 가지 유형이 있었는데, 각각 일장일단이 있었다.

‘두산엔진이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심도 있게 고민하면서 기술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하였다. 규제가 강화되고 그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일까를 나열하고 거기에서 남들이 안 하는, 남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검토하였다.

두산엔진은 선박용 엔진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당시 전 세계 모든 선박용 엔진 메이커들은 덴마크와 중국 두 개 회사의 라이센스를 받아서 생산을 하고 있었다.

EGR은 엔진의 디자인과 관련된 기술이기 때문에 라이센스 측면에서 접근이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 SCR은 엔진과 별개의 시스템으로 그만큼 엔진 자체의 설계기술에 종속될 필요가 없다. 결국 두산은 SCR 기술을 선택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SCR 기술은 엔진의 과급기 전단에 설치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기술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어 이 시장이야말로 Red Ocean이었다.

두산엔진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렵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엔진 과급기 후단에 설치하는 방식을 과감히 채택하였다.

후단 설치 방식의 장점은 엔진과 관련 없는 기술이지만 배기가스 온도가 낮기 때문에 거기에 사용되는 촉매기술이 나오지 않으면 불가능한 만큼, 당시 필요한 촉매 개발 여부가 기술적 난제였다.

당시에는 성공할 확률이 5%도 안 되는 위험이 있었지만, 연구진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2009년에 드디어 개발 계획이 결정되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엔진 기업들은 IMO 기술 규제와 관련해서 선박엔진 디자이너에 의존하여 EGR 방식으로 가기로 결정하면서, SCR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기가스 재순환 방식인 EGR기술의 경우, 폭스바겐 사건이 발생하면서 선박에서도 동일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최근 뒤늦게 SCR 기술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두산엔진의 당시 판단이 시장을 앞선 것이었다고 밝혀진 셈이다.

(2) 풀 스케일 엔진 테스트를 통한 기술 실증 및 특허를 통한 기술장벽 확보

현재 전 세계적으로 SCR 후단 기술이 검증된 회사는 두산엔진과 일본 히타치 뿐이다. 히타치는 실제 선박에 설치를 해서 검증을 완료하였고, 두산엔진은 1,500시간의 풀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이 장치는 한 시간당 기름이 200만 원 들어가고 큰 엔진의 경우 천만 원 가량이 소요되는데, 두산엔진은 세계 최초로 풀 스케일 엔진을 설치하여 2013년부터 풀 테스트를 진행함으로써, 2016년 10월 납품에 성공하여 배가 출항하는 성과를 창출한 것이다.

두산엔진이 가진 SCR 후단 기술의 특징은 선박의 크기에 상관없이 장착할 수 있어서 어떠한 선박에도 설치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기존 SCR 전단 기술은 소형 선박에만 적용 가능한데, 선박의 구조상 전단기술은 엔진룸에 설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한편, 두산엔진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150건 정도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지식재산 전략을 펼침으로써, 경쟁사가 이 시장에 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기술장벽을 수립하였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조선시장에서 점유율 1%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선기술은 유럽과 미국을 통해 동양으로 들어왔는데, 일본이 1940년대에 세계시장의 1%를 점유하였고, 한국은 70년도에, 중국은 80년도에 세계시장 1%를 차지하면서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30년간 세계 1위를 유지하였고 한국은 2000년부터 10여 년간 세계 1위를 점유하였다. 2010년 이후부터 중국은 한국과 세계1, 2위를 다투고 있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환경을 고려하여 두산엔진은 보유한 4개 영역의 핵심기술을 일본, 중국, 유럽, 미국, 싱가포르까지 등록하였다. 그 과정에서 장영실상을 받았고 최근 대한민국기술대상도 수상하게 되었다.

(3) 창의적이고 정량화된 의사결정 및 협력 문화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

두산엔진은 기술의 발굴부터 개발,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을 위한 정량화된 프로세스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로서의 기술을 개발할 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모든 연구원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채널을 조성해야 한다.

두산엔진은 내부 스크리닝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면 stage-gate라는 정량화된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각 stage별로 스크리닝이 끝나면 재무나 기술을 사용할 현업부서나 영업부서 등 전사차원에서 검토를 통해 지속적으로 단계별 타당성을 검토하고 초기 계획과 비교한다. 이러한 검토가 완료되면 현업부서에 이관시키는 절차로 진행하게 된다.

한편, 두산엔진은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문화를 만드는 노력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인원들만 정보를 독식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누구든지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엔진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련하여 직원 상하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연구개발팀에서 시작된 이러한 분위기는 차츰 다른 팀과의 협력 과정을 통해 전사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무대 뒤에서 감독이, 무대 위에서는 팀원이 플레이’를 하는 것이 요즘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필요한, 봉사하는 리더십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 또한 다른 조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문화다. 이러한 창의적, 수평적 문화는 회사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 기관과의 협력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SCR 개발로 목표를 설정했을 당시 180도에서 작동하는 촉매 기술이 필요했는데 두산엔진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혼자 모든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부족한 부분은 과감한 아웃소싱을 통해 신속한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협력연구 추진을 결정하였다.
 
이에따라 국내외 유명한 촉매회사 및 연구기관들과 수없이 많은 접촉을 시도했고 결국 4전5기만에 최적의 협력 파트너인 KIST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처음 KIST와의 협력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2년 이후 다시 접촉을 통해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시스템과 촉매로 나누어 각기 보완하므로써 협력이 가능했다.

시장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기업과 고요한 물속에서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국책연구소 간에는 많은 인식의 격차가 존재하였지만 반복적인 만남과 그 과정을 통해 소통하고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결국 KIST와의 협력이 오늘날 두산엔진이 저온 후단 SCR 개발에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되었다.

(4) T자형 인재를 넘어 열십자형(+) 인재 요구

최근 기술의 융복합화가 중요시되면서 T자형 인간이 주목을 받고 있다. T자형 인간에서 세로축은 자기분야의 전문성을, 가로축은 주변기술을 융합시키는 창의력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아무리 전문성이 있고 창의성이 풍부해도 사업화로 연결시켜 수익과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결국 창의적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T자 위에 합쳐 열십자를 만들 때 비로소 혁신이 완성되는 것이다.

두산엔진의 경우, 초기에는 선박엔진 분야의 신규 사업 관점에서만 SCR 기술을 바라보았다. 선박사업 분야의 고객들이 IMO 규제에 대응 가능한 엔진을 요구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기술 확보 측면에서 접근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조선 분야의 급속한 시장침체 속에서 본 선박엔진 기술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결국 두산엔진은 이 SCR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신시장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 분야가 그에 해당한다.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이 대부분 질소산화물인데, 현재는 차량 분야의 디젤분진 필터(DPF: Diesel Particulate Filter)에 SCR 기술이 접목되어 질소산화물(NOx)의 90%, 미세 입자의 99.9%까지 제거할 수 있다.

두산엔진은 조만간 선박에도 DPF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박에 활용되는 대부분의 연료가 저질유인 만큼, 북극항로 개척, 지구온난화 심화 등에 따라 선박 분야에서의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도 주목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을 전망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R&D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연구자들이 할 수 없는 ‘기술의 미래 시장성’ 관점에서 넓은 안목이 필요한데, 두산엔진은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은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첫 번째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곤충이 더듬이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앞을 탐색하면서 목표로 나가듯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전망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보다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외부 이해관계자와 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나 새로운 사람들과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게 미래를 개척하는 리더의 자세인 것이다.

세 번째, 외로운 결정을 해야 하고, 책임지고 이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신사업은 숲이 우거져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밀림에서 새길을 개척하는 것과 같다.
 
항상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인 만큼 남들이 주저하는 결정을 과감히 하고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준비, 검증 및 점검을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는 것이다.


신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기대하며···

두산엔진이 개발한 기술은 선박 및 육상발전용 저속엔진과 중속엔진 전 기종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며 그 밖에 소각로, HRSG 등 플랜트 뿐 아니라 자동차 등 수송용 SCR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엔진은 향후 선박용 친환경 기자재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기 위해 SCR 시스템의 컴팩트(Compact)화 및 성능개선, SCR 실선 장기 내구성 검증 및 PM(Particle Matters) 규제 대응을 위한 차세대 후처리 장치 등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선두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는 두산엔진의 또 다른 성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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